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헌마764
2005헌마764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위헌확인 판결기관: 헌법재판소 |
2009년 2월 26일 판결. |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이 위헌이라고 한 결정. |
전문
편집사건
편집2005헌마764, 2008헌마118(병합)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제1항 등 위헌확인
청구인
편집1. 조○주 (2005헌마764)
국선대리인 변호사 문한식
2. 송○문 (2008헌마118)
3. 김○경 (2008헌마118)
청구인 2, 3의 대리인 법무법인 세광
담당변호사 최규호
주문
편집교통사고처리특례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 본문 중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피해자로 하여금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유
편집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5헌마764 사건
청구인은 대학생으로 2004. 9. 5. 12:59경 서울 강남구 ○○동 467 소재 ○동 아파트 앞 3차선 도로를 횡단하던 중 청구외 이○주 운전의 승용차 왼쪽 앞 휀더 및 유리창 부분에 부딪혀 약 1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폐쇄성두개천장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그 이후 청구인은 뇌손상으로 인한 좌측 편마비와 안면마비가 오는 등 심각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게 되었고, 결국 학업마저 중단하였다.
위 교통사고를 담당한 검사는 2004. 12. 13.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규정에 따라 가해운전자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였고, 이에 청구인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이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에 관한 과소보호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5. 8.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8헌마118 사건
청구인 송○문은 2007. 12. 14. 12:50경 처 황○희, 친구인 청구인 김○경과 그의 처 정○신을 태우고 자신의 소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제천시 금성면 ○○리 소재 중앙고속도로 271.2km지점을 춘천방면에서 대구 방면으로 3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뒤따라오면서 졸음운전을 한 청구외 손○원 운전의 5톤 대형화물차에 추돌당하여 위 황○희, 정○신은 모두 하악골 개방성 골절 또는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하고, 청구인 송○문은 목디스크, 두정부 두피 열상 등을, 청구인 김○경은 늑골 골절, 다발성 두피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그 이후 청구인들은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불면증과 같은 심각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게 되었다. 위 교통사고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규정에 따라 2007. 12. 28. 가해운전자에 대하여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였고(사망사고 부분에 관하여는 같은 날 구속 기소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이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에 관한 과소보호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들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08. 1.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1)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교특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 중 교통사고로 인하여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도로교통법위반죄 부분은 제외)를 범한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들은 명시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 전체의 위헌성을 다투면서도,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중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부분이 청구인들의 재판절차진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특법 제3조 제1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하여 업무상 과실과 중대한 과실을 분리하여 규정하지 않고 있고, 교특법 제3조 제2항 본문에서도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하여 업무상 과실 및 중대한 과실을 함께 나열하고 있는바, 형벌법규의 체계상 중대한 과실을 업무상 과실의 가중된 요건으로 하였다거나 위 두 가지 과실의 주의의무위반의 정도가 현저히 다른 것으로 취급한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으므로,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가해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이 사건 법률조항 전체를 이 사건 심판의 대상으로 삼기로 한다.
(3)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 교통사고처리특례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개정된 것)
- 제4조(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의 특례)
- ①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보험업법 제4조 및 제126조 내지 제128조, 육운진흥법 제8조 또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36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에는 제3조 제2항 본문에 규정된 죄를 범한 당해 차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나 보험계약 또는 공제 계약이 무효 또는 해지되거나 계약상의 면책규정 등으로 인하여 보험사업자 또는 공제사업자의 보험금 또는 공제금 지급의무가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조항]
- 교통사고처리특례법(2003. 5. 29. 법률 제6891호로 개정되고, 2005. 5. 31. 법률 제75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제3조 (처벌의 특례)
- ①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②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08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차의 운전자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를 범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죄를 범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도로교통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 또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나 통행의 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동법 제57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횡단·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5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제한속도를 매시 20킬로미터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9조 제1항·제20조 내지 제20조의3 또는 제56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앞지르기의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의 금지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21조의 규정에 의한 건널목 통과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2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40조 제1항,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또는 도로교통법 제80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이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중에 있거나 운전의 금지중에 있는 때에는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 도로교통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주취중에 운전을 하거나 동법 제42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한 운전을 하지 못할 염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 경우
- 도로교통법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동법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도횡단방법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3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승객의 추락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교통사고처리특례법(2005. 5. 31. 법률 제7545호로 개정되고, 2007. 12. 21. 법률 제8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 제3조(처벌의 특례)
- ①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② 차의 교통으로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차의 운전자가 제1항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과실치상죄를 범하고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하거나 피해자를 사고장소로부터 옮겨 유기하고 도주한 경우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동죄를 범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도로교통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 또는 교통처리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나 통행의 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3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동법 제62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횡단·유턴 또는 후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7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제한속도를 매시 20킬로미터를 초과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21조 제1항·제22조·제23조 또는 제6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앞지르기의 방법·금지시기·금지장소 또는 끼어들기의 금지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24조의 규정에 의한 건널목 통과방법을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보호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43조 제1항,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또는 도로교통법 제96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하고 운전한 경우. 이 경우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의 효력이 정지중에 있거나 운전의 금지중에 있는 때에는 운전면허 또는 건설기계조종사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
-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주취중에 운전을 하거나 동법 제4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한 운전을 하지 못할 염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보도가 설치된 도로의 보도를 침범하거나 동법 제13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보도횡단방법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도로교통법 제3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승객의 추락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 형법
- 제258조 (중상해, 존속중상해)
-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②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형법
- 제268조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 요지
(1)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위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기본권은 다른 모든 기본권들이 존재하기 위한 토대가 되는 중대한 것이다. 교특법 제4조 제1항의 입법취지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가해운전자에 대하여 전과자를 양산하는 것을 방지하고, 종합보험을 정착시켜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의 전보를 신속히 한다는 데 있다 하더라도, 가해운전자의 중과실 여부나 피해자에 대한 중상해 여부를 나누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행위가 교특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가해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기만 하면 공소제기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교통사고 피해자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기본권보다 가해운전자의 전과자가 되지 아니할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에 있어서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2) 평등권 침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특법 제3조 제2항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의 피해자들과 위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를 그 생명·신체의 보호에 있어서 차별하고 있고, 위와 같은 차별을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공익의 실현을 위한 불가피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3)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중과실로 인하여 중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교통사고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생활기반이 무너지는 등 피해자 본인이나 그 가족들이 받아야 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은 사망의 경우보다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우마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불기소처분이 내려짐으로써 피해자는 형사피해자로서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을 전혀 행사할 수 없게 되는바, 이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한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요지
(1) 헌법재판소는 1997. 1. 16. 90헌마110·136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배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선고한 바 있고,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위 사건에 대한 재심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성질상 재심이 허용될 수 없는 사안이므로 각하되어야 할 것이다.
(2)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는 입법자의 입법을 통하여 구체화되는 것이고 보호의무를 어느 정도 이행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입법재량의 범위에 속한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가가 특정조치를 취하여만 당해 법익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특정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때에 보호의무의 위반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고, 교통과실범에 있어서 국가의 국민의 신체와 생명에 대한 보호의무는 사후처벌뿐 아니라 교통관련법규의 정비, 운전자 및 국민에 대한 계몽, 교육, 교통안전에 관한 시설의 유지 및 확충, 교통사고 피해자 보상제도 등 여러 사전적, 사후적 조치를 취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형벌은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지 그를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일정 과실범에 대하여 형벌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곧 국가보호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 입법자가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행위의 경과실, 중과실을 차별의 기준으로 삼았고, 이러한 기준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합한 것이며, 입법자가 규율대상을 빠짐없이 포착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불가피하게 소수의 불이익이 따르게 마련이다. 또한 이미 입법자가 법률제정 이후 단서조항을 추가하는 등 계속하여 평등원칙에 합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므로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유형의 일부가 교특법 제3조 제2항 단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여도 이는 범죄의 유형화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일 뿐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4) 또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재판절차로의 이행을 전제로 하는 권리이므로 검사의 공소제기 자체를 금지하는 데 정당한 목적이 있다고 평가하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절차진술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요지
위 나.항과 대체로 같다.
3.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자기관련성, 현재성, 직접성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교특법 제3조 제2항 단서조항(이하 ‘단서조항’이라고만 한다)에 해당되는 사고가 아닌 한 가해자가 보험업법 제4조 및 제126조 내지 제128조, 육운진흥법 제8조 또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36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이하 ‘종합보험 등’이라고만 한다) 공소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가해운전자에 대하여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고, 이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량의 여지없이 기계적으로 적용된 결과이므로, 청구인들에 대하여 자기관련성과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 직접성이 모두 인정된다.
나. 권리보호이익
(1)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록 형벌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불처벌의 특례를 규정한 것이어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할 경우 오히려 그 조항에 의거하여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 자들에게 형사상의 불이익이 미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까지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단서의 적용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이미 면책받은 가해자의 신뢰보호의 이익을 크게 해치게 되므로 그 규정취지에 반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더라도 그 소급효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가해자인 피의자들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취소하고 그들을 처벌할 수는 없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을 결여하고 있다.
(2) 그러나 헌법소원은 개인의 주관적 권리구제 기능뿐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의 보장기능도 수행하기 때문에 주관적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그 해명이 헌법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헌법소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성이 엿보이는 경우에도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헌법적 해명을 하지 아니한다면 향후 교통사고 피해자는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없고, 위헌적인 법률조항에 의한 불기소처분이 반복될 우려가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심판을 할 이익 내지는 필요성이 인정된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관련 기본권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절차진술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 것인지의 여부, 그리고 생명·신체의 안전에 관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이다.
이하에서는 각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와 그 이외의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나. 재판절차진술권의 침해 여부
(1)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은 경우
헌법 제27조 제5항에 의한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은 피해자 등에 의한 사인소추를 전면 배제하고 형사소추권을 검사에게 독점시키고 있는 현행 기소독점주의의 형사소송체계 아래에서 형사피해자로 하여금 당해 사건의 형사재판절차에 참여하여 증언하는 이외에 형사사건에 관한 의견진술을 할 수 있는 청문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절차적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이다(헌재 1989. 4. 17. 88헌마3, 판례집 1, 31, 37; 헌재 1993. 3. 11. 92헌마48, 판례집 5-1, 121, 129 등 참조).
피해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또는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 즉 중상해를 입은 경우(형법 제258조 제1항 및 제2항 참조)에도 그 교통사고가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검사로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차량의 운전자에 대하여 기계적으로 공소권없음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때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직장을 잃거나 학업을 중단하게 되는 등 정상적 생활기반이 무너지고 평생 불구의 몸으로 또는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고, 가족 등 주변인이 받아야 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도 심대하여 사망의 경우에 비견될 정도인데도,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형사재판절차에서 그 피해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부분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교특법은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에 관한 형사처벌 등의 특례를 정함으로써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교특법 제1조).
특히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동차 수의 증가 및 자가운전 확대에 즈음하여 운전자들의 종합보험 가입을 유도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구제하고, 교통사고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추진된 것이라 할 수 있어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그 이후 자동차종합보험가입률이 꾸준히 증가하여 2005년 현재 전체 등록차량의 87%에 이르는 점 및 2005년 기준 교통사고사건의 기소율이 34.2%에 불과한 점 등으로 보아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입법목적에 부응하는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절성도 인정된다고 하겠다.
(나) 피해의 최소침해성 및 법익의 균형성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힌 경우에도 사고의 발생 경위, 피해자의 특이성(노약자 등)과 사고발생에 관련된 피해자의 과실 유무 및 정도 등을 살펴 정식 기소 이외에도 약식기소 또는 기소유예 등 다양한 처분이 가능하고 정식 기소된 경우에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야 함에도, 종합보험 등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무조건 면책되도록 한 것은 최소침해성에 위반된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비교하여도 각종 통계상 교통사고율이 매우 높은바, 2004년 기준 OECD 국가별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일본(745.7건), 미국(647.0건), 오스트리아(521.8건), 캐나다(437.3건), 벨기에(468.2건) 다음으로 우리나라(459.1건)가 6위,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우리나라가 119.3건으로 가장 많고,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 중 사망자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39.3%로 가장 높다(‘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2006).
이러한 심각한 교통사고율에도 불구하고, 사망사고나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한 교통사고 가해자들을 종합보험 등의 가입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무조건적으로 면책하여 주는바, 이와 같이 교통사고를 야기한 차량이 종합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차량의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한 입법례는 선진 각국의 사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교통사고발생 후에도 대부분 사고관련자들은 보험사에만 사고발생사실을 알려 사건을 해결하고 경찰에는 신고하지 아니하여 보험사의 교통사고 통계가 경찰의 그것과 현저히 차이가 나며 현재에도 교통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해자는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과실만 범하지 않는다면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종합보험 등에 가입함으로써 처벌을 면할 수 있으므로 자칫 사소한 교통법규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운전자로서 요구되는 안전운전에 대한 주의의무를 해태하기 쉽고,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보험금 지급 등 사고처리는 보험사에 맡기고 피해자의 실질적 피해회복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풍조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의 행사가 근본적으로 봉쇄됨으로써 교통사고의 신속한 처리 또는 전과자의 양산 방지라는 공익을 위하여 위 피해자의 사익이 현저히 경시된 것이므로 법익의 균형성을 위반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2)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상해가 아닌 상해를 입은 경우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에게 중상해가 아닌 상해의 결과만을 야기한 경우 가해 운전자에 대하여 가해차량이 종합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음을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한도 내에서는, 그 제정목적인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도모하려는 공익과 동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과 비교할 때 상당한 정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해 운전자의 주의의무태만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높지 아니하고, 경미한 교통사고 피의자에 대하여는 비형벌화하려는 세계적인 추세 등에 비추어도 위와 같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이익의 균형성을 갖추었으므로 과잉금지의 원칙 내지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교통사고에 의하여 피해자가 사망하였는지의 여부 및 교통사고가 단서조항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자들 사이에 재판절차진술권을 행사함에 있어 차별이 발생하게 되는바, 이러한 차별이 헌법적으로 정당한지가 문제된다.
(1)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은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를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의 중상해 피해자 및 사망사고의 피해자와 재판절차진술권의 행사에 있어서 달리 취급한 것이 평등권을 침해하였는지의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 심사기준
일반적으로 차별에 대한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자의성 여부를 심사하지만,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된다면 입법형성권은 축소되어 보다 엄격한 심사척도가 적용된다.(헌재 1999. 12. 23. 98헌마363, 판례집 11-2, 771, 787-789; 헌재 1999. 12. 23. 98헌바33, 판례집 11-2, 732, 749; 헌재 2000. 8. 31. 97헌가12, 판례집 12-2, 167, 181).
자의심사의 경우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만을 심사하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비교대상간의 사실상의 차이나 입법목적(차별목적)의 발견·확인에 그치는 반면에, 비례심사의 경우에는 단순히 합리적인 이유의 존부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유와 차별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심사, 즉 비교대상간의 사실상의 차이의 성질과 비중 또는 입법목적(차별목적)의 비중과 차별의 정도에 적정한 균형관계가 이루어져 있는가를 심사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판례집 13-1, 386, 403).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은 다른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며, 인간의 존엄성에 직결되는 것이므로,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 와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의 중상해 피해자 및 사망사고 피해자 사이의 차별 문제는 단지 자의성이 있었느냐의 점을 넘어서 입법목적과 차별 간에 비례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통사고 운전자의 기소 여부에 따라 피해자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절차진술권이 행사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어 이는 기본권 행사에 있어서 중대한 제한을 구성하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하여는 종전 선례인 헌법재판소 1997. 1. 16. 90헌마110 등 사건의 결정 이후에 변화된 판례에 따라 엄격한 심사기준에 의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나)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도, 가해 운전자가 어떠한 태양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느냐에 따라 기소여부가 달라진다. 즉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라면 가해 운전자는 기소될 것이고,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으면 종합보험 등에 가입한 조건으로 면책된다. 이 때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자신에게 발생한 교통사고의 유형이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형사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게 되는바, 이는 역시 우연하게도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당한 중상해 피해자가 재판절차진술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과 비교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한편, 교특법은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사고인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기소하게 되어 있고(교특법 제3조 제1항, 형법 제268조 참조), 이는 사고관련자들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나 태양이 어떠하든 간에 생명권의 침해라는 크나큰 불법적 요소 때문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은 결과, 식물인간이 되거나 평생 심각한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도 비록 생명권이 침해된 것은 아니지만 이에 비견될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되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가족 등 주변인들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결과의 불법성이 사망사고보다 결코 작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와 달리 중상해를 입은 경우 가해 운전자를 기소하지 않음으로써 그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제한하는 것 또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취급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중상해 피해자 간 및 사망사고 피해자와의 차별취급은 중상해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행사를 사고관련자들의 주의의무의 위반 정도 및 결과의 불법성의 크기 등에 관계없이, 사고유형이 단서조항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만으로 달리 취급하는 것이므로 신속한 피해회복이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그 차별의 정도에 적정한 균형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상해가 아닌 상해를 입은 경우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중상해가 아닌 상해의 결과만을 야기한 경우에는, 위 나.(2)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재판절차진술권의 행사에 있어 중상해 피해자와 비교하여 달리 취급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피해자 보호 및 가해운전자의 처벌에 있어서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3) 소결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를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교통사고의 중상해 피해자 및 사망사고의 피해자와 재판절차진술권의 행사에 있어서 달리 취급한 것은,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라. 기본권보호의무 위반 여부
(1) 의의 및 심사기준
기본권 보호의무란 기본권적 법익을 기본권 주체인 사인에 의한 위법한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말하며, 주로 사인인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에서 문제되는데, 이는 타인에 의하여 개인의 신체나 생명 등 법익이 국가의 보호의무 없이는 무력화 될 정도의 상황에서만 적용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다른 보호조치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형벌권이란 최종적인 수단을 사용하여야만 가장 효율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권을 보호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만일 형벌이 법익을 가장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형벌권을 포기한 것이라면 국가는 기본권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생명·신체의 안전과 같은 청구인들의 중요한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될 것이다. 그런데 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하더라도 국가의 보호의무를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가 어떻게 실현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권력분립과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국민에 의하여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고 자신의 결정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법자의 책임범위에 속하므로, 헌법재판소는 단지 제한적으로만 입법자 또는 그로부터 위임받은 집행자에 의한 보호의무의 이행을 심사할 수 있는 것이다(헌재 1997. 1. 16. 90헌마110등, 판례집 9-1, 90, 121; 헌재 2007. 7. 31. 2006헌마711, 공보 142, 1146, 1149 참조).
따라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때에는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가 하는 이른바 ‘과소보호 금지원칙’의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국가가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든지 아니면 취한 조치가 법익을 보호하기에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불충분한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국가의 보호의무의 위반을 확인하여야 하는 것이다(헌재 1997. 1. 16. 90헌마110등, 판례집 9-1, 90, 122 참조).
(2) 과소보호금지 원칙 위반 여부
국가의 신체와 생명에 대한 보호의무는 교통과실범의 경우 발생한 침해에 대한 사후처벌뿐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운전면허취득에 관한 법규 등 전반적인 교통관련법규의 정비, 운전자와 일반국민에 대한 지속적인 계몽과 교육, 교통안전에 관한 시설의 유지 및 확충,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제도 등 여러가지 사전적·사후적 조치를 함께 취함으로써 이행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는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다른 보호조치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형벌권이란 최종적인 수단을 사용하여야만 가장 효율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권을 보호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이를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형벌권의 행사가 곧 법익의 보호로 직결된다는 양자간의 확연하고도 직접적인 인과관계와 긴밀한 내적인 연관관계가 요구되고, 형벌이 법익을 가장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경우, 국가가 형벌권을 포기한다면 국가는 그의 보호의무를 위반하게 된다.
그러나 교통과실범에 대한 국가형벌권의 범위를 확대한다고 해서 형벌권의 행사가 곧 확실하고도 효율적인 법익의 보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형벌의 일반예방효과와 범죄억제기능을 어느 정도 감안한다 하더라도 형벌을 통한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이라는 법익의 보호효과는 그다지 확실한 것이 아니며, 결국 이 경우 형벌은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많은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지, 결코 형벌까지 동원해야만 보호법익을 유효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의 최종적인 유일한 수단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3)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두고 국가가 일정한 교통사고범죄에 대하여 형벌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도로교통의 전반적인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적절하고 유효하게 보호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든지, 아니면 국가가 취한 현재의 제반 조치가 명백하게 부적합하거나 부족하여 그 보호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5. 결론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피해자로 하여금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한 부분은 청구인들의 재판절차진술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바,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하여 구 교통사고처리특례법(1984. 8. 4. 법률 제3744호로 개정되고, 1997. 8. 30. 법률 제54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1997. 1. 16. 90헌마110 등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민형기의 반대의견(합헌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민형기의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므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힌다. 가. 헌법재판소는 1997. 1. 16. 이 사건의 선례인 90헌가110·136(병합)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구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이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는바, 그와 같은 결론은 정당하고 이를 변경하여야 할 사정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그 결정 이유를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원용하고, 다만 이와 별개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추가하기로 한다.
나. 교특법은 자동차 운전이 일상에 있어 필수적인 상황임을 고려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종합보험 등의 가입을 유도함으로써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을 촉진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기는 하나, 비록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입법취지 속에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중대한 과실을 범하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려는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의도 또한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모든 국민이 잠재적인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 피해의 회복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할 것이다.
그런데 교특법의 위 두 가지 입법목적 중에서는 교통사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하고도 확실한 피해회복이 물론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서, 교특법상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도 충분한 피해회복이 이루어지거나 피해자가 가해 운전자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범위 내에서 굳이 가해 운전자를 처벌할 필요가 없다고 보여지므로 가해 운전자가 단서조항에 해당하는 정도의 중대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하는 한 종합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수단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다수의견이 밝힌 바와 같이 교통사고에 있어 가해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여 처벌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한다면, 이는 강력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하여 가해 운전자는 처벌을 경감받기 위하여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보다 성실히 임할 가능성은 있다 할 것이나, 그렇다고 하여 일반적으로 피해회복이 보다 원만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오히려 종합보험 등에 가입하여 개관적인 손해의 담보가 예정되어 있는데도 피해자가 처벌을 빌미로 좀 더 많은 배상을 받기 위하여 가해 운전자를 압박하는 등 또 다른 크고 작은 폐해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하여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권리를 보장한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해보상을 받은 경우에는 선처를 구하는 내용이 될 것인 반면 피해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과 함께 엄벌하여 달라는 호소가 그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함으로써 피해자의 신원(伸寃)이 이루어주는 것 이외에는 현실적으로 피해회복을 담보하기에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한 회복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와 별개의 문제로 보여지는 가해 운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통하여서가 아니라 민사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특히 종합보험 등에 의하여 손해를 담보함으로써 해결되도록 함이 바람직하고, 피해자에 대한 신속하고도 완전한 회복을 위하여는 보험료를 인상 하고 사고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증제도를 보완하며 보험금 지급수준을 현실화하는 등 교통사고 피해자의 손해의 담보를 확충하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견이 교특법 제4조 제1항 중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처벌의사가 있거나 가해자가 종합보험 등에 가입되었다 하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여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은 이에 반하는 것으로서,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을 분리하여 후자를 강조하는 시대적인 조류를 거스르는 조치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다. 또한 교특법의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공소제기의 요건이 명확하여야 할 것이다. 다수의견과 같이 단서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혔다 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크게 다친 경우 운전자나 경찰관이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기소에 해당하는 중상해인지 여부를 명백히 판단하기 어렵고,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 정도는 운전자의 과실 정도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나이, 성별, 부상부위, 신체적 특이성 등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으로서는 사고 관련자의 과실 유무 및 정도에 대한 수사와 의사의 감정이 마쳐져야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공소제기 후에도 중상해에 관한 법률적 평가는 종국적으로 법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가해 운전자에 대한 공소제기 요건이 구비되었는지 여부가 공소를 제기하는 검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고 형사재판 절차까지 마쳐야 비로소 확정될 수 있게 되어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과 통일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라. 그리고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당해 사건의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고(헌법 제27조 제5항), 법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문하여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제1항), 피해자를 신문하는 경우 피해의 정도 및 결과,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 그 밖에 당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하나(형사소송법 제294조의 2 제2항), 이러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피의자가 이미 공소제기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종합보험 등 가입을 이유로 검사의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교통사고 사건의 피해자는 재판절차진술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수사기관에 공소제기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종합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 공소제기할 수 없도록 하여 소추조건을 제한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마.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009. 2. 26.
재판장 재판관 이강국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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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이공현 이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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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조대현 조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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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김희옥 김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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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김종대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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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민형기 민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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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이동흡 이동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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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목영준 목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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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 송두환 송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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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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