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 [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도1314, 판결] 【판시사항】 가. 현행 범인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1항 소정의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의 의미


나. 교사가 교장실에서 교장을 협박한 뒤 40여분 후 출동한 경찰관들이 서무실에서 동행을 거부하는 그를 체포한 경우에 현행범인의 체포라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다. 현행범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에 대한 경찰관의 강제연행을 폭행 등의 방법으로 방해한 것이 공무집행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형사소송법 제211조가 현행범인으로 규정한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라고 함은,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의 범인이라는 것이 체포하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명백한 경우를 일컫는 것으로서,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라고 함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여 끝마친 순간 또는 이에 아주 접착된 시간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보아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현행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나. 교사가 교장실에 들어가 불과 약 5분 동안 식칼을 휘두르며 교장을 협박하는 등의 소란을 피운 후 40여분 정도가 지나 경찰관들이 출동하여 교장실이 아닌 서무실에서 그를 연행하려 하자 그가 구속영장의 제시를 요구하면서 동행을 거부하였다면, 체포 당시 서무실에 앉아 있던 위 교사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죄증이 경찰관들에게 명백히 인식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그를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로서 현행범인이라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현행범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다. 현행범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동행을 거부하는 자를 체포하거나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였다면, 이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강제연행을 거부하는 자를 도와 경찰관들에 대하여 폭행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연행을 방해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가.나.다.


형사소송법 제211조 다.

형법 제136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제2항

【참조판례】 다.


대법원 1972.10.31. 선고 72도2005 판결(집20③ 형37),


1976.3.9. 선고 75도3779 판결(공1976,9067),


1991.5.10. 선고 91도453 판결(공1991,1678)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1.5.3. 선고 90노141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211조가 현행범인으로 규정한 "범죄의 실행(實行)의 즉후(卽後)인 자"라고 함은,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의 범인이라는 것이 체포하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명백한 경우를 일컫는 것으로서, 위 법조가 제1항에서 본래의 의미의 현행범인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를 "범죄의 실행 중인 자"와 마찬가지로 현행범인으로 보고 있고, 제2항에서는 현행범인으로 간주되는 준현행범인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등으로 미루어 볼 때,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라고 함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여 끝마친 순간 또는 이에 아주 접착된 시간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보아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현행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2. 원심은, 피고인이 제1여자중학교 교사로 근무할 당시 그 학교 서무실에서, 동료교사인 공소외 1이 그 학교 교장실에 식칼을 들고 들어가 이를 휘두르면서 교장을 협박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공소외 1을 연행하려는 김해경찰서 수사과 소속 경찰관들의 멱살을 잡아당기고, 그 경찰관들이 공소외 1을 운동장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에 태워 연행하려고 하자 그 자동차의 출발을 저지하려고 자동차의 문짝을 계속하여 잡아당기는 등, 위 경찰관들의 현행범 체포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 사건 공무집행방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도 현행범이라고 할 것이므로, 공소외 1을 체포한 위 경찰관들의 공무집행은 적법한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관계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문인현이 교장실에 들어가 불과 약 5분동안 식칼을 휘두르며 교장을 협박하는 등의 소란을 피웠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문인현을 체포하려고 한 것은, 위와 같은 범죄의 실행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무려 40여분 정도가 지난후일 뿐더러, 경찰관들이 문인현을 체포한 장소도 범죄가 실행된 교장실이 아닌 서무실로서, 출동한 경찰관들이 그 학교 교감과 서무주임을 만난 다음 서무실에 앉아 있던 문인현을 연행하려고 하자 문인현이 구속영장의 제시를 요구하면서 동행을 거부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경찰관들이 문인현을 체포할 당시 그 학교의 교사로서 서무실에 앉아 있던 문인현이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죄증이 체포자인 경찰관들에게 명백히 인식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물론 문인현이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요건을 갖추고 있어서, 그를 준현행범인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인지의 여부는 따로 판단될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문인현의 범죄의 실행과 체포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조금 더 세심하게 심리하여 과연 죄증이 현존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문인현을 체포한 것인지의 여부를 가려보지도 아니한 채, 문인현이 범죄의 실행의 즉후인 자로서 현행범인이라고 단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거나 현행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문인현이 현행범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동행을 거부하는 문인현을 체포하거나 강제로 연행하려고 하였다면, 이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강제연행을 거부하는 문인현을 도와 경찰관들에 대하여 폭행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인현의 연행을 방해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집행방해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 이므로, 원심이 저지른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그 밖의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