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다47106
운송대금등·사해행위취소·손해배상(기)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5다47106, 판결] 【판시사항】 [1] 택배회사의 위탁영업소계약에서 운송수수료율을 사정변경에 따라 택배회사 측이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무효인지 여부(적극) [2] 특정 채권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사해행위가 되기 위하여 그 담보물이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부동산이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택배회사의 위탁영업소계약에서 운송수수료율은 영업소가 운송행위에 대한 대가로 어떠한 이득을 취득할 것인가라는 주된 급부에 관한 사항이고, 이러한 급부내용을 변경할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기본 법리이므로, 위 계약에서 사정변경에 따라 운송수수료율을 택배회사측이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경우, 이는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조항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호에 해당하거나,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같은 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무효이다.
[2] 어느 특정 채권자에 대한 담보제공행위가 사해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채무자가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을 것과 그 채권자에게만 다른 채권자에 비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다른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며, 특정 채권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 그 담보물이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부동산인 경우에 한하여만 사해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 제10조 제1호 [2] 민법 제406조 제1항
【참조판례】 [2]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55656 판결(공2000상, 1269)
【전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현대택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김대환외 4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5. 7. 8. 선고 2004나16756, 16763, 16770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 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 피고 1 사이의 1996. 8. 1.자 계약서 제8조 제4항에서는, 운송수수료율(운임배분기준)은 집하, 구간운송, 배달, 기타 필요 항목에 대한 항목별 운송경비 등을 감안하여 필요할 경우 조정하여 운용할 수 있고, 다만 피고 1은 운임배분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할 경우 원고에게 그 설정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구할 수 있으며, 원고는 운임배분기준 설정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출하여야 하고, 피고 1은 원고가 설정한 운임배분기준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재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원고는 위 조항을 근거로 1998. 1. 7. 같은 달 1.자부터 영업소의 개발수수료율, 집하수수료율, 배송수수료율을 인하하였다가, 1998. 1. 23. 개발수수료율만 종전대로 다시 재조정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계약서 제8조 제4항이 위와 같은 사정변경에 의한 운송수수료율 변경 권한을 원고에게 부여하면서 영업소측에게도 근거자료 제출요구권 및 재조정요구권을 부여하고는 있으나, 택배회사의 위탁영업소계약에서 운송수수료율은 영업소가 운송행위에 대한 대가로 어떠한 이득을 취득할 것인가라는 주된 급부에 대한 사항으로, 이러한 급부내용을 변경할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기본 법리라고 할 것인데, 위 계약서 제8조 제4항은 사정변경에 의한 운송수수료율의 조정권한을 택배회사측이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조항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호에 해당하거나,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 해당하여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무효인 약관조항에 근거하여 원고가 1998. 1. 1.부터 운송수수료율을 인하한 조치는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이유에서 설시한 내용에 일부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원심이 원고가 1996. 8. 1.자 계약서 제8조 제4항에 기하여 운송수수료율을 인하한 것은 피고 1에 대한 관계에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제사정의 변화를 이유로 한 수수료율 조정의 계약상 근거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1998. 1. 1.자 운송수수료율 인하는 피고 1 등 개별 영업소장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운송수수료율 변경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그 외의 상고이유로 적시하고 있는, 피고 1이 위 운송수수료율의 인하를 추인하였다는 주장 및 원고로부터 운송수수료율 인하를 통지받은 후 아무런 이의가 없다가 통지 시점으로부터 4, 5년이 경과되어 그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은 상고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주장하는 새로운 사실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누12235 판결, 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다17319 판결 등 참조).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 및 제3 내지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1997. 6. 20.자 영업소운영매뉴얼이 당시 용산영업소를 운영중이던 피고 1에게 교부되었다고 보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셔틀운송업무는 영업소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는 집·배송 업무에 포함되며, 운송장 비용은 1996. 1. 1.부터 유상으로 전환되어 원고는 영업소가 처음 개설될 때 운송장 2박스만 무상으로 지원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들의 셔틀운송료 미지급 및 운송장 대금 부당징수, 집·배송지역 관리태만으로 인한 손해배상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개별 영업소장들의 동의 없이 1998. 1. 1.부터 개발수수료율, 집하수수료율, 배송수수료율을 인하하였다가, 1998. 1. 23. 개발수수료율만 종전대로 다시 재조정하여 시행하였고, 피고 1은 1996. 8. 1.자 위탁영업소계약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1998. 8. 11. 원고와 사이에 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재계약은 단순히 영업소 운영기간만을 연장한 것이 아니라, 1996. 8. 1.자 계약에서 원고가 매월말 운송수수료 기준에 의해 배분된 운임수입금을 피고 1에게 일괄지급하도록 하였던 것을(계약서 제9조), 1998. 8. 11.자 계약에서는 위와 같은 운임수입금은 정산하여 해당월의 다음달에 피고 1에게 정산내역서와 함께 지급하도록 하는 등(계약서 제8조 제1항) 계약 내용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있었던 사실, 위 재계약 체결 이후 재계약 기간 동안 피고 1은 변경된 운송수수료율에 의하여 산정된 운송수수료를 지급받아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1996. 8. 1.자 계약기간 진행 중에 원고가 피고 1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운송수수료율을 변경한 것은,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인 1996. 8. 1.자 계약서 제8조 제4항에 근거한 것으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1998. 8. 11. 재계약시에 원고는 당시 영업소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시행중이던 운송수수료율에 기초하여 피고 1과 사이에 재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위 1998. 8. 11.자 계약은 1996. 8. 1.자 계약의 기간 연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약정을 담고 있으며, 위탁영업소계약에서 운송수수료율은 영업소가 운송행위에 대한 대가로 어떠한 이득을 취득할 것인가라는 주된 급부에 대한 사항으로 계약의 핵심내용이라고 할 것이므로, 운송수수료율에 관한 사항은 원고와 피고 1 사이의 개별적 합의에 의하여 계약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1998. 8. 11.자 계약 이후에는 변경된 운송수수료율에 의한 운송수수료 지급은 위와 같은 당사자 사이의 개별적 합의에 근거한 것이므로, 이는 무효인 법률행위의 추인과는 법적 성질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인하된 운송수수료율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묵시적 합의 아래 1998. 8. 11. 재계약이 체결된 이상 위 재계약 이후의 기간 중의 변경된 운송수수료율에 의한 운송수수료의 책정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운송수수료율 인하와 관련하여 무효인 법률행위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 및 재계약 범위 판단에 관한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 2, 피고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탁영업소 계약서(갑 제1호증), 주민등록등본(갑 제3호증의 2, 3), 인감증명서(갑 제4호증의 2, 3),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갑 제5호증의 1, 2) 등을 증거로 채택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와 위 피고들 사이에 연대보증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4. 피고 4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가 피고 4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청구에서의 피보전권리로 주장한, 이 사건 연대보증 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운송료채권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해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어느 특정 채권자에 대한 담보제공행위가 사해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채무자가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을 것과 그 채권자에게만 다른 채권자에 비하여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다른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며(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55656 판결 참조), 특정 채권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경우 그 담보물이 채무자 소유의 유일한 부동산인 경우에 한하여만 사해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 2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그 소유의 부동산 중 이미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실질적인 재산가치를 인정하기 어려운 부동산을 제외한 소유 부동산인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4에 대한 채권담보의 목적으로 피고 4와 사이에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를 마쳐준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해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