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시국 선언

국정원 대선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

-선배님들께서 희생으로 쌓아올린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지난 6월 14일, 검찰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후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였다.

학생, 교수,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은 현시국을 개탄하며 시국선언을 이어나갔고, 지금도 그들은 끊임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통탄의 눈빛으로 이 사태를 응시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 때부터 불거졌던 국정원의 선거개입 및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의혹은 민주주의 국가의 체제자체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것이 대선에 미친 영향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선거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이들의 희생 위에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임은 의심할 바 없다. 아직 사법부의 판단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그러한 정황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이 사태는 무엇보다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회 및 여야 정당들은 기나긴 논쟁 끝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정당간의 꼬투리 잡기식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는 계속해서 흐려지고 있다.

정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이 극도로 심화되면서 국민들은 정치에 피로와 실망감을 느끼고, 이 사태에 대해 점점 관심을 잃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는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위협과 우려 속에서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은 채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선배님들께서 피땀 흘려 이루어내신 지금의 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한 명,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보편적이면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본인의 위치에서 소리 높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진정 나쁜 나라에서 난, 진정 좋은 이로 남을 수 없네. 진정 나쁜 이로 남기 싫어 진정 좋은 나라를 만들겠네'라고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서길 간절히 원했던 이한열 선배님의 정신을 다시금 생각하며,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 오늘 이한열 동산 앞에서 정부 및 국회에 아래의 사항을 촉구할 것을 엄숙히 요구한다.

하나. 국회 및 여야는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국정원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라
하나. 사법부는 특정 여론에 휘둘리지 않은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통해 관련자를 처벌하라
하나. 정부와 국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국정원을 제도적으로 개혁하라

국정원 사태는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아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코 묻혀지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고 진정성 있는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연세대학교 제50대 총학생회는 우리네 선배님들께서 희생으로 쌓아올리신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키고자 이번 사태를 끝까지 예의주시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3년 7월 11일

연세대 제50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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