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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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채권의 가압류가 있는 경우, 제3채무자가 이행지체책임을 면하는지 여부

나.‘가'항의 경우 제3채무자가 민법 제487조의 규정에 의한 변제공탁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및 그 경우 채권 가압류의 효력

다.‘가'항과‘나'항의 법리가 악의의 수익자의 부당이득에 대한 이자지급책임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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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채권의 가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그칠 뿐 채무 그 자체를 면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가압류가 있다 하여도 그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제3채무자는 그 지체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가'항의 경우 가압류에 불구하고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변제를 한 때에는 나중에 채권자에게 이중으로 변제하여야 할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제3채무자로서는 민법 제487조의 규정에 의하여 공탁을 함으로써 이중변제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이행지체의 책임도 면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민법상의 변제공탁은 채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의 사정으로 채무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서 그 제487조 소정의 변제공탁의 요건인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없는 때”의 변제라 함은 채무자로 하여금 종국적으로 채무를 면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변제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채권이 가압류된 경우와 같이 형식적으로는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에게 여전히 이중변제의 위험부담이 남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3채무자가 이와 같이 채권의 가압류를 이유로 변제공탁을 한 때에는 그 가압류의 효력은 채무자의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하여 존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가압류 채권자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다. ‘가'항과 ‘나'항의 법리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가압류된 후에 제3채무자가 악의로 되어 그 받은 이익에 덧붙여 반환하여야 할 이자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고, 또 채권자의 소재가 불명한 경우에도 채무자로서는 변제공탁을 하지 않는 한 그 이행지체의 책임 내지 부당이득에 대한 이자의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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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민사소송법 제709조 제3항 가. 민법 제390조 나.다. 제487조 다. 제748조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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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대법원 1981.9.22. 선고 81다253 판결(공1981,14428)

【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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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피상고인】 김종대

【피고,상고인】 하동군

【원심판결】부산고등법원 1992.11.20. 선고 92나74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81.2.경 피고 군과의 사이에 원심 판시의 섬진강 하상에서 수중모래 50만㎥를 채취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에게 계약보증금으로 금 5,000만원을 납입하였는바, 수중모래채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관련법규가 정한 바에 따라 하천원상복구비 예치금만을 징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 군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계약보증금의 납입을 요구하므로 원고는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처지여서 부득이 이를 납입하였으나 같은 해 12.4. 감사원이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즉시 이를 원고에게 환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이에 의하면 피고는 법률상 원인없이 위 계약보증금으로 금 5,000만원을 수령함으로써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 할 것이고, 또 피고는 적어도 감사원의 지적이 있은 1981.12.4. 이후에는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고 할 것이므로 악의의 수익자로서 위 계약보증금에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이율에 의한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바, 원고가 위 계약보증금 5,000만원을 1989.2.28. 반환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1981.12.11.부터 계약보증금 반환일인 1989.2.28.까지의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심은 나아가, 피고 군은 원고로부터 수령한 위 계약보증금을 금융기관에 연1푼의 이율로 예치하여 두었는데 감사원으로부터 그 반환지시를 받기 전인 1981.10.29. 소외 한국도로공사가 원고를 채무자, 피고 군을 제3채무자로 하여 위 계약보증금반환채권을 가압류함에 따라 원고에게 반환하지 못하였고 1988.12.2. 법원으로부터 가압류해제 통보를 받은 이후는 원고의 소재불명으로 계속 반환하지 못하고 있다가 원고가 자인하는 위 일자에서야 이를 반환하였으므로 피고를 악의의 수익자로는 볼 수 없어 연 1푼 아닌 연 5푼의 이율에 따른 이자를 반환함은 부당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가압류 등으로 계약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었다고 하여 그 기간 동안은 이 사건 이자지급채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로서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2. 채권의 가압류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그칠 뿐 채무 그 자체를 면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가압류가 있다 하여도 그 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제3채무자는 그 지체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당원 1981.9.22.선고 81다253 판결 참조).

이러한 경우 가압류에 불구하고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변제를 한 때에는 나중에 채권자에게 2중으로 변제하여야 할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제3채무자로서는 민법 제487조의 규정에 의하여 공탁을 함으로써 2중변제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이행지체의 책임도 면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민법상의 변제공탁은 채무를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채무자로 하여금 채권자의 사정으로 채무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서 그 제487조 소정의 변제공탁의 요건인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없는 때”의 변제라 함은 채무자로 하여금 종국적으로 채무를 면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변제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채권이 가압류된 경우와 같이 형식적으로는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에게 여전히 2중변제의 위험부담이 남는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채권자가 변제를 받을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3채무자가 이와 같이 채권의 가압류를 이유로 변제공탁을 한 때에는 그 가압류의 효력은 채무자의 공탁금출급청구권에 대하여 존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가압류 채권자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다고도 할 수 없다.

이처럼 제3채무자가 변제공탁에 의하여 그 채무를 면할 길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탁을 하지 아니한 제3채무자에게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게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불합리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가압류된 후에 제3채무자가 악의로 되어 그 받은 이익에 덧붙여 반환하여야 할 이자지급책임을 면하기 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고, 또 채권자의 소재가 불명한 경우에도 채무자로서는 변제공탁을 하지 않는 한 그 이행지체의 책임 내지 부당이득에 대한 이자의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보증금반환채권이 가압류되었다거나 원고가 소재불명이어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위 보증금 상당의 부당이득에 관한 이자지급채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의 지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음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가 위 보증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여 얻은 이익이 실제로 연리 1%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악의의 수익자가 법정이율 상당의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민법 제74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것으로서 그가 실제로 얻은 이익의 다과를 불문하는 것이므로 원심이 피고에 대하여 법정이율 상당의 반환을 명한 데 어떤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3.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한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대법관 김석수 박만호(주심) 천경송 정귀호 안용득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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