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4424, 판결] 【판시사항】 가. 보험회사와 피보험자 사이에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 확정되었다는 사유만으로 당연히 피해자가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지 여부 나.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의 취지와 적용범위

【판결요지】 가. 책임보험인 자동차종합보험에 관하여 개정상법(1991.12.31. 법률 제4470호)의 시행 전에 그 약관에 의하여 인정되던 보험금 직접청구권은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에 바탕을 두고 그와 내용을 같이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그 약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보험자에게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도 그 판결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에 대하여서까지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어서 이 사유만으로 당연히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의 취지는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하여 전보받도록 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업무상 재해라고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까지 위 면책사유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취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참조조문】 가.나. 구 상법 제659조 제2항(1991.12.31. 법률 제4470호로 삭제) 가. 상법 제724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02조 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조, 제4조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92.11.27. 선고 92다12681 판결(공1993상,244), 1993.4.13. 선고 93다3622 판결(공1993상,1397) , 1993.5.11. 선고 92다2530 판결(공1993하,1665) / 나. 대법원 1993.11.9. 선고 93다23107 판결(공1994상,76), 1994.1.11. 선고 93다5376 판결(공1994상,679), 1994.3.11. 선고 93다58622 판결(공1994상,1190)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만조

【원심판결】 대전고등법원 1993.12.14. 선고 93나243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책임보험인 자동차종합보험에 관하여 개정상법(1991.12.31. 법률 제4470호)의 시행전에 그 약관에 의하여 인정되던 보험금 직접청구권은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에 바탕을 두고 그와 내용을 같이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그 약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보험자에게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하기 이전에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에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이 부존재한다는 판결이 선고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도 그 판결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에 대하여서 까지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어서 이 사유만으로 당연히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원래 기판력이라 함은 법원이나 당사자가 동일한 사건에 관하여 전소판결의 판단에 배치되는 주장이나 판단을 할 수 없게 하는 효력이지 이에 의하여 존재하던 실체법상 청구권이 소멸되거나 존재하지 아니하던 실체법상 청구권이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전소판결에서 비록 약관에서 정한 면책사유의 존재로 인하여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청구권이 없다고 판단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그 약관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어 보험자를 상대로 하여 보험금을 직접 청구하는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는 전소판결과 관계없이 피보험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를 다시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보험자인 피고와 피보험자인 소외 1간의 확정판결의 효력이 이 사건에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피보험자인 소외 1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유무를 다시 심리·판단하였음은 정당하고, 나아가 원심이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청구권은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이 성립하는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적법한 증거판단의 과정을 거쳐 소외 1과 피고 사이의 전소판결을 증거로 채용치 않고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면책사유의 존재로 인하여 소외 1에게 보험금청구권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뒤 원고들의 보험금 직접청구권을 적법하게 인정하고 있는 이상 원심판결에 피해자의 보험금 직접청구권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1은 그 판시의 “세정”이라고 하는 업체를 소외 1과 공동으로 경영하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고 단지 위 소외 1의 피용자에 지나지 아니 할 뿐이어서 이 사건 사고 자동차에 대한 운행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 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그 과정에서 거친 증거판단에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 1이 위 소외 1의 피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 당시 단지 사고자동차의 조수석에 탑승 중에 있었던 것일 뿐이라면,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설사 위 원고가 그 당시 수행중이던 업무의 책임자로서 사고 전날 그 자동차를 운전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원고가 이 사건 보험약관 제11조 소정의 승낙피보험자로서 보험약관 제10조 2항 3호 소정의 면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없다.

3. 배상책임의무가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보험약관 제10조 제2항 제4호의 취지는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하여 전보받도록 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업무상재해라고 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까지 위 면책사유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취급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대법원이 누차에 걸쳐 판시하여온 확립된 견해(대법원 1991.5.14. 선고 91다6634 판결; 1992.1. 21. 선고 93다카25499 판결; 1992.8.18. 선고 91다38297 판결; 1993.6.8. 선고 93다5192 판결; 1994.3.11. 선고 93다58622 판결등 참조)로서 변경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원고 1이 근무하고 있었다는 “세정”이라고 하는 업체는 전기모터 부속품을 판매하는 도소매업체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이기는 하지만 그 당시 시행되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당연보험가입대상인 사업체에는 해당하지 아니 할 뿐더러 사업주가 임의로 위 보험에 가입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가 위 약관 소정의 면책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