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호위조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5도1413, 판결] 【판시사항】 행사할 목적으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경우, 공기호위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행사할 목적’의 의미

【참조조문】 형법 제238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1997. 7. 8. 선고 96도3319 판결(공1997하, 2435)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5. 1. 8. 선고 2014노215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38조 제1항에 의하면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경우에 공기호위조죄가 성립하고, 여기서 ‘행사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마치 진정한 것처럼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을 말한다. 또한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할 목적’이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자동차에 부착하여 운행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자동차의 동일성에 관한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7. 7. 8. 선고 96도331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공소외인으로부터 (차량번호 1 생략) 크레인 화물차량(이하 ‘이 사건 화물차량’이라고 한다)의 수리를 의뢰받고 2013. 1. 25. 견인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 운영의 자동차공업사로 견인하여 오던 중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분실하였다.

나. 공소외인은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사정을 들은 후 이 사건 화물차량이 프레임이 부러져 장거리 이동은 불가능하나 고정된 장소에서 크레인 용도로는 사용이 가능하므로 수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하였고, 창고에서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더라도 등록번호판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등록번호판을 찾아서 다시 부착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다. 피고인은 분실한 등록번호판을 찾지 못하고, 이 사건 화물차량의 등록원부상의 소유자와 실제 차주가 일치하지 않아 자동차등록번호판의 재교부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소외인으로부터 견적이 적게 나오는 업체로 이 사건 화물차량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위 공업사 내에 보관 중이던 다른 차량인 (차량번호 2 생략) 차량의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위조한 다음 이 사건 화물차량의 뒷부분에 부착하였다.

라. 피고인이 등록번호판을 위조한 방법은 다른 차량의 정상적인 등록번호판을 떼어 내 그 위에 흰색 페인트를 칠한 다음 검은색 페인트로 ‘(차량번호 1 생략)’이라고 기재한 것으로 정교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더라도 실제 자동차등록번호판과 모양, 크기, 글자의 배열 등이 유사하여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염려가 있다고 보인다.

3. 이러한 사실관계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위조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이 사건 화물차량에 부착하여 이 사건 화물차량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이 사건 화물차량의 실제 소유자인 공소외인이 이를 인수받아 그 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아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한 것으로서 행사할 목적으로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원심이 ‘공기호인 자동차등록번호판의 행사’라 함은 그것이 부착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운행’은 그 사전적 의미가 정하여진 길을 따라 차량 따위로 운전하여 다니는 것을 일컫는 점, 이 사건 화물차량은 파손되어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고, 공소외인이 이 사건 화물차량을 지게차 대용으로 고정해 놓고 쓰려고 하였다고 하나 이를 자동차의 용법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제작한 등록번호판의 외형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진정한 등록번호판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행사할 목적으로 이 사건 등록번호판을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공기호위조죄의 행사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박병대 박보영(주심)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