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부인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므4591, 판결] 【판시사항】 [1] 법 해석의 방법과 한계 [2] 민법 제846조, 제847조 제1항에서 정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있는 ‘부(婦), 처(妻)’는 자의 생모에 한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여기에 ‘재혼한 처(妻)’가 포함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법 해석은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원칙적으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정·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타당성 있는 법 해석의 요청에 부응하여야 한다. [2] 민법 제846조에서의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해당하는 ‘부부의 일방’, 즉 제844조 제1항에서의 ‘부’와 ‘자를 혼인 중에 포태한 처’를 가리키고, 그렇다면 이 경우의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하며, 제847조 제1항에서의 ‘처’도 제846조에 규정된 ‘부부의 일방으로서의 처’를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 결국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한다. 우리 민법은 부자(父子)관계를 결정함에 있어 ‘가정의 평화' 또는 ‘자의 복리'를 위하여 혼인 중 출생자를 부의 친생자로 강하게 추정하면서도, ‘혈연진실주의’를 채택하여 일정한 경우에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당시에는 부(夫)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으나, 위 민법 개정으로 부 외에 처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개정 이유는 부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혈연진실주의 및 부부평등의 이념에 부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즉 부부가 이혼하여 처가 자의 생부와 혼인한 경우, 부부가 화해의 전망 없이 상당한 기간 별거하고 있는 경우, 부가 친생부인은 하지 않은 채 단지 보복적 감정에서 자를 학대하는 경우 등에는 생모도 친생부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개정 이유였다. 이러한 개정 이유에 비추어 보아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처’는 ‘자의 생모’만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민법 규정의 입법 취지, 개정 연혁과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846조, 제847조 제1항에서 정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있는 ‘부(婦), 처(妻)’는 자의 생모에 한정되고, 여기에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법률상 부(父)와 ‘재혼한 처(妻)’는 포함되지 않는다.

【참조조문】 [1] 민법 제846조, 제847조 제1항 [2] 민법 제844조 제1항, 제846조, 제847조 제1항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상고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3. 9. 5. 선고 2013르9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원고 1의 항소를 기각한다. 원고 2의 상고를 기각한다. 원고 1과 피고 사이의 항소 제기 이후 소송비용은 원고 1이 부담하고, 원고 2와 피고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 2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상고이유는, 망인의 직계비속인 원고 2로서는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는 제척기간 내에 제기된 것으로서 적법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법 제851조, 제847조 제1항 등 관련 규정에 의하면,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부의 직계비속은 부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원심은 망인의 직계비속인 원고 2의 이 사건 소는 망인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은 옳고, 거기에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원고적격에 관한 피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원심은, 민법 제846조, 제847조 제1항에서 정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은 ‘부부(夫婦)’ 또는 ‘부(夫) 또는 처(妻)’에게 있는데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여기의 ‘부(婦), 처(妻)’에는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생모뿐만 아니라 친생부인이 주장되는 대상자의 법률상 부(父)와 재혼한 처(妻)(이하 ‘재혼한 처’라고만 한다)도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이유로 위 ‘부(婦), 처(妻)’는 자의 생모만을 의미하므로 원고 1에게는 원고적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 법 해석은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원칙적으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정·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타당성 있는 법 해석의 요청에 부응하여야 한다.

다. 위와 같은 법 해석 방법에 따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민법에 의하면, 처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는 부의 자로 추정하고(제844조 제1항),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그자가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제846조), 친생부인의 소는 부 또는 처가 다른 일방 또는 자를 상대로 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이를 제기하여야 한다(제847조 제1항). 제846조에서의 ‘부부의 일방’은 제844조의 경우에 해당하는 ‘부부의 일방’, 즉 제844조 제1항에서의 ‘부’와 ‘자를 혼인 중에 포태한 처’를 가리키고, 그렇다면 이 경우의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하며, 제847조 제1항에서의 ‘처’도 제846조에 규정된 ‘부부의 일방으로서의 처’를 의미한다고 해석되므로, 결국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처는 자의 생모를 의미한다. 2) 우리 민법은 부자(父子)관계를 결정함에 있어 ‘가정의 평화' 또는 ‘자의 복리'를 위하여 혼인 중 출생자를 부의 친생자로 강하게 추정하면서도, ‘혈연진실주의’를 채택하여 일정한 경우에 그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 민법(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당시에는 부(夫)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으나, 위 민법 개정으로 부 외에 처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개정 이유는 부만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혈연진실주의 및 부부평등의 이념에 부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즉 부부가 이혼하여 처가 자의 생부와 혼인한 경우, 부부가 화해의 전망 없이 상당한 기간 별거하고 있는 경우, 부가 친생부인은 하지 않은 채 단지 보복적 감정에서 자를 학대하는 경우 등에는 생모도 친생부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개정 이유였다. 이러한 개정 이유에 비추어 보아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처’는 ‘자의 생모’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3) 위와 같은 민법 규정의 입법 취지, 개정 연혁과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846조, 제847조 제1항에서 정한 친생부인의 소의 원고적격이 있는 ‘부(婦), 처(妻)’는 자의 생모에 한정되고, 여기에 ‘재혼한 처’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재혼한 처’도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친생부인의 소에 있어서의 원고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원고 1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은 이 법원이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할 것으로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판결은 타당하므로 원고 1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2의 상고를 기각하며, 원고 1과 피고 사이의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과 원고 2와 피고 사이의 상고비용은 각 그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박보영 김신(주심) 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