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09헌바34, 2012. 2. 23.] 【판시사항】 가. 법관에 대한 징계사유로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를 규정한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법관징계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나. ‘품위 손상’, ‘위신 실추’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전제로 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가 위 개념의 추상성, 포괄성으로 말미암아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다.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의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한 구 법관징계법 제27 조가 헌법상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라. 구 법관징계법 제27조가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에 있어서 법관을 다른 전문직 종사자와 차별취급하여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입법취지, 용어의 사전적 의미, 유사 사례에서의 법원의 법률해석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란 ‘법관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사법권을 행사함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를 하거나 법원의 위엄을 훼손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법원 및 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고, 위 법률조항의 수범자인 평균적인 법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므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가 ‘품위 손상’, ‘위신 실추’와 같은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수범자인 법관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적용범위가 모호하다거나 불분명하다고 할 수 없고, 법관이 사법부 내부 혁신 등을 위한 표현행위를 하였다는 것 자체가 위 법률조항의 징계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와 장소, 표현의 내용 및 방법, 행위의 상대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징계사유가 되는 것이므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포괄적이어서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법관에 대한 대법원장의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에 의한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독립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이라는 지위의 특수성과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재판의 신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고, 대법원이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단심으로 재판하는 경우에는 사실확정도 대법원의 권한에 속하여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의 기회가 박탈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라.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다른 전문직 종사자와 달리 대법원의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하여 법관을 차별취급하고 있으나, 법관에 대한 징계의 심의ㆍ결정이 준사법절차(법관징계법 제14조, 제16조)를 거쳐서 이루어지는 점, 법관에 대한 징계의 경우 파면ㆍ해임ㆍ면직 등 신분관계 자체를 변경시키는 중한 징계처분이 존재하지 않는 점, 법관은 독립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자로서 그 지위를 조속히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 점,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은 피징계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 법관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차별취급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으므로,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구 법관징계법 제27조 부분에 대한 보충의견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의 단심 재판에 의하도록 한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위헌법률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피징계자인 법관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법관징계위원회 위원 임명권한을 제한하거나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2심제에 의하는 등으로 입법에 의하여 이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심판대상조문】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27조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1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37조 제2항 구 법관징계법(2006. 10. 27. 법률 제8058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 제2항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24조, 제26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등, 판례집 21-1하, 545, 561헌재 2010. 10. 28. 2008헌마638, 판례집 22-2하, 216, 228대법원1998.2.27. 선고 97누18172, 공1998. 4. 1.(55), 926대법원 2000. 6. 9. 선고 98두16613 판결, 공2000. 8. 1.(111), 1666 다. 헌재 2002. 2. 28. 2001헌가18, 판례집 14-1, 98, 103 헌재 2007. 7. 26. 2006헌마1447등헌재 2009. 2. 26. 2007헌바8, 판례집 21-1상, 45, 52-53 【전문】 [당사자]


청 구 인 정○진

대리인 변호사 이우승 외 1인

법무법인 민우

담당변호사 문흥수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경수근 외 1인

법무법인 일촌

담당변호사 이백수


당해사건대법원 2007추127 징계처분무효확인및취소


[주문]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및 같은 법 제27조는 각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청구인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던 자인바,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는 2007. 10. 5. 청구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청구인이 소속 법원장의 구두경고 및 서면경고 등을 통한 거듭된 자제 지시를 무시한 채 2007. 2. 20.부터 6개월간 20여 차례에 걸쳐 법원 내부는 물론 외부 언론기관에까지 법관으로서의 정당한 의견표명의 한계를 벗어난 주장을 집요하게 반복하고,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등 청구인의 행위가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 소정의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직 2월의 징계결정(이하 ‘이 사건 징계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대법원장은 2007. 10. 12. 위 징계결정에 따라 청구인에 대하여 같은 달 18.자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2) 이에 청구인은 대법원 2007추127호로 징계처분무효확인및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위 소송계속 중 법관징계사유를 규정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와 법관의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을 대법원의 전속관할로 하고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한 같은 법 제27조에 대하여 대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8아20)을 하였으나, 대법원이 2009. 1. 30. 위 청구와 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2009. 2. 2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은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가 법관의 표현행위에 대하여 적용되는 한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위 법률조항이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을 위헌사유로 삼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위 법률조항에 대한 법원의 법률 해석ㆍ적용을 다투는 것이라기보다는 위 법률조항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및 같은 법 제27조의 위헌 여부이고,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징계사유) 법관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음 각 호와 같다.

2.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

제27조(불복절차) ① 피청구인이 징계처분에 대하여 불복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징계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전심절차를 경유하지 아니하고 대법원에 징계처분의 취소를 청구하여야 한다.

② 대법원은 제1항의 취소청구사건을 단심으로 재판한다.


[관련조항]

구 법관징계법(2006. 10. 27. 법률 제8058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법관징계위원회) ① 법관에 대한 징계사건을 심의ㆍ결정하기 위하여 대법원에 법관징계위원회를 둔다.

② 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위원 6인으로 구성하고, 예비위원 3인을 둔다.

구 법관징계법(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개정되고, 2011. 4. 12. 법률 제105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징계청구와 징계심의의 개시) ① 위원회의 징계심의는 대법원장, 대법관, 해당법관에 대하여 법원조직법에 따라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감독권을 가지는 법원행정처장ㆍ사법연수원장ㆍ각급 법원장ㆍ법원도서관장의 징계청구에 의하여 개시한다.

제24조(위원회의 징계결정) 위원회는 심의를 종결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1의 결정을 한다.

1.징계사유가 있고 이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사유의 경중ㆍ피청구인의 근무성적ㆍ공적ㆍ개전의 정 기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에 합당한 징계처분을 하는 결정. 다만, 징계처분을 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문으로 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2.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무혐의결정

제26조(징계처분 및 집행) ① 대법원장은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고 이를 집행한다.

② 대법원장은 징계처분을 한 때에는 이를 관보에 게재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1)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품위 손상’이나 ‘위신 실추’와 같은 불명확한 개념을 구성요건으로 하여 징계처분을 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조항이 법관의 표현행위, 법관의 사법부 내부 비판 표현행위에 대하여 적용되는 경우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제한하여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2)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법률심인 대법원이 단심으로 재판하도록 정함으로써 징계처분을 다투는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의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건축사 등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과 법관을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취급하고,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및 법률적용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평등권 및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요지

(1)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란 법관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사법권을 행사함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 또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를 말하고, 법률전문가인 법관은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조항은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나아가 위 조항은 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법관의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의 특수한 지위에 비추어 그에 대한 징계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할 공익적 요청에 기인한 것으로서 헌법상 평등원칙 내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법관 징계제도

헌법 제106조 제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ㆍ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법관에 대하여 파면을 제한하여 재판의 독립에 필수적인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법관으로서의 품위 유지와 직무의 성실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징계처분에 의한 정직 등 불리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관에 대한 징계를 규율하는 법관징계법에 의하면, 징계사유는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및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제2조)이고, 징계처분의 종류로는 정직ㆍ감봉ㆍ견책이 있으며(제3조), 징계사건의 심의ㆍ결정은 법관징계위원회에 의하여 이루어진다(제4조).

법관징계위원회는 대법원에 두고, 위원장과 6명의 위원, 3명의 예비위원으로 구성되며(제4조), 위원장은 대법관 중에서, 위원은 법관 3명과 변호사, 법학교수, 그 밖에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 각 1명을, 예비위원은 법관 중에서 각 대법원장이 임명하고(제5조), 위원회의 징계심의는 ① 대법원장, ② 대법관, ③ 해당법관에 대하여 법원조직법에 따라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감독권을 가지는 법원행정처장ㆍ사법연수원장ㆍ각급 법원장ㆍ법원도서관장의 징계청구에 의하여 개시되며(제7조), 위원회가 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징계처분을 하는 결정을 하는 경우(제23조, 제24조)에 대법원장은 위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고 이를 집행한다(제26조).

피청구인이 징계처분에 불복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징계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전심 절차를 경유하지 아니하고 대법원에 징계처분의 취소를 청구하여야 하고, 대법원은 이를 단심으로 재판한다(제27조). 법관징계법 제정 당시에는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에 관하여 별다른 불복절차를 규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국가공무원에 준하여 소청에 의한 전심 절차와 행정소송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해석론상 논란이 있었는데, 1999. 1. 21. 법률 제5642호로 법관징계법을

개정하면서 제27조로 위와 같은 불복절차를 신설함으로써 이를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


나.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위헌 여부

(1)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법관에 대한 징계사유로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를 규정하여 ‘품위 손상’, ‘위신 실추’라는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바, 이러한 용어의 사용이 헌법상 명확성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명확성원칙이란 법령을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 대상자 즉 수범자에게 그 규제내용을 미리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동시에 법 집행자에게 객관적 판단지침을 주어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법해석 및 집행을 예방하기 위한 원칙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리에 기초하여 모든 기본권제한 입법에 요구되는 원칙이다(헌재 2010. 10. 28. 2008헌마638, 판례집 22-2하, 216, 228 참조).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와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ㆍ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는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09. 5. 28. 2006헌바109등, 판례집 21-1하, 545, 561 참조). 그리고 수범자에 대한 행위규범으로서의 법령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 누구나 그 뜻을 명확히 알게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사회의 평균인이 그 뜻을 이해하고 위반에 대한 위험을 고지받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며, 일정한 신분 내지 직업 또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법령의 경우에는 그 사람들 중의 평균인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입법취지는, 법관이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는 사법권의 주체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고, 법원의 구성원으로서 사법권의 독립과 법원의 권위 및 법관의 명예를 지킴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도록 하여야 할 법적ㆍ윤리적 의무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법관 자신은 물론 법원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언행에 있어서 신중을 기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법원과 법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사전적으로 ‘품위(品位)’란 직품과 직위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서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 또는 사물이 지닌 고상하고 격이 높은 인상을 의미하고, ‘위신(威信)’이란 위엄과 신망을 말하며, ‘손상’이나 ‘실추’는 위와 같은 품위, 위신을 떨어뜨리거나 훼손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공무원에게 품위유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 중 공무원이 유지하여야 할 ‘품위’의 의미에 관하여,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고 판시하고{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누18172, 공1998. 4. 1.(55), 926 참조},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사유를 규정한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제3호 중 ‘교원으로서의 품위’의 의미에 관하여, ‘국민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두16613 판결, 공2000. 8. 1.(111), 1666 참조}.

위와 같은 입법취지, 용어의 사전적 의미, 유사 사례에서의 법원의 법률해석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법관이 그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란 ‘법관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사법권을 행사함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를 하거나 법원의 위엄을 훼손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법원 및 법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위 법률조항의 수범자인 평균적인 법관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법관은 국가가 인증하는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고도의 전문적 교육을 받은 전문직업인으로서 법률에 대한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도덕적ㆍ윤리적 소양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을 포함한 평균적인 법관은 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수범자에게 행동지침을 제공하지 못하고 법 집행자에게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허용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청구인은,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품위 손상’, ‘위신 실추’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전제로 하여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 개념의 모호성, 추상성, 포괄성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제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 함께 제한하여 법관의 사법부 내부 혁신 등을 위한 표현행위를 위축시키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위 주장은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의 입법목적과 수단 사이의 비례관계 상실 즉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적용범위를 정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므로, 결국 문제되는 것은 위 법률조항의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살피건대, 비록 위 법률조항이 ‘품위 손상’, ‘위신 실추’와 같은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적용범위가 모호하다거나 불분명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법관도 기본권의 주체로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나, 법관의 표현의 자유는 법원과 법관의 사법권 행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유지 및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제한될 수 있고,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징계사유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행위만을 제한하는 것이다. 법관의 사법부 내부 혁신 등을 위한 표현행위에 있어서도 그러한 표현행위를 하였다는 것 자체가 위 법률조항의 징계사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와 장소, 표현의 내용 및 방법, 행위의 상대방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징계사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는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포괄적이어서 법관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구 법관징계법 제27조의 위헌 여부

(1)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청구인은 구 법관징계법 제27조가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사건을 법률심인 대법원의 단심재판으로 규정함으로써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 및 법률적용의 기회를 박탈하여 헌법상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재판이라 함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확정과 그에 대한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이므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고 함은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ㆍ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뜻이다(헌재 2002. 2. 28. 2001헌가18, 판례집 14-1, 98, 103 참조). 나아가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이 불가피하므로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고(헌재 2009. 2. 26. 2007헌바8, 판례집 21-1상, 45, 52-53 참조), 심급제도도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사법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로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헌재 2007. 7. 26. 2006헌마1447등 참조).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는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속히 종결할 필요가 있고, 법관에 대한 대법원장의 징계처분은 다른 행정처분과 달리 처분의 전단계로서 준사법절차인 법관징계위원회의 심의ㆍ결정을 받는다. 또한 법관의 연임거부처분이나 임명신청 거부처분 등은 그 처분에 의하여 법관의 신분 상실 여부가 결정되는데 비하여 징계처분은 처분을 받더라도 법관의 신분이 계속 유지되므로 이의절차를 조속히 해소하여야 할 필요성이 훨씬 강하고, 현실적으로 대법원장의 처분에 대하여 하급법원인 1심부터 재판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입법자는 법관에 대한 대법원장의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에 의한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입법자가 독립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이라는 지위의 특수성과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재판의 신속을 도모한 것으로서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대법원이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단심으로 재판하는 경우에는 법률심인 상고심으로서 사실확정에는 관여하지 않는 다른 재판과 달리 심리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제한이 없어 사실확정도 대법원의 권한에 속하므로, 법관에 의한 사실확정의

기회가 박탈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구 법관징계법 제27조가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이 단심으로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입법자의 적법한 재량범위 내의 입법행위로서 입법재량을 현저히 불합리하게 또는 자의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 평등권침해 여부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의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건축사 등 다른 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은 3심제에 의하도록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의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하여 법관을 다른 전문직 종사자와 차별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징계의 심의ㆍ결정은 법관이 다수를 차지하는 법관징계위원회에서 피청구인과 징계청구인의 의견진술 및 증거제출, 감정, 증인신문, 사실조회 등 준사법절차(법관징계법 제14조, 제16조)를 거쳐서 이루어지는 점, 법관에 대한 징계의 경우 파면, 해임, 면직 등 신분관계 자체를 변경시키는 중한 징계처분이 존재하지 않는 점, 법관은 독립적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자로서 그 지위를 조속히 안정시킬 필요가 있는 점,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은 피징계자와 동일한 지위를 가진 법관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차별취급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구 법관징계법 제2조 제2호 및 같은 법 제27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아래 5.와 같은 구 법관징계법 제27조에 대한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보충의견

우리는 구 법관징계법 제27조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위 법률조항은 다음과 같이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는 미흡하여 입법개선을 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은 보충의견을 개진한다.

헌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입법자에 의한 재판청구권의 구체적 형성이 불가피하므로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인정되나, 이러한 입법재량도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되어야 할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헌법 제103조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규정하여 법관의 직무상 독립을 헌법상의 원칙으로 선언하고 있고, 법관의 직무상 독립에는 외부뿐만 아니라 법원 내부의 압력이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으로 재판하는 것도 포함되므로, 입법자가 헌법 제27조 제1항의 재판청구권 보장을 위하여 입법을 함에 있어서는 ‘법원 내부의 압력이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따라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에 관한 심급제도 형성도 재판청구권에 관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기는 하지만, 피징계자에게 징계처분에 관하여 법원 내부의 압력이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면 헌법 제27조 제1항에 의한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살피건대, 심급제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고,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은 당사자 및 재판하는 자가 모두 법관이고 소송의 대상이 대법원장의 징계처분의 적법성이어서 최종심인 대법원의 재판을 거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의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한 구 법관징계법 제27조가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법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징계 여부를 심의ㆍ결정하는 법관징계위원회는 그 구성원 7명을 모두 대법원장이 임명하고, 그 중 법관이 위원장인 대법관을 포함하여 4명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사무에 관하여 법관을 지휘ㆍ감독하는 지위에 있으므로(법원조직법 제9조 제1항), 법관징계위원회에서 법관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대법원장이 위원들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법원의 재판에는 대법원장과 법관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인 대법관이 참여하게 되므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재판하는 경우에는 대법원장과 법관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대법관이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 사실상 징계처분에 대한 사법심사가 내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이루어지지 않을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피징계자인 법관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 절차에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줄이거

나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대법원장 및 법관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대법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법원에 의한 재판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징계처분 절차에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선진외국의 입법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법관징계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법관인 위원이 과반수를 넘지 않도록 하고, 법관인 위원은 위원장 이외에는 법원장, 지방법원 및 고등법원 판사 등 각급 판사들이 각각 대표를 선출하며, 비법관인 위원은 외부의 기관이 지명함으로써 대법원장의 위원 임명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대법원장 및 법관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대법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법원에 의한 재판을 보장하는 방안으로는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의 단심제가 아닌 2심제에 의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대법원이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을 구성원으로 하는 최상급심 법원이어서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도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에 의하여 재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하더라도, 징계처분에 대하여 최소한 대법원장과 법관징계위원회 구성원이 아닌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한번은 부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견은, 입법자가 법관에 대한 징계처분 취소청구소송을 대법원에 의한 단심재판에 의하도록 한 것은,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는 일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속히 종결할 필요가 있고, 준사법절차인 법관징계위원회의 심의ㆍ결정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법관은 징계처분을 받더라도 법관의 신분이 계속 유지되므로 이의절차를 조속히 해소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고, 현실적으로 대법원장의 처분에 대하여 하급법원인 1심부터 재판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써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법관의 행위이지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 자체는 아니어서 국민에 대한 영향력을 이유로 징계절차를 신속히 종결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헌법에서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법관에 대한 징계는 신속한 처리보다는 신중한 처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인데, 대법원은 주로 법률심으로써 사실확정보다는 법률적용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의 존부에 대한 철저한 심리를 위해서는 사실확정에 더 적합한 구조를 가진 하급법원에서 징계처분에 대한 취소청구소송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비록 위 취소청구소송의 피고가 법관에 대한 사법행정사무에 관한 지휘감독권을 가진 대법원장이라 하더라도, 위 취소청구소송의 피고로서의 대법원장은 행정처분의 주체에 불과하여 재판으로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과는 직무상 아무런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법원장의 영향력은 하급법원보다 대법원장이 재판에 직접 참여하는 대법원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하급법원에서 위 소송에 대한 재판을 하도록 하는 것이 피징계자의 재판청구권 보장에 더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구 법관징계법 제27조는 위헌이라고 선언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지만 피징계자인 법관의 재판청구권 보장에는 미흡하다고 보이므로, 입법자는 법관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대법원장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도록 앞서 제시한 방안 등을 참작하여 입법에 의하여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임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