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헌마369
2007년 전시증원연습 등 위헌확인
판결기관: 헌법재판소
2009년 5월 28일 판결.


【판시사항】 가. 피청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일종인 2007년 전시증원연습(이하 ‘이 사건 연습’이라 한다.)을 하기로 한 결정(이하 ‘이 사건 연습결정’이라 한다)이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나.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지 여부(소극) 다.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 인정하였던 판례를 변경한 사례 【결정요지】 가.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1978. 한미연합사령부의 창설 및 1979. 2. 15. 한미연합연습 양해각서의 체결 이후 연례적으로 실시되어 왔고, 특히 이 사건 연습은 대표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 피청구인이 2007. 3.경에 한 이 사건 연습결정이 새삼 국방에 관련되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하는 통치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청구인들이 평화적 생존권이란 이름으로 주장하고 있는 평화란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아니하고, 평화적 생존권은 이를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서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그 권리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하여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기본권으로서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라고 판시한 2003. 2. 23. 2005헌마268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한다. 재판관 김종대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을 떠나서 관념할 수 없고, 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국가의 존립이 위협 받게 된다. 우리 헌법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평화를 중요한 이념으로 표방하고 있으므로 국가의 모든 기능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상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평화가 전쟁 없이 적국에 예속되는 것까지 감수하는 평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화적 생존권도 우리 헌법의 기초적 가치로서 이 같은 테두리 속에서 관념하면 되지 굳이 이를 구체적 기본권으로 관념하여 이를 근거로 전시에 대비한 군사훈련마저 저지하기 위한 독립된 대국가적 권리로 인정할 이유는 없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별개의견 국민의 모든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제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국토와 국민을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수행 기타 군사활동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이를 위하여 국가가 국민에게 국토방위의 의무를 부과하고 국군을 조직·유지하며 군사활동의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허용된다. 그러나 국가가 위와 같은 목적을 현저히 벗어나 국민에게 국제적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적 전쟁에 참여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또한 침략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이므로, 국민을 침략적 전쟁에 동원하거나 테러의 위해 속에 방치하는 것은 헌법 제10조가 선언한 국가의 헌법상 책무에도 반한다. 그러므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비록 헌법상 문언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국가에 대하여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연습결정은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결여된 부적법한 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인간이 존엄과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하려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평화적 생존권이라고 부를 수 있다. 생명·신체의 안전권이 기본권으로 보장된다고 하여 그와 별도로 평화적으로 생존할 자유와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평화적 생존권도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지만, 군사훈련이 침략전쟁을 위한 것이라면,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도록 요구하는 헌법 제5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를 정당화하는 사유로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참조조문】 헌법 전문, 제4조, 제5조 제1항, 제6조 제1항, 제10조, 제37조 제1항 【참조판례】 가. 헌재 2004. 4. 29. 2003헌마814, 판례집 16-1, 601, 606 나. 헌재 2004. 4. 29. 2003헌마814, 판례집 16-1, 601, 607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인들 대리인 변호사 장경욱 외 1인 법무법인 동화 담당변호사 조영선 법무법인 산하 담당변호사 권정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최병모 외 2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박주민 법무법인 정평 담당변호사 김승교 외 1인 피청구인 대통령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한미연합사령부는 2007. 3. 6. ‘2007 전시증원연습인 RSOI(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수용, 대기, 전방 이동 및 통합) 연습과 이와 연계된 연합/합동 야외기동 훈련인 독수리 연습(FE: Foal Eagles)을 2007. 3. 25.부터 같은 달 31.까지 대한민국 전역에서 실시하며, 이는 방어적인 연습(a defensive oriented exercise)으로서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수 있는 연합사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둔 것’이라는 취지를 발표하였다(이하 위 2개의 군사연습을 통틀어 ‘이 사건 연습’이라 한다). (2) RSOI 연습은 1994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연례 연합/합동 지휘소 연습(joint/combined command-post exercise)으로, 전시 한반도에 증원될 미 증원군의 최초 도착에서 전방 이동 및 전장으로 통합되는 일련의 절차와 이에 대한 한국군의 전시지원, 상호 군수지원, 동원 및 전투력 복원 절차 등을 익히기 위한 것이다. 또한, 독수리 연습(FE)은 1961년부터 매년 실시해 전투부대들의 전 군내 연합/합동 야외기동연습(theater- wide joint and combined field training exercise)으로, 개전초기 한국의 후방지역에 북한의 특수전 부대가 침투하는 것에 대비하는 연습과 군단급 야외기동훈련, 주요 장비의 전방 이동, 기타 훈련 활동 등으로 이루어지며, 2002년부터 RSOI 연습과 통합하여 매년 3월 하순에 RSOI/FE 연습으로 실시되고 있다. (3) 이 사건 연습은 한미상호방위조약(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 조약)에 의거하여 매년 행해져 왔던 것이며, 유엔사령부를 통해 북한 측에게도 그때마다 사전에 통보되었다. (4) 청구인들은 ‘이 사건 연습이 북한에 대한 선제적 공격연습으로서 한반도의 전쟁발발 위험을 고조시켜 동북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므로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7. 3. 2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청구인들은 ① 국군통수권자인 피청구인이 이 사건 연습을 하기로 한 결정(이하 ‘이 사건 연습결정’이라고 한다.) 및 ② 이에 따라 국방부장관 등이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가 실시하는 이 사건 연습 등 2가지를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로서 주장한다. 그런데 이 사건 연습은 피청구인의 국군통수권 행사의 일환으로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이루어진 사실행위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서 청구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어떤 의무나 행위를 강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권력적 사실행위 등 공권력의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연습결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로 한정하기로 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인의 의견요지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이 사건 연습은 북한을 상대로 한 특정 작전계획에 따른 선제적 공격훈련이 명백하며, 이는 헌법 전문(평화적 통일, 항구적인 세계평화), 헌법 제4조(평화적 통일정책), 헌법 제5조(국제평화의 유지, 침략적 전쟁 부인)에 위반되는 것이다. 또한, 피청구인이 헌법을 수호할 책무(헌법 제66조 제2항)를 위반하여 국군통수권을 행사하고, 이에 따라 국방부장관 및 합동참모의장, 각 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이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한민국정부가 위헌적인 이 사건 연습에 참여하게 되었는바, 이것은 휴전상태의 한반도에 예측불허의 전쟁 발발의 위험성을 고조시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평화, 나아가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제5차 6자회담 3단계회의에서 참여국들이 합의한 9·19 공동성명의 초기이행조치에 관한 2·13 합의의 이행에 난관을 조성하여 평화공존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저해하며, 냉전적 남북대결을 조장하여 남북교류·협력·화해·화합에 배치되는 권력적 행위이다. 청구인들은 이로써 헌법 제10조 및 헌법 제37조 제1항으로부터 인정되는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받았다. 나. 피청구인의 의견 피청구인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 이해관계인 국방부장관의 의견요지 (1) 이 사건 연습은 국민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적 효력을 가진 공권력의 행사로 볼 수 없으므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설령 심판대상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연습의 실시 자체만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침해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2) 나아가 이 사건 연습으로 인하여 평화적 생존권 침해가 직접적으로 당장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의 정세변화 등을 포함하는 수많은 요인이 청구인들이 우려하는 방향으로 진전될 것을 전제로 하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한 것으로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연습은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 및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관계 등 관련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고도의 정치적 결단의 결과물인바, 이는 통치행위에 해당하여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설령 청구인들의 주장이 적법요건을 구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연습으로 인하여 평화적 생존권 침해의 위험성은 가정적 판단에 불과하고 위와 같이 수많은 정치적 상황변화에 대한 하나의 가설에 지나지 않으므로, 기본권 침해의 성숙 정도가 헌법재판소의 심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이유 없다. 3.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가. 통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국가행위로서 그 결단을 존중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어 사법적 심사의 대상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못한 행위라고 일반적으로 정의되고 있는바, 궁극적으로 국민 내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문제로서 국내 및 국제 정치관계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등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에 관하여, 현행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대의민주제 통치구조하에서 대의기관인 대통령과 국회가 내린 결정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814, 판례집 16-1, 601, 606 참조). 그러나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1978. 한미연합사령부의 창설 및 1979. 2. 15. 한미연합연습 양해각서의 체결 이후 연례적으로 실시되어 왔고, 특히 이 사건 연습은 대표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 피청구인이 2007. 3.경에 한 이 사건 연습결정이 새삼 국방에 관련되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하는 통치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지 여부 (1)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 “항구적인 세계평화”를 추구할 이념 내지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1장 총강에서 평화적 통일정책에 관하여(제4조), 국제평화 유지의 노력과 침략전쟁의 부인에 관하여(제5조 제1항), 국제법규 존중에 관하여(제6조 제1항) 각 규정하고 있을 뿐,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평화적 생존권”이란 기본권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지 여부는 이를 헌법상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의 문제이다. (2) 헌법 전문 및 제1장 총강에 나타난 “평화”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우리 헌법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며 항구적인 세계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야 함을 이념 내지 목적으로 삼고 있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이 전쟁과 테러 등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운 평화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책무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평화주의가 헌법적 이념 또는 목적이라고 하여 이것으로부터 국민 개인의 평화적 생존권이 바로 도출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을 새롭게 인정하려면, 그 필요성이 특별히 인정되고, 그 권리내용(보호영역)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기본권으로서의 실체 즉, 권리내용을 규범 상대방에게 요구할 힘이 있고 그 실현이 방해되는 경우 재판에 의하여 그 실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평화적 생존권을 구체적 기본권으로 인정한다고 가정할 때, 그 권리내용이란 우선 “침략전쟁에 대한 것”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침략전쟁이나 방어전쟁을 불문하고 전쟁이 없는 평화”란 자국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함께 노력하여 형성하는 평화로운 국제질서의 확립에 의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헌법이 세계평화의 원칙을 규정하면서도 침략전쟁만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화적 생존권의 권리내용으로서 상정할 수 있는 것은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되지 아니할 권리”, “침략전쟁을 위한 군사연습, 군사기지 건설, 살상무기의 제조·수입 등 전쟁준비 행위가 국민에게 중대한 공포를 초래할 경우 관련 공권력 행사의 정지를 구할 권리” 등일 것이다. 그러나 침략전쟁과 방어전쟁의 구별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전시나 전시에 준한 국가비상 상황에서의 전쟁준비나 선전포고 등 행위가 침략전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할 대상으로 보아야 할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헌재 2004. 4. 29. 2003헌마814 판례집 16-1, 601, 607 참조). 또한, 평상 시의 군사연습, 군사기지 건설, 무기의 제조·수입 등 군비확충 등의 행위가 “침략적” 전쟁준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란 거의 없거나 “침략적 성격”·“중대한 공포” 등에 관한 규명이 사실상 곤란하므로, 이에 대하여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공권력 행사를 중지시키려는 것은 실효적으로 보호받을 가능성을 긍정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서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그 권리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3) 한편 평화적 생존권이란 개념의 연원은 일본 헌법 전문 2단의 “평화 속에 생존할 권리”라는 표현이 계기가 되어 일본의 일부 학계와 하급심 법원이 이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데에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 최고재판소는 일본 헌법이 위와 같은 헌법 전문의 “평화 속에 생존할 권리”라는 문구 외에 제9조에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 및 교전권을 부인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음에도 평화적 생존권으로 주장된 “평화”란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의 추상적 개념이고, 그 자체가 독립된 권리가 될 수 없다고 하여 구체적 기본권성을 부정하였다. 우리 헌법은 일본 헌법과 같이 평화적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도출할 표현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다만 전문이나 총강에서 “평화적 통일”, “세계평화”, “국제평화”, “침략전쟁의 부인” 등의 규정을 갖고 있을 뿐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서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평화적 생존권이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우리 헌법 전문이나 총강에 나타난 평화에 관한 몇몇 규정에 기초하여 헌법 제10조 및 제37조 제1항을 근거로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 쉽사리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 헌법보다 더 강한 평화에 관한 규정을 기본법에 두고 있는 독일의 경우 평화적 생존권에 관한 논의가 학계나 실무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4) 결국 청구인들이 평화적 생존권이란 이름으로 주장하고 있는 평화란 헌법의 이념 내지 목적으로서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아니하고, 개인의 구체적 권리로서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효력 등을 지닌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평화적 생존권은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자신들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의 침해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구하는 이 사건 심판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부적법하다. 4. 결 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하여 ‘평화적 생존권을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기본권으로서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라고 판시한 2003. 2. 23. 2005헌마268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김종대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별개의견과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재판관 김종대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나는 다수의견과 같이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보장된 구체적 기본권이라고 볼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아래와 같이 ‘전쟁과 기본권’에 관한 견해를 밝히면서 다수의견을 보충하고자 한다. 가. 기본권이란 헌법에서 어떤 법익을 기본적 권리로 인정하고 이를 보장할 때 생겨나는 것이어서 헌법을 떠나 기본권이란 개념을 생각할 수 없고, 헌법은 국가의 존립을 전제로 하므로, 결국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을 떠나서 관념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의 존립은 기본권의 개념적 기초이자 기본권 보장의 전제라 할 것이다. 국가 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기본권의 전제가 된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게 된다. 전쟁은 적국(반국가단체 또는 사실상 국가체제를 갖춘 집단 등 포함)과의 생존을 건 싸움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승패에 따라 국가의 생존도 국민의 기본권도 기약 없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국민은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휴전하여 국가의 존립을 유지한 때에만 헌법을 지켜내고 기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이지 패전하면 송두리째 기본권을 잃어버리고 마는 위험 속에 빠지고 만다. 또한, 오늘날 전쟁은 복잡 미묘한 국제정세 속에서 당사국의 주관적 국익과 명분 아래 갑작스럽게 발발하게 되므로 실제 어느 전쟁이 침략적 전쟁인지 방어적 전쟁인지 그 구별이 명백하지도 않다. 이와 같이 국가비상 사태라 할 수 있는 전쟁이 어떤 이유로든 일단 발발하게 되면 그 승패에 따라 국가의 존립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므로 국가는 반드시 군사훈련을 지속하는 등 전쟁에 대비한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따라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 있으므로 언제 발발할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해 평소 군사훈련, 군비확충 등으로 전력을 최고조로 유지하고 병사들로 하여금 필승의 신념으로 국가를 수호할 수 있도록 정신전력을 강화시켜나가야 한다. 나. 피청구인의 이 사건 연습결정은 전쟁에 대비해 연합국과 함께 적국을 물리치는 훈련을 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전쟁으로부터 국민의 생존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군사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면 그 훈련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기본권의 제한적 상황을 두고 이를 기본권(평화적 생존권)의 침해라고 관념해 국가에 대한 군사훈련의 금지를 요청할 수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평화적 생존권을 구체적 기본권으로 인정하자는 견해는 평화적 생존권을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로 관념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전쟁은 그 특성상 침략적 전쟁인지 방어적 전쟁인지의 구분이 불명확하여 그 같은 관념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명백하지도 아니한 “침략전쟁”임을 내세워 전시 상황에 대비한 준비행위를 막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려는 것은 어떤 전쟁에서도 일단 항복하자는 뜻이 아니라면 전쟁이라는 특수상황, 즉 전쟁발발의 불가예측성과 비윤리성 및 패전의 참혹성을 간과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우리 헌법은 평화를 중요한 이념으로 표방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모든 기능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상으로도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평화가 전쟁 없이 적국에 예속되는 것까지 감수하는 평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나는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평화적 생존권도 우리 헌법의 기초적 가치로서 이 같은 테두리 속에서 관념하면 되지 굳이 이를 구체적 기본권으로 관념하여 이를 근거로 전시에 대비한 군사훈련마저 저지하기 위한 독립된 대국가적 권리로 인정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6.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별개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평화적 생존권’이 우리 국민이 향유하고 있는 헌법상 기본권이자, 국민이 그에 대한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에 의한 법적 구제를 구할 수 있는 재판규범이라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별개의견을 밝힌다. 가. 우리 헌법의 규정 우리 헌법은 전문에서 “…… 우리 대한민국은 ……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에서 “……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평화’를 우리 헌법상 최고의 가치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한편,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국가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할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헌법 제37조 제1항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헌법상 보호하여야 할 가치에 대하여는 비록 헌법에 문언상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나. 평화적 생존권의 의미 위와 같은 헌법 규정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면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침략전쟁이나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 즉 평화적 생존권을 가지고, 국가는 국민들의 이러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침략전쟁·테러·범죄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여야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불가피하거나 불가항력적이지 않은 침략전쟁을 회피하거나 부인하여야 할 책무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물론 전쟁이 없는 평화가 자국(自國)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화적 생존권이라고 하여 일체의 전쟁 없이 살 권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일체의 전쟁수행이나 군사활동을 모두 부인하는 권리도 아니다. 국민의 모든 기본권은 국가의 존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전제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국토와 국민을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수행 기타 군사활동은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이를 위하여 국민에게 국토방위의 의무를 부과하고 국군을 조직·유지하며 군사활동의 훈련을 실시하는 것도 허용된다. 그러나 국가가 위와 같은 목적을 현저히 벗어나 국민에게 국제적 평화를 파괴하는 침략적 전쟁에 참여하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헌법 제5조 제1항). 또한, 침략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이므로(헌재 2006. 2. 23. 2005헌마268, 판례집 18-1상, 298, 302-304), 국민을 침략적 전쟁에 동원하거나 테러의 위해 속에 방치하는 것은 헌법 제10조가 선언한 국가의 헌법상 책무에도 반한다. 그러므로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으면서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고, 이는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비록 헌법상 문언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국가에 대하여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할 것이다. 다. 통치행위와 실효성 문제 다수의견은, 침략전쟁과 방어전쟁의 구별이 불분명할 뿐 아니라 국가의 행위가 침략전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해당하여 사법심사를 자제할 대상, 이른바 통치행위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침략적 성격에 대한 규명이 사실상 곤란하므로 이를 평화적 생존권이란 이름으로 중지시키려는 것은 실효적으로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에, 헌법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평화적 생존권을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화적 생존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할지의 문제와, 국가의 군사적 행위가 통치행위로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또는 침략적 성격의 규명이 사실상 곤란한지의 문제는 전혀 차원이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은 우리 헌법의 문언상 열거되어 있지는 않지만 헌법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군사적 행위가 통치행위인지 여부 및 침략적 전쟁인지 여부는 이를 심사하는 사법절차에서 판단될 문제인 것이다. 라. 소 결 결국,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침략전쟁이나 테러 등의 위해를 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 즉 평화적 생존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고, 국가 공권력이 이러한 기본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면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연습결정은 1994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연합전시증원 연습으로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매년 행하여져 왔던 점, 이 사건 연습의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이 있을 것’을 전제하여 공동방위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상 비상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필요한 점 등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청구인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연습결정이 국민들에게 예측불허의 침략적 전쟁에 휩싸이게 할 가능성, 즉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결여된 부적법한 청구로서 각하되어야 한다. 7.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다수의견은 평화적 생존권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그것을 기본권으로 인정할 필요가 없으며 그 내용의 실현을 보장받기 어려운 이념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평화적 생존권의 기본권성을 부인하지만, 찬성하기 어렵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은 국가나 헌법에 의하여 창설되거나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국가와 헌법 이전에 천부적(天賦的)으로 보유하는 것이다.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확인하고 존중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지고(헌법 제10조), 개인의 기본적 인권은 헌법에 열거된 것이든 아니든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헌법 제37조 제1항). 대한민국헌법이 전문에서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의 국가와 헌법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존엄과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하려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평화적 생존권이라고 부를 수 있고, 그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면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불가결한 기본조건이기 때문에, 인간의 활동의 자유나 재산권이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같은 다른 기본권보다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생명과 신체의 안전이 폭력범죄로부터 보호되어야 함은 물론, 전쟁·테러·무력행위 등에 의하여 인간의 평화적 생존이 위협받지 않도록 국제적 평화와 국내의 평화가 아울러 보장되어야 한다. 생명·신체의 안전권이 기본권으로 보장된다고 하여 그와 별도로 평화적으로 생존할 자유와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인간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지 않고 평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권리는 인간이 국가와 헌법 이전에 천부적으로 가지는 기본권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한민국헌법에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명문규정이 없다고 하여 그 기본권성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 우리 헌법상 평화적 생존권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제10조와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도 존중하라는 제37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되는 기본권이라고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 국가와 헌법은 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국민들이 국가를 세우고 통치조직을 만들고 군대와 경찰을 유지하는 것도 모두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야 하며(헌법 제5조 제1항), 국군을 조직하여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사명을 담당하게 하여야 하고(헌법 제5조 제2항), 국민들에게 국토방위의 의무를 부과할 수 있으며(헌법 제39조 제1항), 사회질서를 유지하여야 하고(헌법 제37조 제2항), 전쟁·테러·무력행위 등으로부터 국민들의 평화적 생존권이 위해나 위협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러나 평화적 생존권도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될 수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국가가 국군을 유지하고 미군을 주둔시키며 함께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지만, 그러한 군사훈련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해치거나 위협하는 경우에는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군사훈련이 침략전쟁을 위한 것이라면,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도록 요구하는 헌법 제5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를 정당화하는 사유로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연습은 외적의 침략전쟁에 대비하여 국가와 국민들의 안전을 방어하기 위한 훈련으로서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이 침해되었거나 침해될 위험이 있었다는 점을 엿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연습은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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