손해배상(기) [대법원 1997. 6. 24., 선고, 95다40953, 판결] 【판시사항】 해상운송인이 선하증권 소지인의 인도 지시 내지 승낙에 따라 운송물을 제3자에게 인도한 경우, 그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유무(소극)

【판결요지】 해상운송인으로서는 운송물을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선하증권과 상환하여 인도하여야 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해상운송인이 선하증권 소지인의 인도 지시 내지 승낙에 따라 운송물을 제3자에게 인도한 경우에는 그 제3자가 선하증권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상운송인이 그와 같은 인도 지시 내지 승낙을 한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하여 운송물인도의무 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상법 제129조, 제820조

【참조판례】 대법원 1974. 12. 10. 선고 74다376 판결(공1975, 8235),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14123 판결(공1992, 475),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4249 판결(공1992, 1007),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0026 판결(공1992, 1136)


【전문】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서울은행(변경 전 상호 :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의채)

【피고,피상고인】 삼선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록상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5. 8. 2. 선고 95나1270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라는 상호로 무역업을 경영하는 소외 1은 소외 경인실업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수입회사'라 한다)의 의뢰에 따라 중국의 시멘트 수출회사로부터 시멘트 10,050메트릭톤(이하 MT라 한다)을 수입함에 있어 원고가 위 소외 1의 신청에 의하여 1991. 7. 19. 위 시멘트의 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일람출급의 취소불능신용장을 개설하고, 이 사건 수입회사는 위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위 신용장대금 지급채무를 보증하였다. 피고는 1991. 9. 6. 위 소외 1의 운송주선인이자 대리인인 소외 주식회사와의 사이에 위 시멘트 10,050MT을 중국의 난징항에서 한국의 인천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고 1991. 9. 15. 위 수출회사로부터 위 시멘트를 인도받아 피고 소유의 선박에 선적함과 아울러 위 수출회사에게 위 시멘트를 5,000MT과 5,050MT의 2 부분으로 구분하여 위 각 부분에 관하여 각 수하인을 원고 은행 또는 그 지시인으로 한 선하증권을 따로 발행한 후 위 시멘트를 운송하여 1991. 9. 22. 인천항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수입회사는 당초 위 소외 1에게 위 시멘트 10,000MT의 수입을 주문하였다가 위 소외 1과 사이에 위 시멘트 중 5,000MT 부분은 이 사건 수입회사가 매수하고 그 나머지인 5,050MT은 위 소외 1이 여타 수요자를 물색하여 처분하기로 약정하였다. 위 소외 1은 1991. 9. 24. 원고에게 위 시멘트 5,050MT의 신용장대금 169,006,000원을 지급하고 그 당시 아직 위 시멘트에 관한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를 입수하지 못한 원고로부터 위 시멘트 5,050MT에 관한 화물선취보증서 등을 교부받아 통관을 마친 후 1991. 10. 3.경부터 같은 달 9.까지 사이에 피고로부터 위 시멘트 5,050MT을 인도받아 이를 처분하였다. 그 후 원고는 1991. 10. 9. 위 시멘트 10,050MT에 관한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를 매입한 원심판시 중국 은행으로부터 그 선적서류를 송부받아 소지하게 되었다. 원고 은행 ○○○ 지점의 대리로 근무하는 소외 2, 이 사건 수입회사의 경리부장인 소외 4, 위 □·□□□의 부장인 소외 5, 위 소외 주식회사의 사장인 소외 6 및 영업부차장인 소외 3 등은 1991. 10. 14. 위 ○○○ 지점에 모여 상의한 결과 기왕에 이 사건 수입회사가 위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위 신용장대금 전액의 지급채무를 보증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원고가 일단 피고에 대하여 나머지 시멘트 5,000MT을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인도할 것을 지시 내지 승낙하여 이 사건 수입회사로 하여금 위 시멘트를 인도받게 해 주면 위 시멘트에 대한 신용장대금 169,284,000원 중 금 89,000,000원은 이 사건 수입회사가, 금 80,284,000원은 위 소외 1이 각각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약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같은 날 위 시멘트 5,000MT의 통관에 필요한 선하증권 등 선적서류의 사본에 점검인('checked')을 날인하여 그 서류를 위 소외 1에게 교부하여 주었고, 위 소외 1이 위 서류를 사용하여 위 시멘트에 대한 통관절차를 마친 후 그 무렵부터 1991. 10. 22.까지 사이에 위 시멘트를 피고로부터 인도받아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인도하였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수입회사로부터 1991. 10. 17. 금 9,400,762원, 1991. 10. 29. 금 84,775,727원, 1992. 1. 11. 금 16,892,813원 등 합계 금 111,069,302원을 지급받았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시멘트 5,000MT에 관한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원고가 위 약정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위 시멘트를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인도할 것을 지시 내지 승낙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시멘트가 그 선하증권의 소지인이 아닌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인도되었음을 내세워 이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해상운송인으로서는 운송물을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선하증권과 상환하여 인도하여야 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해상운송인이 선하증권 소지인의 인도 지시 내지 승낙에 따라 운송물을 제3자에게 인도한 경우에는 그 제3자가 선하증권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상운송인이 그와 같은 인도 지시 내지 승낙을 한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하여 운송물인도의무 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최종영 정귀호(주심) 이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