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의)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61402, 판결] 【판시사항】 [1] 의료진이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경우, 위자료의 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그 요건에 관한 증명책임의 부담자(=피해자) [2] 원심판결이 의료진이 전신마취 후 마취 회복 기간이 경과하도록 기면(嗜眠) 또는 혼미(昏迷)의 의식상태에 놓인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함에 있어 최선의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위자료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을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그 양자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각 입증되어야 할 것인바, 의료행위의 속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의료진이 환자의 기대에 반하여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惡結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 다만,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으나, 이때 그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하였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이 의료진이 전신마취 후 마취 회복 기간이 경과하도록 기면(嗜眠) 또는 혼미(昏迷)의 의식상태에 놓인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함에 있어 최선의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위자료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을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1항, 제752조 [2]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제1항, 제752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강 담당변호사 홍영균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학교법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현호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10. 7. 선고 2003나3449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그 양자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각 입증되어야 할 것인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인 의료행위의 속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의료인 및 의료종사원 등 의료진이 그와 같은 환자의 기대에 반하여 환자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惡結果)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만, 그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처지에서 보아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른 경우라면 그 자체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그로 말미암아 환자나 그 가족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이때 그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정도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가 있었다는 점은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원고들이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망아(亡兒)가 피고 병원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후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놓여 있다가 사망한 이 사건에서, 망아의 사망은 뇌동정맥기형이라는 망아의 특이체질에 기한 급성 소뇌출혈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망아의 사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과실이 있다고 인정할 수 없지만,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아의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따른 환기 및 산소공급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고 마취과 전문의 혹은 수술 집도의에게 적절한 보고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등, 전신마취 수술 후 마취 회복 기간이 경과하도록 기면 내지 혼미의 의식상태에 놓인 환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함에 있어 충분하고도 최선의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 병원 의료진의 위와 같은 불성실한 진료행위 그 자체로 곧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병원에게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비록 위와 같은 수술 후 관리 소홀의 점에 관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의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에 이르렀음이 입증되지 아니하는 한 피고 병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 병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잘못이 있었다고 단정할 만큼 충분한 입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수술 이후 망아에게서 나타난 구체적 증상하에서 망아의 수술 및 회복을 위한 입원치료를 맡은 병원의 의료진에게 일반적 의학상식 및 임상의학의 현실에 비추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그러한 조치를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스스로 용이하게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것인지, 아니면 담당 수술 집도의 등에게 보고하여 그로 하여금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것인지 등 위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인지 여부의 판단에 필요한 모든 사정에 관하여 먼저 심리한 다음 피고 병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의 존부 및 그 적정한 액수 여하를 판단하였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에 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그 판시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자료의 지급을 명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의료사고에 있어서의 과실과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