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다1932
과실인도 [대법원 1976. 11. 9., 선고, 76다1932, 판결] 【판시사항】 임치계약상 수취인이 반환할 목적물
【판결요지】 임치계약상 수취인이 반환할 목적물은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없는 한 수취한 물건 그 자체이고 그 물건이 전부 멸실된 때에는 임치물 반환채무는 이행불능이 되는 것이고 임치한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라도 그와 동종 동량의 물건을 인도할 의무가 없고 수취인의 과실로 인하여 임차물이 멸실된 경우에는 멸실당시의 그 물건 싯가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병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병길
【원 판 결】 서울고등법원 1976.6.25. 선고 76나22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제1점에 관하여,
원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의 표현대리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본건 과실대금을 지급한 그날 밤에 소외 1이 피고를 찾아와서 피고가 원고앞으로 발급하여 주어 있던 판시 과실보관증이나 원고의 위임장도 소지하지 아니한 채 본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고 했고 원고가 계약금 100,000원을 소외 1에게 주어 피고에게 지급하라는 것을 위 소외 1이 이를 지급하지 않고 피고로 하여금 계약금을 받았다고 원고에게 대답해 달라고 부탁한 점등으로 보아 쉽게 위 소외인의 대리권 유무에 관하여 의심을 품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금을 지급 받고 보관증까지 교부한 원고에게 확인해 보지도 아니하고 위 소외 1의 말만을 믿고 본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매대금을 소외 1에게 직접 반환한 것은 피고의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소외 1에게 본건 매매계약해제에 대하여 원고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는데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데 원심의 이러한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정당하여 여기에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제2점에 관하여,
본건과 같은 임치계약상 수치인이 반환할 목적물은 당사자 사이에 특약이 없으므로 수취한 물건 그 자체이고 그 물건이 전부 멸실된 때에는 임치물 반환채무는 이행불능이 되는 것이고 임치한 물건이 대체물인 경우라도 그와 동종 동량의 물건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할 수 없다. 같은 견해에서 원심이 피고가 수취한 본건 사과 및 배를 일부 매각하고 일부는 피고의 부주의로 부패하여 전부 멸실된 사실을 확정하고 이 경우에 피고의 임치물반환 의무는 이행불능이 되고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있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임치 및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이나 전보배상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제3점에 관하여,
원심은 제1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의하여 1975.3경 사과 중품 5관드리 1상자당 싯가는 금 2,500원, 배 중품 5관드리 1상자당 싯가는 금 2,000원인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원고의 손해금을 산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증인의 증언(기록 105정)을 보면 1975.3 당시의 싯가는 사과 1상자당(5관입) 금2,500원, 배 1상자당(5관입) 금2,000원 정도 한다고만 진술하고 그 사과 및 배의 품질인도 장소 등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며 반면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1975.3.10 본건 사과를 상자당 금1,350원, 배는 상자당 금1,200원에 원고에 매도한 사실이 있고 같은달 14 같은 사과를 상자당 금 1,500원에 소외 진경숙에게 매도한 사실이 있으므로 그당시의 싯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금액 상당이라고 봄이 타당할 것임에도 원심이 품질이나 그 인도장소등에 대한 아무런 말이 없는 위 증인의 증언만으로 1975.3당시의 본건 사과 및 배와 동 품질의 싯가를 위와 같이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아니면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다 아니할 수 없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이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병수(재판장) 김영세 한환진 김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