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비공개결정처분취소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두9349, 판결] 【판시사항】 [1] 국민의 정보공개청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를 허용해야 하는지(소극) [2] 교도소에 복역 중인 甲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자신에 대한 불기소사건 수사기록 중 타인의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의 공개를 청구하였으나 검사장이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등에 규정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사안에서, 甲의 정보공개청구는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권의 의미와 성질,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3조, 제5조 제1항, 제6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목적, 정보공개법이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정보의 사용 목적이나 정보에 접근하려는 이유에 관한 어떠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 정보공개청구는 정보공개법 제9조에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정보를 취득 또는 활용할 의사가 전혀 없이 정보공개 제도를 이용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거나, 오로지 공공기관의 담당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처럼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옳다. [2] 교도소에 복역 중인 甲이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자신에 대한 불기소사건 수사기록 중 타인의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의 공개를 청구하였으나 검사장이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등에 규정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한 사안에서, 甲은 위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이 아니라, 청구가 거부되면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승소한 뒤 소송비용 확정절차를 통해 자신이 그 소송에서 실제 지출한 소송비용보다 다액을 소송비용으로 지급받아 금전적 이득을 취하거나, 수감 중 변론기일에 출정하여 강제노역을 회피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고 볼 여지가 큰 점 등에 비추어 甲의 정보공개청구는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조 제1항, 제6조 [2]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조 제1항, 제6조, 제9조 제1항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4. 6. 11. 선고 2013누319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국민의 알 권리, 특히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접근할 권리는 우리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인정되는 것으로 그 권리의 내용에는 국민 누구나 공공기관에 대하여 보유·관리하고 있는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이른바,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권이 포함된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2013. 8. 6. 법률 제119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은 제3조에서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하여야 한다는 정보공개의 원칙을 규정하고, 제5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하며, 제6조에서 정보의 공개를 청구하는 국민의 권리가 존중될 수 있도록 이 법을 운영하고 소관 관련 법령을 정비하여야 하는 등의 공공기관의 의무에 관하여 규정하는 등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권의 내용과 행사절차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권의 의미와 성질, 정보공개법의 규정 내용과 입법 목적, 정보공개법이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정보의 사용 목적이나 정보에 접근하려는 이유에 관한 어떠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 정보공개청구는 정보공개법 제9조에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정보를 취득 또는 활용할 의사가 전혀 없이 정보공개 제도를 이용하여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거나, 오로지 공공기관의 담당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처럼 권리의 남용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옳다.

2. 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에 있으면서 수백 회에 걸쳐 여러 국가기관을 상대로 다양한 내용의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하여 왔고, 정보공개거부처분에 대하여 전국의 각 법원에 취소청구소송(이하 ‘정보공개청구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2) 다수의 사건에서 원고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행정청이 공개 또는 부분공개의 결정을 하였으나, 원고는 해당 정보를 수령하지 아니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의 원심을 포함한 대다수의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특정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그런데 원심에서의 원고 소송대리인은 변론기일에 1회 출석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구한다고 진술하였을 뿐 준비서면이나 서증을 제출하는 등의 변론행위를 한 바 없다. 원고는 교도소 직원과의 면담에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승소하여 소송비용 확정절차를 거쳐 변호사보수를 지급받으면, 이를 변호사와 자신이 배분하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하였다. (4) 원고는 수감 중 정보공개청구소송의 변론에 출석하기 위하여 약 90회 이상 전국 법원에 출정하였는데, 그에 따른 수백만 원의 출정비용을 납부하지 아니하고 있다. (5) 원고는 교도소 직원과의 상담에서 ‘자신이 진행해 온 정보공개청구 및 정보공개청구소송은 권리구제를 위한 것이 아니었고, 자신의 시간과 국가기관의 행정력을 헛되이 소모시키는 행위였으므로 이러한 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정보에의 접근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이 아니라, 청구가 거부되면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승소한 뒤 소송비용 확정절차를 통해 자신이 그 소송에서 실제 지출한 소송비용보다 다액을 소송비용으로 지급받아 금전적 이득을 취하거나, 수감 중 변론기일에 출정하여 강제노역을 회피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고,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이러한 정보공개청구는 권리를 남용하는 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지 아니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 중 일부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정보공개청구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주심) 박보영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