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채무금 [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다726, 판결] 【판시사항】 약속어음 발행인의 수취인 변조와 발행인을 위한 보증인의 책임

【판결요지】 갑이 을을 수취인으로 기재하여 작성한 약속어음에 피고로부터 발행인을 위한 어음보증을 받은 다음, 피고의 동의 없이 멋대로 수취인란의 기재를 삭제하고 원고에게 이를 교부하여 원고가 그 수취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었다면 이와 같은 약속어음의 수취인란 기재변경은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어음의 변조에 해당하고, 위 어음 보증의 주된 채무는 발행인 갑의 수취인 을에 대한 채무이며, 원고에 대한 채무가 아니므로 변조된 수취인인 원고에 대하여서까지 어음보증의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

【참조조문】 어음법 제31조,

제69조,

제77조

【참조판례】

대법원 1981.11.10. 선고 80다2689 판결


【전문】 【원고, 상고인】 이경숙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일재

【피고, 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1.2.12. 선고 80나304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먼저, 원고 대리인의 상고이유(허가상고에 의한 상고이유 제의)를 본다. 상고이유의 요지는, 첫째, 어음보증인은 특정된 수취인만이 아니라 정당한 어음취득자에 대하여도 책임을 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이 보지 아니한 원심은 어음보증인의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고, 둘째, 이 사건 어음의 수취인 명의를 변경한 것은 어음변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음변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어음변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며, 셋째, 이 사건 어음보증인은 변조 전후의 문언에 따라 전혀 책임에 변동이 없는데도 원래의수취인에 대하여만 책임이 있다고 본 원심은 어음법 제69조의 실질적 취지를 오해하였거나 어음의 유동성을 잘못 해석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 든 각 사유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1조 제 1 항 각호의 어느 사유에도 해당하지 아니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므로 이유없다.

2. 원고 대리인의 허가상고에 의한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을 함께 본다. (1) 어음발행인이 자기 수중에 있는 어음의 기재내용에 어떠한 변경을 가하여도 이는 통상 권리자의 변경행위로서 변조가 되지 않는 것이나, 다만 그 어음상에 다른 권리 또는 의무를 가진 자가 있을 때에는 이러한 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변경은 변조에 해당하는 것이다.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전원개발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이길상은 1979.9.29 소외 한국에이스주식회사를 수취인으로 기재하여 작성한 이 사건 약속어음에 피고로부터 발행인을 위한 어음보증을 받은 다음, 피고의 동의 없이 멋대로 수취인 난의 기재를 삭제하고 원고에게 이를 교부하여 원고가 그 수취인 난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었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약속어음의 수취인난 기재 변경은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어음의 변조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조치는 정당하 다. (2) 그리고, 위와 같이 어음의 변조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상 변조 전의 문언에 따른 당초의 수취인 한국에이스주식회사에 대한 어음채무의 내용과 변조 후의 원고를 수취인으로 하는 어음채무의 내용과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하여도, 원래 어음보증은 어음상 채무를 담보함을 목적으로 하는 부속적 어음행위로서 주된 채무의 형식적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인데, 이 사건 어음보증의 주된 채무는 발행인의 수취인 한국에이스주식회사에 대한 채무이며 원고에 대한 채무가 아니므로 변조된 수취인인 원고에 대하여서까지 어음보증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3) 다만, 변경 전 수취인과 변경 후 수취인 사이에 어음상 권리의 실질적 양도가 인정되는 경우, 즉 어음상 권리를 양도하면서 배서양도의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변칙적인 방식으로 수취인 명의를 변경한 경우에 권리양수인인 변경 후의 수취인이 발행인에 대하여 그 권리양수를 대항할 수 있는 경우에는 어음보증인은 변경 후의 수취인에 대하여 어음보증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 이것은 민법상 보증에 있어서도 주된 채권의 양도로 채권자가 변경될 경우에는 주된 채권에 부수된 보증채무도 이전되는, 이른바 보증채무의 수반성이 인정됨에 비추어 보아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어음의 수취인 변경은 위와 같은 실질적 어음상 권리의 양도에 의한 것이 아님이 원심 확정사실에 비추어 분명하므로 실질적 권리양도가 있은 경우와 같이 어음보증인의 책임을 물을 여지도 없다. (4)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약속어음의 수취인 한국에이스주식회사의 명의를 삭제하고 원고에게 교부하여 수취인으로 그의 이름을 기재케 한 것을 어음의 변조라고 보는 이상 수취인 백지의 어음을 원고에게 교부하여 수취인 명을 보충케 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음이 명백하여, 백지의 보충이 잘못되었다는 보충권 남용의 주장은 인적 항변에 불과하나 어음변조의 주장은 이를 단순히 발행인과 어음보증인인 피고와 사이의 인적 관계에 관한 항변이라고 볼 수 없다. (5) 결국,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어음보증책임이 없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어음보증인의 책임에 관한 법리오해나 어음의 변조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어음법 제69조의 실질적 취지 및 어음의 유통성에 관한 오해의 위법이 없으니, 논지는 이유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