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다24187, 24194

토지명도등·건물명도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24194, 판결] 【판시사항】 [1]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지체책임 발생시기 [2] 민법 제748조 제2항에 정한 ‘악의’의 의미 및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수령한 매수자금이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악의의 수익자’로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진다. [2]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책임을 진다.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수령한 매수자금이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도 그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임을 알았다는 등의 사정이 부가되지 아니하는 한 명의수탁자가 그 금전의 보유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87조 제2항, 제741조 [2] 민법 제748조 제2항,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공1996상, 40),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7다8914 판결(공2008상, 301)


【전문】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반소피고)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재단법인 선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덕 담당변호사 전창열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2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덕 담당변호사 전창열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09. 2. 12. 선고 2007나33971, 3968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지연손해금청구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설시의 사실을 종합하여, 원고(반소피고. 이하 단지 ‘원고’라고 한다)의 이 사건 부동산 취득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한다)이 시행된 후에 행하여진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피고(반소원고. 이하 단지 ‘피고’라고 한다) 재단 소속의 ○○사가 그 주지인 원고에게 계약의 체결을 위탁하여 원고가 직접의 당사자로서 매도인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앞으로 곧바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인이 원고와 피고 재단 사이의 위와 같은 명의신탁약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 오인,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 제3점에 대하여 가. 이 사건에서 명의신탁자인 피고 재단과 명의수탁자인 원고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반면에 피고 재단에 대하여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의 취득을 위하여 제공받은 자금 1억 1,30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원심은 원고가 위 부당이득금 1억 1,300만 원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진 1997. 11. 13.부터 피고 재단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심판결 선고일인 2009. 2.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지연손해금청구부분에 관한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1) 피고는 위 부당이득금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 매수자금을 수령한 날로부터 다 반환할 때까지의 기간에 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 있다(기록 455면). 만일 그 청구가 원고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취지라고 한다면, 원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그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책임을 진다( 민법 제387조 제2항).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 소송대리인이 위와 같이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가 담긴 피고의 반소청구취지정정신청서 부본을 수령한 것은 2008. 12. 24.임을 알 수 있고, 달리 그 전에 피고가 원고에게 위 매수자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 (2) 나아가 만일 피고의 위와 같은 지연손해금청구를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원고에 대하여 악의 수익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 민법 제748조 제2항 참조)을 인정하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또한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단지 원고가 수령한 이 사건 매수자금이 명의신탁약정에 기하여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도 그 명의신탁약정이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임을 알았다는 등의 사정이 부가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가 그 금전의 보유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고 쉽사리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비록 법적으로는 원고가 위에서 본 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하더라도 피고 재단은 명의신탁자로서 자신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라는 인식 아래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사용하여 왔음을 알 수 있고, 원고 또한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진 후로도 이 사건 위에 있는 시설물 등의 철거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원고의 대리인인 변호사를 통하여 피고 재단 소속의 ○○사 주지에 대하여 2005. 9. 13.자로 통고서(갑 제3호증)를 보내는 등의 조치에 이르기 전까지 피고 재단의 그러한 점유·사용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행하여진 1997. 11. 13. 당시에 이미 원고가 이 사건 매수자금에 관하여 이를 보유할 법률상 원인이 없어서 반환하여야 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하기는 어렵고, 그 등기 후로도 상당한 기간 동안 여전히 이 사건 부동산 취득에 관한 명의신탁약정을 유효한 것으로, 따라서 위 매수자금을 반환하지 아니하여도 되는 것으로 전제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에서 본 대로 원고가 위 부당이득금 1억 1,300만 원에 대하여 피고가 구하는 대로 이 사건 부동산이 원고 앞으로 등기된 1997. 11.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는 우선 피고의 이 부분 청구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석명하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지체책임 또는 그 악의의 수익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취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지연손해금청구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