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 등 위헌확인 [전원재판부 2016헌마889, 2020. 9. 24., 헌법불합치] 【판시사항】 가. 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 국적법 제14조 제1항 단서 중 제12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이하 이들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나. 국적법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라 하고, 위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및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사례 라.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국적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선례를 변경한 사례 【결정요지】 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이 병역의무를 면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것을 제한하여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복수국적자의 주된 생활근거지나 대한민국에서의 체류 또는 거주 경험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사회통념상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정하는 기간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주무관청이 구체적 심사를 통하여, 주된 생활근거를 국내에 두고 상당한 기간 대한민국 국적자로서의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시기에 근접하여 국적을 이탈하려는 복수국적자를 배제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한다면,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는 불식될 수 있다.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데 대하여 사회통념상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정 즉,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존재로 인하여 복수국적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대상자가 겪어야 하는 실질적 불이익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상당히 클 수 있다. 국가에 따라서는 복수국적자가 공직 또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업무나 다른 국적국과 이익충돌 여지가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제한이 존재하는 경우, 특정 직업의 선택이나 업무 담당이 제한되는 데 따르는 사익 침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국적이탈 신고자에게 신고서에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규정하는바, 실무상 국적이탈 신고자는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국적이탈자 본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부와 모의 기본증명서, 대한민국 국적의 부와 외국국적의 모 사이에서 출생한 경우에는 부의 혼인관계증명서 등(이하 ‘기본증명서 등’이라 한다)을 제출해야 한다. 국적이탈 신고자의 대한민국 국적 및 다른 국적 취득 경위, 성별, 부모의 국적 등 그 신고 당시의 구체적 사정이 다양하므로 시행규칙에서 첨부서류의 명칭을 직접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첨부할 서류의 내용이나 증명 취지를 고려하여 지금과 같이 표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기본증명서 등은 신고자 본인을 특정하고 국적이탈의 전제가 되는 대한민국 국적보유 사실 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이다. 법무부장관으로서는 국적이탈 요건 충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하여 신고자에게 정형화되고 신뢰성이 높은 문서를 제출하도록 할 수밖에 없는바,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본증명서 등은 그러한 정보가 기재된 대한민국의 공문서로서, 법무부장관이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으면서 또한 신뢰성이 확보되는 다른 유형의 서류를 상정하기 어렵다. 출생신고는 출생자의 부 또는 모가 부담하는 가족관계등록법상 의무이며, 국적이탈 신고 시에 비로소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는 부담은 청구인의 부 또는 모가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출생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다. 헌법재판소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국적선택이나 국적이탈에 대한 기간 제한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 제한이 즉시 사라지게 되어 병역의무의 공평성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라. 종래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국적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던 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결정 및 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 2014헌마788(병합) 결정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심판대상 법률조항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헌법재판소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같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국적법 조항에 대하여, 그 입법취지, 병역자원 손실 및 병역부담평등의 원칙 훼손 방지 필요성, 복수국적자에 미치는 규제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는바, 그 판단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국민개병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9조, 평등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1조에서 나오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은 헌법적 요청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것은 다른 어느 사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도 절대적인 사회적 요구이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복수국적자는 18세가 되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이라면 자유롭게 국적을 이탈할 수 있고, 그 이후부터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시점까지만 국적이탈이 금지된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국방과 병역형평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한 축으로, 국적이탈이라는 개인의 기본권적 가치를 다른 한 축으로 하여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아니하고 나름의 조정과 형량을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복수국적자의 부모 중 어느 일방 또는 쌍방은 대한민국 국적자이거나 대한민국 국적자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대한민국의 재외공관에서는 국적이탈 제도에 대하여 여러 방법을 통해 꾸준히 안내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의 법률의 부지를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헌법이 요청한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회적 합의에 따른 면밀한 기준 설정 없이 개개인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섣불리 그 적용의 예외를 허용하여서는 안 된다.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및 그 실무에 의하면, 청구인과 같이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출생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생신고 절차를 거친 후 기본증명서 등을 발급받아야 하는바, 그가 생애 대부분 기간을 외국에 머무르면서 생활해왔다면 이러한 절차를 이해하고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복수국적자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생을 원인으로 당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혹한 측면이 있으며, 자신의 거주지, 재외공관 방문의 용이성, 대한민국 법령이나 국어에 대한 이해 정도 등 여건과 상황에 따라 국적이탈 신고를 결국 포기하는 데 이르도록 할 여지가 있다. 법무부장관은 다른 소명서류로 어떤 것을 인정할 것인지 기준을 확립하고, 국적이탈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로써 그것이 충분히 소명되는지 살펴보아야 하므로 업무상 부담이 초래될 수 있으나, 출생신고 절차를 반드시 거치지 않더라도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줌으로써 청구인과 같은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 【심판대상조문】 국적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본문 국적법(2010. 5. 4. 법률 제10275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단서 중 제12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 국적법 시행규칙(2014. 6. 18. 법무부령 제817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제1호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4조, 제37조 제2항 국적법(2019. 12. 31. 법률 제16851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1항, 제3항, 제14조의2 제1항, 제4항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2조 제2항, 제8조 【참조판례】 가. 라. 헌재 2004. 8. 26. 2002헌바13, 판례집 16-2상, 195, 200-204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판례집 18-2, 528, 536-540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등, 판례집 27-2하, 346, 354-362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크○○(외국인)

대리인 1. 법무법인 선정담당변호사 김상률

2. 법무법인(유한) 주원담당변호사 천하람 외 3인

3. 변호사 오승혜

[주 문]


1.국적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본문 및 국적법(2010. 5. 4. 법률 제10275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단서 중 제12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2. 9. 30.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1999. 5. 15.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에서 미국 국적의 부와 대한민국 국적의 모 사이에서 출생하였다. 청구인은 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출생한 당시에 모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로서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미국 영토 내에서 태어나 출생과 동시에 미국 국적도 취득하여, 출생 시부터 대한민국과 미국의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이다.

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은 ‘병역법 제8조에 따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자는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거나 제3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부터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자의 국적선택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국적법 제14조 제1항 단서에 의하면, 제12조 제2항 본문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 위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기간 이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할 수 있고, 그 기간을 경과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다. 청구인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으로서 병역법상 만 18세가 되는 해인 2017. 1. 1.로부터 3개월 이내인 2017. 3. 31.까지 원칙적으로 어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할 의무가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다.

한편, 국적법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 제1호는 국적이탈 신고자가 ‘국적이탈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한다. 이와 관련하여 실무상 법무부장관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고자 본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부와 모의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서류는 출생신고 등을 통하여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된 사람에 대하여 발급될 수 있으므로, 국적이탈 신고를 하려면 그에 앞서 출생신고 등을 하여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어 있어야 한다. 청구인의 경우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으나 대한민국에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다.

청구인은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하려 하는데, 위 국적법 시행규칙조항에 의하여 국적이탈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고, 위 국적법 조항들에 의하여 2017. 3. 31.이 지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국적이탈이 제한되는바, 이들 규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6. 10. 13.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적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본문, 국적법(2010. 5. 4. 법률 제10275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제1항 단서 중 제12조 제2항 본문에 관한 부분(이하 이들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이라 한다), 국적법 시행규칙(2014. 6. 18. 법무부령 제817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제1호(이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라 하고, 위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이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적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2조(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의무) ②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병역법 제8조에 따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자는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거나 제3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부터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국적법(2010. 5. 4. 법률 제10275호로 개정된 것)

제14조(대한민국 국적의 이탈 요건 및 절차) ① 복수국적자로서 외국 국적을 선택하려는 자는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주소지 관할 재외공관의 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할 수 있다. 다만, 제12조 제2항 본문 또는 같은 조 제3항에 해당하는 자는 그 기간 이내에 또는 해당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만 신고할 수 있다.

국적법 시행규칙(2014. 6. 18. 법무부령 제817호로 개정된 것)

제12조(국적이탈 신고서의 서식 및 첨부서류) ② 제1항의 국적이탈 신고서에 첨부하여야 하는 서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관련조항]

국적법(2019. 12. 31. 법률 제16851호로 개정된 것)

제12조(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의무) ①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만 20세가 된 후에 복수국적자가 된 자는 그 때부터 2년 내에 제13조와 제14조에 따라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 다만, 제10조 제2항에 따라 법무부장관에게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아니하겠다는 뜻을 서약한 복수국적자는 제외한다.

③ 직계존속(直系尊屬)이 외국에서 영주(永住)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의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제14조에 따른 국적이탈신고를 할 수 있다.

1.현역ㆍ상근예비역ㆍ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2. 전시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3.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경우

제14조의2(복수국적자에 대한 국적선택명령) ① 법무부장관은 복수국적자로서 제12조 제1항 또는 제2항에서 정한 기간 내에 국적을 선택하지 아니한 자에게 1년 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할 것을 명하여야 한다.

④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국적선택의 명령을 받고도 이를 따르지 아니한 자는 그 기간이 지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

병역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등) ② 이 법에서 병역의무의 이행시기를 연령으로 표시한 경우 “○○세부터”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를, “○○세까지”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를 말한다.

제8조(병역준비역 편입)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18세부터 병역준비역에 편입된다.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국적이탈 절차와 불이행 시 효과에 대하여 개별 통지하도록 규정하지 않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 또한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국적선택기간을 제한하고 그 기간을 경과하면 병역의무가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 국적선택에 대한 자기결정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며,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복수국적자와 국내에 생활기반을 둔 복수국적자를 차별하고, 남성과 여성을 차별한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국적이탈 신고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국적이탈 신고에 앞서 출생신고를 강제하는바, 이는 불필요한 절차를 강요하는 것이고 신고자가 복수국적자라는 사실이 공적 기록에 남도록 하며 외국에 계속 거주해 온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지나치게 어렵게 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대한민국 국적만 가지고 있다가 추후 다른 국적을 취득하여 복수국적이 된 사람에 비하여 청구인과 같이 출생과 동시에 복수국적이 된 사람을 더 불리하게 취급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이로써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4. 판 단

가.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에 대한 국적선택 기간 및 국적이탈 신고의 제한

(1) 원칙적으로 복수국적자는 만 20세 이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경우 22세까지, 20세 이후 복수국적자가 된 경우 그때부터 2년 내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국적법 제12조 제1항 본문). 그러나 병역법 제8조에 따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자의 경우에는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 또는 병역의무가 해소된 때부터 2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국적법 제12조 제2항 본문).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18세부터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바, 만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 이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여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의 경우 그 날부터 3개월 후인 3월 31일을 시한으로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한다(병역법 제2조 제2항, 제8조 참조).


(2) 복수국적자는 자진하여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하려 하는 복수국적자는 그 뜻을 법무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국적이탈 신고가 수리되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국적법 제14조 제1항 본문, 제2항).

그러나 병역의무를 부담하는 대한민국 남성은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한다는 뜻을 위와 같이 국적을 선택할 수 있는 기간 이내에 신고할 수 있고, 이 기간을 경과하면 국적법 제12조 제3항 각 호에 기재된 바와 같이 병역의무가 해소된 경우에만 신고할 수 있다(국적법 제14조 제1항 단서 참조). 즉,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는 만 18세가 된 해의 1월 1일이 되기 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같은 해 3월 31일 이전에, 위 일자 이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그 취득일부터 3개월 이내에 각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자진하여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해소될 때까지 대한민국 국적에서 자진하여 이탈할 수 없다.


(3) 위 국적이탈 신고를 위해서는 국적이탈 신고서에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보유 중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유 및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와 외국 여권의 사본을 첨부하여 제출하여야 한다. 이에 더하여, 대한민국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 이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는 경우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서류로서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서류를, 그 이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는 경우 병역의무에서 해소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제출하여야 한다( 국적법 시행규칙 제12조 제1항, 제2항).


(4) 법무부장관은 복수국적자로서 정해진 기간 안에 국적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에게 1년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할 것을 명하여야 하나, 실무상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 기간 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에게 국적선택명령을 하지 않고 있다(국적법 제14조의2 참조).


(5)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는 만 18세가 된 해의 1월 1일이 되기 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같은 해 3월 31일 이전에, 위 일자 이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그 취득일부터 3개월 이내에 각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자진하여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하지 않는 이상,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다.


(6) 헌법재판소는 복수국적자가 제1국민역에 편입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해소된 후에야 이탈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2005. 5. 24. 법률 제7499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1항 단서, 제14조 제1항 단서 등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위 조항들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그 후 같은 내용의 국적법(2010. 5. 4. 법률 제10275호로 개정된 것) 제12조 제2항 본문 및 제14조 제1항 단서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에서, 위 조항들이 청구인들의 국적이탈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등).


나. 제한되는 기본권 및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 법률조항 부분

(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에 대하여 국적선택 의무를 부과하면서 그 기간을 제한하여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는 ‘국적이탈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나) 청구인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국적이탈의 자유 외에 국적선택에 관한 자기결정권,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적이탈의 자유’의 개념에는 ‘국적선택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전제되어 있으므로 ‘국적선택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분리하여 따로 살펴볼 실익은 없고, 특정 직업의 선택이 제한될 여지가 있다는 점은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직접적으로 초래하는 불이익이 아니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않는다.


(다) 청구인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이탈 절차에 대하여 통지해 주도록 규정하지 않은 것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하면서 이를 고려하게 되므로, 별도로 적법절차원칙 위배 여부를 살펴보지 않는다.


(라) 청구인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외국에 주소와 생활기반이 있는 복수국적자’와 ‘국내에 주소와 생활기반이 있는 복수국적자’를 차별하고, 남성과 여성을 차별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위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판단에서 모두 고려하게 되므로 별도로 살펴보지 않는다.


(2)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부분

(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에서는 국적이탈 신고 시 첨부하여야 할 서류로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라고만 규정하는바, 이것이 어떠한 서류를 지칭하는지와 관련하여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가 문제된다.


(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실무상 가족관계등록부 등의 기록사항에 기초한 서류의 제출을 요구함으로써,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국적이탈 신고 이전에 우선 출생신고 등을 통하여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족관계등록법’이라 한다)에 따른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되도록 할 것을 간접적으로 요구하는바, 이것이 국적이탈의 자유에 대한 제한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다) 청구인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으로 인하여 출생과 동시에 복수국적이 된 사람이 출생 이후 복수국적이 된 사람에 비하여 더 번거로운 국적이탈 절차를 거쳐야 하는바, 위 조항이 자신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양자를 평등이 문제되는 비교집단으로 설정할 수 없고, 청구인이 지적하는 출생과 동시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의 절차상 어려움에 대해서는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판단에서 살펴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3) 소결

이하에서는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한 후,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의 명확성원칙과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를 판단한다.


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병역법 제8조에 따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는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국적이탈의 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병역의무의 해소 전에는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도록 한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이 병역의무를 면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적을 이탈하는 것을 제한하여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병역법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는바(병역법 제3조 제1항 참조), 병역의무의 이행에 공평을 확보하려는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

또한,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위와 같이 국적이탈이 가능한 기간을 제한함으로써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사람이 그 이후 국적이탈이라는 방법을 통해서는 병역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므로,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다.


(2) 피해의 최소성

(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가 만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이 되기 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같은 해 3월 31일 이전에, 위 일자 이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그 취득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그때까지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하지 않는 이상,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있는 예외를 전혀 두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복수국적자인 남성에 대하여 국적이탈의 자유가 예외 없이 제한되는데도 불구하고,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선택 절차나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되는 경우 발생하는 제한 등에 대하여 개별 통지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국적법은 출생 당시에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민인 자는 신고 없이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으로 규정하는바(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이러한 사정을 보태어보면 대한민국 국적 취득 사실,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절차,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따른 국적이탈 제한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복수국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나) 복수국적자의 주된 생활근거지나 대한민국에서의 체류 또는 거주 경험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사회통념상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정하는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예컨대 출생과 동시에 신고 없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복수국적자가 주된 생활근거를 외국에 두고 학업이나 경제활동 등의 생활을 하여 왔다면, 그에게 복수국적 취득과 국적이탈 등에 관한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에 대한 이해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복수국적자임을 인지하고 비로소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하려 할 때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병역의무 해소 전에는 그의 국적이탈 신고를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사회통념상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유로 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는 것이다.


(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헌법재판소 선례도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같은 제한을 두지 않을 경우 복수국적자가 생활근거를 대한민국에 두면서 대한민국 국적자로서의 혜택을 누리다가 정작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시기가 오면 국적에서 이탈하는 것과 같은 기회주의적 행태가 빈발하여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이 훼손될 수 있음을 우려한 바 있다(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등). 그러나 주무관청이 구체적 심사를 통하여, 주된 생활근거를 국내에 두고 상당한 기간 대한민국 국적자로서의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시기에 근접하여 국적을 이탈하려는 복수국적자를 배제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한다면 위와 같은 우려는 불식될 수 있다.


(라) 따라서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의 국적선택 기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데 대하여 사회통념상 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사정 즉,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고, 또한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에게 국적선택 기간이 경과하였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국적이탈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국적이탈을 허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

이처럼 ‘병역의무의 공평성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법이 있는데도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그러한 예외를 전혀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병역의무 해소 전에는 국적이탈을 할 수 없도록 하는바, 이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3) 법익의 균형성

(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의 유지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병역의무 해소 전에는 절대적으로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병역의무의 공평한 이행이라는 공익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데 복수국적자가 주로 외국에 거주하면서 대한민국에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대한민국 정부는 그를 국민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실제 병역준비역에 편입하기 어렵고, 설사 어떠한 방법으로 그를 병역준비역에 편입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에 입국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기 어렵다. 즉,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면서도 병역의무의 이행을 현실화할 수 없어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이 실질적으로 달성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국경을 넘는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국적을 달리하는 사람들 간 혼인이 꾸준히 증가하면 현행 국적법의 태도 아래에서는 대한민국에 거주하지 않는 복수국적자도 계속 증가할 것인데, 이러한 규범 목적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더 가중될 여지가 있다.


(나) 반면,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존재로 인하여 복수국적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대상자가 겪어야 하는 실질적 불이익은 구체적 사정에 따라 상당히 클 수 있다. 국가에 따라서는 복수국적자가 공직 또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업무나 다른 국적국과 이익충돌 여지가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제한이 존재하는 경우, 특정 직업의 선택이나 업무 담당이 제한되는 데 따르는 사익 침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


(다) 이상과 같이 심판대상 법률조항을 통하여 달성되는 공익에 비하여 침해되는 사익이 더 큰 경우가 있고, 이러한 경우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


(4) 소결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에 대한 판단

(1)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국적이탈 신고자에게 신고서에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만으로는 국적이탈 신고 시 어떠한 서류가 필요한지, 특히 그 서류는 반드시 대한민국 공문서를 말하는 것인지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나) 현재 실무상 국적이탈 신고자는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국적이탈자 본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부와 모의 기본증명서, 대한민국 국적의 부와 외국국적의 모 사이에서 출생한 경우에는 부의 혼인관계증명서 등(이하 ‘기본증명서 등’이라 한다)을 제출하여야 한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이를 직접 명시하지 않아 국적이탈 신고자가 정확히 어떠한 서류를 지칭하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으나, 국적이탈 신고자의 대한민국 국적 및 다른 국적 취득 경위, 성별, 부모의 국적 등 그 신고 당시의 구체적 사정이 다양하므로 시행규칙에서 첨부서류의 명칭을 직접 규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고, 첨부할 서류의 내용이나 증명 취지를 고려하여 지금과 같이 표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상정하기 어렵다.


(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규정하는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가 어떠한 서류를 의미하는지 다른 법령에도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대한민국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소개, 안내하고 있으며, 설사 신고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여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무상 신고서만 접수되면 일단 국적이탈의 신고가 된 것으로 보고, 첨부서류는 추후 다시 보완할 수 있도록 안내하므로, 이 과정에서 청구인은 이 서류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알 수 있다.


(라)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앞서 본 것처럼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국적이탈 신고자에게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신고서에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실무상 제출이 요구되는 신고자 본인의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은 신고자 본인을 특정하고 국적이탈의 전제가 되는 대한민국 국적보유 사실 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이다.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법무부장관이 국적이탈 신고 수리 업무를 적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신고자에게 필요한 서류를 첨부하여 제출하게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법무부장관은 이를 통해 국적이탈 신고자가 그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


(나)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법무부장관이 국적이탈 신고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신고자 본인을 정확히 특정하고 국적이탈의 전제로서 그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 및 보유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적이탈 신고자의 거주지, 출생지와 출생일, 연령, 성별, 대한민국 국적 취득 경위, 부 또는 모의 국적 취득 및 상실 여부 등 국적이탈 신고를 둘러싼 사정이 다양하므로, 법무부장관으로서는 국적이탈 요건 충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하여 신고자에게 정형화되고 신뢰성이 높은 문서를 제출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본증명서 등은 그러한 정보가 기재된 대한민국의 공문서인바, 법무부장관이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으면서 또한 신뢰성이 확보되는 다른 유형의 서류를 상정하기 어렵다.

청구인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으로 인하여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복수국적자의 경우 기본증명서 등을 발급받기 위하여 우선 출생신고부터 하여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출생신고가 선행되어야 국적이탈 신고에 필요한 첨부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나, 출생신고는 출생자의 부 또는 모가 부담하는 가족관계등록법상 의무이며(제44조 제1항, 제46조 제1항 참조), 국적이탈 신고 시에 비로소 출생신고를 하여야 하는 부담은 청구인의 부 또는 모가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출생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직접 출생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무상으로는 국적이탈 신고자가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에 따른 기본증명서 등 필수 서류를 첨부하지 않은 채 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이를 접수하고 있으며, 미처 제출하지 못하였거나 잘못 제출한 서류는 담당자가 안내하여 추후 보완하도록 하고, 보완 시 우편이나 이메일에 의한 제출, 재외공관을 통한 제출도 허용하는 등 법무부장관은 신고자의 편의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실무례를 고려하면,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국적이탈 신고자에게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그에게 다소 불편함을 초래할 수는 있으나 그의 국적이탈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소결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마.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 명령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그 복수국적자가 주된 생활의 근거를 외국에 두고 있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점에 있다. 입법자는 주된 생활근거를 외국에 두고 있는 복수국적자와 같은 경우에, 그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에서 정한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가 정당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요건과 절차 등을 정하여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국적선택이나 국적이탈에 대한 기간 제한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 제한이 즉시 사라지게 되어, 병역의무의 공평성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늦어도 2022. 9. 30.까지 개선입법을 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2022. 10. 1.부터 그 효력을 잃는다.


5. 결 론

이 사건 심판 청구 중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2022. 9. 30.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래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국적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던 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결정 및 헌재 2015. 11. 26. 2013헌마805, 2014헌마788(병합) 결정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심판대상 법률조항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헌법재판소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같거나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국적법 조항에 대하여, 그 입법취지, 병역자원 손실 및 병역부담평등의 원칙 훼손 방지 필요성, 복수국적자에 미치는 규제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2006. 11. 30. 2005헌마739; 2015. 11. 26. 2013헌마805등 참조). 헌법재판소가 위 선례에서 밝힌 결정 이유는 다음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고, 그 판단을 변경해야 할 정도의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나. 민주국가에서 병역의무는 납세의무와 더불어 국가라는 정치적 공동체의 존립ㆍ유지를 위하여 국가 구성원인 국민에게 그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서, 병역의무의 부과를 통하여 국가방위를 도모하는 것은 국가공동체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헌법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우리 헌법 제5조 제2항, 제39조는 국방과 병역의무가 지닌 이러한 헌법적 가치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헌재 2004. 8. 26. 2002헌바13 등 참조). 한편 이른바 국민개병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9조, 평등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1조에서 나오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은 헌법적 요청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것은 다른 어느 사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도 절대적인 사회적 요구이다(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참조). 이에 따라 병역법은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누구나 병역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3조).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18세부터 병역준비역에 편입됨으로써(제8조) 실질적인 병역의무자가 되고, 병역의무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고 병역의무의 기피를 차단하기 위한 병역법상의 여러 가지 규제와 관리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청구인과 같은 복수국적자 또한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인 이상 원칙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그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헌재 2004. 8. 26. 2002헌바13 참조).


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면 병역법상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 신고 기간이 제한된다. 이는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법상 국적선택제도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에서 벗어남으로써 병역의무를 면탈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하더라도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인 제한을 받을 뿐이다. 복수국적자는 18세가 되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이라면 자유롭게 국적을 이탈할 수 있고, 그 이후부터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시점까지만 국적이탈이 금지된다.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이 지났더라도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면제받는 등으로 병역의무를 해소한 때에는 역시 자유롭게 국적을 이탈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청구인처럼 출생과 동시에 복수국적자가 된 남성의 경우에는 출생일부터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에 이르기까지 약 18년의 기간 내에서 언제든지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주어진 기간이 짧다고 하기도 어렵다.

국적이탈에 관한 이 정도의 시기적 제한마저 두지 않는다면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는 중 어느 때라도, 심지어 군 복무 중에라도 한국 국적을 이탈함으로써 병역의무를 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행 병역법체계와 커다란 부조화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성실한 대다수의 병역의무 이행자와의 관계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입법자가 국방과 병역형평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한 축으로, 국적이탈이라는 개인의 기본권적 가치를 다른 한 축으로 하여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아니하고 나름의 조정과 형량을 한 결과라 할 수 있다(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참조).

라. 법정의견은,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고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을 훼손하지 않음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에는 예외 없이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한다.

그러나 법정의견에 따를 때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복수국적자가 국적선택 기간 내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못한 데 대한 정당한 사유란 ‘대한민국 국적법을 적용받는 복수국적자로서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하려면 제한된 기간 내에 신고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으로, 이는 결국 법률의 부지를 정당한 사유로 내세우는 것과 다름없다. 위와 같은 사실을 모르게 된 이유가 이른바 선천적 복수국적자로서 대한민국 내에서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고 주된 생활근거도 외국에 두고 있어 병역의무부과와 관련된 통지를 받지 못하고, 국적선택 절차나 국적선택 기간 제한에 관한 개별 통지도 받지 못한 데 있다고 하더라도, 그의 부모 중 어느 일방 또는 쌍방은 대한민국 국적자이거나 대한민국 국적자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대한민국의 재외공관에서는 국적이탈 제도에 대하여 여러 방법을 통해 꾸준히 안내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률의 부지를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앞서 본 것처럼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헌법이 요청한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사회적 합의에 따른 면밀한 기준의 설정 없이 개개인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등 이유를 들어 섣불리 그 적용의 예외를 허용하여서는 안 된다. 우리가 놓인 헌법현실을 고려한 한계를 분명히 정립하지 않은 채 복수국적자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국적이탈 신고를 통해 병역의무에서 벗어나는 길을 먼저 열게 된다면, 그로 인해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나아가 각종 새로운 유형의 병역면탈을 초래함으로써 자칫 징병제의 기반마저 흔들릴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법정의견은 주무관청의 심사로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성을 지킬 수 있다는 취지이나, 병역의무와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다종다양한 기회주의적 행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이다.


마. 법정의견은 대한민국에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은 복수국적자의 경우에는 현실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여지가 없으므로 심판대상 법률조항에 의해 그들의 국적이탈의 자유만 제한될 뿐 위 조항이 도모하는 공익은 실질적으로 달성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복수국적자가 구체적 사정변경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장기간 체류하거나 거주하게 된다면 병역의무를 이행하게 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경우의 복수국적자라고 하여 대한민국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먼저 단정할 것은 아니다. 게다가 병역의무가 현실적으로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국적이탈 신고 기간 제한을 없애달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에 불과하다. 아울러 그 복수국적자가 끝내 병역의무를 실제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심판대상 법률조항을 유지함으로 인하여 지킬 수 있는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절대 가볍지 않다.

또한 법정의견은 복수국적자가 심판대상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병역의무가 해소되기 전까지 대한민국 국적에서 이탈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 공직 또는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업무 등을 담당하는 것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나, 그러한 제한이 대부분 국가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국가의 법령 또는 관행에 의한 제한으로서 해당 국가에서 문제 삼아야 할 것이다.

바. 대한민국 남성을 대상으로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그 무엇보다 높고, 그 형평성이 훼손되는 데 대한 반감도 크다. 심판대상 법률조항은 복수국적자의 병역의무 부담과 직결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그 위헌성을 살펴봄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실질적으로 같은 내용의 국적법 규정에 대해 거듭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은 그만큼 병역의무 부담의 공평성이 우리 사회에서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가 밝혔던 그 판단은 여전히 타당하고, 이 사건에 이르러 그 판단을 달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헌법이 직접 담고 있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은 지금도 확고히 지켜져야 한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7. 재판관 이석태, 재판관 문형배의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므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법무부장관이 국적이탈 신고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신고자 본인을 정확히 특정하고 국적이탈의 전제로서 그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 및 보유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신고자로부터 정형화된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받으면 국적이탈 요건의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데 더 용이하다는 점은 이해된다.


나. 현행 국적법은 출생에 의한 국적 취득의 경우 출생신고를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국적을 취득 및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참조).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 및 그 실무에 의하면, 청구인과 같이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출생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으로부터 이탈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생신고 절차를 거친 후 대한민국에 있는 친지나 대한민국 재외공관을 통하여 기본증명서 등을 발급받아 이를 국적이탈 신고서에 첨부하여야 하는바, 그가 생애 대부분 기간을 외국에 머무르면서 생활해왔다면 이러한 절차를 이해하고 진행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현행 국적법에 의할 때 남성인 복수국적자는 만 18세가 된 해의 1월 1일이 되기 전 국적을 취득한 경우 같은 해 3월 31일 이전에 국적이탈 신고를 하여야 하는바, 미성년자인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부 또는 모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러한 어려움은 가중되며, 그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생을 원인으로 당연히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혹한 측면이 있다. 이는 복수국적자에게 단순히 절차적 번거로움을 초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거주지, 재외공관 방문의 용이성, 대한민국 법령이나 국어에 대한 이해 정도 등 여건과 상황에 따라 국적이탈 신고를 결국 포기하는 데 이르도록 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복수국적자 입장에서는 국적이탈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의 복수국적 취득 및 보유 이력이 남게 되는바, 복수국적 보유에 따른 사실상의 불이익을 의식하는 사람이라면 이 점 때문에 처음부터 국적이탈 신고를 꺼리게 될 여지도 있다.


다. 신고자 본인의 출생신고가 선행되어야 비로소 발급받을 수 있는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본증명서 등을 제출받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하여 이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컨대, 국적이탈 신고의 주무관청인 법무부장관은 복수국적자의 외국 여권 또는 이에 준하는 외국 공문서를 제출받아 신고자 본인을 특정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있는 부 또는 모의 기본증명서 등과 함께 신고자 본인의 출생 및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외국에서 발급된 서류 등을 제출받아 대한민국 국적 취득 및 보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무부장관은 신고자가 국적이탈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가족관계등록법상 기본증명서 등이 아닌 다른 소명서류로 어떤 것을 인정할 것인지 기준을 확립하고 국적이탈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로서 그것이 충분히 소명되는지 살펴보아야 하므로, 법무부장관에게 이로 인한 업무상 부담이 초래될 수는 있으나, 출생신고 절차를 반드시 거치지 않더라도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줌으로써 청구인과 같은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 시행규칙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침해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