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다101520
피보험자지위 부존재확인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다101520, 판결] 【판시사항】 [1]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보험자가 서면동의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 경우, 피보험자가 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피보험자가 서면동의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甲 주식회사가 임직원으로 재직하던 乙 등이 재직 중 보험사고를 당할 경우 유가족에게 지급할 위로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乙 등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乙 등이 보험계약 체결에 동의한 사안에서, 乙 등이 甲 회사에서 퇴직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전제가 되는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생겨 乙 등은 보험계약에 대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상법 제731조, 제734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계약의 효력이 생긴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 철회에 관하여 보험약관에 아무런 규정이 없고 계약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보험자가 서면동의를 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동의나 승낙 여부에 관계없이 피보험자는 그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 그리고 피보험자가 서면동의를 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지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서면동의를 하게 된 동기나 경위, 보험계약이나 서면동의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보험계약 체결을 전후로 한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관계,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치려고 하는 등으로 피보험자의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에 대한 신뢰가 깨졌는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甲 주식회사가 임직원으로 재직하던 乙 등이 재직 중 보험사고를 당할 경우 유가족에게 지급할 위로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乙 등을 피보험자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乙 등이 보험계약 체결에 동의한 사안에서, 乙 등이 甲 회사에 계속 재직한다는 점은 보험계약에 대한 동의의 전제가 되는 사정이므로 乙 등이 甲 회사에서 퇴직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전제가 되는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생긴 이상 乙 등은 보험계약에 대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731조, 제734조 [2] 상법 제731조, 제734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안국이앤씨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문택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1. 11. 3. 선고 2011나2437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하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이라 한다)에서 보험계약 체결 시에 그 타인의 서면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은 이른바 도박보험의 위험성이나 피보험자에 대한 위해의 우려 또는 피보험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사망을 사행계약상의 조건으로 삼는 데서 오는 공서양속 침해의 위험 등을 배제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고(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상법 제731조 제2항, 제734조 제2항은 보험계약으로 인하여 생긴 권리를 피보험자가 아닌 자에게 양도하거나 보험계약자가 계약 체결 후에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때에도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상법 제731조, 제734조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어 타인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보험계약의 효력이 생긴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 철회에 관하여 보험약관에 아무런 규정이 없고 계약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보험자가 서면동의를 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동의나 승낙 여부에 관계없이 피보험자는 그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보험자가 서면동의를 할 때 기초로 한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는지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그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서면동의를 하게 된 동기나 경위, 보험계약이나 서면동의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보험계약 체결을 전후로 한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관계,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치려고 하는 등으로 피보험자의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에 대한 신뢰가 깨졌는지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은 피고 회사의 임직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원고들이 그 재직 중 보험사고를 당할 경우 원고들의 유가족에게 지급할 위로금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체결된 것이고, 그 때문에 원고들이 피보험자로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에 동의하였으며, 원고들과 피고 회사뿐만 아니라 보험회사들도 위 각 보험계약 체결 당시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계속 재직한다는 점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대한 원고들의 동의의 전제가 되는 사정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퇴직함으로써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전제가 되는 사정에 중대한 변경이 생긴 이상, 원고들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대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게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보험자의 동의 철회 또는 사정변경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