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등록 명의 이전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67651, 판결] 【판시사항】 [1] 상법 제398조가 이사와 회사의 거래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한 취지 및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에서 거래 상대방인 이사 스스로가 상법 제398조 위반을 이유로 거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2]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전하기로 하는 계약을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조문】 [1] 상법 제398조 [2] 특허법 제37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73. 10. 31. 선고 73다954 판결(공1973, 7567),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71271 판결(공2010상, 709)


【전문】 【원고, 피상고인】 코미녹스 인코포레이티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담당변호사 백현기 외 3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6. 30. 선고 2010나624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주식회사 코미팜(이하 ‘코미팜’이라 한다)과 피고 및 소외인이 2005. 5. 16. 메타아르세나이트 항암제인 ‘코미녹스’를 연구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며, 위 연구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과물(이하 ‘이 사건 성과물’이라 한다)에 대한 권리·의무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성과물을 코미팜, 소외인, 피고가 공유하고, 피고와 소외인은 이 사건 성과물의 실시를 제3자에게 라이센스 하는 등 이 사건 성과물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코미팜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특허 등의 공유계약(이하 ‘이 사건 공유계약’)을 체결한 사실, 코미팜은 2005. 12. 15. 원고와 사이에,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물에 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대신 원고로부터 로열티를 지급받고, 원고는 이 사건 성과물에 기한 각국의 임상실험, 개량발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개발양도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공유계약에 따른 이 사건 성과물 중에는, 원심판결 별지 1 목록 기재의 각 국제출원(PCT), 위 각 국제출원의 지정국 단계에서 특허등록을 받은 그 별지 2 목록 기재 각 특허권 및 위 각 국제출원의 지정국 단계에서 특허출원 중인 그 별지 3 목록 기재 각 특허출원이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위 인정 사실에 터 잡아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공유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성과물의 처분권한을 코미팜에게 위임하였고, 이에 따라 코미팜이 원고와 이 사건 개발양도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성과물에 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였으니, 피고는 원고에게 원심판결 별지 2 목록 기재 각 특허권에 관하여 이 사건 개발양도계약을 원인으로 한 각 특허권 등록지분의 이전등록절차 및 그 별지 3 목록 기재 각 특허출원에 관하여 출원인의 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는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공유계약은 효력이 없다는 등으로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 사건 공유계약은 코미팜의 자산에 속하는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지분을 코미팜의 이사인 피고에게 양도하는 것으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기거래에 속하는데 그에 관하여 코미팜 이사회의 승인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공유계약은 무효이지만, 원고가 코미팜 이사회의 결의 없이 이 사건 공유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선의의 제3자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이 사건 공유계약은 무효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우선 상법 제398조의 적용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유계약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 체결되었다는 데 대해 원고가 선의의 제3자라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상고이유로 주장한다. 그러나 상법 제398조가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한 것은, 이사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와 직접 거래를 하거나 이사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거래를 함으로써 이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 및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73. 10. 31. 선고 73다954 판결,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7다71271 판결 등 참조), 그 규정 취지에 비추어 이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가 상법 제398조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회사에 한정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의 상대방이나 제3자는 그 무효를 주장할 이익이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인 당해 이사 스스로가 위 규정 위반을 내세워 그 거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공유계약은 코미팜과 그 이사인 피고가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지분을 공유하기로 하는 것이므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계약의 상대방인 피고가 회사 이사회의 승인이 없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유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상법 제398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다만 원심은 코미팜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는 점에 관해 원고가 선의의 제3자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와 피고 등 사이에서는 이 사건 공유계약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함으로써 결국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공유계약이 무효라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셈이니, 이 부분 원심판단의 결론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사실인정 등이 잘못되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피고는 원심판결에 대한 다른 상고이유로서, 피고도 등록명의자 내지 출원명의자로 포함된 원심판결 별지 2, 3 목록 기재 각 특허권 등록지분 및 출원인 지위에 관한 권리 일체에 대하여 피고가 코미팜에게 그 처분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인정한 것은 계약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는 이 사건 공유계약에 의한 처분권 위임의 범위를 다투면서 코미팜이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특허권의 등록지분 등을 원고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대리권이 없다는 취지로 이해되므로 이에 관하여 판단한다. 가.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유계약은 이사와 회사 사이의 자기거래에 해당하지만 거래상대방인 피고는 회사인 코미팜이나 제3자인 원고에 대하여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공유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하여 그 계약에 포함된 처분권 위임약정의 효력에 대해서도 당연히 다툴 수 없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사가 가진 권리에 대하여 회사에게 그 처분권을 위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398조의 적용대상인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처분권 위임약정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문제라 할 것이다. 특히 앞서 본 이 사건 공유계약의 체결 경위와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유계약에 포함된 처분권 위임조항에 의하여 피고가 코미팜에게 처분권을 위임한 것은 이 사건 성과물에 관한 지분공유약정이 유효함을 전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지분공유약정에 의하여 이 사건 성과물 전체에 대하여 1/3 지분권을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그 처분권을 회사에 위임한 것이지, 그 약정에 대하여 이사회의 승인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가 그 무효를 주장하는 사정이 생기더라도 처분권 위임 부분은 그 효력이 유지되도록 하려는 것이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피고의 지분권 취득에 대하여 이사인 피고 스스로가 상법 제398조 위반을 이유로 코미팜이나 원고에 대하여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음으로 인하여 피고와 제3자인 원고 사이의 관계에서는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1/3 지분권이 피고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코미팜이 피고를 대리하여 이를 원고에게 양도한 처분행위까지도 유효하다고 하려면 피고가 그 처분권 위임의 효력에 대해서도 이를 부인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처분권을 위임받은 코미팜과 사이에 이 사건 개발양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코미팜에게 적법한 처분권이 있었다는 점은 원고에게 증명할 책임이 있다.

나. 그런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의 완성과 동시에 발명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지만, 이는 재산권으로서 양도성을 가지므로 계약 또는 상속 등을 통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 지분을 이전할 수 있고(특허법 제37조 제1항), 그 권리를 이전하기로 하는 계약은 명시적으로는 물론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유계약이 체결되기 이전인 2001. 4. 28.과 2002. 4. 25.에 자신과 소외인을 공동발명자로, 자신과 소외인 및 코미팜을 공동출원인으로 하여 이 사건 메타아르세나이트 항암제에 관한 특허출원을 한 바가 있고(이하 위 특허출원에 기한 특허권을 ‘이 사건 특허권’이라 한다), 이에 기초하여 피고는 원심에서 ‘이 사건 공유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피고가 이 사건 특허권의 공유자로 등록되어 있었기에 피고로서는 코미팜에게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처분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그에 대하여 이익 보장을 받는 내용의 이 사건 공유계약이나 이익분배약정의 체결을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특허출원 당시 이미 코미팜이 위 특허발명에 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일부 지분을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특허권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지 이 사건 공유계약에 따라 비로소 이 사건 성과물에 포함된 이 사건 특허권을 취득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비록 피고가 위 특허발명의 기술적 사상의 창작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발명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특허권의 대상인 특허발명 및 그에 관한 권리를 코미팜에 귀속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여를 한 점 등을 감안하여 발명자인 벤 라더마커로부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승계한 코미팜이 그 출원인에 피고를 포함시킴으로써 피고에게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일부 지분을 양도하여 장차 취득할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출원 당시 이미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도 보인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특허권의 등록 출원 당시 코미팜이 피고에게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일부 지분을 양도하여 장차 취득할 특허권을 공유하기로 하는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피고와 코미팜 등 사이의 권리귀속 관계가 달라지게 되고 이는 이 사건 공유계약의 지분공유약정에 기한 권리관계와는 별개라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위와 같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양수한 지위에서 이 사건 특허권과 원심판결 별지 2, 3 목록 기재 각 특허권 등록지분 및 출원인 지위에 관한 권리 등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피고가 이 사건 공유계약에 근거해서는 이 사건 성과물에 대한 지분권 취득을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도 이 사건 특허권을 공동으로 출원 등록한 데 따른 지분권까지도 그 처분권한을 코미팜에게 위임한 것으로 인정할 근거가 있는지 등에 대하여 심리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이 위와 같은 점에 대한 심리·판단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코미팜이 피고의 수임인 지위에서 피고의 지분권을 포함하여 이 사건 성과물에 관한 모든 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하기로 한 이 사건 개발양도계약이 피고에 대해서도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특허에 관한 권리의 이전 및 계약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3.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