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두61137
사업종류변경처분등취소청구의소[사업주가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두61137, 판결] 【판시사항】 [1]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한 경우, 이를 판단하는 방법 [2]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 대하여 하는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이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상대방의 인식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5항, 제14조 제3항, 제16조의2, 제16조의6 제1항, 제16조의9 제2항, 제3항, 제19조의2,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 제3호,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2조 및 근로복지공단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령 등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목적으로 제정한 ‘적용 및 부과업무 처리 규정’ 등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살펴보면,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 대하여 하는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인 ‘처분’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1]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2]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5항, 제14조 제3항, 제16조의2, 제16조의6 제1항, 제16조의9 제2항, 제3항, 제19조의2,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 제3호,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33537 판결(공2018하, 2254)
【전문】
【원고, 상고인】
창화철강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요수 담당변호사 신상철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9. 11. 22. 선고 2018누237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1992. 1. 13.경 피고 근로복지공단(이하 ‘피고’라고 한다)에 시흥시 ○○공단에 있는 철판코일 가공 공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사업종류를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으로 하여 산재보험관계 성립신고를 하고, 그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납부하여 왔다.
나. 피고는 2018. 1. 1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2014. 1. 1. 기준으로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산재보험료율 9/1,000)에서 ‘각종 금속의 용접 또는 용단을 행하는 사업’(산재보험료율 19/1,000)으로 변경한다고 결정하고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이라고 한다).
다.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원심공동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고에 대하여 2018. 1. 22. 2014. 1. 1.부터 2016. 12. 31.까지의 기간에 대한 산재보험료로 93,675,300원을, 2018. 2. 21. 위 기간에 대한 산재보험료로 59,912,370원을 각 추가로 납부하라고 고지하였다(이하 두 차례의 납부고지를 통틀어 ‘이 사건 추가보험료 부과처분’이라고 한다).
라.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취소를 구하고, 원심공동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이 사건 추가보험료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의 판단과 이 사건의 쟁점 가. (1) 원심은 피고의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만으로는 원고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이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에 따라 원심공동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사건 추가보험료 부과처분을 함으로써 비로소 원고에게 현실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며, 원고는 원심공동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이 사건 추가보험료 부과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권리구제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소 중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 취소청구 부분을 각하하였다. (2) 원심은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종류가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원심공동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이 사건 추가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의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18. 선고 2008두16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어떠한 처분에 법령상 근거가 있는지,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처분절차를 준수하였는지는 본안에서 당해 처분이 적법한가를 판단하는 단계에서 고려할 요소이지, 소송요건 심사단계에서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두60617 판결 참조). 행정청의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불복방법 선택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상대방의 인식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33537 판결 참조).
나. 관계 법령과 규정들은 산재보험 사업종류 변경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사업주가 부담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는 그 사업주가 경영하는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개인별 보수총액에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제13조 제5항). 산재보험료율은 매년 6월 30일 현재 과거 3년 동안의 보수총액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총액의 비율을 기초로 하여, 재해 발생의 위험성과 경제활동의 동질성 등을 기초로 분류한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되, 사업 종류별 보험료율의 구성과 산정 방법은 시행규칙 [별표 1]로 정하고 있다(제14조 제3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12조). 고용노동부장관은 매년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을 고시하면서, 한국표준산업분류(통계청 고시)를 기초로 재해 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사업장의 주된 제품·서비스의 내용, 작업공정과 내용을 고려하여 사업종류를 세분한 ‘사업종류예시표’를 함께 고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사업세목별 업종코드와 해설이 포함되어 있다. (2)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보험관계가 성립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보험관계 성립신고를 하여야 하고(제11조 제1항), 사업의 종류가 변경되면 그 변경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제1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3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그 신고가 사실과 다른 때에는 사업주에게 미리 알리고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여야 한다(제16조의9 제2항, 제3항, 제16조의6 제1항, 제19조의2). 산재보험료는 근로복지공단이 매월 부과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징수한다(제16조의2).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업주가 이미 납부한 보험료가 근로복지공단이 산정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그 초과액을 사업주에게 반환하고, 부족한 경우에는 그 부족액을 사업주로부터 징수하여야 한다(제16조의9 제3항). (3) 근로복지공단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령 등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할 목적으로 제정한 「적용 및 부과업무 처리 규정」에 의하면,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신고가 있거나 사업종류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의 지사장이 그 사실을 조사하여 사업종류를 변경할 수 있다(제21조). 이때에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에게 조사사유, 조사자료, 조사자 등 조사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문서로 알려야 하고(제22조 제1항), 우선 ‘직원간 회의체’의 심의를 거친 다음 사업주에게 심의결과를 문서로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1호, 제3항). 그 후 ‘사업종류 변경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사업종류 변경을 결정하여야 한다(제22조 제2항 제2호). 사업종류 변경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6조의9 제2항에 따른 보험료 산정을 마치면 사업주에게 처리결과를 문서로 알려야 한다(제22조 제7항).
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살펴보면,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에 대하여 하는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인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업종류별 산재보험료율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정하여 고시하므로,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가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그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 적용할 산재보험료율이 자동적으로 정해진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은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의 절차와 방법, 결정기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거나 하위법령에 명시적으로 위임하지는 않았으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의 사업종류 변경신고에 관한 규정들과 근로복지공단의 사실조사에 관한 규정들은 개별 사업장의 구체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사업종류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산재보험료율이 결정되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이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결정하는 것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작용이다. 고용노동부장관의 고시에 의하면,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은 그 사업장의 재해 발생의 위험성, 경제활동의 동질성, 주된 제품·서비스의 내용, 작업공정과 내용,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사업내용 분류, 동종 또는 유사한 다른 사업장에 적용되는 사업종류 등을 확인한 후,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사업종류예시표’를 참고하여 사업세목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차적으로 사업주의 보험관계 성립신고나 변경신고를 참고하지만, 사업주가 신고를 게을리하거나 그 신고 내용에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행정청인 근로복지공단이 직접 사실을 조사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업종류 결정의 주체, 내용과 결정기준을 고려하면,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 결정은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확인적 행정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2)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가 사업주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되면 산재보험료율이 인상되고, 사업주가 납부하여야 하는 산재보험료가 증가한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은 사업주의 권리·의무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이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변경결정하고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면, 그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미 지난 기간에 대한 부족액을 추가로 징수하거나 장래의 기간에 대하여 매월 보험료를 부과하는 별도의 처분을 할 것이 예정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개별 사업장의 사업종류를 변경하고 산재보험료를 산정하는 판단작용을 하는 행정청은 근로복지공단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그 자료를 넘겨받아 사업주에 대해서 산재보험료를 납부고지하고 징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당부에 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도록 하기보다는, 그 결정의 행위주체인 근로복지공단으로 하여금 소송당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어떤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하는 확정판결은 소송상 피고가 되는 처분청뿐만 아니라 그 밖의 관계행정청까지 기속한다(행정소송법 제30조 제1항). 처분청과 관계행정청은 취소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그 판결에서 확인된 위법사유를 배제한 상태에서 다시 처분을 하거나 그 밖에 위법한 결과를 제거하는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두27517 판결 등 참조).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기초로 이루어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은 그 법적·사실적 기초를 상실하게 되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권으로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고, 사업주가 이미 납부한 보험료 중 정당한 액수를 초과하는 금액은 반환하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업주로 하여금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개개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다투도록 하는 것보다는, 분쟁의 핵심쟁점인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당부에 관해서 그 판단작용을 한 행정청인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다투도록 하는 것이 소송관계를 간명하게 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취지에서 이미 대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의 사업종류 변경 신청을 거부하는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8. 5. 8. 선고 2007두10488 판결). (3)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내부규정은 행정절차법이 규정한 것보다 더욱 상세한 내용으로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절차를 규정하고, 그 처리결과까지 문서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러한 내부규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절차를 거친 후 원고에게 그 처리결과인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알리는 통지서(갑 제4호증)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는데, 거기에는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내용과 이유, 근거 법령이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동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법 제28조에 따른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법에 따른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불복방법 안내문구가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의 내부규정과 실제 사업종류 변경결정 과정을 살펴보면, 피고 스스로도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행정절차법과 행정소송법이 적용되는 처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그 상대방 사업주로서도 피고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인식하였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불복방법을 안내한 피고가 이 사건 소가 제기되자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본안전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행정절차법 제4조)에도 어긋난다. 원심이 원용한 대법원 1989. 5. 23. 선고 87누634 판결, 대법원 1995. 7. 28. 선고 94누8853 판결은 산재보험적용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구법하에서의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2003. 12. 31. 법률 제7047호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제정·시행되고 관련 규정이 정비된 이후로는 그대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4) 한편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업주에 대하여 하는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므로, 사업주는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을 별도의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하면서 개별 사업주에 대하여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이유제시 및 불복방법 고지가 포함된 처분서를 작성하여 교부하는 등 실질적으로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처분절차를 준수함으로써 사업주에게 방어권행사 및 불복의 기회가 보장된 경우에는, 그 사업종류 변경결정은 그 내용·형식·절차의 측면에서 단순히 조기의 권리구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행정소송법상 처분으로 인정되는 소위 ‘쟁송법적 처분’이 아니라, 개별·구체적 사안에 대한 규율로서 외부에 대하여 직접적 법적 효과를 갖는 행정청의 의사표시인 소위 ‘실체법적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사업주가 행정심판법 및 행정소송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 불복하지 않아 불가쟁력이 발생한 때에는 그 사업종류 변경결정이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가 아닌 한, 사업주는 그 사업종류 변경결정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에 대한 쟁송절차에서는 선행처분인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위법성을 주장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경우 근로복지공단의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인정하여 행정소송법에 따른 불복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행정법관계의 조기 확정’이라는 단기의 제소기간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다만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종류 변경결정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처분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사업주에게 방어권행사 및 불복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으로 인정하는 것은 사업주에게 조기의 권리구제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일 뿐이므로, 이 경우에는 사업주가 사업종류 변경결정에 대해 제소기간 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후행처분인 각각의 산재보험료 부과처분에 대한 쟁송절차에서 비로소 선행처분인 사업종류 변경결정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 허용되어야 한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사업종류 변경결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권순일(주심) 이기택 김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