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뇌물공여·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 【판시사항】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에 의하여 취득한 통화내역 등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범죄의 수사·소추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대상 범죄가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 및 이와 관련된 범죄에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 여기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와 관련된 범죄’의 의미 및 범위

【판결요지】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으로 인하여 취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통신제한조치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경우 등에 한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제12조 제1호),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사용제한에 관하여 이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제13조의5). 따라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에 의하여 취득한 통화내역 등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범죄의 수사·소추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대상 범죄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 및 이와 관련된 범죄에 한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와 관련된 범죄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자료제공 요청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 및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통신비밀보호법이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사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특정한 혐의사실을 전제로 제공된 통신사실확인자료가 별건의 범죄사실을 수사하거나 소추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통신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 따라서 그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및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피의자와 사이의 인적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피고사건에 대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

【참조조문】 통신비밀보호법 제12조 제1호, 제13조의5, 형사소송법 제307조

【참조판례】 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4도2121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희영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16. 8. 11. 선고 2015노77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2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1)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제한조치의 집행으로 인하여 취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통신제한조치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되는 범죄를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경우 등에 한정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제12조 제1호),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사용제한에 관하여 이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제13조의5). 따라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에 의하여 취득한 통화내역 등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범죄의 수사·소추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 그 대상 범죄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 및 이와 관련된 범죄에 한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4도2121 판결 참조). 여기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의 목적이 된 범죄와 관련된 범죄라 함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자료제공 요청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중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 및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통신비밀보호법이 위와 같이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사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것은 특정한 혐의사실을 전제로 제공된 통신사실확인자료가 별건의 범죄사실을 수사하거나 소추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통신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내용과 당해 수사의 대상 및 수사 경위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피의자와 사이의 인적 관련성은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대상자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등 공범이나 간접정범은 물론 필요적 공범 등에 대한 피고사건에 대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는 피고인 1이 건설현장 식당운영권 알선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전국 여러 지역의 건설현장 식당운영권 수주와 관련하여 공무원이나 공사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10. 12. 16. 및 2010. 12. 21. 통신비밀보호법 관련 규정에 따라 서울동부지방법원 판사의 허가를 받아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취득한 사실, 그중 2010. 12. 16.자 허가서는 대상자가 ‘피고인 1’이고, 대상 범죄는 ‘2010. 3.경부터 2010. 10.경 사이의 피고인 1과 공소외인 사이의 ○○○○ 직원 채용 및 ○○○○ 발주 공사 납품업체 선정 청탁 관련 금품수수(공여자는 피고인 1)’로 기재되어 있고, 2010. 12. 21.자 허가서에는 대상자는 ‘피고인 1 등’으로, 대상 범죄는 ‘2009. 2.경부터 2010. 12.경까지 사이의 공소외인과 피고인 1 사이의 ○○○○ 직원 채용 및 ○○○○ 발주 공사 납품업체 선정, △△건설 사장에 대한 인천 송도 건설현장의 식당운영권 수주 영향력 행사 청탁 관련 금품수수(공여자는 피고인 1)’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통신사실확인자료에는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무렵 통화한 내역이 포함되어 있고, 검사는 위 통화내역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뇌물공여 및 뇌물수수의 점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 중 피고인 1과 공소외인 사이의 ○○○○ 직원 채용 및 ○○○○ 발주 공사 납품업체 선정 관련 부분은 부산교통공사가 발주하는 지하철 공사현장의 식당운영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청탁하면서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아무런 관련성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 1의 인천 송도 건설현장의 식당운영권 수주 관련 금품제공 부분은 범행 경위와 수법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동일하고 범행 시기도 근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당시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위 혐의사실을 포함하여 여러 건설현장의 식당운영권 수주를 위해 다수의 공무원이나 공사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하였다는 혐의로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피고인 2와 관련된 이 사건 공소사실 관련 사항은 당시에는 직접 수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나중에 부산지방검찰청에서 별도의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종전에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확보해 두었던 통신사실확인자료에서 이 사건 피고인들 사이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게 되어 이를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제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사정, 특히 이 사건 공소사실은 건설현장 식당운영권 수주와 관련한 피고인 1의 일련의 범죄혐의와 범행 경위와 수법 등이 공통되고, 이 사건에서 증거로 제출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그 범행과 관련된 뇌물수수 등 범죄에 대한 포괄적인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과 이 사건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요청 허가서에 기재된 혐의사실은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또한 그 허가서에 대상자로 기재된 피고인 1은 이 사건 피고인 2의 뇌물수수 범행의 증뢰자로서 필요적 공범에 해당하는 이상 인적 관련성도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허가서에 의하여 제공받은 통화내역은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명을 위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그렇다면 원심이 피고인 1과 피고인 2의 위 통화내역을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명을 위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이유 설시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그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사용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뇌물죄의 직무관련성, 대가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그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증거의 취사 선택 및 평가와 이를 토대로 한 사실의 인정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고 상고법원도 이에 기속된다.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에 의하여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모두 인정한 것은, 사실심법원이 자유심증에 따라 판단하는 사실인정의 영역에 속한다고 할 것인데,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이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 밖에 원심이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데에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피고인 1의 상고이유 주장은 어느 것이나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주심) 박보영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