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다89, 90
손해배상등 [대법원 1983. 1. 18., 선고, 81다89, 판결] 【판시사항】 가. 계약약관을 약정해제권의 유보에 관한 것이라고 해석한 사례 나. 계약조항상의 부수적 의무 위반을 이유로 약정해제권을 행사한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계약서 제8조의 " 을이 공사를 시공중이라고 할지라도 공사에 대한 자재는 건축통례상 저질자재를 사용하였거나 무단히 3일 이상 중단하거나 준공할 가망이 없다고 갑이 인정하거나 본 계약 각 조항 중 어느 1조항이라도 위반하였거나 공정표와 차질이 생겼을 경우에는 갑은 공사중단을 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을은 갑이 취하는 여하한 조치에도 이의없이 차에 순응할 의무를 진다" 라는 규정은 원·피고 사이에 본건 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합의에 의하여 수급인에게 계약조항상의 부수적 의무위반이 있는 등의 경우에 도급인인 원고에게 해제권을 부여하고 그 자의 단독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본건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으로서 이른바 약정해제권 유보에 관한 규정이다. 나. 원·피고 사이의 계약조항상의 부수적 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약정해제권의 행사의 경우에는 법정해제의 경우와는 달리 그 해제의 효과로서 손해배상의 청구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참조조문】 민법 제551조
【전문】
【원고, 반소피고, 피상고인】
민선규
【피고, 반소원고, 상고인】 조재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0.12.12. 선고 80나2758(본소), 2759(반소)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본소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반소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에 관한 상고로 인하여 생긴 비용은 피고(반소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본소청구에 관한 상고이유 제1, 2, 3점을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79.7.1 원·피고 사이에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가 신축하려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안동 87의 1 지상의 교회건물 건평 480평의 건축공사를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에게 금 148,800,000원에 도급시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 및 그 후 같은해 8.10 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전제한 후 그 거시의 증거에 의하여 원래 위 공사도급계약 가운데에는 (1) 피고가 건설업법에 의한 건설회사를 선정하여 그 명의로 공사착공을 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를 이행치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무자격자인 소외 김완기에게 공사하청을 주어 공사에 착수케 하였고, (2) 피고는 공사착공을 하기 전에 견적서와 공정표를 원고에게 제출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를 제출함이 없이 공사를 진행하였으며, (3) 공사착공 전에 하자 보증금조로 금 5,000,000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예치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 4,000,000원 밖에 예치시키지 못하였고, (4) 공사착공 후 2주일 이내에 지하실과 1층에 대한 용도변경을 시켜주기로 되어 있음에도 이를 이행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피고측의 계약위반사항이 많아, 원고가 1979.7.16에 1차로 경고통고를 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어 같은 달 24 위 계약의 해제통고를 한 사실, 이에 피고는 같은 달 27 원고에 대하여 위 각 계약위반사항을 모두 자인하고 그의 잘못을 사과하는 한편, 위 용도변경은 같은 해 8.10까지, 나머지 위반사항은 같은해 7.29까지 각 이행할 것을 확약하고, 만일 그 이행이 되지 않을 때에는 피고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공사를 포기함과 동시에 공사비 등 일체의 비용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속함으로써 원고는 그 이행이 될 때까지 계약의 해제를 유예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각 위반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므로 부득이 원고는 1979.8.10 지하실 및 용벽공사의 일부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위 계약을 최종적으로 해제하게 된 사실, 그 후 즉시 원고는 새로운 건축업자를 물색하던 끝에 드디어 같은해 9.27에 이르러 소외 최광진과의 사이에 다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이미 각종 자재대와 노임이 상승하여 부득이 도급금액이 금 163,200,000원으로 인상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그렇다면 원·피고 사이의 위 도급계약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해제되었다 할 것이니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그 손해의 액수는 원고가 부득이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함으로써 생긴 차액 금 14,400,000원이 된다하여 피고는 위 손해액을 원고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원·피고 사이의 본건 도급계약의 내용 및 그 해제의 경위를 인정하는데 자료로 하였던 갑 제1호증(도급계약서) 중, 서두 제7항에 의하면 " 계약과 동시 일금 2백만원, 건축착공과 동시에 일금 3백만원을 을(피고)은 갑(원고)에게 예치하고 ...... 을이 동 예치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본 계약은 무효로 하고 계약당시 예치한 금액은 갑의 재산으로 한다" 라고 규정하였고, 제3조에 의하면 " 을은 건설부규정 및 건설업법에 의한 건설회사를 공사착공 전일까지 갑에게 제시하여야 한다" 제5조에 의하면 " 본 공사착공은 본 계약일로부터 7일 이내에 착수한다. 단, 을은 견적서에 대한 내역서, 공정표, 현장대리인계를 공사착공 전일까지 갑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제13조에 의하면 " 허가상에는 지하실과 1층 용도가 차고 및 휴게실 등으로 되어 있으나 을은 이를 본 계약 후 2주내에 교인 등의 소비코너 및 식당 또는 다방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용도변경하여 줄 것을 계약조건으로 한다. 이 경우에 비용은 갑이 지불하기로 한다" 라고 각 규정하였으며, 제8조에 의하면 " 을이 공사를 시공 중이라 할지라도 공사에 대한 자재는 건축 통례상 저질자재를 사용하였거나 무단히 3일 이상 중단하거나 준공할 가망이 없다고 갑이 인정되거나 본 계약 각 조항 중 어느 1조항이라도 위반하였거나 공정표와 차질이 생겼을 경우에는 갑은 공사중단을 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을은 갑이 취하는 여하한 조치에도 이의없이 차에 순응할 의무를 진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갑 제2호증(통보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1979.7.16자로 피고에 대하여, 원·피고 사이의 위 도급계약서에서 정한 서두 제7항, 제3조, 제5조, 제13조(위 서증상에는 제12조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오기임이 분명하다. 이하 같다)의 각 계약조항 위반사항이 있음을 지적하고 위 계약서 제8조에 의거 계약해제의 예고를 통고하는 취지로 되어 있고, 갑 제3호증(해약 통보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1979.7.24자로 피고에 대하여 위 도급계약서 서두제7항, 제3조, 제5조, 제13조의 각 계약조항 위반사항이 있음을 지적하고 위 계약서 제8조에 의거, 공사의 중지를 명함과 동시에 위 계약의 해제를 통고하면서 그 제7항에서는 " 귀하가 시공한 공사부분에 대하여는......공정한 기성고를 산출하여 투입된 금액을 결정할 것이며 결정된 금액은......본 건축이 완료되었을시 지불위계이니 계약서 제8조의 의무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취지로 되어 있고, 또한 갑 제4호증(각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피고가 같은달 2 원고에 대하여 위 각 계약위반 사항을 모두 시인하고 그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 ......이에 대하여 전기착공계 및 견적서, 공정표제출을 향후 48시간 이내에 정히 제출할 것은 물론이고 지하층 및 1층에 대하여 용도변경은 금후 2주내에 정히 완결할 것을 재차 약속하며 만약 전기약속내용을 완결치 못하였을 시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공사를 포기할 것이며 여하한 일이 있어도 귀하에게 동 공사비 기타 일체를 절대 청구치 않을 것을 자이 각서로 다짐합니다" 라는 취지로 되어 있으며, 갑 제5호증(해약통보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다시 1979.8.10자로 피고에 대하여 원·피고 사이의 위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서 서두 제7항 제3조, 제5조, 제13조 등의 각 계약조항 사항의 위반이 있음을 지적하고 위 계약서 제8조와 피고가 제출한 앞서 본 1979.7.27자 각서에 의거, 위 계약의 해제를 통고하면서 그 제5항에서는 " ......귀하는 공사를 중지할 것은 물론이고 공사주가 취하는 조처에 의무적으로 따라야 적법한 것이며 귀하에게 손해가 없을 것임을 밝혀두는 바이며" 그 제7항에서는 " ......1979년 7월 24일 해약을 통고하였던 바, 1979년 7월 27일 귀하는 2주일간 해약 통지한 것을 연장하여 주면 위약사항을 완전 시정하겠으며......이를 불이행하였을 시는 동 공사를 포기하고 공사에 소요된 일체의 비용을 절대 청구치 아니하겠다고 각서를 제출함으로써......귀하가 제출한 각서에 따라 처리하여 건축주가 입은 물심양면의 막대한 손해를 보충할 것임을 통고합니다" 라는 취지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본건 도급계약서상의 위 각 규정과 위 각 서증상의 각 기재내용에다 본건과 같은 건설도급계약의 특수성 및 민법 제668조 단서와 제673조의 법의 등을 종합하여 고찰하여 보면, 본건 도급계약서 제8조의 규정취지는 원·피고 사이에 본건 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합의에 의하여 수급인에게 계약 조항상의 부수적 의무위반이 있는 등의 경우에 도급인인 원고에게 해제권을 부여하고 그 자의 단독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본건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약정으로서 이른바 약정해제권의 유보에 관한 규정으로 보이며, 또한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1979.8.10자로 최종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한 본건 도급계약의 해제는 수급인인 피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본건 도급의 목적인 건물의 완성을 그 이행기를 도과하여 지연하였거나 또 피고가 중도에 공사를 포기하여 거래의 통념에 비추어서 약정한 준공기한까지 도저히 그 공사를 완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된 경우 등 법정해제사유인 채무불이행에 기한 것이 아니라 이는 원·피고 사이의 본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위 계약서 제8조 소정의 약정해제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은 약정해제에 있어서는 법정해제의 경우와는 달리 그 해제의 효과로서 손해배상의 청구는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에게 위에서 본 도급계약으로 인한 채무 불이행의 책임을 지워서 그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하려면 먼저 원고가 한 본건 도급계약의 해제가 어떤 사유에 근거한 것인가를 알아 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러한 점에 유의하지 않은 채 원고가 피고의 위 각 계약위반 사항을 들어 본건 도급계약을 해제한 사실 하나만으로서 곧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필경 도급계약에 있어 채무불이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석명권의 불행사로 인한 심리미진 또는 이유불비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상고는 이미 이점에 있어서 이유있고 다른 상고논지는 모두 이 상고논지와 관련이 있으므로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 부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치 못한다 할 것이다.
2. 반소청구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79.8.10 원·피고 사이의 위 도급계약이 해제될 당시 피고가 기왕에 원고에게 예치하였던 하자보증금중 그때까지 반환받지 못한 금 60,000원과 해제 당시까지의 기성공사분에 대한 공사금 2,875,000원, 도합 3,475,000원을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원고의 대리인 소외 최원문과 피고 사이에 약정이 있었다 하여 원고에 대하여 그 지급을 구한다는 피고의 본건 반소청구 주장에 대하여, 위 공사도급계약을 소개한 위 최원문이 피고에게 위 금 3,475,000원중 금 2,975,000원을 책임지고 지불하겠다는 각서(을 제3호증)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되나 더 나아가 그것을 위 최원문이 원고를 대리하여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최원문은 위 각서를 쓸 당시 이미 피고로부터 위 계약 소개료조로 금 2,000,000원이나 받은 처지이어서 부득이 피고의 요청에 의하여 위 요구금액을 최대한의 노력으로 원고로부터 받아 주겠노라고 다짐하는 뜻에서 그의 임의로 위 각서를 쓰게 된 것이고, 그 후 즉시 위 최원문이 원고에게 그 뜻을 전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즉석에서 거절한 사실(본소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그의 계약위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성공사금 청구를 포기하기로 약정한 바 있었다)이 인정될 뿐이라고 설시한 다음, 그렇다면 위 최원문이 원고를 대리하여 위 각서를 작성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는 그 이유없다 하여 배척하고 있는바, 이를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도급계약 내지 대리권(표현대리)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및 석명권불행사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3. 따라서 원심판결 중 본소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기 위하여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고,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며, 반소청구에 관한 피고의 상고로 인하여 생긴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성환(재판장) 정태균 윤일영 김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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