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배상(기) [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채권양도 통지만으로 제척기간 준수에 필요한 ‘권리의 재판외 행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하자담보추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분양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소송 계속 중 구분소유자들에게서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고 양도통지가 이루어진 후 양수금으로 소를 변경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를 변경한 시점에 행사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가) 채권양도의 통지는 양도인이 채권이 양도되었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는 것에 그치는 행위이므로, 그것만으로 제척기간 준수에 필요한 권리의 재판외 행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나) 따라서 집합건물인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스스로 하자담보추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하여 직접 아파트의 분양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소송 계속 중에 정당한 권리자인 구분소유자들에게서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고 분양자에게 통지가 마쳐진 후 그에 따라 소를 변경한 경우에는, 채권양도통지에 채권양도의 사실을 알리는 것 외에 이행을 청구하는 뜻이 별도로 덧붙여지거나 그 밖에 구분소유자들이 재판외에서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위와 같이 소를 변경한 시점에 비로소 행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 (가) 채권양도의 통지는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당해 채권을 양도하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서 이론적으로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지만, 양도인으로서는 이를 통하여 자신이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과 이를 양도하여 귀속주체가 변경된 사실, 그리고 그에 따라 채무자는 이제 채무를 채권양수인에게 이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함께 고지하는 것이므로, 이는 채무자에 대하여 권리의 존재와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명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비록 그것이 이행청구나 최고와 같이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될 정도의 사유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가 부여될 수 있는 권리행사의 객관적 행위 태양이라고 인정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나) 따라서 채권양도통지가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제척기간 경과 전에 이루어졌다면, 양수인이 양수금 청구로 소를 변경하는 신청서를 제척기간 경과 후에 제출하였더라도 그 권리가 제척기간에 의하여 소멸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03. 7. 18. 법률 제6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민법 제162조 제1항, 제450조, 제667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12439 판결(공2009상, 24)


【전문】 【원고, 피상고인】 부개주공6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빌 담당변호사 이주영 외 5인)

【피고, 상고인】 대한주택공사의 소송수계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결 담당변호사 김재현)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태영건설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2. 18. 선고 2008나11924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구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03. 7. 18. 법률 제69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9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에 규정된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의 도과로 하자담보추급권은 당연히 소멸한다(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24891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6232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양도의 통지는 그 양도인이 채권이 양도되었다는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는 것에 그치는 행위이므로, 그것만으로 제척기간의 준수에 필요한 권리의 재판외 행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집합건물인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스스로 하자담보추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짐을 전제로 하여 직접 아파트의 분양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그 소송 계속 중에 정당한 권리자인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그 손해배상채권을 양도받고 분양자에게 그 통지가 마쳐진 후 그에 따라 소를 변경한 경우에는, 그 채권양도통지에 채권양도의 사실을 알리는 것 외에 그 이행을 청구하는 뜻이 별도로 덧붙여지거나 그 밖에 구분소유자들이 재판외에서 그 권리를 행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위와 같이 소를 변경한 시점에 비로소 행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1243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원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구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한 하자담보추급권에 기하여 손해배상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여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아파트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그 소송 계속 중 위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 1,240세대 가운데 2007. 11.경 1차로 1,002세대로부터, 2008. 3.경 2차로 29세대로부터 각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았고, 그 채권양도통지는 원고 입주자대표회의가 구분소유자들의 위임을 받아 1차 채권양도의 경우 2007. 11. 9.에, 2차 채권양도의 경우 2008. 3. 11.에 이루어진 사실, 위 1차 채권양도 세대들 중 967세대는 1997. 11. 10. 이후 아파트를 인도받았고, 8세대는 그 인도일이 1997. 11. 10. 이후일 가능성이 크나 이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으며, 2차 채권양도 세대들 가운데 8세대는 1998. 3. 12.(원심판결의 2008. 3. 12.은 오기임이 명백하다) 이후 아파트를 인도받은 사실, 원고는 2008. 4. 25. 제1심법원에 위 채권양수를 청구원인으로 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구분소유자들의 위와 같은 채권양도통지는 피고에게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의무이행을 최고한 것으로서 각 하자 부분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인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재판외에서 행사한 것이고, 위 1차 채권양도 세대 중 967세대와 2차 채권양도 세대 중 8세대는 그 권리행사가 아파트를 인도받은 날부터 10년의 제척기간 내에 이루어졌으므로 위 각 세대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제척기간 만료로 소멸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1차 채권양도 세대 중 위 8세대의 경우 그 권리행사가 제척기간 도과 후에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옳지 않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하자담보추급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을 단순히 원고에게 양도하고 이를 피고에게 통지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그 채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심으로서는 위 각 채권양도통지에 이행청구의 뜻이 포함되어 있었는지 여부, 구분소유자 또는 원고가 별도로 재판외에서 권리를 행사하였는지 여부 및 그 시점 등을 심리·확정하여 제척기간 준수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원심판결에는 구 집합건물법상의 하자담보추급권의 행사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4. 대법관 박일환,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김용덕의 반대의견 채권의 권능은 채무자에 대한 이행청구권이 기본이지만, 현실적으로 채권을 행사·실현하는 방법에는 최고와 같은 채무자에 대한 직접적인 이행 청구 외에 변제의 수령, 상계, 소송상의 청구 및 항변, 압류·가압류·가처분의 신청, 채권자대위권의 행사, 채무자 및 수익자에 대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 등 채권이 가지는 다른 여러 가지 권능을 행사하는 것도 포함된다. 한편 제척기간 제도는 권리자가 권리를 주장하거나 실행함이 없이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그 권리가 소멸되도록 함으로써 현 상태로 법률관계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데 근본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권리자가 권리실현을 하고자 하는 외부적 징표가 분명하게 표시되면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소멸의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제척기간의 대상인 권리가 채권인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직접 이행청구를 하는 경우뿐 아니라 위에서 예로 든 것과 같은 채권의 다른 권능을 행사하는 등으로 그 채권 내지 청구권을 행사·실현하려는 행위를 하거나 이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 태양이 존재하면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맞다. 따라서 소멸시효 중단 사유의 하나인 ‘청구’( 민법 제168조 제1호)를 한 경우 외에도 다른 시효중단 사유인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민법 제168조 제2호)이나 채무자의 승인( 민법 제168조 제3호)이 있었던 경우에도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소멸의 효력은 차단될 수 있고, ‘최고’( 민법 제174조)의 경우에도 소멸시효에서처럼 그로부터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나 압류 등 추가조치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는 확정적으로 부여된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대법원판례는 소멸시효의 중단과 관련하여, 토지소유자가 그 토지의 일부를 점유하고 있는 자에게 경계의 재측량을 요구하고 그 재측량 결과에 따른 경계선 위에 돌담을 쌓아올리는 것을 점유자가 제지한 것이 시비가 되어 토지소유자의 아버지가 점유자를 상대로 재물손괴죄 등으로 고소를 제기하였다면 이는 민법 제174조 소정의 최고로 못 볼 바 아니라고 하였고(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7다273, 274, 87다카1772, 1773 판결), 또한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실현을 위하여 재산명시신청을 하고 그 결정이 채무자에게 송달이 되었다면 거기에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고 하였으며( 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41118 판결), 채권자가 연대채무자 중 1인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한 경우에도 최고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한 바가 있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2840 판결). 그런데 본래 의미의 최고는 권리행사의 상대방에 대한 의사의 통지로써 하는 것인 반면 형사고소나 재산명시신청, 경매신청 등은 수사기관이나 집행법원에 대한 신청행위일 뿐 채무자에 대한 의무이행의 요구는 아니다. 또한 재산명시신청이나 경매신청은 민법 제168조의 시효중단 사유 중에서는 그 성질상 오히려 압류나 가압류·가처분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판례는 그에 대해 모두 ‘최고’로서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고, 나아가 시효중단 제도는 그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권리자를 위하여 너그럽게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기도 하다( 대법원 2006. 6. 16. 선고 2005다25632 판결). 이처럼 대법원판례에서 시효중단 사유로서의 ‘최고’조차도 이론적 개념의 틀을 완화하여 해석함으로써 권리자와 의무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한 것은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취지는 제척기간의 준수 여부에 관한 행위 태양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한 해석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채권의 양도는 채권자가 가지는 권리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행위로서 그 권리가 가지는 가치나 이익을 실현하는 처분행위이므로, 채권자에게는 채무자에 대한 직접적 이행청구를 통한 권리의 실현에 못지않은 법적·경제적 의미가 있다. 따라서 채권의 양도는 그 자체로 채권자의 권리실행 행위에 준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더구나 채권자가 그 양도에 관하여 채무자에게 승낙을 구하거나 양도통지를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처분행위에 대한 대항력의 취득이라는 법적 효과를 획득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상대로 채권 자체가 가지는 권능을 행사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채권양도의 통지는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하여 당해 채권을 양도하였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서 이론적으로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지만, 양도인으로서는 이를 통하여 자신이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과 이를 양도하여 그 귀속주체가 변경된 사실, 그리고 그에 따라 채무자는 이제 그 채무를 채권양수인에게 이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을 함께 고지하는 것이므로, 이는 채무자에 대하여 권리의 존재와 그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명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비록 그것이 이행청구나 최고와 같이 시효중단의 효력이 인정될 정도의 사유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척기간 준수의 효과가 부여될 수 있는 권리행사의 객관적 행위 태양이라고 인정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다수의견은 채권양도의 통지는 이행청구와는 법적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그 채권양도통지에 이행청구를 하는 뜻이 덧붙여져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하여 제척기간이 준수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채권양도통지에 이행청구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그 자체로 전형적인 권리행사가 되는 것이니 그로써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소멸의 효과가 차단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채권양도 후 대항요건이 구비되기 전의 양도인은 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여전히 채권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양도 이후에도 채무자를 상대로 그 권리행사를 함으로써 제척기간을 준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20109 판결 참조). 다만 위와 같은 다수의견에 의하면 채권양도통지가 어떤 표현으로 되어 있는지를 일일이 따진 다음 그 문구가 채권양도 사실의 단순통지로만 되어 있으면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소멸의 효과를 막을 수 없고, 그 밖에 양수인에게 채무를 이행하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취지의 문구가 덧붙여져 있으면 제척기간의 적용은 확정적으로 배제되는 결과가 된다. 말하자면 통지문의 문구와 표현이 권리소멸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제척기간의 준수사유가 되는 행위의 태양은 그 성질상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보다는 넓게 새겨야 하고, 채권양도통지 등 당사자가 취한 행위의 법적 의미는 통지문의 문구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설사 채권양도통지문에 이행청구의 취지로 이해되는 문구가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제척기간 준수사유로서의 권리행사에는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도급계약에 근거한 하자담보청구권의 행사는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와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도급계약의 수급인은 완성된 목적물 또는 성취된 부분을 인도한 후 일정한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 담보책임을 진다( 민법 제667조). 그러나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의 원인이 잠복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간 내에 하자가 표면화하여 드러나지 않으면 구체적인 하자보수청구권이나 그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므로, 위 하자담보책임에서의 제척기간은 권리존속기간이기도 하지만 하자발생기간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도급인이 제척기간 내에 하자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하자보수청구권을 양도하였다고 하면서 수급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구체적 권리의 취득을 주장하는 것이고 그것이 채권양도통지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므로, 이는 담보책임의 이행을 구하는 권리의 행사 내지 실현 방법의 실질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사건에서는 집합건물인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인 원고가 스스로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지는 권리자임을 전제로 하여 아파트 분양자인 피고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그 소송 계속 중에 그 손해배상청구권은 구분소유자들에게 귀속된다는 법리가 밝혀지자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은 다음 그 양도통지도 구분소유자들의 위임을 받아 양수인인 원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권리행사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입주자대표회의가 한 위 채권양도통지의 표현 자체만으로 보면 채권양도 사실의 통지일 뿐이고 이행청구의 뜻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기록에 의하면 위 채권양도통지서에는 ‘위 아파트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 및 이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양도하였는바, 동 양도사실을 위 아파트 사업주체인 귀사에 대하여 통지합니다’라고만 되어 있다), 이를 단지 양도인인 구분소유자들을 대신하여 채권양도가 있었다는 사실만을 통지하는 취지에 그치는 것이라고 이해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는 오히려 원고가 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양수인으로서 채무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하고 나아가 그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취지를 함께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또한 그동안 정당한 권리가 있는지를 다투어 온 채무자에 대하여 진정한 권리자로서 소송상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취지까지 포함하여 고지한 것으로서, 상대방인 채무자 또한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이나 보편적인 관념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채권양도통지가 이 사건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제척기간 경과 이전에 이루어졌다면, 양수인이 양수금 청구로 소를 변경하는 신청서를 제척기간 경과 후에 제출하였더라도 그 권리가 제척기간에 의하여 소멸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다. 이에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양승태(재판장) 박일환 김능환(주심) 전수안 안대희 양창수 신영철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김용덕 박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