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도박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9330, 판결] 【판시사항】 [1] 이른바 ‘사기도박’의 경우 사기죄 외에 도박죄가 별도로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2] 사기도박에서 실행의 착수시기(=사기도박을 위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 [3] 피고인 등이 사기도박에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그 실행에 착수한 후에 사기도박을 숨기기 위하여 얼마간 정상적인 도박을 하였더라도 이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에 포함되는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만이 성립하고 도박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4] 피고인 등이 피해자들을 유인하여 사기도박으로 도금을 편취한 행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함이 상당하므로,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도박이란 2인 이상의 자가 상호간에 재물을 도(賭)하여 우연한 승패에 의하여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이른바 사기도박과 같이 도박당사자의 일방이 사기의 수단으로써 승패의 수를 지배하는 경우에는 도박에서의 우연성이 결여되어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2] 사기죄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에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사기도박에서도 사기적인 방법으로 도금을 편취하려고 하는 자가 상대방에게 도박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는 등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에 실행의 착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피고인 등이 사기도박에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그러한 의도로 피해자들에게 도박에 참가하도록 권유한 때 또는 늦어도 그 정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도박에 참가한 때에는 이미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등이 그 후에 사기도박을 숨기기 위하여 얼마간 정상적인 도박을 하였더라도 이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에 포함되는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만이 성립하고 도박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함에도, 이와 달리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 외에 도박죄가 별도로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기도박에 있어서의 실행의 착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4] 피고인 등이 피해자들을 유인하여 사기도박으로 도금을 편취한 행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함에도, 위 각 죄가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경합범 가중을 한 원심판결에 사기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246조 제1항, 제347조 제1항 [2] 형법 제347조 제1항 [3] 형법 제246조 제1항, 제347조 제1항 [4] 형법 제37조, 제40조, 제347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60. 11. 16. 선고 4293형상743 판결 / [4] 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582 판결(공1989, 1103),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3도382 판결(공2003상, 1134),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810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로고스 담당변호사 이상곤 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10. 6. 24. 선고 2010노116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도박이라 함은 2인 이상의 자가 상호간에 재물을 도(賭)하여 우연한 승패에 의하여 그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므로, 이른바 사기도박에 있어서와 같이 도박당사자의 일방이 사기의 수단으로써 승패의 수를 지배하는 경우에는 도박에 있어서의 우연성이 결여되어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60. 11. 16. 선고 4293형상743 판결 참조). 한편, 사기죄는 편취의 의사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에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사기도박에 있어서도 사기적인 방법으로 도금을 편취하려고 하는 자가 상대방에게 도박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는 등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에 실행의 착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 및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0. 2. 17.경 원심공동피고인 1, 2, 3과 사기도박의 방법으로 금원을 편취하기로 공모한 사실, 이에 따라 위 원심공동피고인 2, 3은 2010. 2. 18. 16:00경 보령시 명천동 373-2 홀인원모텔 906호실에서 천장에 있는 화재감지기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위 모텔 맞은편에 있는 아리아모텔 707호실에 모니터를 설치한 사실, 원심공동피고인 1은 피해자 공소외 1, 2에게 연락하여 도박을 하자고 유인하여 위 홀인원모텔 906호실로 오게 하고, 또 위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는 공소외 2는 피해자 공소외 3에게 도박을 하자고 권유하여 위 모텔로 오게 한 사실,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1은 같은 날 20:00경 수신기 및 리시버를 착용하고 형광물질로 특수표시를 한 화투를 소지한 채 위 홀인원모텔 906호실로 가서 피해자들과 함께 속칭 ‘섯다’라는 도박을 한 사실, 피고인과 원심공동피고인 1은 위와 같이 도박을 함에 있어서 21:20경부터 22:00경까지는 사기도박을 숨기기 위하여 정상적인 도박을 하다가 22:00경 원심공동피고인 1이 가지고 온 화투를 바꾼 이후부터 다음날 02:10경까지는 원심공동피고인 2가 몰래 설치한 카메라를 통하여 수신된 모니터 화면을 보고 알려주는 피해자들의 화투 패를 리시버를 통하여 듣고 도박의 승패를 지배함으로써 피해자들로부터 도금을 교부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등은 사기도박에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그러한 의도로 피해자들에게 도박에 참가하도록 권유한 때 또는 늦어도 그 정을 알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도박에 참가한 때에는 이미 사기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등이 그 후에 사기도박을 숨기기 위하여 얼마간 정상적인 도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만이 성립하고 도박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피해자들에 대한 사기죄 외에 도박죄가 별도로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기도박에 있어서의 실행의 착수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1개의 기망행위에 의하여 여러 피해자로부터 각각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는 피해자별로 수개의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사이에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등이 피해자들을 유인하여 사기도박을 하여 도금을 편취한 행위는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로 평가함이 상당하므로, 피해자들에 대한 각 사기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 각 죄가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형법 제37조 전단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을 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한편, 원심판결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1989. 6. 13. 선고 89도582 판결은 수인의 피해자에 대하여 각별로 기망행위를 한 경우에 관한 사안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박시환 안대희(주심) 차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