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청구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추38, 판결] 【판시사항】 [1] 지방자치단체가 세 자녀 이상 세대 양육비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함에 있어서 법률의 개별적 위임이 필요한지 여부(소극) [2] 조례로 정하고자 하는 특정사항에 관하여 이미 법령이 존재하는 경우, 조례의 적법 요건 [3] 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하여 세 자녀 이상의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선군세자녀이상세대양육비등지원에관한조례안’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지방자치법 제15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그 내용이 주민의 권리의 제한 또는 의무의 부과에 관한 사항이거나 벌칙에 관한 사항이 아닌 한 법률의 위임이 없더라도 그의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바, 지방자치단체의 세자녀 이상 세대 양육비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저출산 문제의 국가적·사회적 심각성을 십분 감안하여 향후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을 적극 장려토록 하여 인구정책을 보다 전향적으로 실효성 있게 추진하고자 세 자녀 이상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무는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자치사무 중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라)목에서 예시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및 부녀의 보호와 복지증진에 해당되는 사무이고, 또한 위 조례안에는 주민의 편의 및 복리증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 제정에 있어서 반드시 법률의 개별적 위임이 따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

[2]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것이고, 조례가 규율하는 특정사항에 관하여 그것을 규율하는 국가의 법령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에도 조례가 법령과 별도의 목적에 기하여 규율함을 의도하는 것으로서 그 적용에 의하여 법령의 규정이 의도하는 목적과 효과를 전혀 저해하는 바가 없는 때, 또는 양자가 동일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국가의 법령이 반드시 그 규정에 의하여 전국에 걸쳐 일률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율하려는 취지가 아니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방의 실정에 맞게 별도로 규율하는 것을 용인하는 취지라고 해석되는 때에는 그 조례가 국가의 법령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3] 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하여 세 자녀 이상의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선군세자녀이상세대양육비등지원에관한조례안’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라)목, 제15조 [2] 지방자치법 제15조 [3]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라)목, 제15조,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 제10조,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1. 8. 27. 선고 90누6613 판결(공1991, 2444),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추17 판결(공1992, 2287) / [2]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추244 판결(공1997상, 1626),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추29 판결(공2001상, 167)


【전문】 【원 고】 정선군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승덕)

【피 고】 정선군의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서남북 담당변호사 오시영)

【변론종결】 2006. 9. 14.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6. 6. 13.에 한 정선군세자녀이상세대양육비등지원에관한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그 효력이 없다.


【이 유】 1. 이 사건 조례안의 재의결 및 그 내용의 요지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가 2006. 4. 25. 정선군세자녀이상세대양육비등지원에관한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 한다)을 의결하여 원고에게 이송하였고, 원고는 2006. 5. 15. 이 사건 조례안이 법령의 한계를 일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게 재의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06. 6. 13. 이 사건 조례안을 원안대로 재의결함으로써 이 사건 조례안이 확정되었다.

나. 이 사건 조례안은 저출산문제의 국가적·사회적 심각성을 십분 감안하여 정선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인구정책을 보다 전향적으로 실효성 있게 추진코자 하며 세 자녀 이상의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서(제1조), 재원은 당해연도 예산 사정 등을 감안하여 군비로 확보하고(제3조), 지원기준일 현재 군 관내에 주민등록을 마치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세대에 한하여 지원하며, 지원대상은 이 조례 시행일 이후 군 관내에서 출생한 자에 한하되 셋째 이후의 출생 자녀 모두로 하고(제4조), 지원액은 매년 지원대상 자녀 1명당 300만 원 범위 안에서 예산사정, 물가상승률, 출산실태, 인구증감률, 기타 군민의 평균적인 양육비 등을 참작하여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수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며, 매 분기 말에 금융기관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지급함을 원칙으로 하고(제11조), 지원기간은 12세까지로 하되 친권자 또는 지원대상자가 군 관내를 벗어난 지역으로 전출할 때에는 지원대상자격을 상실하며(제12조), 자격상실자가 친권자와 함께 다시 거주할 목적으로 군 관내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고 실태조사 결과 거주할 목적임이 확인될 경우 다시 지원대상 자격회복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제13조)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2. 원고의 주장과 판단 가. 이 사건 조례안이 법령의 근거 없이 제정되었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헌법 제117조 제1항과 지방자치법 제15조의 본문에 의하여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제정할 수 있고, 일정 사항에 관하여는 ‘법률의 위임’이라는 전제하에서만 제정할 수 있는 것인데, 상위 법령에 이 사건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위임규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조례안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지방자치법 제15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되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의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에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는 그 내용이 주민의 권리의 제한 또는 의무의 부과에 관한 사항이거나 벌칙에 관한 사항이 아닌 한 법률의 위임이 없더라도 그의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할 것인바 ( 대법원 1992. 6. 23. 선고 92추1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례안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저출산 문제의 국가적·사회적 심각성을 십분 감안하여 향후 정선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토록 하여 인구정책을 보다 전향적으로 실효성 있게 추진하고자 세 자녀 이상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무는 지방자치단체 고유의 자치사무 중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라)목에서 예시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및 부녀의 보호와 복지증진에 해당되는 사무라고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 조례안에는 주민의 편의 및 복리증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 제정에 있어서 반드시 법률의 개별적 위임이 따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조례안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위배된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조례안이 상위 법령인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것이고, 조례가 규율하는 특정사항에 관하여 그것을 규율하는 국가의 법령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에도 조례가 법령과 별도의 목적에 기하여 규율함을 의도하는 것으로서 그 적용에 의하여 법령의 규정이 의도하는 목적과 효과를 전혀 저해하는 바가 없는 때, 또는 양자가 동일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국가의 법령이 반드시 그 규정에 의하여 전국에 걸쳐 일률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규율하려는 취지가 아니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방의 실정에 맞게 별도로 규율하는 것을 용인하는 취지라고 해석되는 때에는 그 조례가 국가의 법령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추244 판결 참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은 저출산 및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는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의 기본방향과 그 수립 및 추진체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으로서( 제1조), 국가는 종합적인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저출산·고령사회정책에 맞추어 지역의 사회·경제적 실정에 부합하는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며( 제4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적정인구의 구조와 규모를 분석하고 인구변동을 예측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인구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고( 제7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자녀가 차별받지 아니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며 교육과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는 사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자녀를 임신·출산·양육 및 교육하고자 하는 자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조성·지원하여야 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자녀를 양육하려는 자에게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하며( 제8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자녀의 임신·출산·양육 및 교육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 제10조)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 및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지역실정에 부합하는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한 점 등 그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자치단체인 정선군이 강원도 정선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하여 세 자녀 이상의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례안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서 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의 범위 안에서 자녀의 임신·출산·양육 및 교육에 소요되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례안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조례안이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에 위반된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조례안에 따라 지급되는 양육비의 장려금은 보조금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서 이는 지방자치단체는 개인에게 보조 또는 그 밖의 공금을 지출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개인 또는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에 기부·보조 또는 그 밖의 공금의 지출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제1호에서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바, 강원도 정선군민의 출산을 적극 장려하기 위하여 세 자녀 이상의 세대 중 세 번째 이후 자녀에게 양육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례안의 규정에 의하여 지급되는 양육비의 보조는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 제2호 (라)목 소정의 ‘아동·소년·부녀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속할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10조에서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강구하도록 한 시책에도 해당될 수 있고, 따라서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개인 또는 공공기관이 아닌 단체에 기부·보조 또는 기타 공금의 지출을 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한 지방재정법 제1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법률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조례안이 지방재정의 부담 등으로 위법하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는 세 번째 자녀에게 3,900만 원을 지원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조례안은 지방재정에 과도한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저출산 대책으로는 실효성도 없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이 사건 조례안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조례안에 의하더라도 지원액은 매년 지원대상 자녀 1명당 300만 원 범위 안에서 예산사정, 물가상승률, 출산실태, 인구증감률, 기타 군민의 평균적인 양육비 등을 참작하여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수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지원기간도 12세까지로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조례안의 시행으로 인하여 지방재정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이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조례안이 시행될 경우 양육비 지원에 있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형평에 반하거나 실효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조례안이 상위 법령에 위배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마. 기타의 점에 대하여 원고는 그 이외에도 이 사건 조례안이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2조, 지방자치법 제99조, 제118조, 지방재정법 제5조, 제38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드는 위 법령들을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조례안이 위 법령들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