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헌가20
구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 제2조 제2호 등 위헌제청
판결기관: 헌법재판소
2005년 3월 31일 판결.

【판시사항】 1.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공동주택 수분양자들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구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2000. 1. 28. 법률 제6219호로 개정되어 2002. 12. 5. 법률 제6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제5조 제1항 중 제2조 제2호가 정한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시행하는 개발사업지역에서 …… 공동주택을 분양받은 자에게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부담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상 의무교육의 무상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적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헌법은,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지고(헌법 제31조 제2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헌법 제31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교육제도는 국민에 대하여 보호하는 자녀들을 취학시키도록 한다는 의무부과의 면보다는 국가에 대하여 인적ㆍ물적 교육시설을 정비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의무부과의 측면이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의무교육에 필요한 학교시설은 국가의 일반적 과제이고, 학교용지는 의무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물적 기반으로서 필수조건임은 말할 필요도 없으므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용은 국가의 일반재정으로 충당하여야 한다. 따라서 적어도 의무교육에 관한 한 일반재정이 아닌 부담금과 같은 별도의 재정수단을 동원하여 특정한 집단으로부터 그 비용을 추가로 징수하여 충당하는 것은 의무교육의 무상성을 선언한 헌법에 반한다. 2. 의무교육이 아닌 중등교육에 관한 교육재정과 관련하여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동일하게 갖춘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그런데, 학교용지부담금은 특정한 공익사업이 아니라 일반적 공익사업이거나 일반적 공익사업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공익사업을 위한 재정확보수단이다. 그리고 학교용지확보 필요성에 있어서 주택건설촉진법상의 수분양자들의 구체적 사정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수분양자 모두를 일괄적으로 동일한 의무자집단에 포함시켜 동일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고, 의무자집단 전체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일반 국민, 특히 다른 개발사업에 의한 수분양자집단과 사회적으로 구별되는 집단적 동질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은 신규 주택의 건설ㆍ공급의 경우에 생겨나는 것이고, 그 정도는 개발사업의 목적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개발사업의 결과로 공급되는 신규 주택의 수에 비례하여 결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대상 개발사업을 신규 주택의 공급 여부가 아닌 단순히 주택 공급의 근거 법률이 무엇이냐에 따라 정하고 있는바, 이는 합리성이 없는 기준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제청신청인들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전문】 【당 사 자】


제청법원 인천지방법원

당해사건 인천지방법원 2002구합3878 부담금부과처분취소

【주  문】


구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2000. 1. 28. 법률 제6219호로 개정되어 2002. 12. 5. 법률 제6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중 제2조 제2호가 정한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시행하는 개발사업지역에서 …… 공동주택을 분양받은 자에게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부담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제청신청인들은 인천 서구 검암2지구 11블록 1, 2롯트 상의 검암2차 ○○아파트(718세대), 위 검암2지구 30블록 2롯트 상의 검암3차 □□아파트(341세대), 위 검암2지구 37블록 1롯트 상의 검암2차 ○○아파트(325세대), 인천부평구 삼산1택지개발지구 6, 7블록 상의 ○○아파트(2098세대)의 수분양자들 중 일부이다.

(2) 인천광역시 서구청장과 부평구청장은, 위 각 아파트 단지의 개발사업시행자들이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시행령(이하 ‘특례법시행령’이라고 한다) 제5조의2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제청신청인들이 포함된 분양계약자 내역을 제출하자 제청신청인들에게 학교용지확보에관한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였다.

(3) 이에 제청신청인들은 인천지방법원 2002구합3878호로 위 부담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함과 아울러 특례법 제2조 제2호 및 제5조 제1항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특례법(2000. 1. 28. 법률 제6219호로 개정되어 2002. 12. 5. 법률 제674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중 ‘개발사업지역에서 …… 공동주택을 분양받은 자에게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부담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 부분과 특례법 제2조 제2호가 위 개발사업을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시행하는 사업 중 300세대 규모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ㆍ개발하는 사업’으로 정의한 부분이다.

그 이외에 제청법원은 특례법 제2조 제3호도 위헌법률심판제청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위 부분은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한 개념을 정의한 것에 불과한데, 이 사건에서 학교용지부담금의 개념의 모호성, 포괄성 등은 위헌제청사유와 무관하므로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제외한 이 사건 심판대상 법률조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2. “개발사업”이라 함은 주택건설촉진법ㆍ택지개발촉진법 및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에 의하여 시행하는 사업 중 300세대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ㆍ개발하는 사업을 말한다.

제5조(부담금의 부과ㆍ징수) ① 시ㆍ도지사는 학교용지의 확보를 위하여 개발사업지역에서 단독주택 건축을 위한 토지(공공용지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의한 이주용 택지로 분양받은 토지를 제외한다) 또는 공동주택(임대주택을 제외한다) 등을 분양받는 자에게 부담금을 부과ㆍ징수할 수 있다.


2. 제청이유와 이해관계인 등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제청이유

학교용지부담금은 조세와는 달리 특정한 경제ㆍ정책적 목적이나 특수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의 일종이다. 따라서 그 부과ㆍ징수에 있어서 부담금의 부과를 통하여 수행하고자 하는 특정한 사회적ㆍ경제적 과제에 대하여 일반납세자나 사회의 다른 집단보다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특별한 수익이나 원인의 제공 등)가 있고, 그러한 목적의 실현을 위하여 집단적인 책임을 부담할 만한 지위에 있는 특정집단에 국한하여 부과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대상이 되는 개발사업의 범위를 주택건설촉진법ㆍ택지개발촉진법 및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이하 위 3건의 법률을 말할 때는 ‘주택건설촉진법 등’이라고 한다)에 의하여 시행하는 사업으로 국한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한 개발사업과 건축법ㆍ도시개발법ㆍ도시재개발법 등에 의한 개발사업의 경우는 물론 임대주택법에 의한 임대주택건설사업의 경우에도 학교용지를 확보할 필요성에 어떠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다른 법률에 의하여 시행되는 개발사업에서의 택지 또는 주택의 수분양자들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한 개발사업의 수분양자들의 재산권을 제한하므로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발사업으로 조성되는 세대수(300세대)를 기준으로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대상자를 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사업으로 인한 각 세대의 분양면적이나 수분양자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조성되는 세대수만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부과함으로 인하여 개별 분양면적이 적은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의 수분양자는 부담금을 납부해야하는 반면에 분양면적이 큰 3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의 수분양자들은 부과의무를 면제받아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인 소형주택의 수분양자들에게 보다 큰 부담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정의관념에 반한다. 나아가 특례법은 사업시행자가 주택공급을 계획함에 있어서 소비자의 수요보다는 부담금 부과 여부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함으로써 주택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그리고 학교용지부담금 납부대상자는 부과의 목적을 정당화할 정도의 집단적 동질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학교용지부담금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상당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부과ㆍ징수함에 있어서도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의견

학교용지부담금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하여 급증하는 학교용지의 확보와 교사신축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부과목적이 정당하다.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대상을 300세대 이상의 개발사업으로 정한 것은 특례법 개정 당시의 여건상 300세대 이상의 개발사업의 경우 취학수요의 급증으로 더 이상 일반재정으로는 학교용지의 확보나 교사신축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부담금의 부과대상을 300세대 이상의 개발사업으로 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다. 인천광역시 서구청장과 부평구청장의 의견

헌법과 교육기본법, 초ㆍ중등교육법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무상으로 의무교육을 시행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현실적인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아니한 선언적 규범으로서 교육수요를 유발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에 대하여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에 속한다.

특례법이 부담금의 부과대상이 되는 개발사업의 범위를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하여 시행하는 사업으로 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육수요와 교육재정을 비교하여 필요최소한으로 부담금을 부과하고자 한 것이고, 그 이후 교육재정수요의 증가와 국민소득수준의 향상을 고려하여 부과대상을 건축법ㆍ도시개발법ㆍ도시재개발법 등에 의한 개발사업의 경우에까지 확대하였다.

학교용지부담금은 인위적으로 교육수요를 유발 내지 촉진한 경우에 부과되므로 그 부과대상을 세대수를 기준으로 정하더라도 합리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학교용지부담금은 공동주택을 일시에 분양받은 자들에게 부과되는 것이므로 수분양자들이 동시에 교육수요를 유발하였다는 점에서 동질성을 갖고 있다.


3. 학교용지부담금 제도 일반

가. 학교용지부담금 제도의 입법경위

특례법은 택지개발사업 등으로 학교설립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지방교육재정이 취약하고, 지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하여 학교용지확보가 어려워지자 학교용지의 조성, 개발, 공급 및 경비의 부담에 관한 특례를 규정하여 학교용지의 원활한 확보를 기하기 위하여 1995. 12. 29. 법률 제5072호로 제정되었다.

특례법이 제정될 무렵 국회 전문위원의 법률검토의견서에 의하면, 1996년부터 1998년까지의 신설 학교수는 총 383개교이며,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3조 640억 원이고, 그 중 학교용지매입비는 1조 8,4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특례법이 시행되면 그 전에 학교용지 매입비로 사용되던 교육비특별회계 중 특례법에 의하여 징수되는 학교용지부담금 상당액만큼을 과밀학급의 완화 및 2부제 수업의 해소를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하여 교육여건의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나. 학교용지부담금의 납부의무자 및 산정방법

학교용지부담금의 납부의무자는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의하여 시행되는 사업 중 300세대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용 토지를 조성ㆍ개발하는 사업에 있어서, 단독주택 건설용 토지 또는 공동주택을 분양받는 자이다(특례법 제2조 제2호, 제3호).

학교용지부담금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분양가격의 1000분의 8(0.8%)을, 단독주택 건축을 위한 토지의 경우에는 단독주택용지의 분양가격의 1000분의 15(1.5%)를 각 부과한다(특례법 제5조의2 제1항ㆍ제2항).


다. 학교용지부담금의 용도 및 확보방안

학교용지부담금은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징수하는 경비이고, 학교용지는 각급학교(초등학교ㆍ중학교ㆍ고등학교)의 교사(校舍)ㆍ체육장 및 실습지 기타 학교시설의 신설에 필요한 토지를 말하므로(특례법 제2조 제1호ㆍ제3호), 학교용지부담금은 위와 같은 학교시설의 신설에 필요한 용지 매입비 및 감정평가수수료 등 학교용지매입에 소요되는 비용, 학교용지부담금의 부과ㆍ징수에 소요되는 비용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학교용지를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경비는 시ㆍ도의 일반회계와 교육비특별회계가 각 2분의 1씩 부담한다(특례법 제4조 제4항). 학교시설의 신축과 관련한 교육비특별회계의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 제5조에 의하여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금액은 학교용지매입비의 1/2이다. 그리고 시ㆍ도의 일반회계가 부담하는 학교용지확보에 필요한 경비는 개발사업이 시행되는 지역에서 부과ㆍ징수되는 지방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세액,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개발사업지역에서 부과ㆍ징수한 개발부담금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특례법에 의하여 부과ㆍ징수하는 학교용지부담금으로 조달할 수있다(특례법 제6조).


라. 학교용지부담금의 성질

학교용지부담금은 300세대 규모 이상의 주택건설로 인하여 늘어나는 공익시설에 대한 수요 중에서 초, 중, 고등학교의 학교용지의 확보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부과되는 것이므로 부과원인에 따른 분류에 의하면 원인자부담금의 하나에 해당한다. 그리고 학교시설의 건립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을 시행함으로 인하여 주택수분양자들은 그의 자녀들이 근거리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에 수익자부담금으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한편 부담금의 성질에 따른 분류에 의하면, 학교용지부담금은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용지부담금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학교시설의 확보에 있어서 소요되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고,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택지개발, 주택공급 등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기 등의 정책적, 유도적 성격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4. 학교용지부담금의 위헌 여부

가. 일반론부담금이라 함은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행정권한을 위탁받은 공공단체 또는 법인의 장 등 법률에 의하여 금전적 부담의 부과권한이 부여된 자가 분담금, 부과금, 예치금, 기여금 그 밖의 명칭에 불구하고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말한다(부담금관리기본법 제2조). 부담금은 종래 특정의 공익사업과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는 자에 대하여 그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시키기 위하여 과하는 금전지급의무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는 바, 현행 부담금관리기본법은 부담금의 개념요소에서 반대급부인 특별한 경제적 이익의 보장이라는 요소를 배제하여, 부담금제도설정의 허용범위를 비교적 넓게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헌법상 보장되므로(헌법 제23조 제1항) 국민에게 조세 이외에 재산상의 부담을 부과할 경우 이에 대한 헌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할 것인바, 우리 헌법은 기본권에 관한 일반적 유보조항(헌법 제37조 제2항)을 두고 있으므로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으며 부담금 부과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법률에 의한 부담금제도의 설정은 헌법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의 범주에 포함된다. 다만, 일반적 유보조항에 의하여 부담금제도의 설정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담금의 종류에 따라 구체적인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의 경우 특정한 반대급부 없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세와 매우 유사하므로, 헌법 제38조가 정한 조세법률주의, 헌법 제11조 제1항이 정한 법 앞의 평등원칙에서 파생되는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 헌법 제54조 제1항이 정한 국회의 예산심의ㆍ확정권에 의한 재정감독권과의 관계에서 오는 한계를 고려해야 하고, 나아가 일반적인 기본권 제한의 한계(비례성 원칙) 및 특히 학교용지부담금의 경우 여기에 덧붙여 헌법 제31조 제3항의 의무교육의 무상성과의 관계를 고려하여야 한다.

정책실현목적의 부담금의 경우 헌법의 기본적 재정질서와는 별개의 문제로 개별행위에 대한 명령ㆍ금지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수단을 사용하는 대신 부담금이라는 금전적 부담의 부과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국민의 행위를 유도하고 조정함으로써 사회적ㆍ경제적 정책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담금을 사회적ㆍ경제적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8. 12. 24. 98헌가1, 판례집 10-2, 819, 830). 그러나 적어도 정책실현목적의 부담금이 사회적ㆍ정책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법 앞의 평등원칙에서 파생되는 공과금 부담의 형평성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용지부담금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인자부담금에 가깝고,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에 해당하므로 이를 중심으로 그 헌법적 허용성과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나. 헌법상 의무교육의 무상원칙(無償原則)과 부담금의 정당성 요건의 검토

(1) 헌법은,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지고(헌법 제31조 제2항),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헌법 제31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기본법 제8조 제1항은,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 및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하고, 다만 3년의 중등교육에 대한 의무교육은 국가의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순차적으로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초ㆍ중등교육법은, 국가는 의무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시설의 확보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고(초ㆍ중등교육법 제12조 제1항), 지방자치단체는 그 관할구역 안의 의무교육대상자 전원을 취학시키는 데 필요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와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과정을 교육하는 특수학교를 설립ㆍ경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초ㆍ중등교육법 제12조 제2항). 즉 우리 헌법은, 국민에게 교육의 의무를 부과하면서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피교육아동(被敎育兒童)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해 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부모의 교육의무이행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무상의 의무교육을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교육제도는 국민에 대하여 보호하는 자녀들을 취학시키도록 한다는 의무부과의 면보다는 국가에 대하여 인적ㆍ물적 교육시설을 정비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의무부과의 측면이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헌재 1991. 2. 11. 90헌가27, 판례집 3, 11, 19 참조).

의무교육에 필요한 학교시설은 국가의 일반적 과제이고, 학교용지는 의무교육을 시행하기 위한 물적 기반으로서 필수조건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용은 국가의 일반재정으로 충당하여야 한다. 헌법 제31조 제6항은 교육재정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무상에 의한 교육을 받을 권리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책무를 헌법에 정한 것으로서 무상의 의무교육제도가 국민보다는 국가에 대한 의무부과의 측면이 더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보되거나 확보할 일반재정 중 다른 부분을 희생해서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의무교육의 무상원칙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를 밝힌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의무교육에 관한 한 일반재정이 아닌 부담금과 같은 별도의 재정수단을 동원하여 특정한 집단으로부터 그 비용을 추가로 징수하여 충당하는 것은 의무교육의 무상성을 선언한 헌법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의무교육이 아닌 중등교육에 관한 교육재정과 관련하여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반적인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동일하게 갖춘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헌법재판소는 재정조달목적의 부담금이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담금은 조세에 대한 관계에서 예외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하며 일반적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데 사용할 목적이라면 부담금을 남용하여서는 안 되고, 부담금 납부의무자는 일반국민에 비해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하고, 부담금이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징수의 타당성이나 적정성이 입법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심사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헌재 2004. 7. 15. 2002헌바42, 공보 95, 722, 725-726 참조). 다만, 위 부담금의 정당화 요건은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심사함으로써 자연히 고려될 수 있다(헌재 2003. 1. 30. 2002헌바5, 판례집 15-1, 86, 95 참조). 따라서 재산권이나 실질적 조세평등의 원칙을 해할 수 있는 학교용지부담금 제도의 위헌 여부는 헌법상 평등원칙, 과잉금지원칙의 위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서 론

부담금의 정당화 요건은 일반적으로 헌법상 평등원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담금은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여 일반 국민이 아닌 특별한 의무자집단에 대하여 부과되는 특별한 재정책임이므로, 납부의무자들을 일반 국민들과 달리 취급하여 이들을 불리하게 대우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며 자의적인 차별은 납부의무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학교용지부담금도 일반적인 부담금과 마찬가지로 평등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와 그 부과대상자의 선정에 있어서 부담금의 정당화 근거로서 제시되는 특별한 공익사업에 대한 부담금 부과 여부, 의무자집단의 동질성 여부, 의무자집단의 위 공익사업과의 특별한 관련성 여부 등에 있어서 평등원칙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2) 특별한 공익사업 여부

헌법 제31조는, 일반 국민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국가의 의무로 의무교육의 무상실시, 평생교육의 진흥, 교육제도 및 운영, 교육재정 등에 관한 법률제정을 규정하고 있다. 학교용지의 확보는 의무교육을 비롯한 일반적인 정규교육기관의 설립 및 운영의 가장 기초적인 물적 기반이므로 이는 국가의 교육에 관한 의무 중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공익사업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고, 따라서 그 비용은 일반재정인 조세에 의하여 충당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일정한 지역에 주택 공급의 급증으로 학교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이에 따라 필요하게 되는 학교용지의 확보는 일부 지역의 ‘특별한’ 공익사업에 해당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특례법에 의한 학교용지확보는 특정한 지역의 단순한 학교수요의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만 보기 어렵다.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은 2부제 수업의 폐지, 과밀학급완화를 위한 학급 당 학생 수의 감축, 기타 특별활동을 위한 시설의 확보 등 교육여건의 전반적 향상이라는 일반적인 공익사업의 수요증가에 대처하기 위하여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학교용지부담금 제도의 주 목적이 특정한 지역의 신규 학교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여도 실제로 확보된 학교용지부담금이 부수적으로 일반적 공익사업의 재정으로도 사용되는 것이다. 특례법의 입법과정을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일반적 공익사업에 대한 재정투입을 늘리면서 또는 늘리는 경우 상대적으로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학교용지부담금제도신설이 고려되었다는 점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특례법은 의무교육의 대상이 되는 초등학교 및 교육기본법이 정한 일부 중학교의 신축을 위한 학교용지의 확보비용도 학교용지부담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의무교육은 국가의 일반적 과제 중 다른 부분을 희생해서라도 달성하여야 할 과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국민이 보호하는 자녀에 대하여 의무교육을 시킬 책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납세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국민이 일정한 지역에서 주택을 분양받아 의무교육시설확보의 필요성을 야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의무교육시설의 확보가 곧바로 특별한 공익사업으로서 전환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납부의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징수된 학교용지부담금은 지방자치단체(특별시, 광역시, 도)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분양자들의 자녀들이 다니게 될 학교의 용지확보를 위하여 사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학교배정 단위지역보다 부담금 부과 단위지역이 훨씬 넓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학교용지의 확보는 납부의무자 입장에서 사실상 일반적인 공익사업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띨 수밖에 없다.

결국 학교용지부담금은 일반적 공익사업이거나 일반적 공익사업으로서의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는 공익사업을 위한 재정확보수단이고, 학교용지부담금 중 일부는 사실상 일반적 공익사업을 위한 재정에 충당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낳고 있으므로, 이는 특정한 공익사업에 한하여 그 사업에 충당할 목적으로만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부담금의 정당성 요건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된다.


(3) 의무자집단의 동질성 여부

납부의무자들 사이에서는 일정한 동질성을 지니고 있어야만 의무자집단 전체에 대하여 공익사업과의 집단적 관련성 및 나아가 특별한 집단적 책임성 여부의 인정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동질성 요건은 의무자집단이 동질적 요소에 의하여 일반 국민과 구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의무자집단 내부의 납부의무자들 사이에서도 동질성의 정도가 서로 유사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납부의무자들이 신규의 주택을 분양받았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 일반 국민과 구별되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공동주택의 수분양자들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근거조항이므로 수분양자들 사이의 동질성의 핵심이 되어야 할 내용은 학교용지확보 필요성의 야기 여부이다. 그런데 수분양자들은 공동주택을 동시에 분양받았다는 사실 이외에 주택의 준공 후 실제 거주할 것인지 여부, 초ㆍ중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없는 경우에서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만 있는 경우,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만 있는 경우, 양자 모두 있는 경우, 그리고 각 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수 또한 서로 상이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도 300세대 이상의 개발사업의 공동주택 수분양자들이 학교용지확보에 관하여 유사한 수준의 동질성을 갖출 가능성, 다시 말하면 동일한 수의 학생을 자녀로 둘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의 공동주택 수분양자들이 일반 국민 그 중에서도 특히 특례법이 규정하고 있지 않은 개발사업에 의한 공동주택의 수분양자와 구별할 만한 동질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건축법, 도시개발법 등 신규 주택 건설에 관한 다른 법률에 의한 개발사업은 물론이고, 도시재개발법 등 기존 주택의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개발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개발ㆍ재건축의 결과 종전 주택수를 초과하는 신규 주택의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위 주택의 수분양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의 수분양자와 마찬가지로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건축조합에 의한 개발사업의 경우와 같이 개발사업의 실질이 재건축에 불과하다면 새로운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을 거의 야기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분양자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학교용지확보 필요성에 있어서 수분양자들의 구체적 사정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수분양자 모두를 일괄적으로 동일한 의무자집단에 포함시켜 동일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차별에 해당하고, 의무자집단 전체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일반 국민, 특히 다른 개발사업에 의한 수분양자집단과 사회적으로 구별되는 집단적 동질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의 수분양자집단에 대하여만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 집단의 각 구성원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것이다.


(4) 밀접한 관련성 여부

납부의무자는 재정조달 대상인 특정한 공익사업에 대하여 일반국민에 비해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헌법상 보장되므로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의무교육의 수요를 유발하거나 상대적으로 양호한 조건 하에서 의무교육을 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의무교육시설의 신설과 관련하여 특별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의무교육이 아닌 중등교육의 경우라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교용지확보는 그 자체가 일반적인 공익사업의 성격도 띠고 있으므로 납부의무자의 공익사업과의 관련성이 약화되어 있다. 그리고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의무자집단 내부에서도 각 납부의무자들이 공익사업과 관련하여 집단적 동질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므로 밀접한 관련성의 정도도 각 납부의무자들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위 두 가지 점만 보더라도 이 사건 제청신청인들이 모두 학교용지확보사업에 대하여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겠지만,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특정 개발사업에 의한 수분양자들만을 납부의무자들로 선정하고 있는 점이 공익사업과의 밀접한 관련성이라는 요건을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은 신규 주택의 건설 및 공급에 관한 법률이냐 아니면 기존주택의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법률이냐에 따라 각 법률이 정한 수분양자들의 공익사업과의 긴밀성의 정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주택관련 법률을 주택의 건설ㆍ공급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규 주택 건설에 관한 법률은, 특례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택건설촉진법, 택지개발촉진법, 산업입지및개발에관한법률을 비롯하여 일반 건축법, 도시개발방식을 규정한 도시개발법, 임대주택건설촉진법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기존주택의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법률은 도시재개발사업을 규정한 도시재개발법, 도시저소득주민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도시저소득주민의주거환경개선을위한임시조치법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도시재개발법 등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법률이라고 하더라도 위 각 법률에 의한 개발사업의 결과 기존 주택의 재건축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신규 주택의 공급도 가능하다.

그런데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은 신규 주택의 건설ㆍ공급의 경우에 생겨나는 것이고, 그 정도는 개발사업의 목적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개발사업의 결과로 공급되는 신규 주택의 수에 비례하여 결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건축법, 도시개발법 등 신규 주택 건설에 관한 다른 법률에 의한 개발사업은 물론이고, 기존 주택의 재개발ㆍ재건축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개발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개발ㆍ재건축의 결과 종전 주택수를 초과하는 신규 주택의 공급이 이루어진다면 위 주택의 수분양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의 수분양자와 마찬가지로 학교용지확보라는 공익사업에 대하여 동일한 관련성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개발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건축조합에 의한 개발사업의 경우와 같이 개발사업의 실질이 재건축에 불과하다면 새로운 학교용지확보의 필요성을 거의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대상 개발사업을 신규 주택의 공급 여부가 아닌 단순히 주택 공급의 근거 법률이 무엇이냐에 따라 정하고 있는바, 이는 합리성이 없는 기준에 의하여 자의적으로 제청신청인들을 불리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부담금관리기본법은 부담금을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한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부담금관리기본법 제2조), 부담금의 개념요소에 반드시 반대급부의 보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부담금의 수입이 반드시 납부의무자의 집단적 이익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납부의무자의 집단적 이익을 위하여 사용되는 경우에는 부담금부과의 정당성이 제고됨은 말할 필요가 없다(헌재 2003. 1. 30. 2002헌바5, 판례집 15-1, 86, 96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확보된 학교용지부담금은 지방자치단체(특별시, 광역시, 도)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반드시 수분양자들의 자녀들이 다니게 될 학교의 용지확보를 위하여 사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학교배정 단위지역보다 부담금 부과 단위지역이 훨씬 넓기 때문에 학교용지확보사업과 납부의무자들의 집단적 이익의 관련성은 더욱 약해진다.

결국, 신규 주택의 수분양자들이 위 공익사업에 대하여 일반 국민들에 비하여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의 수분양자들에게만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5)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평등원칙에 반한다.라.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목적의 정당성학교용지부담금 제도는 학교용지확보를 통한 공공복리의 달성이라는 정당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2) 방법의 적정성이 사건 법률조항은 납부의무자에 학교용지확보의 원인제공자가 아닌 자들도 포함시켜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고, 의무교육을 위한 시설과 그 이외의 교육시설을 위한 비용을 구별하지 않고 있으며, 징수된 부담금도 형식적으로는 학교용지확보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으나 사실상 이를 이용하여 일반교육재정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양자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대상자는 개발된 공동주택의 규모 및 1세대당 분양면적에 관계없이 개발사업으로 공급된 주택의 세대수(300세대)만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즉 개발사업의 규모가 300세대 이상이면 모든 수분양자에 대하여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고, 300세대 미만이면 모든 수분양자에게 이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준은 299세대 이하인 공동주택의 수분양자와 300세대인 공동주택의 수분양자의 경우에 있어서, 학교용지의 필요성에 대한 원인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실질적으로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299세대 이하이면서 넓은 평형의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과 300세대 이상이면서 좁은 평형의 공동주택을 개발하는 사업과 비교할 경우, 납부의무자의 부담능력에 반하는 더욱더 불합리한 방법으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기준과 방법이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의 영역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에 있어서 형평의 측면을 더 고려하고, 부담금 부과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정 세대수를 부담금 면제대상으로 정하여 나머지에 대하여만 총액 단위로 부과하는 방식 등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용지부담금은 납부의무자의 선정이나 부과대상 사업의 선정, 부과기준, 징수된 부담금의 사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납부의무자들과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형평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3)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나아가 학교용지부담금이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부담금의 구체적 수액이나 비율이 어느 정도이어야 합리적인지 또는 법익의 균형성을 넘지 않는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부담금은 조세 외적인 금전지급의무이므로 조세에 비하여 더욱 예외적이고 최소한으로 허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보다 엄격한 피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부담금관리기본법 제5조도 부담금부과의 원칙에 관하여, “부담금은 설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공정성 및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부과되어야 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동일한 부과대상에 대하여 이중의 부담금이 부과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례법상의 수분양자들은 공동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일반조세로 취득세, 등록세를 부담할 뿐만 아니라, 등록세에 따른 교육세(등록세액의 20%)를 별도로 부담하고, 여기에 다시 분양가의 일정비율(0.8%)을 학교용지부담금으로 부담하게 된다. 한편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재정은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와 교육비특별회계에서 각 1/2씩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바(특례법 제4조 제4항), 그 중 일반회계에서 충당되는 비용은 학교용지부담금과 지방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세액,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에 의한 개발부담금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방세라 함은 취득세 및 등록세를 말하며, 학교용지확보를 위한 경비에서 학교용지부담금과 개발부담금을 뺀 금액이 충당 가능한 지방세액의 최고 한도이다(특례법시행령 제6조). 그런데 국가가 학교시설 확보라는 공익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목적세로 교육세를, 일반 조세로 취득세, 등록세를, 개발사업으로 인한 수익자부담금으로 개발부담금을 각 부과하며, 이와 동일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다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과세나 이중의 부담금부과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 또한 확보된 부담금이 전부 납부의무자들이나 그 자녀들의 통학거리에 위치한 학교용지의 확보를 위하여 활용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에 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학교용지부담금은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은 교육시설의 확보라는 매우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대한 무상의 의무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점과 고등학교의 경우 납부의무자의 공익사업과의 관련성이 미약한 상태에서 일반재정부담으로 교육시설의 확보를 위한 교육세, 취득세, 등록세를 부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추가적인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공익사업의 달성과 관련하여 형평에 맞는 몫 이상의 부담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게 하므로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완전히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에 있어서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균형성을 충실히 갖추지 못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하겠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관여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권 성 김효종 김경일(주심) 송인준

주선회 전효숙 이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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