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금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04992, 판결] 【판시사항】 [1]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한 경우, 그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한 원인관계인 법률관계에 무효 등 흠이 있거나 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제3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의미 및 이에 해당하는지 판별하는 방법

【판결요지】 [1]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를 하는 경우(이른바 삼각관계에서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상대방이 제3자에게 급부를 한 것이다. 따라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한 원인관계인 법률관계에 무효 등의 흠이 있거나 그 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제3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 아래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익자인 제3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다. [2] 계약은 일반적으로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지만, 제3자를 위한 계약은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으로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다. 따라서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으로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계약 체결의 목적, 당사자가 한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을 종합하여 계약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판별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741조 [2] 민법 제105조, 제539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공2004상, 207),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46278 판결(공2008하, 1330),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다55447 판결(공2017하, 1607) / [2] 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54481 판결(공1996상, 726),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공1997하, 3602),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다18804 판결(공2006하, 1717)


【전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전병하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자산신탁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콤파스 담당변호사 김현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11. 23. 선고 2016나208028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소외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존부(상고이유 제3점) 가.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의 지시 등으로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상대방과 또 다른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제3자에게 직접 급부를 하는 경우(이른바 삼각관계에서 급부가 이루어진 경우), 그 급부로써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상대방이 제3자에게 급부를 한 것이다. 따라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는 제3자를 상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급부를 수령하였다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급부를 한 원인관계인 법률관계에 무효 등의 흠이 있거나 그 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제3자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면, 자기 책임 아래 체결된 계약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되어 계약법의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익자인 제3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 등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다46730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다5544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아천세양건설 주식회사(이하 ‘아천세양건설’이라 한다)는 안양시 만안구 (주소 생략) 외 4필지 지상 ○○○○○ 주상복합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신축·분양하는 시행사 겸 시공사이다. 소외인은 2008. 10. 20. 아천세양건설과 이 사건 아파트 △△△△호에 관한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아천세양건설은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른 분양대금을 부동산신탁회사인 피고 명의로 개설된 자금관리계좌로 입금받았다. 아천세양건설과 피고 등이 분양수입금 등 사업과 관련한 수입금 일체를 피고 명의의 자금관리계좌에 입금하기로 하는 등의 사업약정(이하 ‘이 사건 사업약정’이라 한다)과 추가약정(이하 ‘이 사건 추가약정’이라 한다)을 하였기 때문이다. (3) 피고는 2008. 11. 28. 아천세양건설과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아천세양건설을 위탁자, 피고를 수탁자, 한국상호저축은행 주식회사를 1순위 우선수익자, 세양물류 주식회사를 2순위 우선수익자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하 ‘이 사건 신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4) 이후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되자, 원고는 소외인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단143578 대여금 사건의 확정판결에 기초하여 2016. 1. 8. 소외인을 채무자, 피고를 제3채무자로 하여 ‘소외인이 피고가 분양한 이 사건 아파트 제△△△△호에 대한 분양권을 취득함으로써 분양계약이 해제될 경우에 지급받을 분양대금반환채권 중 200,045,291원’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6. 1. 13.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소외인이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피고의 계좌에 분양대금을 입금한 것은 이른바 ‘단축급부’에 해당하고, 피고는 아천세양건설과의 이 사건 사업약정에 따라 소외인으로부터 정당하게 분양대금을 수령한 것이다. 수분양자인 소외인은 이 사건 사업약정의 당사자가 아니고, 또한 소외인과 아천세양건설의 분양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와 아천세양건설이 맺은 사업약정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따라서 분양계약이 해제된 것만으로 곧바로 피고가 소외인으로부터 수령한 분양대금을 보유할 원인이 없어지지 않고, 나아가 소외인에게 분양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라.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소외인이 피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피고의 소외인에 대한 분양대금반환의무의 존부(상고이유 제1점, 제2점) 가. 계약은 일반적으로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지만, 제3자를 위한 계약은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으로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다. 따라서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으로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계약 체결의 목적, 당사자가 한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을 종합하여 계약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판별할 수 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다1880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 사건 신탁계약 제21조 제1항에 신탁기간 종료 전 우선수익자의 요청으로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처분대금의 정산순위를 정하고 있는데, ‘신탁계약과 관련된 비용 및 보수’가 1순위로 규정되어 있다. 이 사건 사업약정 제20조 제1항과 이 사건 추가약정 제6조는 자금관리계좌에 입금된 자금의 집행순서를 정하고 있는데, ‘신탁처리비용’ 등이 1순위로 규정되어 있다. 원고는 소외인과 아천세양건설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분양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소외인이 피고에 대하여 직접 분양대금반환채권을 가진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이 사건 신탁계약과 이 사건 사업약정은 아천세양건설과 피고 등 사이에 체결된 것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신탁계약과 사업약정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 취지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신탁계약 제21조 제1항, 이 사건 사업약정 제20조 제1항은 신탁사업에 드는 비용의 부담주체를 정한 것이거나 비용 지출순서, 지출방법, 절차 등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가 들고 있는 위 조항들은 이 사건 신탁계약 등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 하여금 수탁자인 피고에 대한 권리를 직접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규정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 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담보신탁과 자금관리대리사무 방식에 의한 부동산 PF 사업상 자금집행 순서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위반하거나 변론주의 또는 처분권주의를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