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채무금 [대법원 1986. 3. 11., 선고, 85다카1600, 판결] 【판시사항】 조건부 어음보증의 효력

【판결요지】 어음법상 보증의 경우에는 발행 및 배서의 경우와 같이 단순성을 요구하는 명문이 없을 뿐 아니라, 부수적 채무부담행위인 점에서 보증과 유사한 환어음 인수에 불단순인수를 인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어음보증에 대하여 환어음 인수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단순성을 요구함은 균형을 잃은 해석이고 또 조건부 보증을 유효로 본다고 하여 어음거래의 안전성이 저해되는 것도 아니므로 조건을 붙인 불단순 보증은 그 조건부 보증문언대로 보증인의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참조조문】 어음법 제31조,

제32조,

제77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양승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공식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조흥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섭, 이재식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5.6.26 선고 84나19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은행 중앙지점 예금 및 대부계 담당대리인 소외 1과 같은 대부계 주임인 소외 2가 상업어음보증, 지급보증, 할인어음등 대출업무와 국고수납업무등을 관장하면서 지점장을 대행하여 소외 3 주식회사 가 발행한 약속어음에 대한 지급보증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기화로 소외 3 주식회사의 회장인 소외 4 및 대표이사인 소외 5의 부탁을 받고 그들과 공모하여 1983.7.19경 위중앙지점 사무실에서 금고안에 있던 어음지급보증용 고무명판과 직인등을 임의로 꺼내어 소외 3 주식회사 직원인 소외 6, 7과 함께 소외 3 주식회사 발행 명의의 액면 30,000,000원, 발행일자 1983.8.19, 지급일자 1983.10.15로 된 약속어음에 "우기금액의 지급을 지급기일까지 보증함"이라는 각인과 위 중앙지점장 이택구의 서명명판 및 직인등을 압날하여 위 어음의 지급보증부분을 위조한 사실과 원고는 위 약속어음의 지급보증부분이 피고은행의 권한 있는 자에 의하여 정당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믿고 소외 권태영의 소개로 위 어음을 할인교부받아 소지하고 있다가 지급 제시기간 경과후인 1983.10.19 지급 제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1, 2가 지급보증문언을 기입하고 지점장의 기명날인을 한 것은 외관상 동인들의 업무집행 자체 또는 그와 관련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사람들의 사용자로서 위 지급보증문언을 진실한 것으로 믿고 위 어음을 취득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취사한 증거내용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 수긍이 가고 피고은행 직원인 소외 1, 2의 지급보증위조행위를 외관상 동인들이 담당한 업무집행행위 자체 또는 그와 관련된 행위라고 판단한 조치도 정당하며 여기에 논지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용자 책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니 이점 논지는 이유없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어음의 지급보증은 위 어음의 지급기일까지만 그 지급을 보증한다는 기한부 보증이므로 원고가 지급기일 경과후에 지급제시를 한 이상 피고는 그 지급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피고주장에 대하여, 어음보증에 기한이 붙어 있는 경우에는 그 기한만을 무효로 보아 그 보증기한이 붙어 있지 않는 것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볼 것이므로 위 어음소지인인 원고가 위 어음의 지급기일까지 지급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위 어음의 발행인을 위하여 보증을 한 피고로서는 위 어음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또 피고에 대하여 그 피용자의 사무집행으로 제3자 가입은 손해에 관한 사용자 책임을 묻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지급제시 기일 경과여부는 피고의 책임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어음법상 보증의 경우에는 발행 및 배서의 경우와 같이 단순성을 요구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을 뿐 아니라, 주된 채무를 전제로 하는 부수적 채무부담행위인 점에서 보증과 유사한 환어음의 인수에 조건을 붙인 경우에는 일단 인수거절로 보되 인수인으로 하여금 인수의 문언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함으로써 불단순 인수를 인정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어음보증에 대하여 환어음 인수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단순성을 요구함은 균형을 잃은 해석이라고 하겠고 또 조건부 보증을 유효로 본다고 하여 어음거래의 안전성이 저해되는것도 아니므로, 조건을 붙인 불단순보증은 그 조건부 보증문언대로 보증인의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구태여 어음보증의 단순성을 강조한 나머지 조건을 무효로 하여 조건이 없는 단순보증이라고 보는 견해는 보증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는 해석이어서 채용할 수 없다. (3) 원심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어음보증의 문언은 어음금의 지급을 지급기일까지 보증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바, 이는 지급제시기간내에 지급제시가 있는 경우에 그 지급을 보증한다는 취지의 조건부 보증이라고 해석되므로 가사 위 어음보증이 진정하게 성립된 경우라고 할지라도 보증인인 피고는 보증문언에 따른 조건부의 보증책임을 지는데에 그치고 지급제시기간을 도과하여 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한 경우에까지 그 보증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가 소외 1들이 위조한 어음보증을 진정한 것으로 믿고 그 어음을 취득하기 위하여 금원을 출연함으로써 손해를 입었다고 하여도 그 손해란 결국 보증인에게 어음보증의 책임을 추궁할 수 없는 어음을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라고 할 것이므로 보증문언에 따라 보증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그 손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어음소지인인 원고가 지급제시기간내에 지급제시를 하지 아니하여 보증조건이 성취되지 아니함으로써 보증문언에 따른 보증책임을 추궁할 수 없게 되었다면 어음보증인인 피고에 대하여 위 어음보증을 진정한 것으로 믿고 취득함으로써 입은 손해라 하여 위 어음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조건부 어음보증의 효력과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2항에 규정된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과실상계에 관한 상고이유의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기승(재판장) 전상석 이회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