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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편집주간잡지에 과소비, 배금주의 풍조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제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그 중간에 "돈의 노예들: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이라는 부제를 단 여대생 사진을 그들의 동의 없이 무단수록한 미국 뉴스위크사에 대하여 초상권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편집민법 제751조
【전 문】
편집【원 고】원고 1외 2인
【피 고】 뉴스위크사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돈 3,000만 원씩 및 이에 대한 1991.11.12.부터 1993.7.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0분의 7은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돈 1억 원씩 및 이에 대한 1991.11.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5%의 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구함.
【이 유】
1.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2,5,6호증, 갑 3호증의 1,2,3, 갑 4호증의 1,2, 이 법원의 문화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원고 2 본인신문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가. 피고는 뉴스위크(Newsweek)라는 이름으로 잡지를 발행하여 세계적으로 배포하는 회사인데, 1991.11.11.자로 발행된 뉴스위크 잡지(이하 이 사건 잡지라 한다)의 11면 내지 16면에 "너무 빨리 부자가 피다(Too Rich Too Soon)"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그 16면의 가운데 윗부분에 제1별지와 같은 가로 5센티미터, 세로 11.5센티미터 크기의 천연색 사진을 삽입하였고, 그 사진 아래에는 "돈의 노예들: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S1aves to Money':Students at Ewha Women's University)"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으며, 사진안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5명이 이야기를 나누며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을 걸어 나오고 있는 장면이 찍혀 있다.
나. 위 사진에 나와 있는 5명의 사람들 중 왼쪽에서 3번째가 원고 1, 2번째가 원고 2, 4번째가 원고 3이며, 원고 1은 얼굴 앞모습이 정면으로 찍혀 있고, 원고 2, 3은 오른쪽으로 얼굴을 돌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옆얼굴 모습이 찍히기는 하였으나 얼굴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나와 있다.
다. 원고들은 모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로 1992.2.에 있게 될 졸업을 앞두고 1991.10.22. 졸업기념사진을 찍기 위하여 정장차림을 하고 학교에 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학교 정문을 나서는 중에 자신들도 모르게 위 사진을 찍히게 되었고, 위 사진이 위 기사 중에 삽입되어 게재되는 과정에서도 전혀 그 사실을 알거나 승낙한 바가 없다.
라. 위 기사의 내용은 제2별지 기재와 같은바, 그 내용을 요약하면 경제성장을 계속해 오던 한국 국민들이 경제성장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소비성향이 증가하게 되어 사치성 고급물건의 소비가 늘고 과소비 풍조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지는 반면 열심히 일하고 근검절약하려는 의식보다는 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경향이 짙어지게 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위 기사 중에는 "한때는 국수국물이나 마시며 수도원 같은 기숙사생활을 하던 검소한 대학생들도 비싼 카페에서 식사하고 과시적으로 고급옷을 즐겨 입는다", "소유욕은 배우자의 물색에서도 나타난다. 의사나 변호사 등 1등 신랑감을 찾는 야멸찬 젊은 신부후보들은 그들을 낚기 위해 최소한 1억 원 상당의 혼수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는...... '출세나 벼락부자, 과소비 등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남자들이 결혼할 때 사랑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통탄해 마지 않았다"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마. 피고가 발행하는 뉴스위크 잡지는 영어판, 일본어판, 한국어판이 있는데 위 사진은 영어판과 일본어판에만 게재가 되었으며, 사진 밑에 적힌 부제는 영어판에만 적혀 있다. 그리고 뉴스위크 영어판은 판매지역에 따라 대서양지역판, 태평양지역판, 중남미지역판이 있으며 위 사진과 부제는 위 세 가지 지역판에 모두 게재되었고, 그 배포부수는 대서양지역판 323,958부, 태평양지역판 221,903부, 중남미지역판 63,099부이고, 한국에는 영어판 55,000부가 수입 되어 배포되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원고들의 얼굴 사진을 찍고 이를 잡지에 게재하여 배포함으로써 원고들의 초상권을 침해하였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이 사치와 과소비 또는 배금주의 풍조 등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제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기사의 중간에 위 사진을 삽입하면서 "돈의 노예들"이라는 부제까지 달아 놓아, 그 사진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최소한 그 기사에서 나오는 부정적 측면 또는 위 부제에서 의미하는 내용과 관련되어 있거나 그러한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위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그 액수는 위에서 살펴본 사정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들 별로 각 돈 3,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돈 3,000만 원씩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별지생략]
판사 박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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