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다54633
손해배상(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다54633, 판결] 【판시사항】 [1] 여러 개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 그 계약 전부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에서 매수인의 신용제공자에 대한 할부금의 지급거절권을 인정한 취지 및 간접할부계약에서 신용제공자가 물품매매계약상 해제의 원인이 된 약정 내용을 알지 못한 경우에도 매수인은 위 조항에 따라 신용제공자에게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서 할부계약의 주요 내용을 서면으로 하도록 한 취지
[4]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 정한 ‘매수인이 상행위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의 의미
[5]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매수인에 불리한 계약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3조가 매수인과 신용제공자 사이의 간접할부계약에도 유추적용되는지 여부(적극)
[6]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비채변제의 경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상실 여부(소극) [7]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 상계의 허용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여러 개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그 계약 전부가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인지의 여부는 계약체결의 경위와 목적 및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에서 매수인의 신용제공자에 대한 할부금의 지급거절권을 인정한 취지는, 할부거래에서 할부금융약정이 물품매매계약의 자금조달에 기여하고 두 계약이 경제적으로 일체를 이루는 경우에 그 물품매매계약이 해제되어 더 이상 매매대금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하는데도 할부거래의 일방 당사자인 매수인에게 그 할부금의 지급을 강제하는 것이 형평의 이념에 반하므로, 매수인으로 하여금 매도인에 대한 항변사유를 들어 신용제공자에 대하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한 것이라고 볼 것이다. 그러므로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서 신용제공자가 물품매매계약상의 해제의 원인이 된 약정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은 매도인과 체결한 물품매매계약을 해제하면서 신용제공자에게도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에 따라 지급거절의사를 통지한 후 그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3]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서 할부계약의 주요 내용을 서면으로 하도록 한 취지는 할부거래에 있어서는 대금의 지급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기 때문에 계약 내용이 복잡하고 소비자의 충동구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여, 매수인으로 하여금 할부계약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계약체결을 신중하게 하도록 함으로써 부당하게 불리한 특약으로부터 매수인을 보호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 데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서면 기재를 신용제공자에 대한 지급거절권의 행사요건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다.
[4]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소정의 ‘매수인이 상행위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라 함은, 매수인이 신용제공자의 여신으로 매수한 물건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물건을 할부로 구입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비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아닌 영리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5]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매수인의 항변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할부계약의 내용 중에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의한 내용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용제공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도 유추적용된다.
[6]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요당한 경우나 변제 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7] 상계제도는 서로 대립하는 채권ㆍ채무를 간이한 방법에 의하여 결제함으로써 양자의 채권ㆍ채무 관계를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상계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없고 오히려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ㆍ채무 관계를 간명하게 해소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2]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제12조 제2항 [3]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2조 제2항 [4]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5]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2항, 제13조 [6] 민법 제742조 [7] 민법 제492조, 제53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0다54659 판결(공2003상, 1297) / [4]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다8397 판결(공2001하, 2034) / [6] 대법원 1988. 2. 9. 선고 87다432 판결(공1988, 498),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52222, 52239 판결(공1997상, 347),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공1997하, 2687),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46451 판결(공2004상, 389)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현대캐피탈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한일외 2인)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4. 8. 26. 선고 2003나709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컴퓨터 매매약정과 VIP 회원가입약정의 관계 등에 관하여
여러 개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그 계약 전부가 하나의 계약인 것과 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인지의 여부는 계약체결의 경위와 목적 및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0다54659 판결 참조).
기록과 원심판결에 나타난 컴퓨터 매매약정 체결과 해제의 경위, VIP 회원가입약정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할 때, 컴퓨터 매매약정은 VIP 회원가입약정과 결합하여 그 전체가 경제적, 사실적으로 일체로서 행하여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주식회사 시아이넷정보통신(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이 VIP 회원가입약정상의 광고구독료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VIP 회원가입약정과 함께 컴퓨터 매매약정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컴퓨터 매매약정과 VIP 회원가입약정의 관계나 VIP 회원가입약정상 광고구독료 지급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들이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할부거래법’이라 한다) 제12조 제2항에 따라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할부거래법은 매수인이 신용제공자에게 목적물의 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고, 그 대금의 완납 전에 매도인으로부터 목적물의 인도를 받기로 하는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서 할부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는 신용제공자에게 할부금의 지급거절의사를 통지한 후 그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 제2조 제1항 제2호). 위 규정에서 매수인의 신용제공자에 대한 할부금의 지급거절권을 인정한 취지는, 할부거래에서 할부금융약정이 물품매매계약의 자금조달에 기여하고 두 계약이 경제적으로 일체를 이루는 경우에 그 물품매매계약이 해제되어 더 이상 매매대금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하는데도 할부거래의 일방 당사자인 매수인에게 그 할부금의 지급을 강제하는 것이 형평의 이념에 반하므로, 매수인으로 하여금 매도인에 대한 항변사유를 들어 신용제공자에 대하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한 것이라고 볼 것이다. 그러므로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서 신용제공자가 물품매매계약상의 그 해제의 원인이 된 약정 내용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은 매도인과 체결한 물품매매계약을 해제하면서, 신용제공자에게도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지급거절의사를 통지한 후 그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할부거래법 제4조 제1항에서 할부계약의 주요 내용을 서면으로 하도록 한 취지는 할부거래에 있어서는 대금의 지급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되기 때문에 계약 내용이 복잡하고 소비자의 충동구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하여, 주로 매수인이 할부계약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계약체결의 신중성을 기하여 매수인을 부당하게 불리한 특약으로부터 보호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한 데에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서면 기재를 신용제공자에 대한 지급거절권의 행사요건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므로 ,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할부금융약정서에 원고들과 소외 회사 사이의 광고구독료약정이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할부금 지급거절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들은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할부거래의 신용제공자인 피고에 대하여 VIP 회원가입약정의 해제를 이유로 나머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의 적용 여부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들의 광고구독료 약정이 상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할부거래법 제2조 제2항 소정의 ‘매수인이 상행위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라 함은, 매수인이 신용제공자의 여신으로 매수한 물건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물건을 할부로 구입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비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아닌 영리를 목적으로 할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다839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대외적인 이윤추구나 영업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소외 회사의 보상마케팅 방식에 따라 소외 회사로부터 광고구독의 대가로 광고구독료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컴퓨터구입대금을 돌려받는 데 그친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러한 광고구독행위가 영리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고, 일부 원고들이 다른 회사와 사이에 비슷한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고 광고구독료를 지급받거나, 소외 회사로부터 컴퓨터 할부금보다 약간 많은 돈을 광고구독료로 지급받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상행위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할부거래법 제13조가 매수인과 신용제공자 사이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할부거래법 제13조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할부계약의 내용 중에서 할부거래법 제12조에 의한 내용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매수인의 항변권’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할부계약의 내용 중에서 할부거래법 제12조에 의한 내용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매도인뿐만 아니라, 신용제공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른바 간접할부계약에도 유추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할부금융약정 당시 원고들이 소외 회사로부터 광고구독료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피고에 대한 할부금 지급을 거절하지 않겠다고 한 약정은,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내용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위 약정이 할부거래법 제13조에 따라 효력이 없는 이상, 원고들이 위와 같은 약정에도 불구하고 할부거래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하여 신의칙이나 금반언에 위배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할부거래법 제13조의 해석이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비채변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요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참조). 원심이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원고들은 채무 없음을 모르고 변제하였거나 채무 없음을 알고서도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그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부득이 변제한 것이므로 원고들로서는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비채변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6. 상계 여부에 관하여 가. 원심은, 컴퓨터 매매약정의 해제에 따라 원고들이 소외 회사로부터 매도인의 지위에 따른 권리 일체를 승계한 피고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가지는 컴퓨터 사용이익, 이 사건 각 컴퓨터 자체 또는 그 컴퓨터의 중고가격 상당 및 소외 회사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각 광고구독료 등의 이익에 대한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위 지급거절 통지 후에 지급된 할부대금 상당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상계한다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원고들이 컴퓨터 매매약정을 해제함에 따라 원상회복의 하나로서 컴퓨터사용에 따른 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소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원상회복의무, 즉 소외 회사가 원고들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컴퓨터 매매대금 및 이에 대한 위 대금을 받은 날 이후의 이자 상당을 반환할 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할 것인데, 위와 같이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착된 원상회복청구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원고들의 소외 회사에 대한 동시이행항변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계 항변을 배척하고 있다.
나. 그러나 원심 판단과 같이 원고들이 지급거절 통지 전에 이미 지급한 컴퓨터 매매대금 및 이에 대한 위 대금을 받은 날 이후의 이자 상당을 반환할 의무를 소외 회사가 부담하고 소외 회사의 위 의무가 원고들의 컴퓨터 사용이익 반환 등의 원상회복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여러 채권 중 동종의 채권인 금전채권 상호간에 있어서는 그 각 채무의 구체적인 금액을 심리하여 원고들의 컴퓨터 사용이익 반환 등의 금전적인 원상회복의무가 소외 회사가 받은 위 컴퓨터매매대금 및 그 이자 상당액으로 인한 금전적인 원상회복의무를 초과한다면, 그 초과 금액 범위 내에서는 원고들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내세워 지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대법원 1990. 5. 22. 선고 90다카230 판결 참조). 피고는 이 사건 부당이득금반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한편,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입각하여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을 때 그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채 당사자 일방의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에는 자기의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바, 이러한 제도의 취지에서 볼 때 당사자가 부담하는 각 채무가 쌍무계약에 있어 고유의 대가관계가 있는 채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계약관계에서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에 관한 약정 내용에 따라 그것이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2. 8. 18. 선고 91다30927 판결 참조). 그리고 상계제도는 서로 대립하는 채권ㆍ채무를 간이한 방법에 의하여 결제함으로써 양자의 채권ㆍ채무관계를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상계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없고 오히려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ㆍ채무관계를 간명하게 해소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위 지급거절 통지 전에 지급한 위 컴퓨터매매대금 등의 반환의무뿐만 아니라, 위 지급거절 통지 후에 지급된 할부대금 상당의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의무 역시 이 사건 컴퓨터 매매약정 및 그 해제와 관련하여 발생된 것이고,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컴퓨터 사용이익 중에는 위 지급거절 통지 후에 발생된 사용이익도 포함될 수 있는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의무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위 컴퓨터 사용이익 반환 등의 원상회복의무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기인한 것으로서 서로 동시이행관계가 있다고 인정함이 공평의 원칙에 합치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위 컴퓨터 사용이익 반환 등의 금전적인 원상회복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 그렇다면 원심에서 피고가 상계를 주장하는 채권에 동시이행항변권이 부착되어 있다는 사유만을 들어 피고의 상계 항변을 배척한 것은 동시이행관계나 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7.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