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13473, 판결] 【판시사항】 가. 법인 해산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사원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정하도록 한 정관 규정도 유효한지 여부 나. 민법상의 청산절차에 관한 규정에 반하는 잔여재산 처분행위의 효력다.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잔여재산을 처분하도록 한 정관 규정이 등기하여야만 대항할 수 있는 청산인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인지 여부

【판결요지】 가. 민법 제80조 제1항과 제2항의 각 규정 내용을 대비하여 보면, 법인 해산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직접 지정하지 아니하고 사원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를 정하도록 하는 등 간접적으로 그 귀속권리자의 지정방법을 정해 놓은 정관 규정도 유효하다. 나. 민법상의 청산절차에 관한 규정은 모두 제3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른바 강행규정이라고 해석되므로 이에 반하는 잔여재산의 처분행위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다.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잔여재산을 처분하도록 한 정관 규정은 성질상 등기하여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청산인의 대표권에 관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80조 다. 제81조, 제87조 다. 민법 제96조, 제60조

【참조판례】 나. 대법원 1980.4.8. 선고 79다2036 판결(공1980,12776)


【전문】 【원고, 피상고인】 재단법인 해인학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렬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4.2.3. 선고 92나13332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법인은 망 소외 1이 중, 고등교육을 실시할 목적으로 설립한 재단법인으로서 1953.11.30. 문교부장관의 설립허가를 얻어 같은 해 12.20. 그 설립등기까지 마쳤으나 그후 운영부실 등을 이유로 1955.8.22. 설립허가가 취소되었고 1963.9.3. 해산등기를 마친 사실, 원고 법인의 정관 제24조에 의하면 해산시의 잔여재산은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원고 법인과 유사한 목적의 단체 또는 국가에 기부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그리하여 원고 법인은 1967.10.31. 해산 당시의 이사 전원이 참석한 이사회를 개최하여 위 소외 1을 원고 법인의 청산인으로 선임하는 한편, 원고 법인의 기본재산 중 10여필지는 부채정리와 청산절차를 위하여 타에 처분하고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나머지 기본재산은 향후 학교법인 해인학원을 설립하여 동 학교법인에 기부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면 진해시 소재 소외 학교법인 충무학원에 기부하며, 이것도 불가능하면 가급적 정치학회, 육영학회, 장학회 성격을 띤 단체에 기부하기로 결의한 사실, 그후 위 소외 1은 청산업무를 종결하지 못한 채 1986.12.30. 사망하였고, 원고 법인의 해산 당시의 이사들 중 그때까지 유일하게 생존해 있던 망 소외 2가 1988.1.12. 법원으로부터 원고 법인의 청산인으로 선임되어 그 청산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위 소외 2도 1989.7.14. 사망하자 위 소외 1의 동생인 소외 3이 1989.8.3. 법원에 의하여 새로 원고 법인의 청산인으로 선임된 사실, 이 사건 토지는 1953.12.31.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원고 법인의 기본재산인데, 위 소외 2는 청산업무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던 소외 4의 소개로 이 사건 토지 가운데 원심판결 첨부 별지 목록 기재 제1,2 토지는 1988.3.2. 원심 공동피고 소외 5에게, 제3 토지는 같은 해 5.17. 원심 공동피고 소외 6에게, 제4 토지는 피고 3에게 각 시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매도하고, 위 소외 5 등 3인은 각자 매수한 토지를 그 판시와 같이 다른 피고들에게 순차 매도하여 그에 따른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마쳐진 사실, 한편 위 소외 2는 이 사건 토지 외에 원고 소유의 3필지를 소외 7에게 매도하고 그 대금과 이 사건 토지의 매도대금 도합 금 19,533,000원 중 금 16,533,000원과 원고 명의로 남아 있던 4필지를 청도시 소재 소외 학교법인 청도학원에 증여한 사실을 각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취사한 증거들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제1점에 대하여 민법 제80조는 그 제1항에서“해산한 법인의 재산은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한다.”, 그 제2항에서 “정관으로 귀속권리자를 지정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지정하는 방법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사 또는 청산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그 법인의 목적에 유사한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 그러나 사단법인에 있어서는 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그 제3항에서 “전 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되지 아니한 재산은 국고에 귀속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81조는 "해산한 법인은 청산의 목적 범위 내에서만 권리가 있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87조는 청산인의 직무를 현존사무의 종결, 채권의 추심 및 채무의 변제, 잔여재산의 인도와 위 행위를 하기 위하여 필요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먼저 민법 제80조 제1항과 제2항의 각 규정 내용을 대비하여 보면, 법인 해산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직접 지정하지 아니하고 사원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를 정하도록 하는 등 간접적으로 그 귀속권리자의 지정방법을 정해 놓은 정관 규정도 유효하다고 풀이할 것이며, 또한 위와 같은 민법상의 청산절차에 관한 규정은 모두 제3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른바 강행규정이라고 해석되므로 이에 반하는 잔여재산의 처분행위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원 1980.4.8. 선고 79다2036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 법인의 정관 제24조는 법인 해산시의 잔여재산은 이사회에서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원고 법인과 유사한 목적의 단체 또는 국가에 기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인바, 위 정관 규정은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를 직접 지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간접적으로 잔여재산의 귀속권리자에 관한 지정방법을 정하고 있는 내용의 것임이 분명하므로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 법인의 청산인이던 위 소외 2로서는 위 정관 규정에 의거하여 1967.10.31. 개최된 원고 법인의 이사회에서 결의된 내용에 따라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는 등 그 청산업무를 집행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이사회의 결의 내용에 반하여 이 사건 토지를 피고 등에게 부당한 가격으로 매도처분하였으니, 그 처분행위는 위 정관 규정과 이사회의 결의 내용에 반하는 것임은 물론 청산의 목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재단법인의 해산시 잔여재산의 귀속과 청산인의 직무권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사 전원의 의결에 의하여 잔여재산을 처분하도록 한 위 정관 규정은 성질상 등기하여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청산인의 대표권에 관한 제한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상치되는 전제하에 위 정관 규정과 같은 청산인의 대표권의 제한에 관한 사항이 등기되어 있지 않은 이상 위 소외 2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처분행위가 위 정관이나 이사회의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소론 주장은 독자적 견해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토지가 시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도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매매대금이 소론 주장과 같이 소외 학교법인 청도학원에 증여되었다고 하여 이로써 이 사건 토지의 매도처분이 원고 법인의 청산 목적이나 위 정관 규정 또는 이사회의 결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밖에 원고 법인이 위 정관의 규정 등에 위반하여 처분한 부동산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 사건 토지를 선의로 취득한 피고들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함은 거래의 안전을 크게 해하는 결과가 된다는 사정만으로는 강행법규인 위 민법의 각 규정에 반하여 한 부적법한 청산인의 처분행위를 바로 잡으려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피고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