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8494, 판결] 【판시사항】 해상을 운행하던 선박이 수중에 있는 물체와 충돌하여 화물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당시 수심이 100m 정도이고 그런 수중물체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수면 위의 부유물도 발견할 수 없어 미리 사고를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없었던 점에 비추어, 위 사고는 상법 제789조 제2항 제1호, 제2호에 규정된 해상 고유의 위험 내지 불가항력 또는 상법 제788조 제2항 소정의 항해과실에 의한 사고이므로 운송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788조 제2항 ,

제789조 제2항 제1호 ,

제2호


【전문】 【원고,상고인】 세진수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양 담당변호사 유기준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영덕해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진만제 외 1인)

【피고보조참가인,피상고인】 주식회사 한진해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정은영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2004. 1. 9. 선고 2002나1357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게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2000. 7. 28. 피고와의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화물을 부산항에서 파키스탄 카라치(Karachi)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화물이 내장된 컨테이너 1개를 인도받아, 다시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운송을 의뢰한 사실,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화물을 스리랑카 콜롬보(Colombo)항까지 운송한 후, 그 곳에서 카라치항 사이를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컨테이너 운반선인 랑카 마하폴라(Lanka Mahapola)호(아래에서는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에 환적한 사실, 이 사건 선박은 2000. 8. 16. 콜롬보항을 출발하여, 2000. 8. 19. 07:30경 인도 서해안 북위 19도 3분, 동경 70도 10분 해상을 운항하던 중 갑자기 선박에 비정상적인 진동이 발생한 후, 이 사건 화물이 적재되어 있던 3번 화물창에 대량의 바닷물이 유입되어 화물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선박을 물 밖으로 끌어올려 조사한 결과, 3번 화물창 좌현 하갑판 위쪽의 86번 프레임 부분의 철판과 87번 프레임 부분의 철판에 지름 5㎝ 정도의 구멍 2개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생기고 하갑판 바로 위쪽 바깥의 철판이 84번 프레임 부분부터 89번 프레임 부분까지 길이 5m 정도로 길게 찢어져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있음이 밝혀진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사고는 수중 부유물인 단단한 외부 물체와의 강력한 충격으로 선박의 철판에 구멍이 생기고 철판이 찢어져 그 곳으로 많은 바닷물이 급격히 유입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 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여 거기에 증거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 제1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상고이유 제2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선박이 항해 당시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등록증명서, 선급증명서, 안전장비 구비증명서, 안전구조 구비증명서, 안전무선통신기 구비증명서를 발급받았고 항해에 필요한 인원과 장비를 모두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선박 외부의 철판 두께도 정상적인 상태였던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선박은 출항 당시 항해에 대한 감항능력을 구비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 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여 거기에 증거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서 중에 내세운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상고이유 제2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상고이유 제3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의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선박에 비정상적인 진동이 발생한지 약 40분 후 선박이 5도 우현으로 기울고 3번 하층 화물창에 바닷물이 유입되어 물이 차오르자, 선원들이 비치된 2대의 배수펌프를 사용하여 배수를 하였으나, 유입되는 바닷물이 많았던 관계로 3번 화물창의 수위가 계속 증가하고 선박이 우현으로 11도 가까이 기울어진 사실, 이에 배수펌프로 바닷물을 계속 배출하면서 수리를 위하여 사고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인도 뭄바이(Mumbai)항으로 갔으나, 정박이 허용되지 않아, 다시 3번 화물창의 균형을 잡아가면서 운항하여 2000. 8. 19. 20:30경 인도 베라발(Veraval)항에 도착한 사실, 그 후 물에 잠긴 3번 화물창 중갑판 아래 부분에 관하여는 즉시 작업을 하지 못하고 좌현 중갑판의 85, 86, 87번 프레임 부분을 3개의 철판으로 보강한 후, 2000. 8. 29. 물이 스며드는 좌현 바깥 부분에 철판 2개를 고정하는 응급조치를 한 사실, 그 때까지 3번 화물창은 최대 7.7m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수위가 6m 이상을 유지하여 3번 화물창에 적재된 컨테이너는 3단 부분까지는 물에 완전히 잠기고 4단 부분의 컨테이너도 부분적으로 물에 잠겼는데, 이러한 응급조치 후 2000. 8. 31. 20:00경 그 수위를 3.6m까지 낮춘 사실, 이 사건 선박은 추가 수리를 위하여 2000. 9. 2. 07:36경 정박시설이 보다 잘 구비된 인근의 피파바브(Pipavav)항으로 이동하여, 2000. 9. 5. 배수를 완료하고, 2000. 9. 13.까지 물이 새는 선박 좌현의 84번 내지 88번 프레임에 5개의 철판을 용접한 후 다시 시멘트작업으로 침수 부분을 완전히 막는 등의 임시 수리를 한 사실, 이 사건 선박은 2000. 9. 13. 14:35경 피파바브항을 출발한 후 2000. 9. 18. 16:24경 카라치항에 도착하여, 같은 날 19:15경 이 사건 화물을 하역한 사실을 인정하고, 운송물의 선적, 운송 등에 관하여 피고와 그 선박사용인이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기록 중의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니, 원심의 그 사실인정은 수긍되고 거기에 증거법칙에 위반한 잘못이 없으며 그 사실관계에서는 피고와 그 선박사용인이 원고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와 선박사용인이 그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판결의 이유를 밝히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 제3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상고이유 제4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사고가 상법 제789조 제2항 제1호, 제2호 소정의 해상 고유의 위험 내지 불가항력 또는 상법 제788조 제2항 소정의 항해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수중에 있는 물체와 충돌하여 발생한 것인 데다가 당시 수심이 100m 정도이고 그런 수중물체가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수면 위의 부유물도 발견할 수 없었던 관계로 사고를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없었던 점에 비추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여 거기에 해상운송인의 면책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서 중에 내세운 대법원판결은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상고이유 제4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주심)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