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10305, 판결] 【판시사항】 채무를 대위변제한 물상보증인이 다른 물상보증인 소유의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 제3취득자가 위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대위변제한 물상보증인이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를 대위하는 대위자 상호간의 관계를 규정한 민법 제482조 제2항 제5호 단서에서 대위의 부기등기에 관한 제1호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자기의 재산을 타인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이 수인일 때 그중 일부의 물상보증인이 채무의 변제로 다른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게 될 경우에 미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여 두지 아니하면 채무를 변제한 뒤에 그 저당물을 취득한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해석되므로 자신들 소유의 부동산을 채무자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들이 채무를 변제한 뒤 다른 물상보증인 소유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여 두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 제3취득자가 위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대위변제한 물상보증인들은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482조


【전문】 【원고(탈퇴)】 최세국

【원고승계참가인, 상고인】 유흥선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해룡

【피고, 피상고인】 한국기술금융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기섭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0.2.20. 선고 89나3432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승계참가인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원심은, 소외 주식회사 에이피씨(APC)의 피고에 대한 합계 금 3억원의 차용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원고(원심에서 탈퇴)가 그의 소유인 원심판결의 별지목록에 기재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의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사실, 소외 최세영, 기웅실업주식회사, 이낙원, 권용례, 신용균, 신현식, 배석희 등도 역시 같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각기 그들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의 명의로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한 사실, 그 뒤 채무자인 주식회사 에이피씨(APC)와 물상보증인인 신용균, 이낙원, 신현식, 최세영, 배석희 등이 1987. 12. 15.부터 1989. 3. 16.까지 사이에 각기 위 차용금채무를 일부씩 변제함으로써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모두 변제된 사실, 원고승계참가인은 위와 같이 위 차용금채무가 모두 변제된 뒤인 1989. 11. 25. 원고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여 그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승계참가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설정된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피고 명의의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함에 대하여, 자기의 재산을 타인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자가 수인인 경우에 그중의 일부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를 변제하였을 때에는 그 구상권의 범위내에서 각부동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다른 담보제공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인적보증인의대위의 경우와는 달리 저당권의 등기에 미리 그 대위를 부기하지 아니하여도 저당물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니, 원고가 자신의 부담부분 이상으로 채무를 변제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근저당권은 위 채무를 대위변제한 위 각 소외인들의 대위의 목적이 되게 되었다고 할 것인즉, 피고로서는 위 각 대위변제자들의 청구가 있으면 즉시 위 담보권을 이전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를 대위하는 대위자 상호간의 관계를 규정한 민법 제482조 제2항은 제1호에서 "보증인은 미리 전세권이나 저당권의 등기에 그 대위를 부기하지 아니하면 전세물이나 저당물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5호에는 "자기의 재산을 타인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자와 보증인간에는 그 인원수에 비례하여 채권자를 대위한다. 그러나 자기의 재산을 타인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자가 수인인 때에는 보증인의 부담부분을 제외하고 그 잔액에 대하여 각 재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대위한다. 이 경우에 그 재산이 부동산인 때에는 제1호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제5호 단서에서 대위의 부기등기에 관한 제1호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자기의 재산을 타인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이 수인일때 그중 일부의 물상보증인이 채무의 변제로 다른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하게 될 경우에 미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여 두지 아니하면 채무를 변제한 뒤에 그 저당물을 취득한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만약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하고 원심이 판단한 바와 같이 보증인이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경우에만 제5호 단서에 의하며 제1호의 규정이 준용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제5호가 제1호에 규정된 똑같은 경우에 관하여 다시 제1호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셈이 되어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여 규정한 이외에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3.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사실을 확정한 바와 같이 위 소외인들이 그들 소유의 부동산을 소외 주식회사 에이피씨(APC)의 채무의 담보로 제공한 물상보증인들로서 채무를 변제한 뒤 다른 물상보증인인 원고의 소유인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여 두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 원고승계참가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였다면, 위 소외인들은 제3취득자인 원고승계참가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소외인들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대위의 부기등기를 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원고승계참가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변제자 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박우동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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