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다100312
구상금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다100312, 판결] 【판시사항】 [1] 피보험자와 제3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 [2] 甲이 운영하는 점포에서 甲과 乙의 과실이 경합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甲과 점포 내 시설 및 집기비품에 대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丙 보험회사가 甲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乙과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계약 등을 체결한 丁 보험회사가 甲을 제외한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丙 회사가 丁 회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甲이 체결한 화재보험계약은 시설과 집기비품 모두를 대상으로 한 하나의 보험계약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丙 회사는 甲의 전체 손해액 중 乙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과 전체 손해액 중 甲이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의 차액 범위 내에서만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상법 제682조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그러나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액의 일부를 지급한 때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손해보험에서의 보험자대위권은 피보험자의 이중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인정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일부보험’의 경우 보험자가 대위할 수 있는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의 범위는 보험약관 등에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있다면 이에 따라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약관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피보험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 이상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닌 이상,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로 제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손해보험계약의 약관에서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되, 보험자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인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자가 그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는 그 약관 규정에 따라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와 제3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그 과실분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 중 피보험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자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금액만큼은 여전히 피보험자의 권리로 남는 것이고, 그것을 초과하는 부분의 청구권만이 보험자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된다.
[2] 甲이 운영하는 점포에서, 甲의 과실과 위 점포에 액화석유가스를 공급한 乙의 과실이 경합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甲과 점포 내 시설 및 집기비품에 대하여 각 보험금액을 달리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한 丙 보험회사가 甲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乙과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계약 등을 체결한 丁 보험회사가 甲을 제외한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丙 회사가 丁 회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사안에서, 화재보험계약에서 시설과 집기비품을 구분하여 따로 보험가액을 산정하기는 하였지만 보험사고 내용이 동일하고 하나의 보험증권이 발급된 점 등에 비추어 위 화재보험계약은 시설과 집기비품 모두를 대상으로 한 하나의 보험계약으로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甲은 위 사고로 인한 전체 손해액에서 丙 회사로부터 지급 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여전히 乙 또는 丁 회사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丙 회사는 이러한 甲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즉 甲의 전체 손해액 중 乙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과 위 나머지 부분의 차액의 범위 내에서만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위 화재보험계약 중 시설에 대한 부분과 집기비품에 대한 부분을 별개의 보험으로 보아 丙 회사가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시설에 관하여 지급된 보험금 중 乙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 전액으로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682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2] 상법 제682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
【전문】
【원고, 피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지성 담당변호사 배성진 외 1인)
【피고, 상고인】 한화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원 외 2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11. 1. 선고 2011나4015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험자대위의 범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
가. 상법 제682조는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그러나 보험자가 보상할 보험금액의 일부를 지급한 때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손해보험에서의 보험자대위권은 피보험자의 이중이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정책적으로 인정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일부보험’의 경우 보험자가 대위할 수 있는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의 범위는 그 보험약관 등에 이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있다면 이에 따라야 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약관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피보험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 이상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닌 이상, 피보험자의 권리를 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로 제한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
따라서 손해보험계약의 약관에서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그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하되, 보험자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인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자가 그 권리를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보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는 그 약관 규정에 따라 제한된다. 따라서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와 제3자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경우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그 과실분에 상응하여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청구권 중 피보험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자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금액만큼은 여전히 피보험자의 권리로 남는 것이고, 그것을 초과하는 부분의 청구권만이 보험자가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된다고 할 것이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사고는 2006. 8. 8. 이 사건 점포를 운영한 소외 1의 과실과 이 사건 점포에 액화석유가스를 공급한 소외 2 등(이하 ‘ ○○가스’라 한다)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로 소외 1은 이 사건 점포의 내부 일부가 소훼되고 집기가 파손되는 손해를 입었고, 이 사건 점포 부근을 지나가던 행인 소외 3이 다발성 안면부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그 외에 주변의 다른 점포들 내부의 집기들 및 차량 등도 파손되었다. (2)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에 소외 1과 사이에 이 사건 점포 내 시설 및 집기비품에 대하여 보험금액을 각 1억 원 및 300만 원으로 하는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사고로 인한 손해액을 시설 부분 82,653,260원, 집기비품 부분 31,934,332원으로 각 산정한 뒤, 2007. 8. 3.까지 소외 1에게 시설에 관한 보험금으로 82,653,260원, 집기비품에 대한 보험금으로 3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위 화재보험계약의 약관 제23조 제1항은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때에는 회사는 지급한 보험금의 한도 내에서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취득합니다. 다만 회사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인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권리를 취득합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이 사건 사고 전에 ○○가스와 가스사고배상책임보험계약 등을 체결한 피고는 2007. 10. 2.경까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자들 중 소외 1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손해액에 상당하는 보험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4) 피고가 소외 1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의 항소심에서, 피고가 지급한 위 보험금 중 567,306,640원이 적정한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되어 그 중 소외 1의 과실비율인 40%에 해당하는 226,922,656원이 소외 1의 부담부분으로 되었고, 한편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소외 1의 손해액은 총 130,008,541원으로 인정되어 그 중 ○○가스의 과실비율인 60%에 해당하는 78,005,124원이 피고가 소외 1에게 배상하여야 할 금액이 되어, 결국 소외 1은 피고에게 위 226,922,656원에서 78,005,124원을 공제한 148,917,5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9. 10. 9. 선고 2009나14359 판결)이 선고되었다.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화재보험계약의 약관 제23조 제1항이 “회사가 보상한 금액이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인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회사가 제3자에 대한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이상, 소외 1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전체 손해액에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여전히 제3자( ○○가스 또는 피고)에 대하여 자신의 권리를 가지고 있고, 원고는 이러한 소외 1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즉 소외 1의 전체 손해액 중 ○○가스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과 위 나머지 부분의 차액의 범위 내에서만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이 경우 위 화재보험계약 중 시설에 대한 부분과 집기비품에 대한 부분을 하나의 보험으로 볼 것인지 별개의 보험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원고가 대위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기는 하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 즉 위 화재보험계약에서 시설과 집기비품을 구분하여 따로 그 보험가액이 산정되기는 하였지만 그 보험사고의 내용이 동일하며 하나의 보험증권이 발급된 점, 보험자대위와 관련하여 위 약관에서는 위와 같은 제23조 제1항의 규정을 두었을 뿐 시설과 집기비품 부분을 별개의 보험계약으로 취급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보험계약은 시설과 집기비품 모두를 대상으로 한 하나의 보험계약으로 체결되었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전체 손해액을 원고의 주장과 같이 114,587,592원(시설 손해 82,653,260원 + 집기비품 손해 31,934,332원)으로 본다면, 원고가 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는, 그 전체 손해액 중 ○○가스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과 전체 손해액에서 소외 1이 수령한 보험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의 차액인 39,818,223원[114,587,592원 × 60% - (114,587,592 - 85,653,260)]이 될 뿐이다.
라.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 화재보험계약 중 시설에 대한 부분과 집기비품에 대한 부분을 별개의 보험으로 보아 원고가 보험자대위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시설에 관하여 지급된 보험금 중 ○○가스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 전액인 49,591,956원(82,653,260원×60%)으로 보았으니, 원심판결에는 보험자대위의 법리 또는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 이 경우 그 표시의 방법은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고 또한 명시적이건 묵시적이건 불문하며,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지면 족하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910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2009. 1. 21. 원고에게 “피고가 관련 소송의 결과에 따라 구상을 진행하기로 하였는데, 관련 소송 제1심판결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소외 1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59,957,282원을 지급하여야 하나, 소외 1의 손해액은 피고가 소외 1로부터 받을 구상금에서 상계처리되었으므로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소외 1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금액은 없다.”는 취지의 서면을 발송하여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을 인정한 뒤, 위 2009. 1. 21.자 서면은 피고가 원고에게 소외 1에 대한 손해배상채무의 존재 및 액수를 인식하고 있으나 다만 그 손해배상채무가 상계처리되었다는 것이어서 이를 시효의 완성을 중단시키는 채무의 승인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무의 승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를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