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증금 [대법원 1980. 2. 12., 선고, 78다1164, 판결] 【판시사항】 환어음의 백지인수가 가능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일람후 정기출급 환어음은 지급인이 그 환어음 원본에 인수 기타 이와 동일한 의미가 있는 문자로 표시하고 인수일자를 기재하거나 또는 기재하지 아니한 채 기명날인하여 이를 그 인수제시인에게 교부 반환하면 인수가 되는 것이고 위와 같이 인수일자를 기재하지 아니할 때에 장차 그 소지인에게 그 제1의 인수제시일자 또는 인수일자의 보충권을 수여하는 이른바 백지인수도 가능하다.

【참조조문】 어음법 제25조


【전문】 【원고, 상 고 인】 주식회사 한일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복, 박명수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조흥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재호, 이원형

【피고 주식회사】 조흥은행 보조참가인 한국주철관공업주식회사

【피고 중소기업은행】 보조참가인 경기도 기계공업협동조합

【피고등 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채홍

【원 판 결】 서울고등법원 1978.4.28. 선고 73나9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종합하여 판단한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원판시와 같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는 사실과 소외 세정실업 주식회사 (이하 세정실업으로 약칭)가 피고 조흥은행의 보조참가인 한국주철관공업주식회사(이하 한국주철으로 약칭)와 피고 중소기업은행의 보조참가인 경기도 기계공업협동조합(이하 경기기계조합으로 약칭)으로부터 대금 지급은 선적 후 13일불 조건으로 하여 추심결제 방식에 의한 미국산 고철의 수입대행을 각 의뢰를 받아 이를 수입하게 된 바 위 한국주철관과 경기기계조합의 의뢰로 위 수입대전 지급의 담보를 위한 원판시와 같은 피고 은행 등의 지급보증서를 받아 원고 은행에 제출하고 중개무역상인 일본의 삼가산업 주식회사(이하 일본 삼가산업으로 약칭)를 개입시켜 원판시와 같은 삼각무역방식에 의한 고철수입 절차를 밟았다는 취지의 사실, 그 후 미국의 코미샬 메탈회사는 위 삼가 산업의 의뢰로 원고 은행 동경지점이 개설한 원판시의 하환신용장에 따라 화물을 선적하고 한편 원고 은행 동경지점은 1970.10.2 위 일본 삼가산업이 발행한 원판시와 같은 일람 후 90일 출급의 환어음과 위의 선적서류를 매입하고서 위 미국 코미샬 메탈회사에 대한 수입 대전을 결제하였다는 취지의 사실, 그 후 위 고철을 적재하고 오던 배의 해난사고로 수입고철이 도착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 은행, 세정실업, 한국주철관, 경기기계조합, 피고 은행 등 사이에 본건 수입고철 대전 결제 및 위 각 지급보증서의 처리 등에 관하여 협의하면서 수입승인 기간의 연장허가를 받고 위 각 지급보증서의 기일을 수차 연장하던 끝에 최종적으로 피고 은행 등에 의하여 1971.11.3자와 동월 4자에 작성된 본건 각 지급보증서가 원고 은행에 제출된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원심은 본건 각 지급보증서에 관하여 판단하기를 갑 3호증의 1, 2, 3은 작성 년월일의 기재가 없고 본건 수입고철이 도착되지 아니하여 그 수습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위 세정실업이나 한국주철관은 본건 수입고철의 수입대전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한편 우선 본건 지급보증서의 기일연장을 위하여 하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부득이 원고 은행 측 요구대로 갑 3호 각 증과 갑5호증에 날인은 하였으나 위 각 문서는 세정실업이나 한국주철관의 진정한 의사에 인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할 수 없어 위 문서들로써 피고 은행 등과 세정실업 및 한국주철관, 경기 기계조합이 원고 은행의 주장대로 삼각무역 방식에 의한 대금지급 및 지급보증을 추인 내지 추가 약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증인 임상윤의 증언과 피고 보조참가인 등의 자인하는 바에 의하면 위 갑3호 각 증은 1971.4.경 위 세정실업과 위 한국주철관이 부동문자로 인쇄된 용지를 가지고 작성하여 원고 은행에 제출한 문서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 일부 사항란의 기재가 원판시와 같이 누락되어 있다 하여도 이것만으로 곧 그 문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또 위 갑 5호증도 피고 등과 피고 보조참가인 등이 각 그 작성명의자 다음에 날인되어 있는 인영율 인정하므로 그 문서 전체의 진성성립이 추정되는 바, 위 각 문서들에 기재된 위 세정실업, 한국주철관, 경기 기계조합의 다음에 설시한 바와 같은 의사표시는 그 상대방인 원고 은행이 그 당시 그러한 의사표시가 진의아닌 것으로 알지 아니하였다면 그것이 원판시와 같은 기일연장을 위하여 원고 은행측의 요구에따라 부득이 날인한 것이라 하여도 그 사실 자체만으로는 위 세정실업, 한국주철관, 경기기계조합의 의사표시가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위 갑 3호 각 증과 갑 5호증의 각 기재내용을 종합하면 위 세정실업과 한국주철관은 원고 은행과의 사이에 1971.4.경 세정실업은 원고 은행 동경지점이 중개자금으로 본건 삼각무역에 의한 수입대전결제를 한데 대하여 이의하지 않고 매입어음 및 선하증권이 한국에 도착하면 무조건 인수지급의무를 원고 은행에 대하여 이행하겠으며 만기일에 수입물자의 도착여부를 불문하고 어음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한국주철관은 위와 같은 세정실업의 의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한다는 취지의 약정을 하고 이어서 세정실업과 한국주철관, 경기 기계조합은 원고 은행과의 사이에 1971.6.19 자기들은 원고 은행 동경지점의 자금알선하에 중개 무역방식에 의하여 이건 고철을 수입함에 있어서 금번에 한하여 기일연장 조치를 하여 주면 지급 보증기일내에 수입대전을 원고 은행에 결제하고 만일 불이행시에는 피고 은행 등 발급의 지급보증서에 의하여 수입대전을 결제하여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약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서 피고 은행 등도 이미 발급한 바 있는 각 지급보증서를 수차 갱신 발급하다가 최종적으로 본건 각 지급보증서를 발급한 것이라는 취지의 원판시 사실을 위 인정사실과 종합하여 보면 위 세정실업과 한국주철관, 경기기계조합이 삼각무역방식에 의한 본건 수입대전이 위와 같이 이미 결제된 사실을 사후에 추인하고 원고 은행에 대하여 각 그 대전 상당금을 상환해 주기로 한다는 새로운 약정을 하였고 피고 은행 등도 한국주철관 경기 기계조합의 원고 은행에 대한 위 각 금원 지급의무의 담보를 위하여 본건 각 지급보증서를 다시 발급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판단한 조처는 의사표시내지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또 원심은 본건 각 하환어음에 관한 인수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본건 각 환어음은 D/A 90일불인 바 수입목적 고철이 도착되지 아니하여 그 수습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세정실업이 각 지급보증서의 기일을 일단 연장하기위하여 일자의 기재없이 날인만 하였다는 취지의 사실 및 세정실업이 1971.4.경 선적서류도 인수하지 아니한 채 본건 환어음에 명판 및 날인한 것을 원고 은행이 인수일자를 1970.12.23로 타자 기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세정실업의 날인행위로써 본건 각 하환어음을 인수하였다고 보기 어려울뿐 아니라 원고 은행이 일자를 타자 기입한 것은 위 각어음상의 지급조건 D/A 90에 비추어 그 보충권의 범위를 넘은 것이라 할 것이어서 결국 세정실업이 지급인으로서 위 각 어음을 인수한 효력이 발생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으나, 일람 후 정기출급 환어음에 있어서는 지급인이 그 환어음 원본에 인수 기타 이와 동일한 의미가 있는 문자로 표시하고 인수일자를 기재하거나 또는 기재하지 아니한 채 기명날인하여 이를 그 인수제시인에게 교부 반환하면 인수가 되는 것이고 위와 같이 인수일자를 기재하지 아니할 때에 장차 소지인에게 그 제1의 인수제시일자 또는 인수일자의 보충권을 수여하는 이른바 백지인수도 가능하다고 할 것인 바, 원판시와 같은 세정실업이 지급인으로서 본건 각 환어음의 인수란에 기명날인하게 된 경위나 세정실업이 선적서류를 실제로 인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세정실업이 한 본건 각 환어음 인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또 원심이 적시하고 있는 본건 각 환어음상의 지급조건(D/A 90)은 일람후 90일 출급이라는 의미 밖에 없는 바, 원심은 본건 각 환어음상의 지급조건만에 비추어 그 보충권의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원판시 사실에 의하면 세정실업은 원고 은행이 소지하고 수차 그 인수를 위하여 제시한 본건 각 환어음에 그 유예기간을 구하여 오다가 1971.4.경에야 위와 같은 백지인수를한 것이고 소지인인 원고 은행측에서는 그 제1의 인수제시일자를 위와 같이 보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판단한 원심의 조처에는 환어음의 인수에 관한 법리오해 내지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논지는 이유있어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판결을 파기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안희(재판장) 주재황 임항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