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다14562
구상금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다14562, 판결] 【판시사항】 [1] 보험자가 면책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에 따라 면책약관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경우, 상법 제682조에서 정한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운송인 甲 외국법인이 수하인 乙 주식회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乙 회사가 송하인 丙 주식회사에서 수입하는 귀금속을 丙 회사의 중국 공장에서 乙 회사의 서울 사무실까지 항공 및 육상으로 운송하던 중 귀금속 일부를 도난당한 사안에서, 운송계약 당시 송하인에게 교부한 항공화물운송장에 기재된 甲 법인의 책임제한에 관한 계약조건이 육상운송구간을 포함한 운송계약 전반에 적용된다고 한 사례 [3]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범위
【판결요지】 [1] 상법 제682조에서 정한 제3자에 대한 보험자대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 보험자가 보험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면책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에 따라 해당 면책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보험자는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다. [2] 운송인 甲 외국법인이 수하인 乙 주식회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乙 회사가 송하인 丙 주식회사에서 수입하는 귀금속을 丙 회사의 중국 공장에서 乙 회사의 서울 사무실까지 항공 및 육상으로 운송하던 중 귀금속 일부를 도난당한 사안에서, 운송계약 당시 작성하여 송하인에게 교부한 항공화물운송장에 기재된 甲 법인의 책임제한에 관한 계약조건은 약관으로서 항공운송과 육상운송이 결합된 위 운송계약의 내용을 이루므로,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위 책임제한 규정이 육상운송구간을 포함한 운송계약 전반에 적용된다고 한 사례. [3]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는 상행위로 인하여 직접 생긴 채무뿐만 아니라 그와 동일성이 있는 채무 또는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채무도 포함된다.
【참조조문】 [1] 상법 제682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 [2] 민법 제105조 [3] 상법 제54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48602 판결(공2009하, 1856)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아메리칸홈어슈어런스캄파니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외 2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페더럴익스프레스코포레이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공 담당변호사 송충렬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2. 27. 선고 2011나352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사고 발생 구간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도난사고가 인천공항 통관 후 수하인에게 배달되는 육상운송구간에서 발생하였다고 보아, 1999년 몬트리올에서 서명된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이하 ‘몬트리올 협약’이라 한다) 제18조 제4항에 의한 항공운송 중에 발생한 사고라는 추정이 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률상의 추정규정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보험자대위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상법 제682조에서 정한 제3자에 대한 보험자대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48602 판결 참조). 보험자가 보험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면책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에 따라 해당 면책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보험자는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2009. 4. 30. 비크조이엘리 주식회사(이하 ‘비크조이엘리’라 한다)와 사이에 비크조이엘리가 중국 칭다오에 있는 제모피아 쥬얼리 주식회사로부터 수입하는 미화 139,217.50달러 상당의 귀금속 3,347개, 중량 11.5kg에 관하여 ‘협회항공약관(전위험담보) 및 가액이 운송인에게 통보되고 가액에 상응한 요금이 지급되어야 하며(Full value declared to Carrier and Valuation Charge Paid), 국내운송 전과정 중 경호원이 동행되어야 함(It is warranted that the subject matter insured be accompanied by Guard during whole course of transit within domestic area)’을 보험조건으로 하여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비크조이엘리는 이 사건 화물을 수령한 직후 누군가 운송 과정에서 이 사건 화물이 들어 있던 철제상자와 종이상자를 훼손하고 화물 중 귀금속 780개 미화 27,148달러 상당을 절취한 사실을 발견하고 원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보험조건 부합 여부에 관하여 심사한 결과, 이 사건 보험조건 및 그 위반 시의 효과를 비크조이엘리에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그 보험조건을 적하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삼지 않기로 하고, 2009. 6. 9. 비크조이엘리에 보험금으로 미화 29,862.80달러(위 부족분 상당 가액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액)를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면책약관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해당 면책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됨으로써 피보험자인 비크조이엘리에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었던 것이므로, 적법하게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보험자대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보험자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약관상의 책임제한 규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운송계약 당시 작성되어 송하인에게 교부된 항공화물운송장의 뒷면에 계약조건(Conditions of Contract)이 기재되어 있는데, 위 계약조건에 피고의 책임제한(Limitation of Liability)과 관련하여 ‘바르샤바 협약 등의 국제조약이나 법률 등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송하인이 고가의 신고를 하고 소정의 추가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피고의 책임은 위 항공화물운송장에 의하여 운송물 당 미화 100달러 또는 1파운드 당 미화 9.07달러(kg당 미화 20달러) 중 더 큰 금액으로 제한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 사실,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의 수하물정보란에 ‘포장 1개, 무게 11.5kg, 화물명세 쥬얼리 18K Gold, 가액 미화 139,217.50달러’라는 기재가 있으나, 운송료를 지급하기로 한 비크조이엘리는 피고에게 고가 화물에 대한 요금이 아닌 일반요금만을 운송료로 지급한 사실, 이 사건 화물은 비크조이엘리가 중국 칭다오에 있는 업체로부터 수입하기 위하여 운송되는 것이었는데, 인천공항을 통관한 후 비크조이엘리에 배달되는 육상운송구간에서 그 내용물 일부를 도난당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 뒷면에 기재된 책임제한에 관한 계약조건은 약관으로서 항공운송과 육상운송이 결합된 이 사건 운송계약의 내용을 이룬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위 책임제한 규정은 육상운송구간을 포함한 이 사건 운송계약 전반에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도난사고가 육상운송구간에서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화물에 대하여 고가의 신고가 되고 또한 소정의 추가요금이 지불되지 않았다면 피고의 책임은 위 계약조건에 정해진 범위 내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도난사고가 육상운송구간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몬트리올 협약이나 이 사건 항공화물운송장의 이면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의 책임제한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항공화물운송장의 이면약관에 의한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4. 상사법정이율의 적용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상법 제54조의 상사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는 상행위로 인하여 직접 생긴 채무뿐만 아니라 그와 동일성이 있는 채무 또는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채무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 사건 운송계약은 상인인 피고가 영업으로 하는 상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는 비크조이엘리의 피고에 대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하고 있으므로, 그 지연손해금은 민사법정이율이 아닌 상법 제54조가 정한 연 6%의 상사법정이율을 적용하여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민사법정이율을 적용하여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으므로,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상사법정이율의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영한(재판장) 이인복(주심) 김용덕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