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행위취소등 [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61280, 판결] 【판시사항】 [1] 전득자를 상대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전득행위가 다시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여부(소극) [2]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있어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의 의미 및 채권자가 사해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있어서 수익자의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 부담자(=수익자) 및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로서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와의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전득자를 상대로도 전득행위의 취소를 구함에 있어서, 전득자의 악의는 전득행위 당시 그 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 즉 사해행위의 객관적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므로, 전득자의 악의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지 전득자가 전득행위 당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의 사해성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만이 문제가 될 뿐이지,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전득행위가 다시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고,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하며, 사해행위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 [3]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있어서 수익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사실은 그 수익자 자신에게 입증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때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에 의하여야 하고, 채무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나 제3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 등에만 터 잡아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406조 제1항 [2] 민법 제406조 제2항 [3] 민법 제406조 제1항

【참조판례】 [2] 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26475 판결(공1989, 1463),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공2000상, 826), 대법원 2000. 6. 13. 선고 2000다15265 판결(공2000하, 1652), 대법원 2000. 9. 29. 선고 2000다3262 판결(공2000하, 2199),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3857 판결(공2002하, 2522) / [3]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다5710 판결(공2006상, 807)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민 담당변호사 김병주)

【피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한직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10. 6. 선고 2003나7986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 1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피고 1이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고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가. 원심의 조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무자 소외인과 수익자인 피고 1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 처분행위가 사해행위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 1로부터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전득자인 피고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피고 기금’이라 한다)에게도 그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는, 이 사건 전득행위인 근저당권설정은 신규채무의 부담에 따른 것으로서 변제나 상당한 가격의 대물변제를 사해행위로 보지 않는 이상 특정 채권자를 위한 물상담보의 제공 역시 사해행위로 되지 않는 것이므로, 이는 결국 사해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 부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조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채권자가 사해행위의 취소로서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와 사이의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전득자를 상대로도 수익자와의 사이의 전득행위의 취소를 구함에 있어서, 전득자의 악의라 함은 전득행위 당시 그 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 즉 사해행위의 객관적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인식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전득자의 악의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지 전득자가 전득행위 당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의 사해성을 인식하였는지 여부만이 문제가 될 뿐이지, 수익자와 전득자 사이의 전득행위가 다시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을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 기금은 소외인에 대한 채권자로서, 채무자 소외인과 피고 1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행위가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처분금지가처분을 하고 사해행위취소의 본안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얻은 다음, 소외인에 대한 채권회수 대신 이 사건 전득행위인 근저당권을 설정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 기금은 위 전득행위 당시 소외인과 피고 1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행위가 원고를 포함한 소외인의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달리 기록상 피고 기금이 선의임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가 없어, 결국 전득자의 피고 기금에 대한 악의의 추정은 번복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전득행위에 있어서도 사해행위의 요건이 갖추어져야 함을 전제로 이 사건 전득행위가 신규채무의 부담에 따른 담보의 설정으로서 사해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국 피고 기금이 선의라는 항변을 받아들이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해행위취소 및 전득자의 악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음은 물론 변론주의 내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 1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제척기간의 법리오해 내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에 있어서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채권자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안 날, 즉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하고,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하며, 사해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의 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2385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은행 주안지점에서 2000. 9. 30. 소외인에 대한 어음금채권에 대한 대손상각 조치를 할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처분행위와 소외인의 사해의사까지 알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2002. 1. 15. 제기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는 피고들의 항변에 대하여, 위 대손상각 조치는 통상적으로 채무자인 소외인의 자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그 판단에 이 사건 처분행위가 사해행위라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정당한 것으로 넉넉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 1이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 1이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들은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대한 것으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나. 제2점 : 수익자의 선의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사해행위취소소송에 있어서 수익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사실은 그 수익자 자신에게 입증책임이 있는 것이고, 이 때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객관적이고도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고, 채무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나 제3자의 추측에 불과한 진술 등에만 터 잡아 그 사해행위 당시 수익자가 선의였다고 선뜻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다5710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 1이 자신은 소외인의 채무초과 여부를 알지 못한 채 대여금채권을 변제받기 위한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니 선의라고 주장한 데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당시 경제상황과 소외인의 재산상태, 피고 1과 소외인의 관계, 그 처분행위의 시기 등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 1이 악의라는 추정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넉넉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수익자의 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기금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 1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