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금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54478, 판결] 【판시사항】 [1]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한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국가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공중보건의인 甲에게 치료를 받던 乙이 사망하자 乙의 유족들이 甲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甲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甲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확정되어 甲이 乙의 유족들에게 판결금 채무를 지급한 사안에서, 직무 수행 중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甲은 국가에 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이처럼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였다면 그것은 채무자 아닌 사람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 또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피해자는 공무원에 대하여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고, 그에 따라 피해자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여 국가는 자신의 출연 없이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한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대하여 국가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내에서 공무원이 변제한 금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공중보건의인 甲에게 치료를 받던 乙이 사망하자 乙의 유족들이 甲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甲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甲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확정되어 甲이 乙의 유족들에게 판결금 채무를 지급한 사안에서, 甲은 공무원으로서 직무 수행 중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어서 乙과 유족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乙의 유족들에 대한 패소판결에 따라 그들에게 손해를 배상한 것이고, 이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乙과 유족들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하고 국가는 자신의 출연 없이 채무를 면하였으므로, 甲은 국가에 대하여 변제금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2조, 민법 제469조, 제744조 [2] 국가배상법 제2조, 민법 제744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공1996상, 771)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2. 6. 7. 선고 2011나9637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선행소송에서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 원고에게 직무수행상의 고의나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에서의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공무원의 중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선행소송에서 공무원이라는 주장을 하지 아니하여 금전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았다가 이후 자신이 공무원이고 소외인을 치료함에 있어 경과실이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소외인 및 그 유족들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 또는 자기모순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신의칙 또는 자기모순금지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 제4점에 대하여 가.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처럼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였다면 그것은 채무자 아닌 사람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 또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피해자는 공무원에 대하여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고, 그에 따라 피해자의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여 국가는 자신의 출연 없이 그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직접 배상한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에 대하여 국가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내에서 공무원이 변제한 금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은, ① 원고는 의료법인 복천의료재단 ○○○병원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다가 2005. 10. 24.부터 2005. 11. 11.까지 소외인을 치료하였는데 소외인이 2005. 12. 23.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실, ② 소외인의 유족들은 원고의 의료과실로 소외인이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와 의료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원고의 혈액배양검사 미실시 및 3세대 항생제 미처방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고 하여 ‘원고와 의료법인은 각자 소외인의 유족들에게 합계 218,048,314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그 판결은 2010. 11. 11. 확정된 사실, ③ 원고는 2010. 11. 22. 소외인의 유족들에게 판결금 채무 합계 327,181,803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의 의료과실이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것이어서 소외인 및 그 유족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소외인의 유족들에 대한 패소판결에 따라 그들에게 손해를 배상한 것이고, 이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소외인 및 그 유족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는 자신의 출연 없이 채무를 면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변제금액에 관하여 구상권을 취득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의 이유설시에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구상권의 취득이나 변제자 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