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고려대학교 학생 시국선언

"민주주의의 적은 누구인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태의 책임자 진상 규명과 민주 회복을 위한 고려대학교 학생 606인 시국선언문

지난 2012년 12월, 국가정보원 직원 김 씨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공간에서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여론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대선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찰은 국정원 직원에게서 어떠한 혐의도 찾을 수 없었다는 발표를 했고 당시 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죄 없는 국정원 직원을 모함하였다며 소리 높여 야당을 비난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거짓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이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수없이 작성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한 마냥 은폐할 것을 경찰 수뇌부가 지시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후 검찰 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과 대선 여론 조작의 물증이 쏟아져 나왔다. 국가기관으로써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은 상부의 지시로 이를 은폐한 심각한 범죄가 벌어진 것이다.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끄는 새누리당'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 속에서 국회는 지난 7월, 이 사태의 책임자를 분명하게 가려내기 위해 45일을 기한으로 8월 15일까지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방해 공작으로 인해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의 본질과 관계없는 트집 잡기로 인해 8월까지 제대로 된 회의는 하루 밖에 열린 적이 없었고 트집거리가 없어지자 갑작스레 덥다는 핑계로 새누리당 측 국정조사 위원들이 여름휴가를 떠나 국정조사가 마비되었다. 뿐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도 국정원의 여론 조작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며 대놓고 국정원을 두둔하는 황당한 주장을 일삼아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새누리당이 국정원과 한 패가 되어 국정조사를 조직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언론 통제'

언론의 통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을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음에도 주요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흔한 정쟁의 가십거리 정도로 다루고 있으며 공중파 방송 3사는 뉴스 보도를 차단함은 물론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별 이유 없이 통째로 편집하거나 방송을 중단시키는 충격적인 행태를 보였다. 게다가 해외의 민주화 시위는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수만의 국민들이 주말마다 광장에 모여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는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통제 없이 이와 같은 일사불란한 언론 조작은 불가능하다.

'누가, 무엇 때문에 국정원 사태를 덮으려 드는가?'

국정원은 일체의 업무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따라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지휘한 총책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된다. 사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이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정권 연장을 위해 국가 기관을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 헌정 질서를 파괴한 것으로 새누리당은 이 심각한 범죄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이 국정조사로 인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소재가 드러나면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의 화살을 피할 수 없기에 이들은 총력을 다 해 이 사태를 덮으려 드는 것이다.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 기본을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흘려온 피의 역사다. 언제까지 우리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명제에 참을 부여해야 하는가. 피를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정의를 질식시키고 진실을 감추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이들을 뿌리 채 뽑아내지 않는 한 피의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이제 다시 대학생이 민주주의의 적들과 가장 앞서 마주 설 때다. 서슬 퍼런 이승만 독재정권의 탄압 속에도 의연히 4.19혁명의 도화선을 지폈던 민족고대의 자랑찬 기상으로 이 땅이 부여한 청년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사실관계를 감추려 들어도 진실은 마침내 승리할 것이고 정의는 바로 세워질 것이다.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고 언론을 조작할 수는 있어도 국민의 분노를 통제할 수는 없다. 정권 재창출의 야욕을 위해 민주주의의 적이길 자임한 새누리당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 아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1. 대통령 선거를 유린하고 국민을 농락한 집권 여당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를 직접 책임져라.
1.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가정보원과 이를 은폐한 경찰 관계자를 엄단하라.
1. 음지에서 초법적인 범죄 행위를 자행한 국가정보원을 국민의 통제 하에 두고 국내정치 개입을 원천봉쇄하라.
1. 언론은 국민의 편에서 진실을 보도하고 정부의 압력을 거부하라.

- 고려대학교 학생 606인 일동 명단 -

[간호대학] 김진우 나누리 박종혁 심송원 이호천 [경영대학] 기병준 김강산 김근영 김병준 김정수 김종혁 김지훈 김형우 남규민 박찬호 손민석 송호근 신예찬 안상원 윤현욱 이하늘 임예원 임형섭 전우주 정이찬 정준성 조상호 [공과대학] 강정아 김도연 김수민 김우진 김지수 김태현 남정호 박도순 박병진 박상현 박세원 박세원 박소미 박태우 안창경 오영석 오정석 우윤의 유미리 유수현 윤갑천 윤경 윤기성 윤명석 이중현 임원묵 정상우 정희원 제현종 조균연 조우리 현자영 황수민 [과학기술대학] 박성준 황여진 [국제학부] 권인성 권혁동 김아람 김지원 박상혁 이동경 이수정 이은샘 [디자인조형학부] 안이경 최보경 [문과대학] 갈승근 강동헌 강문빈 강서진 강영훈 강종성 강태경 공유진 구준하 권용직 권현규 김가현 김건우 김경수 김경아 김경인 김기동 김도훈 김민주 김민형 김민호 김보아 김성빈 김슬기라 김승경 김승태 김예은 김예찬 김웅기 김유정 김윤형 김정수 김정수 김지혜 나단 남상일 노혜진 문예나 문혜민 민경현 민예지 박민희 박빛 박세연 박수연 박예닮 박우현 박정우 박종민 박진수 박창훈 박창훈 반순웅 배동률 백인규 손시내 손지성 손창용 송한솔 신수진 심보람 심승우 안솔비 양태영 어혜선 어혜원 염동규 오다영 유윤희 유재혁 유지윤 유지인 윤서인 윤성민 윤솔 윤연정 윤영탁 이가은 이경란 이경민 이다미 이다영 이동환 이민재 이병엽 이소민 이송희 이순영 이원웅 이은별 이은비 이정인 이종식 이종원 이주호 이준재 이준형 이지응 이하영 이하은 이혜인 이휘현 임광순 임다솔 임소민 임수영 장경진 전두영 전진영 정다운 정보윤 정서현 정유희 정의화 정현직 정효락 조명아 조성용 조은지 조해인 주현정 채홍병 최은희 최지선 최지연 최하영 최현광 한수정 한승범 한인희 홍기석 홍정헌 홍주은 황경진 황성재 황용수 [미디어학부] 곽우신 김기남 김성근 김정선 모진수 박지민 손우진 유종헌 이상원 전유민 정승연 조단원 최재규 한혜인 [법과대학] 곽윤직 김창훈 김철환 박수관 이동재 [보건과학대학] 강용국 기도엽 배용현 이은별 정다은 허우진 [사범대학] 김동현 김선범 김성균 김수연 김수영 김정재 김종일 김지향 김태희 김화평 나우권 문지혜 박범수 박석규 박선 박진아 서민지 서세영 송석한 안현섭 엄지윤 유시경 윤극양 이대열 이영태 이예은 이의리 이태형 정승택 조효정 최지윤 [생명과학대학] 김나영 김다솜 김명환 김미림 김반석 김지원 김환규 박성은 박진우 반태진 어준규 여홍구 유영랑 유진 이선미 이세종 이엄지 이정인 이주연 이훈현 전민서 전혜란 정예진 천정훈 최은현 [이과대학] 강권필 강민정 강윤아 강정현 강태훈 고영경 고하은 곽두원 구정민 권기경 권정식 권태현 김경아 김기대 김나라 김다현 김동영 김동환 김무경 김서진 김설아 김성민 김세진 김송희 김수정 김승호 김신형 김연수 김영건 김우정 김은성 김재권 김준범 김진우 김총 김태림 김형기 나유선 노가영 노유정 류성식 마민희 문상정 박병준 박상명 박소운 박소현 박소희 박재균 박재범 박준영 박진한 배경훈 배우진 배철우 백태진 서진솔 송희지 신상국 심광준 심인섭 안미선 안진수 양현민 양현정 염유라 오병혁 오윤봉 오인광 원지연 유석현 유재광 유준희 유지성 윤명로 윤여원 윤지현 윤채열 이가문비 이건수 이건욱 이기윤 이길훈 이두성 이민섭 이상훈 이상훈 이샛별 이세영 이연학 이예란 이용성 이장호 이정수 이주영 이주형 이준성 이태관 이현훈 이희동 임규원 임우진 임재현 임춘수 장현식 전재문 정민 정영현 정재훈 조무현 조성준 조영인 조하연 조현아 주예진 차기훈 채종운 채희승 최세경 최영은 최종묵 최진원 최혁준 최현철 허서윤 황현상 [인문대학] 김현주 박재웅 [자유전공학부] 문정현 설용진 신두현 장수창 [정경대학] 강민수 강승혜 강태헌 고대우 고용섭 고진혁 구남웅 구본길 구정태 구창회 권가영 권민경 권숙인 권이혁 권재우 권재현 기언석 김강우 김경은 김경진 김남훈 김도원 김리현 김민지 김성은 김성현 김세진 김소희 김수겸 김수진 김영석 김영선 김영진 김예원 김정문 김종명 김준영 김준홍 김창현 김태영 김하영 김한빛 김한슬 김현희 김형남 김형래 김혜진 김화윤 류동열 류재창 류지현 문병주 문보람 문석중 문성균 문아영 문호석 민경찬 박병현 박병훈 박상용 박상우 박상우 박원익 박재남 박재준 박정호 박준민 박찬혁 박희석 배건희 배수현 배정환 배진영 변예찬 설동연 소예니 손도형 송민 송영재 신민우 신필준 안보영 안사민 안영신 양수완 양태규 양해진 엄재훈 엄현욱 오건우 오세호 오완교 오원석 오진명 옥새봄 우다은 우성민 우성은 원용완 유재홍 유지영 유현종 윤동재 윤의열 윤정석 이규민 이동희 이민호 이상욱 이상원 이수경 이수민 이수연 이승윤 이우조 이유리 이윤호 이은경 이잉걸 이재경 이재진 이재현 이정우 이종열 이종현 이종훈 이준민 이진아 이진희 이창휘 이철민 이태훈 이한결 이현재 이혜우 인광열 임인욱 임태균 장병선 장승원 장유영 장주리 장형중 전누리 전찬울 정숙영 정은임 조성안 조성준 조용혁 조창민 조훈 주현우 지은빛 진성진 진소리 진태환 차수진 최규한 최선을 최성림 최수인 최영우 최익중 최종우 최준현 최해인 최희종 표한빛 하원준 하홍석 한연규 홍사훈 홍석환 홍진실 황대웅 황돈하 [정보통신대학] 이경민 최상혁 홍진우

라이선스 편집

 

이 저작물은 공개적으로 행한 정치적 연설이나 공개적으로 법정, 국회, 지방의회에서 행한 진술이므로 대한민국 저작권법 제24조에 의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동일한 저작자의 연설이나 진술을 편집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