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85342, 판결] 【판시사항】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의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 법정이율에 의하여 지연손해금을 정해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민법 제397조 제1항은 본문에서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할 것을 규정하고 그 단서에서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한다. 이 단서규정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되고,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본문으로 돌아가 법정이율에 의하여 지연손해금을 정할 것이다. 우선 금전채무에 관하여 아예 이자약정이 없어서 이자청구를 전혀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채무자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에 의하여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자를 조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더욱이나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397조 제1항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1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9. 10. 1. 선고 2009나8657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민법 제397조 제1항은 본문에서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의할 것을 규정하고 그 단서에서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한다. 이 단서규정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되고,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본문으로 돌아가 법정이율에 의하여 지연손해금을 정할 것이다. 우선 금전채무에 관하여 아예 이자약정이 없어서 이자청구를 전혀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채무자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에 의하여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자를 조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더욱이나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원칙으로 보면 금전채권자도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구체적인 손해를 주장·입증하여 그 손해가 민법 제393조 등의 배상범위에 있는 것이면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나, 오늘날 금전의 범용성으로 인하여 그 이용양태는 무궁무진하므로 금전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이용가능성의 박탈이라는 손해가 채권자에게 발생하리라는 것은 쉽사리 일반적으로 추인되는 반면 위와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면 그 구체적인 배상액의 산정은 매우 다양하여 균형을 잃을 수 있으므로, 금전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문제를 균일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추상적인 손해로서 법정이율로 산정한 액을 기준으로 하는 민법 제397조 제1항 본문을 마련하였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균일처리의 필요는 이율을 법정이율보다 낮게 약정한 경우에도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이 문제되는 한 마찬가지로 시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민법 제397조 제1항 단서에서 약정이율이 있으면 이에 좇도록 한 것은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높은 경우에 법정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만으로 족하다고 하면 채권자로서는 위에서 본 대로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었을 터인 보다 많은 손해의 주장이 봉쇄됨으로써 채무자가 이행지체로 오히려 이익을 얻게 되어 불합리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러한 불합리가 운위될 소지가 없다. 마지막으로 민법 제397조에 대응하는 의용민법 제419조는 제1항 단서에서 명문으로 “약정이율이 법정이율을 넘는 때”에 한하여 약정이율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민법의 제정과정에서 그와 달리 약정이율이 법정이율보다 낮은 경우에도 위 단서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이 입법자의사이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것이다. 원심은, 소외인이 2002. 1. 18. 피고 2의 연대보증 아래 피고 1에게 5,000만 원을 변제기를 2004. 1. 18., 이자를 월 0.1%(따라서 연 1.2%)로 정하여 대여한 사실, 소외인이 2006. 1. 4. 사망하여 원고가 상속 및 채권양도에 의하여 위의 대여금채권 전부를 취득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의 증여 주장 및 변제 주장 등을 배척한 다음, 그렇다면 피고들은 연대하여 위 차용금 5천만 원 및 이에 대하여 그 변제기 다음날인 2004. 1. 19.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선고일인 2009. 6. 3.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민사법정이율인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