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손해배상(기)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4다60072,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비법인사단이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를 총유물의 관리ㆍ처분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 채무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조합규약에서 정한 조합 임원회의 결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그 보증계약의 효력(원칙적 유효)

【판결요지】 [다수의견] 민법 제275조, 제276조 제1항에서 말하는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이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이용·개량행위나 법률적·사실적 처분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비법인사단이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는 총유물 그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지 아니하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 채무보증계약을 체결하면서 조합규약에서 정한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조합원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바로 그 보증계약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와 같은 경우에 조합 임원회의의 결의 등을 거치도록 한 조합규약은 조합장의 대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 거래행위가 무효로 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이 경우 그 거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는 사정은 그 거래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이 이를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대법관 김영란, 김황식, 박일환의 별개의견] 법인 아닌 사단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결국 장래의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같은 것이고 따라서 여기에도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의 견해 및 거기서 들고 있는 논거들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그런데 통상 아파트재건축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새로운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하여는 시공업자의 선정부터 공사도급계약의 체결, 설계와 공사 시공 및 완공에 이르기까지 재건축조합으로서는 많은 의사결정과 법률행위들을 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아파트 신축과 관련한 주요한 사항들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에서 결의를 함에 있어서는, 그 아파트 신축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예상 가능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일련의 행위(이 사건에서는 보증채무 부담행위 포함)들이 계속 진행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그 결의 속에는 그에 따른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일련의 행위들에 대한 결의까지 함께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대법관 이홍훈, 전수안의 반대의견] (가) 비법인사단이 부담하는 채무가 총유물 그 자체 또는 재산권 그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비법인사단이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가 민법 제276조 제1항에서 말하는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비법인사단이 부담하는 보증채무가 자연채무가 아닌 한, 그러한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그 채무 변제를 위한 책임재산과 별도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고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비법인사단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총유물을 처분하여 그 채무를 만족시켜야 하므로 결국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비법인사단의 총유물의 처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법인사단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장래의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같다고 보아야만 한다.

(나) 총유물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는 채무부담행위와 그렇지 않은 채무부담행위가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비법인사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전 또는 장래에 보유하게 될 금전도 총유물에 속함은 당연하고, 이러한 금전 처분행위도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지 않으면 무효라고 하여야 한다. 그런데 비법인사단이 현재 또는 장래에 보유하는 금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행위와 금전채무 보증행위가 실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아, 전자는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하고 후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총유물의 관리·처분을 수반하지 않는 금전채무 부담행위는 생각하기 어려우므로 현재 또는 장래에 보유하는 금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행위와 금전채무 부담행위는 결국 실질적으로 같다고 보아야 한다. (다) 비법인사단이 채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소송을 함에 있어서도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한다면 비법인사단이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는 더욱더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비법인사단의 거래행위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거래의 안전 문제는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우리 민법과 대법원판례의 입장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여 해결하거나 비법인사단으로 하여금 법인격을 취득하도록 유도하여 해결할 일이지 채무부담행위가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은 아니다. (마) 그렇다면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그 사단의 이름으로 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하여야 하고,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의 조합장이 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조합규약에서 정한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면 그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반대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홍훈의 보충의견]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재건축조합의 대표자가 조합규약에 위반하여 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바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보는 다수의견의 해석은 총유에 관하여 조합원들이 선택한 규약 내용과 민법의 입법자가 선택한 공동소유의 형태와 내용에 모두 실질적인 수정을 가하는 것이어서 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총유물 처분행위의 개념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게 되면, 총유에 있어서 비법인사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민법 제275조 제2항의 입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비법인사단의 소유관계를 총유로 규정함으로써 비법인사단 자체의 존속과 그 구성원들의 이익보호를 도모하고자 한 입법자의 선택에도 어긋나며, 법률의 통일적인 해석과 적용도 곤란해지게 된다.


【참조조문】 민법 제31조, 제275조, 제276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다56256 판결(변경),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4780 판결(공2003하, 1775)


【전문】 【원고(반소피고)】 【원고 승계참가인, 상고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10. 12. 선고 2003나82152, 82169(반소)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 승계참가인 패소 부분 중 금 355,498,59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석명권행사 및 변론주의와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소송에서 당사자가 부주의 또는 오해로 인하여 명백히 간과한 법률상의 사항이 있거나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불명료 또는 불완전하거나 모순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11055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 승계참가인이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피고는 비법인사단에 해당하는 피고의 조합장이 한 보증행위가 총유물 관리·처분에 해당하므로 조합규약 또는 민법 규정에 의하여 조합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위 보증행위에 관하여 그 결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니 무효라는 취지로 항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 승계참가인은 조합규약상 보증계약의 체결은 조합원총회의 결의사항이 아니라 조합 임원회의 결의사항에 해당하며, 그 결의를 거쳤다는 취지로 다투었음을 알 수 있다. 소송관계가 이러하다면, 원심 재판장이 피고에게 조합장의 보증행위에 조합 임원회의 결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석명을 구한 것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고 법률상 사항을 간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적법한 석명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고, 나아가 피고가 조합장의 보증행위에 관하여 조합원총회는 물론 조합 임원회의조차 개최한 사실이 없다고 석명함에 따라, 원심이 피고 조합 임원회의 결의의 존부에 관하여 판단한 조치는 절차적으로 정당하다 할 것이며,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석명권 행사상의 위법이나 변론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할 것이다.

2. 조합규약 해석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의 조합규약 제21조(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고 한다)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관한 사항’을 조합 임원회의 결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한편 피고가 소외 주식회사(이하 ‘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게 아파트신축공사를 도급 주었는데, 원고가 2000. 9. 1. 소외 회사로부터 아파트신축공사 중 토목공사를 대금 8억여 원으로 정하여 하도급받게 되자, 피고의 조합장은 2001. 1. 30. 소외 회사의 원고에 대한 하도급공사대금채무에 대하여 보증(이하 ‘이 사건 보증’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원심은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이 사건 보증계약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관한 사항’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규약에서 정한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위 사실 관계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보증에 따라 부담한 원고에 대한 보증채무는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아파트신축공사대금 채무와는 별개의 독립한 채무라 할 것이고, 아파트신축공사대금이 실제로 남아 있는 범위 내에서만 보증채무를 이행하거나 소외 회사에 지급할 아파트신축공사대금에서 보증채무 상당액을 미리 공제하기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주장·입증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보증으로 인하여 소외 회사에 대한 아파트신축공사대금 채무의 잔존 여부와 무관하게 하도급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할 부담을 지게 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보증계약은 이 사건 규약에서 정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조합규약 해석에 관한 위법이 없다.

3. 총유물 관리·처분과 관련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민법 제275조,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그에 의하되 정관이나 규약에서 정한 바가 없으면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는 무효라 할 것이고, 이 법리는 민법 제278조에 의하여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에 대하여 준용되고 있다. 그런데 위 법조에서 말하는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이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이용·개량행위나 법률적·사실적 처분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는 총유물 그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지 아니하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단순히 채무를 보증하는 경우에도 총유물 관리·처분의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다56256 판결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조합장이 이 사건 보증을 함에 있어서 이 사건 규약에 따른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이 사건 보증계약은 수급인인 소외 회사와 하수급인인 원고 사이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것에 불과하여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총유물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규약에서 정한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조합원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바로 이 사건 보증계약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경우에 조합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한 이 사건 규약은 그 조합장의 대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 거래행위가 무효로 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이 경우 그 거래 상대방이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는 사정은 그 거래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이 이를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4780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은 거래상대방인 원고가 이 사건 보증계약에 관한 피고 조합장의 대표권 제한 및 그 위반 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이 사건 보증이 총유물 관리·처분에 해당된다는 전제 아래 피고 조합장이 임원회의 결의 없이 보증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이 사건 보증계약을 무효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총유물의 관리·처분 및 비법인사단의 대표권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승계참가인 패소 부분 중 상고범위 내인 금 355,498,59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위 3.항에 관하여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김황식, 대법관 박일환의 별개의견과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고, 대법관 이홍훈의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다.

5. 대법관 김영란, 대법관 김황식, 대법관 박일환의 별개의견 가. 다수의견은,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이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이용·개량행위나 법률적·사실적 처분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법인 아닌 사단이 타인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는 총유물 그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지 아니하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라고 할 수 없어 이에 관하여 조합 규약에 의한 임원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바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취지의 다수의견의 견해에는 찬성할 수 없으며, 오히려 법인 아닌 사단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결국 장래의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같은 것이고 따라서 여기에도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의 견해 및 거기서 들고 있는 논거들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찬성을 한다.

다. 그런데 통상 아파트재건축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새로운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하여는 시공업자의 선정부터 공사도급계약의 체결, 설계와 공사 시공 및 완공에 이르기까지 재건축조합으로서는 많은 의사결정과 법률행위들을 하여야 하는바, 그러한 아파트 신축과 관련한 주요한 사항들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에서 결의를 함에 있어서는, 그 아파트 신축과 관련하여 통상적으로 예상 가능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일련의 행위들이 계속 진행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그 결의 속에는 그에 따른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일련의 행위들에 대한 결의까지 함께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소외 회사를 시공회사로 선정하거나 소외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신축공사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대하여 피고의 조합원총회 또는 조합 규약에서 정한 임원회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와 같은 시공회사 선정 내지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신축공사가 계속 추진되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그 결의 속에는 이 사건 아파트신축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피고가 소외 회사의 공사하수급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지급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취지의 결의도 포함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이 사건 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위와 방법 및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당시 이 사건 아파트신축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이 사건 보증채무의 부담행위가 총유물의 관리ㆍ처분행위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 사건 보증채무를 부담함에 있어서는 조합 규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임원회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은 정당하나, 한편 이 사건 보증채무 부담행위에 관하여 조합원총회 내지 임원회의 결의가 없었다고 판단한 부분에는 조합원총회 내지 임원총회의 결의에 관한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상고이유의 주장 중에는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판결은 이러한 위법 때문에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다수의견 역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결론을 같이 하여 그 결론에는 찬성하나, 그 파기의 이유에 관하여는 위와 같이 견해를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힌다.

6. 대법관 이홍훈, 대법관 전수안의 반대의견 가. 다수의견은, 민법 제276조 제1항 및 제278조에서 말하는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이라 함은 총유물 그 자체에 관한 이용·개량행위나 법률적·사실적 처분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는 총유물 그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지 아니하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한다.

나. 그러나 위와 같은 다수의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할 수 없다. (1) 다수의견은, 비법인사단의 타인에 대한 금전채무가 민법 제276조 제1항의 총유물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민법 제278조의 재산권에도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한다고 할 것인바, 민법 제276조 제1항 및 민법 제278조를 문리대로 해석하면 비법인사단의 금전채무는 비법인사단이 소유하는 총유물이나 보유하는 재산권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비법인사단이 부담하는 채무가 총유물 그 자체 또는 재산권 그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비법인사단이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가 민법 제276조 제1항에서 말하는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비법인사단이 부담하는 보증채무가 자연채무가 아닌 한, 그러한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그 채무 변제를 위한 책임재산과 별도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채무의 변제기가 도래하고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비법인사단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총유물을 처분하여 그 채무를 만족시켜야 하므로 결국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비법인사단의 총유물의 처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법인사단의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장래의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같다고 보아야만 한다. 대법원은 비법인사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건의 처분행위뿐 아니라 장래에 보유하게 될 물건의 처분행위도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는데( 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0다96 판결, 2006. 1. 27. 선고 2004다45349 판결 등 참조),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결국 장래의 총유물의 처분행위와 같게 보아야 하므로 다수의견은 위와 같은 대법원의 종전 판례와 모순되는 것으로 보인다. (2) 다수의견은,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행위는 총유물 그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지 아니하는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총유물 자체의 관리·처분이 따르는 채무부담행위와 그렇지 않은 채무부담행위가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어촌계의 총유인 어업권의 상실에 따른 손실보상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촌계의 총유에 속하므로 그 계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만 이를 분배할 수 있다고 하였고( 대법원 1992. 7. 14. 선고 92다534 판결, 1995. 8. 22. 선고 94다31020 판결 등 참조), 비법인사단인 종중의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은 종원의 총유에 속하고 위 수용보상금의 분배는 총유물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종중원 총회의 분배결의가 없으면 종원이 종중에 대하여 직접 분배청구를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32446 판결 참조). 비법인사단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전 또는 장래에 보유하게 될 금전도 총유물에 속함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판례에 의하면 이러한 금전 처분행위도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지 않으면 무효라고 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이 비법인사단이 현재 또는 장래에 보유하는 금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행위와 금전채무 보증행위가 실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아, 전자는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하고 후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앞서 본 것처럼 총유물의 관리·처분을 수반하지 않는 금전채무 부담행위는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현재 또는 장래에 보유하는 금전을 유상 또는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행위와 금전채무 부담행위는 결국 실질적으로 같다고 보아야 한다. (3) 또한, 우리 대법원은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들이 그 재건축조합과 건설회사 사이에 체결된 공사도급계약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결국 준총유에 속하는 비법인사단의 채권·채무관계에 관한 소송으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276조 제1항 소정의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하였는바(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5다56866 판결 참조), 다수의견은 위 대법원판결과도 모순된다. 위 판결이 ‘채권·채무관계에 관한 소송’이라고는 하였지만 공사도급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채권은 포기하거나 행사하지 않으면 될 터이므로 공사도급계약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목적은 결국 그로 인하여 부담하게 된 채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위와 같이 비법인사단의 채무관계에 관한 소송은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하였다. 비법인사단이 채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소송을 함에 있어서도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한다면 비법인사단이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는 더욱더 사원총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보아야 한다. (4) 다수의견은, 비법인사단의 금전채무 보증행위를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한다고 하여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 기타 규약에서 정한 절차나 사원총회의 결의 없이 한 보증행위를 무효라 하게 되면 비법인사단과 거래하는 선의의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하게 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비법인사단을 둘러싼 법률관계에서 거래의 안전이 문제되는 것은 우리 민법이 비법인사단의 물건 소유관계를 총유로 규정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 부득이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민법의 총유에 관한 규정과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한 행위일지라도 정관 기타 규약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정관 기타 규약이 없는 경우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는 상대방의 선의 여부에 관계없이 무효가 되므로 그 결과 비법인사단의 이익은 보호받게 되는 반면 그들과 거래한 상대방의 이익은 침해받게 되어 거래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비법인사단이 보증채무를 부담하여 소극재산의 증가를 초래하는 행위는 총유물을 처분하여 적극재산의 감소를 가져오는 행위와 결과에 있어서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증채무 부담행위를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방법으로 거래의 안전 보호를 꾀하는 것은 지나치게 형식논리에 치우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예컨대, 1만 원짜리 총유물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유효한데 1억 원의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상대방이 선의인 한 유효하다고 보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해석이다. 앞서 본 것처럼 채무부담행위가 필연적으로 책임재산인 총유물의 처분으로 연결된다고 보면 채무부담행위가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가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비법인사단의 거래행위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거래의 안전 문제는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우리 민법과 대법원판례의 위와 같은 입장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여 해결하거나 비법인사단으로 하여금 법인격을 취득하도록 유도하여 해결할 일이지 채무부담행위가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은 아니다.

다. 그렇다면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그 사단의 이름으로 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하여야 하고, 이러한 해석이 앞서 본 일련의 대법원판례의 입장과 조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다56256 판결은 정당하고 따라서 변경될 것은 아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조합장이 한 이 사건 보증계약은 피고의 총유물의 처분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조합규약 제21조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관한 사항은 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은 바로 민법 제275조 제2항에서 말하는 정관 기타 규약으로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고의 조합장으로서는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의 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만 하는 것이고, 만약 그러한 결의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면 이 사건 보증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보증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는바,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7. 대법관 이홍훈의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대법관 이홍훈은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보충하고자 한다.

가. 우리 민법 제275조 제1항은 비법인사단의 물건에 대한 소유관계를 총유로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총유에 관하여는 정관 기타 규약에 의하는 외에 민법 제276조, 제277조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비법인사단의 정관 기타 규약에 총유에 관한 어떠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그 규정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 총회의 결의에 의한다는 민법 제276조 제1항의 규정은 정관 기타 규약에 정함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임의규정에 불과하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조합규약 제21조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등에 관한 사항은 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규정의 범위 내에서는 민법 제276조 제1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조합장이 한 이 사건 보증계약은 바로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이는 채무부담행위로서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임원회의의 결의를 거치거나 추인을 받아야만 효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나. 근래에 이르러 법인에 못지않게 왕성한 사회ㆍ경제적 활동을 하면서도 법인격을 취득하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사단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비법인사단의 거래행위시마다 그에 관하여 정관 기타 규약에 정함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만약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그것이 총유물의 관리ㆍ처분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거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요구하게 되면, 그 절차가 매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거래의 안전을 해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비법인사단의 공동소유관계를 총유로써 규율하고자 하는 우리 민법을 제정한 입법자의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불가피한 결과일 뿐이다. 만약 그와 같은 절차의 불편을 피하고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비법인사단의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맞는 다른 유형의 인적 결합형태로 변경하거나 법인격을 취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사업 등의 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정비사업조합에 관하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8조 제1항이 “조합은 법인으로 한다.”고 규정한 것은, 총유의 방법으로는 규율하기 적합하지 않은 사단에게 법인격을 부여함으로써 위와 같은 문제를 입법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우리 민법 제275조 제2항과 제276조 제1항하에서도, 비법인사단과의 거래 상대방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해석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정관 기타 규약에 총유에 관하여 정함이 있는 사실 또는 그러한 정함은 없지만 총유물의 관리ㆍ처분행위에 해당하여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만 하는 사실과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이에 위반하여 총유물의 관리ㆍ처분행위를 하는 것이란 사실을, 거래 상대방이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 한하여 그 거래행위를 무효로 보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무효로 보지 않는 해석방법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해석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즉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한 행위일지라도 정관 기타 규약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정관 기타 규약이 없는 경우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총유물의 처분행위는 상대방의 선의 여부에 관계없이 무효가 된다는 종전의 수많은 판례들의 입장을 바꾸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총유 및 거래의 안전 보호에 관한 우리 민법의 규정과 대법원판례들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여 정하여야 할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거래의 안전 보호를 위하여 위와 같은 해석방법이 있음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자 한다).

다. 다수의견은, 타인 간의 금전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 조합 규약 제21조에 위반하여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바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은, 총유에 관하여 피고의 조합원들이 선택한 규약 내용과 민법의 입법자가 선택한 공동소유의 형태와 내용에 모두 실질적인 수정을 가하는 것이어서 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피고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보증계약과 같은 채무부담행위가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으로서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고 피고 조합 규약 제21조를 규정하였음이 분명하고, 그와 같이 보는 것이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그런데 총유물 처분행위의 개념을 다수의견과 같이 해석하게 되면, 피고 조합 규약 제21조에 위반된 거래행위의 효력을 당초 위 규약 조항의 취지와 다르게 보게 되어 총유에 있어서 비법인사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려는 민법 제275조 제2항의 입법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비법인사단의 소유관계를 총유로 규정함으로써 비법인사단 자체의 존속과 그 구성원들의 이익보호를 도모하고자 한 입법자의 선택에도 어긋나며, 법률의 통일적인 해석과 적용도 곤란해지게 된다.

라. 이상과 같은 이유로, 비법인사단에게 채무를 부담시키는 행위가 총유물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좁혀서 해석하려는 다수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대법원장 이용훈(재판장) 고현철 김용담 김영란 양승태(주심) 김황식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