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도9867
판시사항
편집[1]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의 인정 기준 및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 살인의 범의에 대한 판단 기준
[2]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으로 인한 범행을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3] 사형의 선고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및 사형선택 여부의 결정 방법
[4] 여아 2명을 강제추행,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사체를 토막내어 유기한 피고인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한 원심의 형의 양정을 수긍한 사례
참조조문
편집[1] 형법 제13조, 제250조 제1항 / [2] 형법 제10조 / [3] 형법 제41조, 제51조 / [4] 형법 제41조, 제51조
참조판례
편집[1][3]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도5590 판결(공2001상, 910),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6425 판결(공2002상, 726) / [1]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도734 판결(공2006상, 845) / [2] 대법원 1999. 4. 27. 선고 99도693 99감도17 판결(공1999상, 1118),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도1541 판결(공2002하, 1598),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도5360 판결(공2006하, 1945) / [3]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공2003하, 1566)
전문
편집피고인
편집피고인
상고인
편집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편집변호사 이성섭
원심판결
편집서울고법 2008. 10. 17. 선고 2008노1708 판결
주문
편집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편집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살인의 범의에 관한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6425 판결,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도7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라도 살인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② 피해자 공소외 2, 3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한 상태에서 왼손으로 피해자 공소외 3의 오른쪽 가슴을 누르고 오른손으로 발버둥을 치는 피해자 공소외 3의 코와 입을 막고 힘껏 눌러 그 자리에서 질식사하게 하고, 계속하여 옷으로 얼굴이 덮여 있던 피해자 공소외 2의 가슴 위에 올라타 무릎으로 양 팔을 누르고, 얼굴에 덮어놓은 옷을 벗겨낸 다음 양 손으로 발버둥을 치는 피해자 공소외 2의 코와 입을 막고 힘껏 눌러 그 자리에서 질식사하게 하여 위 피해자들을 살해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및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살인의 범의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해자 공소외 2, 3에 대한 강간 또는 강제추행의 점에 관한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은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2, 3을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3을 강간하려 하였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및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의 심신장애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로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성격적 결함을 가진 자에 대하여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기대할 수 없는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지만,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매우 심각하여 원래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과 동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범행은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도1541 판결,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6도536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각 범행이 심신장애로 인한 범행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4. 피고인의 양형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형의 선고는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추어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분명히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사형을 선고함에 있어서는 형법 제51조가 규정한 사항을 중심으로 한 범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전과의 유무,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계획의 유무,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감정, 범행 후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항을 철저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명확하게 밝힌 후 비로소 사형의 선택 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법원으로서는 마땅히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평면적으로만 참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피고인의 주관적인 양형요소인 성행과 환경, 지능, 재범의 위험성, 개선교화 가능성 등을 심사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여 이를 통하여 사형선택 여부를 심사하여야 할 것은 물론이고, 피고인이 범행을 결의하고 준비하며 실행할 당시를 전후한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의 변화 등에 대하여서도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등 관련 분야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 보는 등 깊이 있는 심리를 하여 본 다음에 그 결과를 종합하여 양형에 나아가야 한다 (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도9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성장과정, 이 사건 각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정신상태나 심리상태의 변화 등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 등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양형자료들을 토대로 하여, 그 판시와 같은 양형조건들, 특히 피고인이 사소한 이유로 성인 여성 1명을 때려 숨지게 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다시 자신의 힘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힘든 여자 어린이 2명을 유인하여 강제추행한 다음 살해한 점, 그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치밀한 계획 아래 사체들을 여러 토막으로 절단하고 이를 야산에 나누어 묻거나 하천에 버리는 등 그 범행수단이 잔혹하고 무자비하여 온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점,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에 전혀 납득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피고인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진술 태도에 비추어 피고인이 진심으로 그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심이 가고, 오히려 여성 및 사회를 탓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개선교화의 여지도 거의 없고, 또한 동일한 범행을 반복한 점에 비추어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양승태 박일환 김능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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