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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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에 대한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손해발생지의 외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제조물의 결함에 따른 손해를 배상한 제조물 공급자 등이 제조업자를 상대로 외국 법원에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외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미국 플로리다 주에 본점을 둔 갑 기업이 국내 기업인 을 주식회사가 미국 뉴욕 주에 본점을 둔 병 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작·수출한 전기압력밥솥을 다시 구매하여 미국 전역에 판매하였다가 위 밥솥의 하자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합의한 다음 을 회사와 그로부터 분할·설립된 정 주식회사를 상대로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정 회사로 하여금 구상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받은 사안에서, 정 회사와 미국 뉴욕 주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위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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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제사법 제2조 제1항, 제2항 [2] 국제사법 제2조 제1항, 제2항,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1호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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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3다39607 판결(공1996상, 26)

대법원 2013. 7. 12. 선고 2006다17539 판결(공2013하, 1454)

【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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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상고인】에이치에스엔 엘피(HSN, L.P.)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박교선 외 3인)

【피고, 피상고인】주식회사 대양코리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외 1인)

【원심판결】서울고법 2012. 1. 19. 선고 2011나696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관할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관할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국제사법 제2조는 제1항에서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를 도모한다는 기본이념에 따라 국제재판관할을 결정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소송당사자들의 공평, 편의 그리고 예측가능성과 같은 개인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재판의 적정, 신속, 효율 및 판결의 실효성 등과 같은 법원 및 국가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이러한 다양한 이익 중 어떠한 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지 여부는 개별 사건에서 법정지와 당사자의 실질적 관련성 및 법정지와 분쟁이 된 사안과의 실질적 관련성을 객관적인 기준으로 삼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71908, 71915 판결 참조). 특히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에 대한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손해발생지의 외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조업자가 그 손해발생지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그 지역의 외국 법원에 제소될 것임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제조업자와 손해발생지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3다39607 판결 참조). 마찬가지로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한 제조물 공급자 등이 제조업자를 상대로 외국 법원에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제조업자가 그 외국 법원에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당할 것임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제조업자와 그 법정지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① 주식회사 대륙전자(이후 ‘주식회사 드레코’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 ‘드레코’라고 한다)는 1999. 6. 1. 미국 뉴욕 주에 본점을 둔 기업인 ‘Appliance Corporation of America, L.L.C.’(이하 ‘에이씨에이’라고 한다)에 PC501 전기압력밥솥(이하 ‘이 사건 압력밥솥’이라 한다)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내용의 판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드레코는 이 사건 압력밥솥에 에이씨에이가 지시한 ‘Wellbilt’라는 상표를 부착하여, 1999. 8. 27.과 같은 해 9. 12. 에이씨에이에 모두 5,865개의 압력밥솥을 공급한 사실, ③ 에이씨에이는 2001년경부터 이 사건 압력밥솥을 위와 같은 상표로 미국 플로리다 주에 본점을 두고 홈쇼핑 사업 등을 하는 원고에게 판매하였고, 원고는 이를 다시 미국 전역에 판매한 사실, ④ 그런데 이 사건 압력밥솥의 뚜껑은 내용물이 아직 압력 하에 있는 가운데 너무 일찍 열려 사고를 야기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그와 같은 사고로 인해 화상과 같은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2005년경부터 원고를 상대로 미국 뉴욕 주, 캘리포니아 주, 텍사스 주, 플로리다 주, 펜실베이니아 주, 뉴저지 주, 앨라배마 주, 오하이오 주, 뉴멕시코 주, 푸에르토리코 등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손해배상을 요구한 사실, ⑤ 피고는 2006. 6. 2. 드레코로부터 분할·설립된 사실, ⑥ 원고는 2006. 6. 16. 드레코를 상대로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United States District Court of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 이하 ‘이 사건 뉴욕법원’이라 한다)에 원고가 이 사건 압력밥솥의 하자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과의 소송에서 손해배상금을 각 지급하여 합의하였음을 이유로, 그 손해배상금, 소송비용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사건의 소장과 소환장은 2006. 11. 9. 적법한 방식으로 드레코에 송달된 사실, ⑦ 원고는 2008. 4. 14. 이 사건 뉴욕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드레코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였음을 이유로 위 소장과 같은 내용의 보충된 소환장 등을 제출하였고, 이는 2008. 6. 13. 적법한 방식으로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⑧ 이 사건 뉴욕법원은 2009. 7. 9. 원고의 결석재판신청을 받아들여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그 판시와 같은 금원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대상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한 사실, ⑨ 드레코는 미국에 주소나 영업소, 판매대리점 등을 두지 않았고, 미국의 소비자에게 이 사건 압력밥솥에 관하여 상품광고나 구매상담 등의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드레코가 미국에 주소나 영업소, 판매대리점 등을 두거나 미국 소비자에게 이 사건 압력밥솥에 관하여 상품광고 또는 구매상담 등의 영업행위를 한 것이 전혀 없는 이상, 단지 미국 뉴욕 주에 주소를 둔 에이씨에이에 2회에 걸쳐 이 사건 압력밥솥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작하여 수출하였고, 이 사건 압력밥솥의 결함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피해자 중 일부가 미국 뉴욕 주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뉴욕법원에 그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당할 것임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피고와 미국 뉴욕 주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는 부적절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이 사건 뉴욕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국제재판관할권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심이 제조업자와 손해발생지 사이에 실질적 관련성이 없어 이 사건 뉴욕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덧붙여, 미국법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뉴욕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부가적으로 판단한 것을 다투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뉴욕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상, 위와 같은 부가적 판단의 당부는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김창석 조희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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