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다52576
손해배상(의)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판시사항】 [1] 피해자측에서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 의료상의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되는지 여부(적극) [2] 의료행위에 관여한 다수의 의사 중 누구의 과실에 의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게 특정할 수 없는 경우, 이들 모두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산재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치료를 받던 중 의료사고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 확대된 손해와 산재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위반과 손해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2] 다수의 의사가 의료행위에 관여한 경우 그 중 누구의 과실에 의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게 특정할 수 없는 때에는 일련의 의료행위에 관여한 의사들 모두에 대하여 민법 제760조 제2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산재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치료를 받던 중 치료를 하던 의사의 과실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손해와 산재사고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산재사고와 의료사고가 각기 독립하여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관련되고 공동하여 위법하게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
민사소송법 제288조
[2]
민법 제760조 제2항
[3]
민법 제750조 ,
제760조 제1항
【참조판례】
[1][3]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48245 판결(공2000하, 2074) /[1]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공1995상, 1281),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3709 판결(공1999하, 1381),
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공1999하, 2032),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다19486 판결(공2002하, 2284),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공2000상, 470),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공2003상, 705) /[3]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판결(공1995상, 99),
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공1997하, 2851),
대법원 1998. 11. 24. 선고 98다32045 판결(공1999상, 14)
【전문】
【원고,피상고인겸부대상고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피고,상고인겸피부대상고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2004. 8. 18. 선고 2003나2995 판결
【주문】 피고들의 상고와 원고 1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대상고비용은 원고 1이 각각 부담한다.
【이유】
1.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상고이유 제1 내지 3점에 대하여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 주의의무의 위반, 손해의 발생 및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함은 물론이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위반과 손해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행위를 입증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1999. 9. 3. 선고 99다10479 판결,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등 참조). 또한, 다수의 의사가 의료행위에 관여한 경우 그 중 누구의 과실에 의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분명하게 특정할 수 없는 때에는 일련의 의료행위에 관여한 의사들 모두에 대하여 민법 제760조 제2항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소외 선진정밀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 내 작업장에서 프레스 기계를 이용하여 작업을 하던 중 양손이 위 기계에 압착되어 좌, 우측 각 제1, 2 수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사실(이하 '1차 산재사고'라고 한다), 망인은 피고 1이 운영하는 현대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으로 후송되어 피고 병원 소속 의사들인 피고 2, 3으로부터 수지절단 및 접합수술을 받은 사실, 피고 병원의 의료진은 수술을 전후하여 전신기능이 저하된 망인에게 적정수액량을 훨씬 초과하여 수액을 과다투여하였음에도 망인의 소변배출 여부와 소변량 등 환자의 동태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였고, 망인은 수술 이후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에 400㏄ 가량의 삼출물이 차서 심장을 압박하는 바람에 심폐기능에 갑작스런 장애를 일으켜 심장 탐포나데로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이하 '2차 의료사고'라고 한다), 망인은 피고들 병원에 내원하기 전부터 경미하나마 만성 심낭염 증세가 있었으나 심장질환 등으로 치료받은 적은 없고, 피고 병원에 내원할 무렵에도 호흡곤란이나 흉통 등의 증상이 없었으며, 수술 전 피고 병원에서 행한 각종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아니한 사실, 심장 또는 대동맥의 파열 또는 해리가 없을 경우 단시간 내에 심낭에 400cc 가량의 삼출물이 차는 경우란 극히 드문 일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2차 의료사고는 전신기능이 저하된 망인에게 수액을 투여함에 있어 그 용량을 철저히 지키고 투여 후에도 망인의 소변배출 여부와 배출량 등을 제대로 관찰하며 신체상태를 세심하게 살펴보아 수액 투여로 인한 부작용의 기미가 보이면 즉시 이를 중단하거나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한 채 수액을 계속 투여하고 망인의 신체상태를 제대로 살펴보지 아니한 피고 2, 3의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후, 망인은 위 피고들의 의료상 과실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기존에 앓아오던 만성 심낭염 증세로 인하여 사망한 것뿐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기록 및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증거취사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채증법칙 위배나 의료사고에 있어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산재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치료를 받던 중 치료를 하던 의사의 과실 등으로 인한 의료사고로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손해와 산재사고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산재사고와 의료사고가 각기 독립하여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관련되고 공동하여 위법하게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671 판결,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 1998. 11. 24. 선고 98다3204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1차 산재사고와 2차 의료사고는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같은 취지의 원심도, 망인의 수지 절단에 따른 노동능력 상실률을 별도로 고려하지 아니한 채 100%의 가동능력을 기준으로 망인의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한편, 그 이유 설시에 있어 미흡한 점은 있으나, 1차 산재사고 발생에 있어서의 과실을 포함한 망인의 과실을 공동불법행위자들인 소외 회사와 피고들 전원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평가한 후 이를 최종 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반영한 취지로 볼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이유모순 내지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 1의 부대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 후 그 인정 사실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각 사고로 인한 피고들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한 조치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는 부대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피고들의 상고와 원고 1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및 부대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각각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배기원 이강국(주심) 김용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