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무효확인등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138, 판결] 【판시사항】 가.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근로자가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 나. 교사가 작성일자를 3개월 뒤로 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가 사직원의 작성일자 이전에 사직의사를 철회한 것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철회의 효력이 있어 학교측이 위 사직원을 근거로 면직처분을 한 것이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교사가 교직의 계속적인 수행이 어려워 사직하기로 결심하고 작성일자를 3개월 뒤로 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가 사직원의 작성일자 이전에 학교측에 대하여 다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의사를 밝혔으나 학교측이 위 사직원을 근거로 면직처분을 하였다면, 위 사직원 제출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학교측에 대하여 다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의사를 밝힌 것은 종전의 사직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이는 위 사직원 제출방법에 따른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위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대하여 학교측의 내부적인 승낙의사가 형성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특별히 위 사직의사표시의 철회를 허용하는 것이 학교측에 대한 불측의 손해를 주게 되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게 그 철회의 효력이 생긴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학교측이 위 교사의 사직의사 철회 이후에 비로소 종전의 사직원에 기하여 그를 의원면직처분한 것은 무효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가.나. 민법 제527조, 근로기준법 제27조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10.25. 선고 90나2761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본 바, 원심이 원고가 1989.2.28.자 사직원을 작성 제출한 것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었다거나 피고법인의 강박이나 사기 또는 권고에 따른 것이며, 1989.2.28.까지 지병이 치유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되는 증거들을 모두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반의 잘못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원심은 원고의 주장, 즉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의한 퇴직효과의 발생전인 1989.2.23.에 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였으니 그 후에 이루어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의원면직처분은 무효에 해당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는 그 사직원 제출일인 1988.12.초에 이미 그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써 실제로 사직원 작성일자로 기재된 1989.2.28.에 그 효력이 발생되는 것이 아니므로 1989.2.23. 그 사직 의사표시가 철회되었음을 전제로 한 위 주장도 이유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것이며, 다만 근로계약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법인이 설치경영하는 ○○고등학교의 교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여 오다가 만성간염의 질병으로 인하여 지각, 조퇴, 결근 등에 따른 수업결손이 잦아지게 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나 보강을 맡은 동료 교원들의 불만 등으로 교직의 계속적인 수행이 더 이상 어렵게 되자, 1988.12.초 스스로 사직하기로 결심하고 사직원을 작성하여 위 학교장인 소외인에게 이를 제출하면서 다만 1989.2.말까지 계속 교원의 신분을 가지고 의료보험혜택과 봉급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하여 그 승낙에 따라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위 사직원의 작성일자를 1989.2.28.로 기재하게 된 것임이 분명하고, 한편 원심이 채용한 을 제6호증(교원해임서), 을 제8호증(회의록), 을 제11호증(정관) 등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법인의 정관상에는 위 학교의 일반 교원에 대한 임명권자는 이사장이고, 교원을 해임하는 경우에는 위 학교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원고의 이 사건 사직원 제출에 대하여 그 소속학교장인 위 소외인이 원고가 위 질병이 완치되었음을 이유로 사직의사를 철회한 이후이고, 위 사직원 작성일자로 기재된 1989.2.28.에 비로소 그 사직원을 근거로 피고법인의 이사회에 원고의 해임을 제청하고 그해 3.2. 위 이사회에서 원고를 의원면직하기로 하는 결의를 거쳐 이 사건 면직처분에 이르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의 위 사직원 제출은 곧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원고가 지병관계로 부득이 사직원을 작성 제출한 후에 그 지병이 완치됨에 따라 1989.2.23. 위 학교측에 대하여 다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의사를 밝힌 것은 종전의 사직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이는 원고의 위 사직원 제출방법에 따른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위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대하여 피고법인의 내부적인 승낙의사가 형성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특별히 위 사직의사표시의 철회를 허용하는 것이 피고법인에 대한 불측의 손해를 주게 되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게 그 철회의 효력이 생긴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법인이 원고의 위 사직의사의 철회 이후에 비로소 종전의 사직원에 기하여 원고를 의원면직처분한 것은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원고의 위 사직 의사표시가 사직원을 제출한 1988.12.초에 이미 그 효력이 발생한 것이라는 이유만을 들어 원고의 사직 의사표시의 철회 여부 내지 그 철회의 허용이 신의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지의 여부 등에 대하여 더 들어가 전혀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위 사직 의사표시의 철회주장을 가볍게 배척한 조치는 심리미진 또는 의사표시의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 박만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