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12.8.30, 선고, 2010다54566, 판결]
【판시사항】
[1] 가해행위와 그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
[2] 甲 은행 등이 수출계약서 등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乙 회사 등에 구매승인서를 발급해 주었고, 丙 회사 등이 위 구매승인서에 의하여 乙 회사 등에 물품을 공급하였는데, 관할 세무서장이 구매승인서에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丙 회사 등에 물품거래에 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으나 그에 대한 취소판결이 확정되어 국가가 甲 은행 등을 상대로 부가가치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국가의 甲 은행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판결이 확정된 때로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소멸시효 기산점을 물품 공급 시로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가해행위와 그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는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적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 다시 말하자면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때로 보아야 한다.
[2] 甲 은행 등이 수출계약서 등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乙 회사 등에 구매승인서를 발급해 주었고, 丙 회사 등이 위 구매승인서에 의하여 乙 회사 등에 물품을 공급하였는데, 관할 세무서장이 구매승인서에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丙 회사 등에 위 거래에 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으나 그에 대한 취소판결이 확정되어 부가가치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국가가 甲 은행 등을 상대로 부가가치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게 된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 은행 등이 수출계약서 등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乙 회사 등에 구매승인서를 발급해 준 것 때문에 국가가 입은 손해는 乙 회사 등에 물품을 공급한 丙 회사 등으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게 됨으로써 발생한 것인데, 국가가 부가가치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는지는 乙 회사 등이 구매승인서 내용대로 물품을 수출하지 않고 불법으로 내수 유통시킨다는 것을 丙 회사 등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는지에 달려 있고, 이는 丙 회사 등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 된 후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패소 여부가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가려지는 것이므로 부가가치세를 부과·징수할 수 없다는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화된 시점은 부과처분을 한 세무서장이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판결이 확정된 때이고, 국가의 甲 은행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 역시 위 판결 확정일이라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소멸시효 기산점을 丙 회사 등이 乙 회사 등에 물품을 공급한 때로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66조 제2항
[2]
민법 제766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55312 판결(공2007하, 1922)


【전문】
【원고, 상고인】
대한민국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외 5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6. 11. 선고 2009나7264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주식회사 우리은행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 중 원심판결의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1, 4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주식회사 우리은행에 대한 나머지 패소 부분과 위 피고들 이외의 피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주식회사 우리은행 이외의 피고들에 대한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판결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1, 4와 관련하여 피고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 또는 주식회사 우리은행(이하 ‘우리은행’)이 수출계약서 등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주식회사 에스엔통상(이하 ‘에스엔통상’) 또는 주식회사 네오코퍼레이션(이하 ‘네오코퍼레이션’)에게 이 부분 구매승인서를 발급해 준 사실, 주식회사 모나코(이하 ‘모나코’)가 위 순번 4 기재 각 구매승인서에 의하여 에스엔통상에게 1999. 9. 7.부터 1999. 11. 4.까지 사이에 금지금을 공급하고, 주식회사 진도(이하 ‘진도’)가 위 순번 1 기재 각 구매승인서에 의하여 네오코퍼레이션에게 1999. 6.부터 1999. 9.까지 사이에 폴리에스터 원사를 공급한 사실, 이에 원고 산하 각 관할 세무서장이 모나코 및 진도에 대하여 위 각 거래에 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으나 그에 대한 취소판결이 모나코에 대하여는 2004. 8. 30., 진도에 대하여는 2005. 2. 18. 각 확정되어 원고가 그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게 된 사실, 원고는 피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을 상대로 위와 같이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게 됨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2006. 8. 31. 제기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이 부분 손해배상채권은 원고의 모나코 및 진도에 대한 부가가치세에 관한 조세채권이 성립한 시점, 즉 모나코 또는 진도가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에게 물품을 공급한 때에 이를 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그 소멸시효는 이때부터 진행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소가 모나코 또는 진도가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에게 물품을 공급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이 부분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해행위와 그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의 의미는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적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 다시 말하자면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때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55312 판결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국민은행 또는 우리은행이 수출계약서 등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에게 원심판결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1, 4 기재 구매승인서를 발급해 준 것 때문에 원고가 입은 손해는 원고가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에게 물품을 공급한 모나코 또는 진도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게 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위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는지 여부는 모나코 및 진도가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이 구매승인서의 내용대로 금지금 또는 폴리에스터 원사를 수출하지 않고 불법으로 내수로 유통시킨다는 것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고(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9두1347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는 모나코 및 진도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 된 후 그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패소 여부가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가려지는 것이므로,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게 되는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화된 시점은 각 부과처분을 한 세무서장이 그 각 취소소송에서 패소한 판결이 확정된 때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원고가 모나코 및 진도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없다는 손해의 결과 발생이 현실화된 시점은 모나코의 경우에는 2004. 8. 30., 진도의 경우에는 2005. 2. 18.이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 및 피고 우리은행에 대한 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의 기산점 역시 위 각 판결 확정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그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모나코 또는 진도가 에스엔통상 또는 네오코퍼레이션에게 물품을 공급한 때로 본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766조 제2항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심판결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2, 3, 14, 15, 18, 22와 관련하여 피고 우리은행과 피고 중소기업은행이 이 부분 구매승인서를 발급하면서 수출계약서 등의 근거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이를 발급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거나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 우리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에 관한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법행위에 있어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배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다는 등의 위법은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원심판결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5 내지 13, 16, 17, 19 내지 21과 관련하여 원고가 이 부분 구매승인서에 의한 거래에 관하여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한 각 취소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위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받아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있게 된 이상 원고에게 부가가치세를 부과 징수하지 못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모나코, 에스엔통상 및 주식회사 삼정금은 등 물품을 공급한 공급자들의 자력이 부족하여 위 부가가치세를 현실적으로 징수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인 위 공급자들의 무자력에 기한 것으로 피고 은행들의 이 부분 구매승인서 발급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국민은행, 우리은행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 중 원심판결 구매승인서 내역 순번 1, 4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피고 국민은행, 우리은행에 대한 나머지 패소 부분과 위 피고들을 제외한 피고들에 대한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고, 피고 국민은행, 우리은행을 제외한 피고들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 박병대(주심) 고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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