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의)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7다3162, 판결] 【판시사항】 [1] 사람의 신체에서 분리된 세포가 구 약사법의 규제대상인 의약품에 해당하는지 여부(한정 적극) [2] 중간엽 줄기세포가 구 약사법의 규제를 받는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3] 구 약사법 제26조의4 제1항에 정한 ‘임상시험’의 의미

[4] 사람을 대상으로 한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술은 임상시험에 해당하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지 않고 그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행위는 구 약사법에 위배된다고 한 사례 [5] 감독관청의 승인 없이 임상시험에 해당하는 의료행위를 하였다는 것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6] 임상시험 단계의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의 내용 및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의약품의 공급에 따른 의약품 공급자의 고지의무의 내용 [7] 의사가 간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간이식 수술 외에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의 환자 등에게 임상단계에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술을 시행하면서 줄기세포 공급업체 대표이사와의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환자들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고, 줄기세포 공급업체 대표이사 역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줄기세포를 판매하면서 위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줄기세포 구입자들에 대한 설명의무 내지 고지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으며, 위 대표이사와 의사의 불법행위는 서로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어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은 의약품에 관하여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이나 제조품목허가의 권한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부여하였을 뿐 의약품의 구체적 범위를 하위 법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구 약사법의 규제를 받는 의약품인지 여부는 그 정의 규정인 같은 법 제2조의 해석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구 약사법은 제2조 제4항 제2호에서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기구·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을 의약품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사람의 신체에서 분리된 세포가 사람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인체조직이 아닌 세포단위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따른 의약품에 해당하므로 구 약사법의 규제대상이 된다.

[2] 중간엽 줄기세포는 저온보관 중인 제대혈의 백혈구(단핵구)에서 조혈모세포 등과 구분하여 선별한 다음 성장인자 등을 첨가하여 체외에서 증식·배양한 후 사람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세포단위로 인체에 투여되는 것이므로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제를 받는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3]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1항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고자 하는 자는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로서 그 연구 당시까지의 지식·경험에 의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4] 사람을 대상으로 한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술은 당시까지의 지식·경험에 의하여 안정성 및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시술로서 임상시험에 해당하고,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지 않고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행위는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에 위배된다고 한 사례. [5] 관계 법령에 따라 감독관청의 승인이 요구됨에도 이를 위반하여 승인 없이 임상시험에 해당하는 의료행위를 하였더라도 그 자체가 의료상의 주의의무 위반행위는 아니므로, 당해 의료행위에 있어 구체적인 의료상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그것만으로 불법행위책임을 지지는 아니한다. [6] 의사는 의료행위에 앞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 당시의 의료 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특히 그러한 의료행위가 임상시험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해당 의료행위의 안전성 및 유효성(치료효과)에 관하여 그 시행 당시 임상에서 실천되는 일반적·표준적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의약품 공급자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의약품을 공급함에 있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치료효과) 등 그 구입 여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을 수요자에게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 [7] 의사가 간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간이식 수술 외에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의 환자 등에게 임상단계에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술을 시행하면서 환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인 치료 효과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줄기세포 공급업체 대표의사와의 공동기자회견, 병원 홈페이지 광고, 상담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환자들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고, 줄기세포 공급업체 대표이사 역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줄기세포를 판매함에 있어 줄기세포 구입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인 치료효과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위 의사와의 공동기자회견, 탯줄은행 홈페이지 광고, 상담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줄기세포 구입자들에 대한 설명의무 내지 고지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으며, 위와 같은 기자회견의 경위, 홈페이지 내용의 관련성, 환자들이 줄기세포 구입 및 이식술을 받은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대표이사와 의사의 불법행위는 서로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어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2호(현행 제2조 제4호 참조), 제26조(현행 제31조 참조), 제26조의4 제1항(현행 제34조 제1항 참조), 구 약사법 시행규칙(2004. 7. 28. 보건복지부령 제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2 제1호(현행 제22조 제1호 참조) [2]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4항 제2호(현행 제2조 제4호 참조), 제26조(현행 제31조 참조), 제26조의4 제1항(현행 제34조 제1항 참조), 구 약사법 시행규칙(2004. 7. 28. 보건복지부령 제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의2 제1호(현행 제22조 제1호 참조) [3]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1항(현행 제34조 제1항 참조) [4]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1항(현행 제34조 제1항 참조) [5]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의4 제1항(현행 제34조 제1항 참조), 민법 제750조 [6] 민법 제2조, 제750조, 제760조 [7] 민법 제2조, 제750조, 제760조

【참조판례】 [5]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다27449 판결(공2002상, 457) / [6]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공1995상, 885), 대법원 1995. 3. 28. 선고 93다62645 판결(공1995상, 1735),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공2007하, 972)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의료법인 한라의료재단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석현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6. 12. 14. 선고 2006나1547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불법행위의 성립 및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약사법 위반에 관하여 1) 이 사건 중간엽 줄기세포가 약사법상의 의약품에 해당하는지 여부 구 약사법(2007. 4. 11 법률 제836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약사법’이라 한다)은 직접 의약품에 관한 정의 규정을 두는 한편( 제2조 제4항), 의약품의 제조를 업으로 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품목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제26조), 의약품등으로 임상시험을 하고자 하는 자는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26조의4 제1항), 구 약사법 시행규칙(2004. 7. 28. 보건복지부령 제2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제조품목허가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1조의2). 이와 같이 약사법은 의약품에 관하여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이나 제조품목허가의 권한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부여하였을 뿐 의약품의 구체적 범위를 하위 법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약사법의 규제를 받는 의약품인지 여부는 그 정의 규정인 약사법 제2조의 해석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약사법은 제2조 제4항 제2호에서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의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기구·기계 또는 장치가 아닌 것’을 의약품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고, 사람의 신체에서 분리된 세포가 사람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인체조직이 아닌 세포단위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 따른 의약품에 해당하므로 약사법의 규제대상이 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중간엽 줄기세포(이하 ‘이 사건 줄기세포’라 한다)는 저온보관 중인 제대혈의 백혈구(단핵구)에서 조혈모세포 등과 구분하여 선별한 다음 성장인자 등을 첨가하여 체외에서 증식·배양한 후 사람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세포단위로 인체에 투여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줄기세포는 약사법의 규제를 받는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부분 원심의 이유설시는 다소 부적절하나 이 사건 줄기세포가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약사법상 의약품의 해석, 위임입법의 한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이 약사법상 임상시험에 해당하는지 여부 약사법 제26조의4 제1항은, 의약품 등으로 임상시험을 하고자 하는 자는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로서 그 연구 당시까지의 지식·경험에 의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은 당시까지의 지식·경험에 의하여 안전성 및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시술로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임상시험에 해당하고,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지 않고 이 사건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행위는 약사법에 위배되며, 이 사건 줄기세포와 성질이 유사한 조혈모세포 이식에 관하여 건강보험수가산정기준이 마련되어 있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승인을 얻지 않고 이 사건 줄기세포를 이식한 행위가 약사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들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약사법상 임상시험의 의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미승인 임상시험의 의료행위 자체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 관계 법령에 따라 감독관청의 승인이 요구됨에도 이를 위반하여 승인 없이 임상시험에 해당하는 의료행위를 하였더라도 그 자체가 의료상의 주의의무 위반행위는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당해 의료행위에 있어 구체적인 의료상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그것만으로 불법행위책임을 지지는 아니한다(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다2744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이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임상시험계획승인을 받지 않고 의약품인 이 사건 줄기세포를 이식하여 약사법을 위반한 행위만으로 곧바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들에게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이 판결의 결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다.

나. 설명의무 위반에 관하여 1) 의사는 의료행위에 앞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등 참조), 특히 그러한 의료행위가 임상시험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해당 의료행위의 안전성 및 유효성(치료효과)에 관하여 그 시행 당시 임상에서 실천되는 일반적·표준적 의료행위와 비교하여 설명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의약품 공급자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의약품을 공급함에 있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치료효과) 등 그 구입 여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을 수요자에게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다( 대법원 1995. 3. 28. 선고 93다62645 판결,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5다5812, 5829, 5836 판결 등 참조). 한편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585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 1, 2, 3, 4, 5, 7과 망 소외 1(이하 ‘ 원고 1 등’이라고 한다)은 간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되어 여명기간이 6개월에서 5년 정도인 환자들로서 현재의 의료수준에서는 간이식 수술을 받는 외에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였고, 원고 6( 원고 1 등과 합하여 ‘원고 등’이라 한다) 역시 현재 의료수준에서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다발성 경화증(척추 손상으로 신경조직에 이상이 생겨 하지신경에 마비가 오고 배뇨·배변 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는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이다. 나) 한라병원 병원장이던 피고 2는 2003. 9. 3. 간경화증 환자인 소외 2(여, 당시 45세)에게, 2003. 10. 8. 같은 증세의 소외 3(남, 당시 58세)에게 피고 주식회사 히스토스템(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로부터 공급받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환자 복부의 질환 부위에 주사로 주입하여 이식하는 시술을 시행하였다. 다) 피고 2는 2003. 11. 4.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4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2명의 간경화 환자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한 결과 간 기능이 현저하게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는 취지의 발표를 하였고, 한라병원을 운영하던 피고 의료법인 한라의료재단(이하 ‘피고 의료법인’이라 한다)은 그 무렵 한라병원 홈페이지를 통하여 ‘탯줄혈액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로 간경화증을 치료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임상실험에 성공했다’고 알리면서, ‘시술 환자들에 대한 각종 검사 결과 간 기능이 현저히 호전되었고 특히 소외 2는 간경화증 말기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 현재 한라산 등반이 가능할 정도로 완치되었다’, ‘이번 성공을 계기로 줄기세포의 효능이 입증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였다. 피고 회사도 서울탯줄은행의 홈페이지에 ‘탯줄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임상에 적용하여 간경화증 등의 치료에 성공하였다’는 내용 및 ‘간경화증, 대머리, 척수손상, 무혈성골괴사, 버거씨병은 제대혈 줄기세포로 치료 가능하고,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근이영양증, 파킨슨병, 악성림프종 등은 제대혈 줄기세포로 치료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게재하고, 피고 2를 서울탯줄은행과 협력을 맺은 한라병원의 병원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위 결과가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피고 2의 언급을 인용하였다. 이러한 기자회견 및 홈페이지 글의 내용은 2003. 11. 4. 신문·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하여 ‘탯줄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이식해 간경화증을 치료하는 기술의 임상시험이 성공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널리 보도되었다. 라) 그런데 임상치료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2명의 환자들은 간 기능에 관한 일부 검사 수치에서 약간의 변화가 나타났을 뿐 임상적으로 치료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고, 결국 위 소외 2는 간경화증이 진행되어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지 약 9개월이 지난 2004. 5.경 사망하였다. 마) 원고 1 등은 한라병원에 내원하여 피고 2와 줄기세포 관련 전담간호사인 소외 4에게 줄기세포 이식의 치료효과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문의하였는데, 피고 2와 소외 4는 원고 1 등에게 치료효과에 대한 통계를 제시할 수 없다고 알려 주었을 뿐 위 소외 2가 한라산을 등반하였다거나 그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 주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이식술은 그 당시 의학계에 널리 인정된 치료방법인 간이식수술보다 수술방법, 비용, 부작용, 치료효과 등에 있어서 장점이 있다고 부각시키기도 하였다. 바) 원고 1 등은 피고 2의 소개로 피고 회사로부터 줄기세포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구입계약 업무를 처리한 피고 회사의 직원 소외 5에게도 치료효과에 관하여 관심을 갖고 질문하였는데, 소외 5는 친분이 있던 당뇨병 환자가 줄기세포 시술 후 당뇨병 증세는 물론 대머리 증상까지 호전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였다. 사) 원고 6은 위 신문보도 등을 접하고 피고 4와 상담을 거쳐 줄기세포를 구입한 후 피고 4의 소개로 한라병원에 가서 원고 1 등과 마찬가지로 피고 2 등으로부터 위와 같은 설명을 들었다. 아) 원고 등은 2003. 12.경부터 2004. 3.경에 걸쳐 한라병원에 수 일간 입원하여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았는데, 줄기세포 이식 후 기존의 병세가 악화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질병이 호전되었다거나 질병의 진행속도가 완화되지도 않았다. 자) 줄기세포 구입비로 원고 1 등은 1인당 3,000만 원 내지 3,300만 원, 원고 6은 2,000만 원을 지출하였고, 치료비로 원고 등은 1인당 약 200만 원 내지 300만 원을 각 지출하였다. 3)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 2는 임상시험의 단계에 있는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을 시행함에 있어 환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인 치료효과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피고 4와의 공동기자회견, 한라병원 홈페이지 광고, 상담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환자들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고, 피고 4 역시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이 사건 줄기세포를 판매함에 있어 줄기세포 구입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정인 치료효과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피고 2와의 공동기자회견, 서울탯줄은행 홈페이지 광고, 상담 등을 통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줄기세포 구입자들에 대한 설명의무 내지 고지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으며, 위와 같은 기자회견의 경위, 홈페이지 내용의 관련성, 환자들이 줄기세포 구입 및 이식술을 받은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4와 피고 2의 위 불법행위는 서로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어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설명의무 위반,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요건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주식회사와 대표이사는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으므로(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 참조), 피고 회사가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하여 그 대표이사인 피고 4의 개인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 한다. 이에 관한 피고 4의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피고 2 등이 이 사건 줄기세포 이식술의 치료효과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원고 등이 고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이 사건 줄기세포를 구입하여 이식술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원고 등이 지출한 줄기세포 구입비, 치료비 등의 재산상 손해와 피고 2 등의 공동불법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 회사, 피고 4의 주장과 같은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책임제한에 관한 원고 6 및 피고 의료법인, 피고 2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의사 등이 진료상 과실 또는 설명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환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의사 측 과실의 내용 및 정도, 진료의 경위 및 난이도, 의료행위의 결과, 해당 질환의 특성, 환자의 체질 및 행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 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고(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2270 판결 등 참조),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6다1960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책임감경사유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이나 책임감경 비율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원고 6, 피고 의료법인, 피고 2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