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대법원 1984. 10. 10., 선고, 82도2595,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의무의 주체가 법인인 경우 그 법인의 대표기관이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의무의 주체가 법인이 되는 경우라도 법인은 다만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 뿐 범죄능력이 없는 것이며 그 타인의 사무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대표행위에 의하여 실현될 수 밖에 없어 그 대표기관은 마땅히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 대로 사무를 처리할 임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법인이 처리할 의무를 지는 타인의 사무에 관하여는 법인이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그 법인을 대표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이 바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즉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

소수의견 : 법인은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 뿐 범죄능력이 없다고 하나 바로 이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배임죄의 주체가 되는 것이므로 이것을 떠나서 배임죄는 성립할 수 없다할 것이고 법인의 대표기관은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임무가 있다는 그 임무는 법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임무이지 법인의 대표기관이 직접 타인에 대하여 지고 있는 임무는 아니므로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 하여 이를 타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 전원합의체판결 : 본판결로 82.02.09. 80도1796; 83.02.22. 82도1527 판결 등 변경]


【참조조문】 형법 제355조 제2항

【참조판례】

대법원 1983.2.22. 선고 82도1527 판결(변경),

1982.2.9. 선고 80도1796 판결(변경),

1984.10.10. 선고 83도2774 판결(동지),

1984.10.10. 선고 82도2359 판결(동지)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1982.6.18. 선고 82노18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 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피고인 1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고, 피고인 2는 위 회사에서 시공분양한 상가를 매수하여 상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로서 공소외 김영명이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1974.5.24 회사소유의 성남시 상대원동 471단지 16의3 (신지번 상대원동 668) 대지 12.8평과 그 지상에 건립된 건평 10.8평의 건물을 공소외 한선택에게 매도하여 그 무렵 대금 전액을 완납받았고, 1974.7.22 같은 471단지 17의 1 (신지번 상대원동649) 대지 12.8평과 그 지상에 건립된 건평 10.8 평의 점포를, 1974.9.15 같은 471단지 32의 3 (신지번 상대원동 648)대지 12.8평과 그 지상의 점포 10.8평을 각 공소외 김풍기에게 매도하고 그 무렵 대금 전액을 완납받은 사실을 피고인 1이 1976.1.20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알게 되었음에도 위 대지와 점포를 공모하여 이중으로 분양하고 (1) 1977.12.14 상대원동 668 대12.8평에 관하여 피고인 2와 공소외 김호진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1979.2.13 그 지상점포에 관하여 피고인 2와 공소외 윤성규 앞으로의 소유권보존등기절차를 각 이행하여 줌으로써 한선택에 매매대금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2) 1979.2.14 상대원동 649 지상점포에 관하여 공소외 최수열, 최양임 앞으로, 648지상점포에 관하여 공소외 장귀삼과 피고인 2 앞으로의 소유권보존등기절차를 각 이행하여 줌으로써 김풍기에게 그 매매대금 상당의 손해를 입혀 공동으로 배임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관계는 그대로 인정된다고 설시한 후, 위 대지와 점포는 모두 회사의 소유로서 최초의 매수인 한선택, 김풍기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줄 의무의 주체는 회사이고, 피고인 1은 회사의 대표기관에 불과하며 피고인 2는 피고인 1과 공동하여 행위를 한 자에 불과하므로 피고인들이 위 한선택, 김풍기에 대하여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 다시말하면 위 한선택, 김풍기와 피고인들 사이에는 타인과 본인의 관계가 없다 할 것이니 피고인들은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는 것이라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의무의 주체가 법인이 되는 경우라도 법인은 다만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뿐 범죄능력이 없는 것이며 그 타인의 사무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대표행위에 의하여 실현될 수 밖에 없어 그 대표기관은 마땅히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법인이 처리할 의무를 지는 타인의 사무에 관하여는 법인이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그 법인을 대표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이 바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즉 배임죄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새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사법상 의무의 주체가 법인이라 하여 이점을 그 대표기관은 타인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당원이 1982.2.9. 선고 80도1796 판결 및 1983.2.22. 선고 82도1527 판결에서 판시한 이와 배치되는 견해는 이 판결로써 변경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상고논지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형법 제355조 제2항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 하겠으므로 대법원판사 전상석을 제외한 나머지 관여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인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한다. 대법원판사 전상석의 반대의견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배임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 또는 신분이 있는 자이다. 법령상 또는 계약상 또는 관습상 이와 같은 지위 또는 신분이 있는 자가 그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신의성실의 의무에 위배하는 것이 곧 배임죄의 본질이므로 이와 같은 지위나 신분이 없는 자는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다시 바꾸어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배임죄는 법령이나 계약에 의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권한이 있는 자가 그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권한 즉 지위나 신분이 없으면 배임죄는 성립될 여지가 없다. 이점이 배임죄의 구성요건상 특이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당원이 이와 같은 견해를 되풀이 하여 왔다. 다수의견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의무의 주체가 법인이 되는 경우라도 법인은 다만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 뿐 범죄능력이 없는 것이며 그 타인의 사무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대표행위에 의하여 실현될 수 밖에 없어 그 대표기관은 마땅히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의 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하나 그 입론의 근거가 박약함은 물론 배임죄의 본질에 크게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승복할 수가 없다. 우선 법인은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 뿐 법인은 범죄능력이 없다고 하나 바로 이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배임죄의 주체가 되는 것이므로 이것을 떠나서 배임죄는 성립할 수 없는 것이며 다수의견이 이 점을 내세우면서도 어찌하여 사법상의 의무주체와 범죄주체를 따로 파악하려는 것인지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법인에 범죄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 대표행위를 하는 대표기관을 배임죄로 다스린다는 것은 의무없는 자를, 따라서 임무위반행위가 없는 자를 처벌하는 것이 되어 죄없는 자를 처벌하자는 것과 같은 결론이 된다. 법인에 범죄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 대표기관을 처벌한다는 것은 도시 그 입론의 근거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형벌법규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 엄계하여야 할 잘못을 범하는 것이 된다. 물론 다수의견이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은 마땅히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임무가 있다고 하는 입론이 법인격과 법인의 의사 및 행위능력 등에 비추어 대표기관에 그 책임을 돌리려는 이론구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이와 같은 해석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확대왜곡하는 것이며 법인이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임무가 있다는 바로 그 임무는 다수의견의 표현 그대로 이는 법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임무이지 법인의 대표기관이 직접 타인에 대하여 지고있는 임무는 아니므로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고 하여 이를 타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는 할 수 없다. 법률 특히 형벌법규는 엄격한 해석이 요청됨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구성요건상 분명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는 배임죄의 주체 즉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책임을 법인의 대표기관에 돌리는 것은 배임죄의 구성요건을 확대해석하는 정도를 넘어 배임죄에 관한 형법규정을 왜곡하여 죄없는 자를 처벌하는 결과가 된다. 법인의 배임행위에 대하여 그 법인에 범죄능력이 없다하여 반드시 누가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하여도 의문이 없을 수 없다. 법인에 범죄능력이 없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왜 꼭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형벌의 목적은 교정에 있는 것이며 응보가 그 목적은 아니다. 배임죄는 재산죄중에서도 특히 사법질서를 다스리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는 것이며 그 사법관계는 원칙적으로 사법질서에 따라 해결되는 것이 기본원리임을 간과할 수 없다. 요즈음 흔히 말하는 소위 민사의 형사화 현상은 우리 법조인이 다같이 자성하여야 할 당면의 문제이며 이 점에서도 다수의견과 같은 해석은 피하여야 할 것으로 법의 궁극적 목적과 법의 궁극에 있는 이상을 되새겨 배임죄에 관한 종전 대법원 견해는 변경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반대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대법관 유태흥(재판장) 이일규 정태균 강우영 이성렬 전상석 이정우 윤일영 김덕주 신정철 이회창 오성환 김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