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다21411
정산금등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7다21411, 판결] 【판시사항】 [1] 당사자 사이에 항소취하의 합의가 있는데도 항소취하서가 제출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이 이를 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 /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 신청이 있었으나, 그 시점에 항소취하서가 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경우,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 /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경우, 항소심의 심판대상 및 이때 항소심이 제1심판결이 있음을 전제로 항소각하 판결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당사자 사이에 항소취하의 합의가 있는데도 항소취하서가 제출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은 이를 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고, 이 경우 항소심법원은 항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그 항소를 각하함이 원칙이다. 청구의 교환적 변경은 기존 청구의 소송계속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청구에 대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하는 소송법상 행위이다. 항소심의 소송절차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제1심의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민사소송법 제408조), 항소심에서도 청구의 교환적 변경을 할 수 있다. 청구의 변경 신청이나 항소취하는 법원에 대한 소송행위로서, 청구취지의 변경은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하고(민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항소취하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나 변론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말로 할 수도 있다(민사소송법 제393조 제2항, 제266조 제3항).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 신청이 있는 경우 그 시점에 항소취하서가 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이상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소송법 제262조에서 정한 청구변경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청구의 교환적 변경에 따라 항소심의 심판대상이었던 제1심판결이 실효되고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새로운 청구로 바뀐다. 이러한 경우 항소심은 제1심판결이 있음을 전제로 한 항소각하 판결을 할 수 없고, 사실상 제1심으로서 새로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화해계약이 성립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따라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따라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 따라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화해계약의 대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266조 제3항, 제393조 제2항, 제408조 [2] 민법 제732조, 제73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다카514 판결(공1984, 499) / [2]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0050 판결(공1989, 1456),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353 판결(2004하, 1566)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한솔공영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조율 담당변호사 채상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7. 5. 26. 선고 2015나2438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을 할 수 있는지 여부와 항소취하 합의의 효력(상고이유 제1점)
가. 당사자 사이에 항소취하의 합의가 있는데도 항소취하서가 제출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은 이를 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고, 이 경우 항소심법원은 항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그 항소를 각하함이 원칙이다.
청구의 교환적 변경은 기존 청구의 소송계속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청구에 대하여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하는 소송법상 행위이다. 항소심의 소송절차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제1심의 소송절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민사소송법 제408조), 항소심에서도 청구의 교환적 변경을 할 수 있다(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다카514 판결 등 참조).
청구의 변경 신청이나 항소취하는 법원에 대한 소송행위로서, 청구취지의 변경은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하고(민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항소취하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나 변론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 말로 할 수도 있다(같은 법 제393조 제2항, 제266조 제3항).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 신청이 있는 경우 그 시점에 항소취하서가 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이상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소송법 제262조에서 정한 청구변경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청구의 교환적 변경에 따라 항소심의 심판대상이었던 제1심판결이 실효되고 항소심의 심판대상은 새로운 청구로 바뀐다. 이러한 경우 항소심은 제1심판결이 있음을 전제로 한 항소각하 판결을 할 수 없고, 사실상 제1심으로서 새로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과 기록을 살펴보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들은 2003. 3.경 피고, 주식회사 정인건축엔지니어링(이하 ‘정인건축’이라 한다)과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은 광주시 (주소 생략) 외 7필지에 ○○○○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함께 추진하고,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후 출자비율(원고 1 20%, 원고 2 13%, 피고 33%, 정인건축 34%)에 따라서 손익을 분배하는 것이다. (2) 피고와 정인건축은 2010. 5. 31. 위 아파트를 신축해서 사용승인을 받은 뒤 2011년 하순까지 분양을 하였다. 그런데 광주시장이 피고와 정인건축에 개발부담금 3,368,208,370원을 부과하자 피고와 정인건축은 2011. 3. 3. 부과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미분양 등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업의 결산이 지연되었다. 원고들은 2011. 5. 25. 피고, 정인건축과 다음과 같이 정산 합의(이하 ‘이 사건 정산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① 피고와 정인건축이 원고들과 사이에 분배해야 할 이익금을 36억 8,000만 원, 광주시에 납부하게 될 개발부담금을 6억 원으로 각각 예상하고, 이를 전제로 원고들에게 합계 13억 4,400만 원(= 피고 6억 9,060만 원 + 정인건축 6억 5,38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② 원고들과 피고, 정인건축은 관련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추가 정산하되, 수지 결산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그 차액 부분에 대해서도 개발부담금과 관련된 정산 시 함께 협의하여 처리한다. (3) 원고들을 대표한 원고 1은 2011. 5. 30.부터 2011. 10. 12.까지 이 사건 정산 합의에 따라 피고로부터 합계 5억 원을, 정인건축으로부터 합계 6억 5,380만 원을 받았다. 이 사건 사업은 2012. 4. 16. 종료되었다. 그 후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의 이익금 중 피고와 정인건축으로부터 추가로 지급받을 돈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① 이 사건 정산 합의 당시 산정한 예상 이익금과 이 사건 사업이 종료된 후 실제 이익금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와 정인건축이 원고들에게 추가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② 정인건축은 이 사건 정산 합의에서 정한 정산금 전액을 지급하였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정산 합의에서 정한 정산금 중 미지급한 1억 6,09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④ 한편 피고와 정인건축은 개발부담금 관련 행정소송에서 승소하였으나 광주시장으로부터 2014. 11. 3. 개발부담금 3,300,949,580원을 부과받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사업의 이익금을 다시 산정하면 원고들은 피고에게 459,161,427원(= 원고 1 278,279,653원 + 원고 2 180,881,774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정산금 채권과 상계함에 따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잔존 정산금 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 (4) 원고들은 2015. 8. 28. 제1심판결에 불복해서 항소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15. 11. 13. 원고들에게 2016. 1. 31.까지 1억 8,167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지불각서를 작성해 주었고, 원고들, 피고와 정인건축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① 원고들은 피고와 정인건축을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항소를 취하하고, 이후 이 사건 사업의 정산에 대하여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 ②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부과된 개발부담금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처해서 이를 최소화하기로 하고, 개발부담금이 6억 원 이상 또는 이하로 확정될 경우 각자의 분배비율에 따라 지급 또는 반환할 것을 확약한다. (5) 원고들은 2016. 9. 13. 정인건축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지불각서에 따른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다. 원심은, 원고들이 교환적으로 변경한 청구가 청구 기초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는다고 하여 적법한 것으로 보아 청구의 교환적 변경에 따라 항소각하 판결을 하지 않고 새로운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항소심에서 청구의 교환적 변경과 항소취하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화해계약을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상고이유 제2점) 가. 화해계약이 성립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창설적 효력에 따라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하고, 계약 당사자 사이에 종전의 법률관계가 어떠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화해계약에 따라 새로운 법률관계가 생긴다. 따라서 화해계약의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더라도 이것이 당사자의 자격이나 화해계약의 대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관한 것이 아니고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일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0050 판결,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2다20353 판결 등 참조).
나. 위에서 본 사실관계에 따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제1심에서 이 사건 사업의 이익금과 개발부담금을 둘러싼 정산 관계에 관해서 다툼이 있다가 2015. 11. 13.자 지불각서와 합의서를 통해서 이 사건 사업의 손익 배분에 관한 분쟁을 종결하기로 하는 화해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내용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업의 이익금으로 1억 8,167만 원을 추가 지급하고 원고들은 개발부담금이 추후 확정되면 6억 원을 기준으로 출자비율에 따라 정산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의 손익배분을 둘러싼 정산금 채권의 존재와 범위는 분쟁의 대상인 법률관계 자체에 관한 것으로 피고는 이에 관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2015. 11. 13.자 지불각서에 따른 약정에 대한 피고의 취소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오인하거나 화해계약의 효력과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