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다38199
손해배상(기) [대법원 1996. 8. 23., 선고, 94다38199, 판결] 【판시사항】 [1] 증권거래법 제52조 제1호를 위반한 투자수익보장약정의 효력(무효) 및 표현대리 규정 준용 여부(소극) [2] 증권거래법 제107조를 위반한 일임매매약정의 효력(유효) [3] 일체로 체결된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 투자수익보장약정 및 일임매매약정 중 투자수익보장약정이 무효인 경우, 그에 불구하고 나머지 약정은 유효하다고 본 사례 [4] 증권회사 임·직원의 권유로 투자한 투자가가 손실을 본 경우,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5]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에 기한 과당매매행위의 불법행위 성립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증권회사 또는 그 임·직원의 부당권유행위를 금지하는 증권거래법 제52조 제1호는 공정한 증권거래질서의 확보를 위하여 제정된 강행법규로서 이에 위배되는 주식거래에 관한 투자수익보장약정은 무효이고, 투자수익보장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인 이상 증권회사의 지점장에게 그와 같은 약정을 체결할 권한이 수여되었는지 여부에 불구하고 그 약정은 여전히 무효이므로 표현대리의 법리가 준용될 여지가 없다. [2] 일임매매의 제한에 관한 증권거래법 제107조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증권거래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여 거래질서를 확립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고객에 의하여 매매를 위임하는 의사표시가 된 것임이 분명한 이상 그 사법상 효력을 부인할 이유가 없고, 그 효력을 부인할 경우 거래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일임매매에 관한 증권거래법 제107조 위반의 약정도 사법상으로는 유효하다. [3] 주식투자가와 증권회사 사이에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 및 투자수익보장약정, 일임매매약정이 일체로서 체결되었으나 그 중 투자수익보장이 무효인 경우, 약정 당시 고객이 투자수익보장약정이 무효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질 뿐 아니라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 및 일임매매약정에 기하여 주식거래가 계속되어 새로운 법률관계가 계속적으로 형성되어 왔다면, 투자수익보장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이나 일임매매약정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 사례. [4] 증권회사의 임·직원이 강행규정에 위반한 투자수익보장으로 투자를 권유하였으나 투자 결과 손실을 본 경우에 투자가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거래행위와 거래방법, 고객의 투자상황, 거래의 위험도 및 이에 관한 설명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당해 권유행위가 경험이 부족한 일반 투자가에게 거래행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하거나 고객의 투자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경우에 해당하여 결국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려 위법성을 띤 행위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5]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증권회사의 직원은 고객에 대하여 보호의무가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충실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반하여 증권회사가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을 하였음을 기화로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의 영업실적만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무리하게 빈번한 회전매매를 함으로써 고객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3조, 증권거래법 제52조 [2] 민법 제103조, 증권거래법 제107조 [3] 민법 제137조 [4] 민법 제750조, 제756조 [5] 민법 제750조, 제75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다2156 판결(공1981, 13513),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다548 판결(공1984, 257), 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9703 판결(공1994상, 827) /[2]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26632, 26649 판결(공1994상, 519) /[4]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26205 판결(공1994상, 687)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신한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인섭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4. 7. 5. 선고 93나2454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 및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 1은 1986. 8.경부터 고려증권 주식회사 명동지점에 거래구좌를 개설하고 주식투자를 하여 오다가 1987. 상반기부터 소외인이 근무하던 피고 회사 중부지점에 거래계좌를 개설하고 객장에 자주 나와 동인의 상담을 받으면서 거래대금 20,000,000원 내지 30,000,000원 정도의 규모로 주식투자를 하여 왔다. 소외인은 1988. 6. 18.경 피고 회사 안산지점장으로 발령을 받고 위 지점의 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위 원고에게 안산지점에서 주식거래를 할 것을 권유하였으나 거리가 멀어 신속한 주식매매가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하자, 위 원고에게 위 지점과 거래하면서 자신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하면 위 원고의 주식투자금에 대하여 최소한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연 10%의 이자, 연 6%의 수익 및 거래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그 익일부터 원금과 보장수익에 대한 연 2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보장하겠다고 제의를 하자, 위 원고는 그 제의를 수락하고 소외인으로부터 그와 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받은 다음 1988. 6.경부터 1989. 1.경 사이에 위 안산지점에서 자신 및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 명의로 피고 회사와 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과 신용거래계좌설정약정을 체결하고 위 소외인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하였는데, 이후 소외인이 원고들의 예탁금으로 주식투자를 한 결과 전반적인 주가의 하락으로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소외인과 1990. 9. 28. 주식거래를 중단하기로 하고 소외인이 원고들에게 같은 해 10. 5.까지 투자원금 및 소외인이 보장한 투자수익을 정산하여 지급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터잡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약정금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원심에서 추가된 제1 예비적 청구(부당이득반환청구) 및 제2 예비적 청구(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1) 원고들은 주위적 청구로서, 소외인이 피고 회사 안산지점장으로서 포괄적인 대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피고 회사는 본인으로서 소외인과 원고들 사이의 위 1988. 6. 18. 자 약정에 따른 투자원금손실금 및 보장수익금 지급책임이 있고, 소외인에게 대리권이 없었다 하더라도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피고 회사는 위 약정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1988. 6. 18. 자 약정은 강행법규인 증권거래법 제52조 제1호에 반하여 무효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증권거래법상 금지되는 위와 같은 투자수익보장약정을 하는 것이 피고 회사의 지점장인 위 소외인의 대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약정행위가 위 소외인의 대리권의 범위 내에 포함됨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약정이 피고에 대하여 유효한 대리행위가 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고, 나아가 원고들에게 위 소외인이 위와 같은 약정을 체결할 권한이 있었다고 믿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그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1은 이 사건 증권거래 이전에 약 2년여 동안 증권거래를 한 경력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위 원고의 증권거래를 한 경력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 및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에게 위 소외인이 위와 같은 약정을 체결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믿었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표현대리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원고들은 제1 예비적 청구로서, 위 투자수익보장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면 그와 일체로 체결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현금예탁계약도 법률행위 일부 무효의 법리에 따라 그 전체가 무효로 되고, 현금예탁계약 중 포괄적 일임매매약정도 증권거래법에 반하여 무효이어서 피고 회사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들로부터 금원을 예탁받은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는 부당이득으로서 예탁원금 손실액 상당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 투자수익보장약정과 위 일임매매약정은 원고들과 소외인 사이에서 체결된 것이고,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원고들이 말하는 현금예탁계약)은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서 별도로 체결된 것이므로 위 투자수익보장약정과 일임매매약정이 무효가 된다고 하여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까지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으니, 위 약정들이 1개의 법률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원고들은 제2 예비적 청구로서, 피고 회사 안산지점장이던 소외인은 투자수익보장약정이 증권거래법상 금지되어 있음을 잘 알면서 원고들에게 그 위법성을 설명하지 않았고 약정투자수익을 보장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원고들을 기망하여 원고들로부터 현금을 예탁받은 다음 임의로 증권거래를 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예탁원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소외인의 사용자로서 동인의 사무집행상의 불법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의 주식투자 경력에 비추어 원고들 자신도 투자수익보장약정이 증권거래법상 금지된 행위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어서 투자수익보장약정의 위법성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거나 이 사건 손해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소외인의 투자수익보장약정은 그가 원고들의 예탁금으로 주식투자를 한 결과 손실이 발생하였을 때는 자신의 개인적인 부담을 통해서라도 투자원금 및 투자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투자원금의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소외인에게 약정한 투자수익을 보장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소외인의 주식투자권유 행위가 경험이 부족한 일반투자자에게 거래행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하거나 고객의 투자 상황에 비추어 과다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소외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함을 전제로 피고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증권거래법 제52조 제1호는 공정한 증권거래질서의 확보를 위하여 제정된 강행법규로서 이에 위배되는 주식거래에 관한 원심 인정과 같은 투자수익보장약정은 무효 라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다2156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위 조항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위에서 본 1988. 6. 18. 자 투자수익보장약정이 강행법규인 위 조항에 위배되어 무효인 이상 피고 회사의 대리인인 위 이원희에게 위 약정을 체결할 권한이 수여되었는지 여부에 불구하고 위 약정은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표현대리 법리에 따라 위 약정에 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다548 판결 참조). 상고이유 중 이 점에 관한 부분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투자수익보장약정과 일임매매약정은 원고들과 소외인 사이에서 체결되었음에 반하여,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은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서 별도로 체결되어 위 약정들이 일체로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일부 무효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소외인이 1988. 6. 18. 자 투자수익보장약정 등을 피고 회사의 안산지점장으로서 피고 회사를 대리하여 체결한 것임을 전제로 판단하고 있고,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소외인이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투자수익보장약정을 한 이유는 자기가 지점장이 된 피고 회사 안산지점과 거래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고 회사 안산지점장의 자격에서 한 것이지 소외인 개인자격에서 한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 투자수익보장약정은 피고 회사의 안산지점장 소외인의 대리행위에 의하여 피고 회사와의 사이에 체결된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이나 일임매매약정과는 달리 개인 소외인과의 사이에 체결되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증권거래법 제107조가 일임매매의 경우 그 유가증권의 종류·종목 및 매매의 구분과 방법에 관하여는 고객이 결정하여야 하고( 제1항) 재무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 증권거래법시행규칙 제20조의2는 그 방식에 관하여 미리 서면에 의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위 규칙 제20조의2 제2항),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일임매매약정은 위와 같은 거래에 관계되는 사항을 원고들이 정하지 아니하고 포괄적으로 피고 회사에 위임한 것이이서 위 규정에 위반된 것임은 분명하지만, 일임매매에 관한 증권거래법 제107조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증권거래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여 거래질서를 확립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고객에 의하여 매매를 위임하는 의사표시가 된 것임이 분명한 이상 그 사법상 효력을 부인할 이유가 없고 그 효력을 부인할 경우 거래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일임매매에 관한 증권거래법 제107조 위반의 약정도 사법상으로는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26632, 2664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이 사건 주식거래에 있어서의 일임매매약정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그것이 증권거래법 제107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또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이 사건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 및 투자수익보장약정, 일임매매약정을 체결한 동기와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은 위 투자수익보장약정 및 일임매매약정과 결합하여 그 전체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서로 별도로 체결된 약정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할 것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오만식은 이 사건 주식투자 이전에 이미 1986. 8.경부터 증권회사에 주식거래 구좌를 개설하고 상당한 기간 주식거래를 하여 온 이상 원심 인정과 같이 같은 원고가 이 사건 투자수익보장약정 당시 이와 같은 약정이 무효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질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약정 자체가 주식투자에 있어서 부수적 약정에 불과하고, 이 사건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이나 일임매매약정에 기하여 주식거래가 계속되어 새로운 법률관계가 계속적으로 형성되어 온 이상 위 투자수익보장약정이 무효라고 하여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이나 일임매매약정까지 무효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투자수익보장약정은 무효라고 할 것이지만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과 일임매매약정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모든 거래가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된다고 할 수 없어 원고들의 제1 예비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배척되어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판결은 그 결과에 있어서 정당하고, 원심이 계약당사자를 인정함에 있어서 저지른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당사자의 의사해석과 일부 무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나아가 일부 무효의 법리에 따라 주식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 속에 착오로 인한 취소의 주장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법률행위 취소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거나 그 부분의 취지를 명확히 석명하여 심리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증권회사의 임직원이 강행규정에 위반한 투자수익보장으로 투자를 권유하였으나 투자 결과 손실을 본 경우에 투자가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거래행위와 거래방법, 고객의 투자 상황, 거래의 위험도 및 이에 관한 설명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당해 권유행위가 경험이 부족한 일반 투자가에게 거래행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하거나 고객의 투자 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거래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경우에 해당하여 결국 고객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려 위법성을 띤 행위인 것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26205 판결 참조). 우선 원고 1이 이 사건 투자보장약정 이전에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는 사정 등에서 투자수익보장약정의 위법성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조치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소외인이 투자수익보장약정의 위법성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 또 소외인이 투자수익을 보장할 의사와 능력이 없이 원고 1을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고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도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 오만식은 1989. 8. 24.경 원고 우태희, 오병호 계좌의 원금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을 알고 이원희에게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했으나, 이원희이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희망적이어서 계속 투자하면 약속대로 투자수익을 틀림없이 보장해 주겠다고 하면서 그러한 취지의 각서(갑 제1호증의 2)까지 작성·교부하므로 거래를 계속하였던 것인데, 주가의 하락으로 그 뒤에도 계속 손실을 보아 원고 오만식이 1990. 1. 8.에도 손해를 변상하고 정산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원희이 다시 투자수익을 보장하기로 하였으니 최악의 경우에도 은행예금보다 나을 것이라며 각서(갑 제1호증의 3)를 써주고 기다려 보라면서 강권하여 거래를 계속하다가 원심판시와 같은 손실을 입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1989. 8. 24. 이후의 거래에 관한 한 이원희이 투자수익보장약정을 근거로 원고들에게 계속적인 증권거래를 권유함에 있어 증권거래행위에 수반되는 위험성에 관한 올바른 인식형성을 방해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또한 포괄적 일임매매가 증권거래법 제107조에 의하여 금지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매매위탁의 의사가 분명히 표시된 것이어서 사법상으로는 유효한 매매위탁계약이 됨은 위에서 판시한 것과 같으므로, 이에 기하여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위탁금으로 주식투자거래를 하였다고 하여 불법행위가 될 리가 없으나,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증권회사의 직원은 고객에 대하여 보호의무가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충실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반하여 증권회사가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을 하였음을 기화로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회사의 영업실적만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무리하게 빈번한 회전매매를 함으로써 고객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위 소외인은 피고 회사 차장에서 지점장으로 승진하여 신설된 안산지점을 맡으면서 회사의 영업수익목표 달성이라는 중압감을 받아(기록 424-426면) 회사의 수수료수입 증대를 위하여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에 따라 자신이 사실상 지배할 수 있게 된 원고들의 계좌를 이용하여 신용융자의 과대거래와 단기 회전매매를 빈번히 계속함으로써 피고 회사의 수수료수입은 증대시켰음에 반하여 원고들의 투자손실은 오히려 증가시킨 사실(기록 40면)이 인정되므로, 피고 회사의 지점장인 위 소외인의 이러한 과당매매행위도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계속거래의 경위와 당시 원고들의 투자 상황, 포괄적 일임매매약정에 따른 이 사건 투자거래가 과당매매인지 여부 등에 관한 제반사정을 충분히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소외인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을 부정한 것은 증권거래에 있어서의 부당권유나 과당매매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제2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